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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화 무너진 세계

그녀는 손에 든 그릇을 내려놓았다.

그리고는 남자의 앞으로 다가가 손을 뻗어 남자의 큰 손을 잡아 자신의 배에 올려두었다.

“주환 씨, 만져봐요. 우리 아기도 이젠 4개월이 되어가고 있어요. 움직일 줄도 알아요.”

그녀는 실크 소재의 야한 잠옷을 입고 있었다. 남자의 손을 들어 자신의 배 위까지 올려두었으니 분명 넘어올 거라 생각했다.

강주환은 바로 미간을 찌푸렸다.

뜨거운 불길에 손이라도 닿은 것처럼 바로 손을 확 빼버렸다. 그는 싸늘해진 눈빛으로 짜증이 난다는 듯이 말했다.

“다시 말해줄게. 나가!”

그의 한 마디에 안효주는 정말로 눈물을 흘렸다. 그녀의 눈물은 줄 끊어진 진주 팔찌와 같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그녀는 잔뜩 상처받은 눈빛으로 강주환을 보았다.

“정말로 저한테 차갑게 굴어야겠어요?”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고 남자의 허리를 끌어안고 가슴팍에 얼굴을 비비더니 고개를 들어 올려 남자를 보았다. 솔직하고 또 간절한 마음으로 남자에게 말했다.

“주환 씨, 술집에서 저랑 잔 후로 저한테 손도 안 대셨잖아요. 저도 원하는 욕구라는 게 있는 사람이에요! 우리 아이도 아빠의 사랑이 필요하고요... 그러니까 오늘 밤은 저랑 보내요, 네?”

그녀는 발꿈치를 들어 남자의 목에 키스하려 했다. 그러나 남자는 무정하게 그녀를 밀쳐냈다.

강주환은 싸늘해진 두 눈으로 아무런 감정조차 느껴지지 않는 표정을 지으며 안효주를 보았다.

“술집 그날도. 정말 너냐?”

“안효주, 네 말이 사실이길 바라야 할 거야. 네 배 속에 있는 애가 진짜 내 애이길 바라야 할 거라고. 만약 아니라면...”

강주환은 입꼬리를 씩 올리더니 차갑게 피식 웃어버렸다.

그의 칠흑 같은 눈동자는 마치 모든 걸 꿰뚫어 보고 있는 듯했다. 그는 싸늘한 눈빛으로 안효주를 보았다.

“너도 알겠지.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될지 말이야.”

“...”

안효주는 차마 입을 열 수가 없었다. 그녀는 마음이 초조해졌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남자의 표정에 겁에 질리게 되었다. 하지만 그녀는 표정 관리를 했고 여전히 상처받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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