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아가 경찰서를 나서는 길, 원이림과 나엽은 직접 마중 갔다. 원이림은 정장 외투를 벗어서 그녀에게 걸쳐줬고 나엽은 젠틀하게 차 문을 열어줬다.비범한 외모의 두 남자가 여자 한 명을 둘러싸고 있는 모습은 아주 눈에 띄었다. 그래서 강주환도 경찰서 앞에 도착하자마자 그들을 발견하게 되었다.윤성아는 그 길로 나엽의 집으로 돌아갔다. 그곳에서 저녁까지 뒤척이다가 겨우 잠이 드나 싶을 때 갑자기 무게감이 느껴지더니 다급하게 입을 맞추려는 남자 때문에 억지로 눈을 뜨게 되었다.그녀는 힘껏 남자를 밀치더니 불을 켰다. 그리고 차가운 눈빛과 방어적인 태도로 말했다.“강주환 대표님, 당신 미쳤어요?”“그래, 미쳤어!”강주환은 또다시 윤성아에게 다가갔다. 하지만 윤성아가 거부하면서 마치 전염병 환자를 피하듯이 멀리 도망가 버렸다.“저희의 만남은 이미 끝났어요!”강주환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러고는 깊은 눈으로 윤성아를 바라보면서 말했다.“그래서 엠파이어 가든에서 나와 여기로 온 거야? 나엽에, 원이림에, 천우혁까지... 네 바람기는 도대체 어디까지 퍼질 건데?”윤성아는 숨이 탁탁 막혔다. 그래서 여전히 차가운 눈빛으로 강주환을 바라보며 말했다.“그게 대표님이랑 무슨 상관인데요? 사모님은 저희의 부적절한 관계 때문에 찾아오셨어요. 그러다가 교통사고를 당하고 입원하셨고요. 사모님의 말대로 저는 박복한 사람이에요. 더구나 대표님도 제가 사모님을 밀쳤다고 생각하셨죠? 아니면 경찰서에서 죽어가도록 내버려 두지도 않았겠죠. 저희 사이의 얄팍한 신뢰는 이미 깨졌어요!”강주환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윤성아를 의심한 적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그저 고은희가 너무 걱정되어서 다른 것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을 뿐이다.“나도 경찰서에 간 적 있어. 근데 원 대표랑 나엽이 이미 너를 차에 태우고 있더군.”강주환은 자신이 윤성아에게 관심 없는 것이 아닌 단지 늦었을 뿐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참 빨리도 오셨네요.”강주환의 의미 없는 변명에 윤성아는 차가운 미소와 함께
강주환은 싸늘한 웃음소리를 냈다. 마치 곧 폭발할 사자처럼 말이다.“저 자식이 네 남자친구라고? 네가 누구 여자인지 그 새로 잊은 거야? 감히 저 자식을 여기까지 데려와?!”강주환은 당장이라도 윤성아를 죽여 버릴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설마 내가 산 집에서 다른 남자랑 잘 생각인가?”“네.”“뭐?”강주환은 진짜로 살인을 저지를 것처럼 무시무시한 눈빛을 지었다. 그러자 천우혁이 이때다 싶어서 윤성아를 자신의 쪽으로 끌어당기면서 말했다.“대표님, 성아 씨가 말한 대로...”천우혁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강주환이 차가운 눈빛을 보내면서 경고했다.“영주시에서 사라지고 싶다면 계속 말해. 그 소원 들어줄 테니까.”“...”“꺼져!”천우혁은 곧바로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강주환의 말에 따라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가 버렸다.강주환은 윤성아를 바라보며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봤지? 이게 바로 네가 남자친구라고 편을 드는 사람이야.”강주환은 윤성아를 끌고 집 안으로 들어가더니 힘껏 출입문에 메쳤다. 그리고 거대한 몸집으로 그녀를 완전히 가리고는 위험하게 번뜩이는 눈빛으로 내려다보면서 말했다.“꼭 이렇게 사람 심기를 건드려야 만족하지? 네가 감히 내 집에 다른 남자를 데려와? 하하, 역시 내가 그동안 너무 너그러웠지. 배부르게 잘 먹이니 아주 그냥 무서울 게 없지?”강주환은 말을 마치자마자 윤성아와 입술을 겹쳤다. 그녀를 죽여 버리고 싶은 분노를 담은 패악스럽기 그지없는 키스였다.윤성아는 힘껏 버둥거리면서 강주환을 밀어내려고 했다. 힘으로 밀려나지 않자 어깨를 꽉 깨물기도 했다. 그러자 그는 이제야 통증을 느낀 듯 뒤로 물러났다.윤성아의 이빨 사이에는 피가 묻어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차가운 눈빛으로 강주환을 바라보면서 말했다.“대표님, 제발 그만해 주세요. 이래 봤자 좋은 결과는 없을 거예요. 저희 다 피곤해질 뿐이라고요.”윤성아는 급기야 무릎까지 꿇으면서 말했다.“내연녀를 원하는 거라면 말 잘 듣는 여자를 찾으면 될 거 아니에요! 저
그녀는 손에 든 그릇을 내려놓았다.그리고는 남자의 앞으로 다가가 손을 뻗어 남자의 큰 손을 잡아 자신의 배에 올려두었다.“주환 씨, 만져봐요. 우리 아기도 이젠 4개월이 되어가고 있어요. 움직일 줄도 알아요.”그녀는 실크 소재의 야한 잠옷을 입고 있었다. 남자의 손을 들어 자신의 배 위까지 올려두었으니 분명 넘어올 거라 생각했다.강주환은 바로 미간을 찌푸렸다.뜨거운 불길에 손이라도 닿은 것처럼 바로 손을 확 빼버렸다. 그는 싸늘해진 눈빛으로 짜증이 난다는 듯이 말했다.“다시 말해줄게. 나가!”그의 한 마디에 안효주는 정말로 눈물을 흘렸다. 그녀의 눈물은 줄 끊어진 진주 팔찌와 같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그녀는 잔뜩 상처받은 눈빛으로 강주환을 보았다.“정말로 저한테 차갑게 굴어야겠어요?”그녀는 아랑곳하지 않고 남자의 허리를 끌어안고 가슴팍에 얼굴을 비비더니 고개를 들어 올려 남자를 보았다. 솔직하고 또 간절한 마음으로 남자에게 말했다.“주환 씨, 술집에서 저랑 잔 후로 저한테 손도 안 대셨잖아요. 저도 원하는 욕구라는 게 있는 사람이에요! 우리 아이도 아빠의 사랑이 필요하고요... 그러니까 오늘 밤은 저랑 보내요, 네?”그녀는 발꿈치를 들어 남자의 목에 키스하려 했다. 그러나 남자는 무정하게 그녀를 밀쳐냈다.강주환은 싸늘해진 두 눈으로 아무런 감정조차 느껴지지 않는 표정을 지으며 안효주를 보았다.“술집 그날도. 정말 너냐?”“안효주, 네 말이 사실이길 바라야 할 거야. 네 배 속에 있는 애가 진짜 내 애이길 바라야 할 거라고. 만약 아니라면...”강주환은 입꼬리를 씩 올리더니 차갑게 피식 웃어버렸다.그의 칠흑 같은 눈동자는 마치 모든 걸 꿰뚫어 보고 있는 듯했다. 그는 싸늘한 눈빛으로 안효주를 보았다.“너도 알겠지.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될지 말이야.”“...”안효주는 차마 입을 열 수가 없었다. 그녀는 마음이 초조해졌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남자의 표정에 겁에 질리게 되었다. 하지만 그녀는 표정 관리를 했고 여전히 상처받은 듯
그는 윤성아에게 말했다.“천우혁이라는 놈과 떨어져! 넌 평생 나한테서 도망칠 수 없어. 넌 내 거야!”창밖에서는 폭우가 내리고 있었고 전혀 그칠 기미도 보이지 않았다.동이 틀 무렵, 강주환은 지쳐버린 윤성아를 안고 화장실로 들어갔다. 그는 부드러운 손길로 천천히 그녀를 씻겨주었고 그녀를 안은 채 볼에 살짝 뽀뽀했다.윤성아는 몸을 뒤척이더니 이내 등을 돌렸다.강주환은 꿀이 떨어지는 눈길로 입꼬리를 올리더니 이내 뒤에서 그녀를 꽉 끌어안았다. 그는 턱을 그녀의 머리 위로 괴고 있었고 숨을 쉬는 순간마다 좋은 향기를 느낄 수 있었다.“난 이미 너한테 물들었고, 네가 내 곁에 있는 게 습관이 되었어. 네가 없으면 난 어떻게 살아?”“그만 고집부리고 그냥 얌전히 내 곁에 있어. 알았어?”...“쿠쿵!”번개 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빛은 마치 이 어두운 밤을 찢어버리기라도 하듯 내리쳤고 비는 더욱 세차게 내리기 시작했다.엠파이어 가든 아래.안효주는 강주환을 몰래 미행했다.번개가 치는 순간에도 그녀는 그 자리에 우뚝 서 있었고 잠깐 비춘 그녀의 얼굴은 한 맺힌 귀신보다 더 무서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녀는 두 손에 힘을 잔뜩 쥐고 있었고 손톱이 손바닥에 박혀 선혈이 살짝 새어 나오고 있었다. 그녀는 처절한 목소리로 독기 서린 맹세를 하였다.“천박한 년, 내가 반드시 죽여버릴 거야!”시간은 흘러 안효주는 윤성아를 어느 레스토랑으로 불렀다.2층 프라이빗 룸 안. 안효주는 표독스러운 눈빛으로 윤성아를 노려보고 있었다.“말해요. 어떻게 하면 주환 씨 곁에서 떨어질 거죠?”윤성아는 차가운 얼굴로 담담하게 말했다.“이건 직접 대표님한테 가서 물으셔야 할 것 같네요.”“하...!”안효주는 분노가 극에 달했다.“그래서 지금 나랑 해보자는 거예요? 당신은 하마터면 우리 어머님까지 돌아가시게 했어요! 그것도 모자라 저와 주환 씨 사이를 멀어지게 만들고 아이 아빠를 빼앗아 갈 생각인가요?”안효주는 일방적으로 윤성아에게 화를 내고 있었다.그녀는 윤성
안효주는 원망 가득한 눈길로 마치 원수라도 보듯, 당장이라도 윤성아를 죽일 듯한 눈빛으로 보았다.“만약 제 아이한테 무슨 일이 생긴다면, 절대 당신을 용서하지 않을 거예요!”윤성아는 미간을 찌푸렸다.이때, 주위에 몰려든 사람들은 저마다 임산부를 계단에서 밀어버린 독한 여자라며 윤성아를 비난하고 있었다. 그랬다는 건, 정말로 죽이려고 밀었다는 것이 아니겠는가?사람 중 누군가가 이미 119를 불렀고 빠르게 의사한테 말을 전했다.“여기 누군가가 임산부를 계단에서 밀어서 피가 엄청 많이 나고 있어요.”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윤성아를 빙 둘러싸며 행여나 윤성아가 도망이라도 갈까 막아서고 있었다. 그중 한 사람이 먼저 입을 열었다.“여러분, 이 여자를 잘 감시해줘요. 제가 지금 바로 경찰에 신고할게요!”안효주는 이 모든 상황이 마음에 들었다. 그녀는 아주 만족한 듯 살짝 미소를 짓다가 이내 빠르게 다시 표정을 지웠다.그녀의 안색은 창백하기 그지없었고 계속 피해자 흉내를 내면서 사람들을 향해 울부짖었다.“도와주세요. 아이를 꼭 살려야 해요. 전 아이를 이렇게 잃을 수 없어요...”너무나 큰 고통에 출혈이 계속 이어지니 안효주는 눈앞이 점차 캄캄해졌고 그대로 정신을 잃고 말았다. 구급차가 도착하고 마음씨 좋은 사람이 안효주와 함께 윤성아를 데리고 병원으로 갔다.강주환도 병원으로 도착했고 마침 경찰도 오게 되었다. 경찰은 목격자와 윤성아에게 다가가 정황을 물었고 옆에 있던 강주환도 알게 되었다.그는 칠흑 같은 눈동자로 윤성아를 빤히 보다가 살짝 그녀를 걱정하는 어투로 물었다.“네가 밀었어?”윤성아는 고개를 저었다.“안효주 씨 스스로 뒤로 몸을 기울면서 계단으로 떨어진 거예요!”“그래.”뜻밖에도 그는 바로 그녀의 말을 믿어주었다.강주환은 안효주의 약혼자이기도 했음에도 그는 별다른 말도 하지 않았고 그녀에게 따져 묻지도 않았다. 안효주를 병원까지 데리고 온 목격자와 사건을 조사하러 온 경찰도 더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그들을 보낸 뒤에 강주
그녀의 칠흑 같은 두 눈동자는 아주 맑았고 깨끗하였지만 아무런 감정도 읽을 수 없었다.“걱정하지 마세요. 저와 대표님은 이미 끝난 사이에요.”고은희는 윤성아를 보며 말했다.“그게 사실이니?”“네, 사실이에요.”윤성아가 계속 말을 이었다.“저와 대표님은 이미 아무런 관계도 없는 사이에요.”고은희는 그녀의 말을 믿지 않았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강주환을 보며 말했다.“네가 말해 보아라. 정말이니?”강주환은 고은희가 자신의 앞에서 죽는 모습을 차마 볼 수가 없었기에 하는 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성아 말이 맞아요.”윤성아는 그 자리 그대로 서서 고은희를 향해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하며 사과했다.“정말 죄송했습니다. 그동안 저 때문에 많이 스트레스받으셨겠지만, 앞으로 더는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윤성아는 바로 자리를 떠나버렸다. 강주환은 떠나가는 그녀의 뒷모습만 빤히 보았다.“뭘 아직도 보고 있어? 저런 여자랑 끝낸 건 아주 좋은 일이야! 그러니까 너도 앞으로 찾아가지도 말고 효주 옆에 딱 붙어 있어. 효주야말로 너에게 가장 어울리는 짝이다! 네 미래 아내라고!”한참 지난 후, 드디어 응급실 문이 열렸다. 강주환은 고은희의 휠체어를 밀면서 의사 앞으로 다가갔다. 그러자 고은희가 급해진 목소리로 물었다.“의사 양반, 우리 며느리는 어떤가. 배 속에 아이는...”“며느님은 다행히 무사하십니다만... 병원으로 실려 올 때부터 출혈이 심했던 터라 최선을 다했지만, 아이는 살릴 수 없었습니다.”심지어 유산된 아이가 남자아이라는 말에 고은희는 더욱더 속상하고 안타까워했다.“주환이 너!”고은희는 순간 혈압이 급상승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다 네가 그 여자랑 끝내지 못해서 효주가 다친 거다. 내 손자를 죽인 거라고!”그녀는 가슴이 점점 더 아파졌고 혈압도 올라가게 되었다. 강주환은 그런 그녀를 보며 말했다.“어머니, 몸도 성치 않으신데 그렇게 화를 내시면 안 돼요. 일단 도우미한테 말해서 병실로 모셔다드리라고 할 테니까 쉬고 계세
윤성아는 병실로 옮겨졌고 강주환은 밤새 그녀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중간에 그는 병실 밖으로 나가 진하상에 연락했다.“당장 천우혁을 찾아. 그리고 경찰에 협조해서 잡아.”“네, 알겠습니다!”어둠이 깊은 밤, 윤성아는 깨어나게 되었다. 이미 마취 효과가 사라졌지만, 그녀는 눈을 뜨기 전부터 복부에서 전해지는 고통을 느끼게 되었다.“쓰읍...”그녀는 신음을 살짝 내게 되었다. 이미 그녀가 깨어난 것을 발견한 그가 바로 물었다.“깼어?”“네.”“많이 아파?”그는 걱정 가득한 눈길로 계속 윤성아에게 말을 걸었다.“내가 의사라도 불러줄까?”윤성아가 대답하기도 전에 그는 벌떡 일어나 의사를 불러오려 했다.“괜찮아요.”윤성아는 그를 말렸다. 담담한 눈길로 말하는 그녀의 두 눈엔 아무런 감정도 보이지 않았다.“배가 칼에 찔렸으니 아픈 건 당연해요. 조금만 참고 있으면 괜찮아질 거예요.”강주환은 다시 의자에 앉았다.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병실에는 고요한 정적만 흘렀다. 그러다 윤성아가 먼저 남자를 보며 입을 열었다.“왜 여기에 있었던 거예요?”강주환은 미간을 찌푸렸다. 하지만 윤성아는 계속 말을 이었다.“지금 사모님 곁에 있어 드려야 하는 거 아닌가요? 아니면 안효주 씨라든가 다른 곳에 말이에요. 여기 있으면 안 되잖아요! 만약 사모님께서 아시기라도 하시면 몸이 더 안 좋아지실 거예요.”강주환이 입을 열었다.“어머니는 모르셔!”하지만 정말 모르게 될까? 세상에 영원히 숨길 수 있는 비밀이 없는 듯이 만약 고은희가 알게 되면 다시 쓰러지게 되는 것이 아닌가?게다가 이곳엔 고은희의 병실도 있었고 심지어 그녀와 강주환을 떼어놓기 위해 죽겠다는 협박까지 했었다...“깨어난 걸 봤으니 됐어.”강주환은 윤성아를 보며 말을 이었다.“내일 내가 어머님께 연락할게. 널 보러오라고.”“네.”윤성아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리고는 몸을 일으켜 병실을 나서려는 남자를 보며 말했다.“천우혁 씨가 직접 말했어요. 안효주 씨 배
서연우도 자신의 딸이 잘 크고 바른길로 걷길 바랐다.“효주는 어쩌면 우리 앞에서만 얌전한 척하고 있을지 몰라요. 뒤에서 우리 몰래... 일단 우리가 먼저 알아봐요!”윤정월은 이미 두 사람의 대화를 전부 엿듣게 되었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성형 전 안효주의 모습은 그녀와 아주 닮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안효주가...윤정월은 뭔가 깨달은 듯했다. 그녀는 눈을 크게 뜬 채 안효주의 병실로 확 들어갔고 속으로는 안씨 가문의 안효주가 자신의 딸이 아닌가 생각했다. 정말로 친딸이라면...하지만 그녀는 이미 안효주를 무너뜨리려고 윤성아를 부추겨 안효주와 강주환을 갈라놓으려고 했다는 생각에 엄청난 후회가 밀려왔다.‘안돼, 반드시 알아내야 해!'윤정월은 윤성아를 신경 쓰지도 않고 바로 운성시로 돌아와 안씨 가문 쌍둥이에 대한 소식을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알아보았다.안씨 가문의 쌍둥이는 어릴 때부터 전혀 닮은 구석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었고 성격도 완전히 달랐다. 게다가 안효주는 성형한 후에야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는 소식에 윤정월은 안효주가 자신의 친딸임이 틀림없다고, 살아있다고 거의 확신하고 있었다.기쁨을 감추지 못한 그녀는 바로 다시 영주시에 있는 병원으로 돌아왔고 몰래 안효주의 병실로 찾아갔다. 잠든 안효주의 모습을 본 윤정월은 저도 모르게 눈가가 붉어졌다.‘내 딸이지? 얘가 바로 내 친딸인 거지?'윤정월은 몰래 떨어진 안효주의 머리카락을 주웠다. 그녀는 차마 병실을 떠날 수가 없었고 붉어진 눈가로 그녀를 보며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안효주의 볼을 만져보려 했다. 그러자 이때, 안효주는 눈을 뜨게 되었고 윤정월을 발견하곤 소리를 질렀다.“아줌마가 왜 여기에 있는 거죠?”윤정월이 뻗은 손을 본 안효주는 바로 방어태세를 보였다.“지금 뭐 하시려는 거죠? 저를 해치려고 하신 거죠!”“아니야.”윤정월은 바로 고개를 저었다.“그냥 널 보려고 온 거야.”“아줌마가 절 왜 보러 와요! 당장 여기서 나가요!”안효주는 말을 하면서 베개를 집어 윤정월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