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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0화

"이건 백마야, 왕자님이 타고 다니는 백마."

소희가 웃으며 설명했다.

그러자 요요가 눈살을 찌푸린 채 큰 고민이라도 있는 사람마냥 다시 물었다.

"요요는 타고 장 보러 갈 수 있는 당나귀를 원하는데. 백마 타고도 장 보러 갈 수 있어요?"

어린아이의 진지한 고민에 소희가 웃음을 터뜨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지. 백마더러 요요 공주를 태우고 장 보러 가라고 하는 게 어때?"

요요는 그제야 새하얀 이빨을 드러내고 싱글벙글 눈웃음을 지었다. 그러다 갑자기 창밖을 한 번 내다보고는 귀엽게 말했다.

"오늘은 날이 너무 어두워 사장님들도 다 코낸하러 집에 갔을 거예요. 그러니 내일 아침에 일찍 나갈래요!"

"그래. 요요 가고 싶을 때 같이 가자."

"참, 소희 이모. 아저씨는 왜 요요 보러 오지 않아요?"

한창 재밌게 장난감을 놀고 있던 요요가 갑자기 고개를 들고 소희에게 물었다.

그러자 소희 입가에 걸린 웃음이 순간 굳어졌다. 그러다 한참 후 요요를 품에 안고 다정하게 말했다.

"아저씨 요즘 너무 바쁘셔서 며칠 있어야 요요 보러 올 수 있다는데?"

"알겠어요. 요요는 기다릴 수 있어요."

요요가 또래의 아이들보다 더 철이 든 모습에 소희는 말할 수 없는 씁쓸함이 밀려왔다.

결국 제일 불쌍한 건 요요였다. 분명 아무런 죄도 없는 아이인데 태어나자마자 아버지가 없었으니.

"둘이서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 거야? 어서 와서 밥 먹어."

이때 청아가 반찬을 들고 나오며 소리쳤다.

이에 소희가 요요를 안고 식당 쪽으로 걸어갔다.

*

밥 다 먹고 난 후 소희는 요요랑 한참 더 놀아주다가 요요가 취침할 시간이 되어서야 위층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소희는 오후에 너무 많이 자서 그런지 전혀 졸리지 않아 샤워하고 서재에 앉아 디자인 원고를 그렸다.

그러다 갑자기 옆에 놓인 휴대폰이 울렸다. 소희가 수신번호를 한 번 확인하고는 받았다.

"이 감독님?"

[소희 씨!]

이 감독의 목소리는 여전히 친근하고 다정했다.

[여주 캐스팅이 이미 다 끝나서 내일 오전에 정식으로 일을 시작할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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