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03화 대체품

작가: 권시아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3-11-09 14:40:32
그는 고은희의 바람대로 일단 안효주와 결혼식만 올리고 혼인신고는 안 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바로 안효주와 끝낼 것이다. 여하간에 고은희는 위독한 상태였기에 그와 안효주의 결혼식은 열흘 뒤에 치르기로 했다. 그 소식을 들은 고은희는 바로 기뻐 어찌할 줄을 몰라 했다.

그리고 그날, 강주환이 결혼한다는 소식에 F국에서 유학하고 있던 강주혜는 바로 고은희의 연락을 받고 귀국했다.

20살 강주혜는 혼자 타국에서 유학 생활을 보내고 있었고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있었다. 줄곧 그 중요한 시험을 위해 공부에만 몰두한 그녀였기에 고은희는 간암 말기라는 사실을 그녀에게 숨기고 있었다.

강주혜는 집에 도착하게 되었다.

“엄마, 오빠! 나왔어!”

이때 강주환과 안효주의 결혼으로 기분이 아주 좋은 고은희가 나와 그녀를 맞이했다. 고은희는 전보다 한결 나아진 상태였다. 그녀는 강주환이 아무리 말려도 아들 결혼하기 전에 부정 타게 병원에 입원해 있을 수 없다며 퇴원을 고집했다. 고은희의 고집을 꺾을 수 없었던 강주환은 고은희의 뜻대로 퇴원하게 했다.

강주혜가 돌아오고 드디어 모인 세 사람은 함께 식사하게 되었다.

그리고 저녁 즈음, 강주환이 그녀의 방을 노크했다.

“똑똑똑.”

“네~”

강주혜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강주환은 문을 밀고 들어갔다.

“오빠, 이 늦은 시간에 나한테 무슨 볼일이 있어?”

“응.”

강주환은 사뭇 진지한 얼굴로 강주혜에게 말했다.

“네가 계속 해외에서 시험 준비하느라 나랑 어머니가 너한테 숨긴 게 있어. 주혜야, 어머니가 많이 아프셔. 위독하신 상태야.”

강주혜는 충격을 받은 듯한 표정이었다. 믿기지 않는 듯 다시 강주환에게 되묻기도 했다.

“오빠, 지금 몰래카메라 아니지? 엄마 아주 건강하게 잘 계시잖아. 엄마로 나한테 장난치다니, 그건 너무 심했어!”

강주환이 말했다.

“장난이 아니야.”

그도 이 모든 게 사실이 아니길 바랐다. 하지만 현실은 아니었다.

“주혜야, 어머니는 간암 말기셔. 얼마 못 버티신대.”

“...”

강주혜는 바로 눈물을 쏟기 시작했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대표님과 육체적인 관계일뿐?   제104화 절대 안 놓아줘

    강주환이 말했다.“그렇게 심각하진 않아.”그는 자세하게 알려주지는 않았다.“어머니는 지금 많이 아프신 상태야. 내가 만약 안효주랑 결혼하지 않겠다고 하면 치료도 거부하실 거라고. 심지어 내 앞에서 죽어도 눈을 편히 감지 못하겠다고 하셨어.”“...”강주혜는 몇 분간 침묵하게 되었다. 그러다 강주환에게 다시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그래서 오빠는 정말로 안효주랑 결혼하려고? 정말 이 결혼을 그렇게 희생할 생각인 거야?”강주환이 말했다.“일단은 어머니를 기쁘게 해드려야 하잖아.”밤 11시 무렵, 고은희는 이미 잠이 든 상태였다. 강주환은 몰래 운전하여 바닷가 별장으로 왔다. 고은희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떠난 뒤, 그는 안효주와 결혼에 대해 상의하는 일과 다른 회사 업무로 인해 며칠간 바삐 보냈고 그간 별장으로 찾아오지 못했다.그가 별장에 도착했을 땐, 전등이 전부 꺼져 있었고 윤성아도 잠이 든 상태였다.“대표님, 늦게 오셨네요?”도우미가 바로 그를 맞이하며 물었다.“네.”강주환은 대충 대답하고 바로 방으로 올라갔다. 열린 안방 창문 사이로 밤바람이 살랑이며 들어오고 있었고 은은한 달빛이 방안을 비추고 있었다. 강주환은 천천히 새근새근 잠이든 윤성아의 곁으로 다가가며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그는 정장 겉옷과 긴 바지를 벗고 그녀의 곁에 누웠다. 애초에 그녀를 깨울 생각 없었던 그는 그리웠던 그녀를 품에 꼬옥 끌어안고 그대로 같이 잘 생각이었다. 하지만 코끝으로 풍겨오는 좋은 체향에 그는 순간 불끈 달아오르게 되었다. 강주환은 몸을 비스듬히 돌려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 입술에서 전해지는 느낌에 윤성아도 잠에서 깨어나게 되었고 비몽사몽 한 모습으로 자신의 목에 얼굴을 박고 있는 남자를 꼬옥 끌어안으며 잠이 덜 깬 몽롱한 목소리로 말했다.“주환 씨, 이제야 온 거예요?”“응.”강주환은 별다른 말 없이 계속 그녀의 입술만 탐했다. 그는 아주 급해 보였다.“주환 씨...”“쉬이, 착하지. 그동안 네가 보고 싶어 죽는 줄 알았어

    최신 업데이트 : 2023-11-09
  • 대표님과 육체적인 관계일뿐?   제105화 야반도주

    그는 큰 손으로 윤성아의 턱을 들어 올렸다.“내가 모를 거라고 생각하지 마. 너 아직도 원이림이랑 연락하고 지내잖아! 그동안 원이림이 너한테 몇 번이나 연락했어, 말해. 매번 연락할 때마다 너를 달래서 도망치려고 하지?”“...”윤성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원이림은 확실히 그녀에게 몇 번이나 어디냐고, 같이 떠나자고 말하며 연락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전부 거절했다. 공항에서 이미 강주환에게 붙잡혀 끌려왔기에 그녀는 더는 원이림에 피해를 줄 수 없었고 도망을 치려면 그녀는 혼자 쳐야 한다고 생각했다.두 사람은 그렇게 싸우게 되었다. 강주환이 윤성아에게 말했다.“모든 것이 해결되기 전까지 넌 이 별장에서 한 발자국도 못 나가! 도망갈 생각도 하지 마! 난 두 번 다시 원이림이 널 데리고 도망가는 기회를 주지 않을 거고, 너도 내 말대로 하는 게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그는 싸늘한 기분을 느끼게 만드는 눈웃음을 지으며 경고하듯 윤성아에게 말했다.“내가 직접 원이림의 모든 것을 부숴버릴 테니까!”다음날.윤성아는 평소와 다를 바 없이 별장에서 밥을 먹고 산책을 했다. 그리고 다시 방으로 돌아가 책을 읽었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은 딴 곳에 가 있었다.‘어떻게 이곳을 빠져나가지?'그녀가 이 호화로운 별장으로 끌려온 후로부터 이곳에 갇혀 지내게 되었고 마치 새장 속에 갇힌 새가 된 기분이었다. 그녀는 더는 이렇게 살아갈 수 없었고 강주환 곁을 떠나야만 했다. 더는 그의 말에 속아 이곳에 갇혀 그의 내연녀 노릇을 해서는 안 되었다.어느덧 저녁.윤성아는 저녁을 먹은 후 바로 방으로 돌아왔다. 그녀는 큰 침대에 벌러덩 누워 핸드폰을 보았다. 그러자 바로 호진 그룹의 대표와 한연 그룹의 딸이 결혼한다는 기사를 보게 되었다. 그녀는 그렇게 멍하니 기사를 보며 시간을 보냈다.시간은 빠르게 새벽이 되었다. 이 시각은 별장의 집사와 모든 도우미가 잠든 시간이었고 경호원만 그저 문 앞을 지키며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강주환은 오지 않았다. 어

    최신 업데이트 : 2023-11-09
  • 대표님과 육체적인 관계일뿐?   제106화 그녀와 절벽 다이브

    강주환은 깊이 생각하지도 않고 윤성아를 따라 절벽에서 뛰어내렸다. 그리고 허공에서 그녀를 꼭 끌어안았다.“내 허락 없이는 어디도 가지 마! 죽을 생각도 하지 마!”강주환의 목소리는 귀를 울리는 바람 소리보다도 컸다. 그리고 윤성아의 귀가에서 부드럽게 울려 퍼졌다.강주환은 힘 있는 손으로 윤성아를 끌어안고 있었다. 그러자 그녀는 꼭 감고 있던 눈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번쩍 뜨면서 말했다.“대표님, 왜...?”집사와 경호원들이 윤성아를 찾고 있을 때 그녀는 산 중턱에 있었다. 지면과는 꽤 높이 떨어져 있는 곳이었다. 그래도 다행히 지면에 떨어지기 전에 비탈길이 하나 더 있었다.윤성아는 뇌가 정지된 것 같아 말을 끝까지 하지 못했다. 그 와중에도 허공에서 강주환과 꼭 끌어안은 채 힘껏 몸을 돌렸다. 자신이 아래로 향하도록 말이다.퍽!두 사람은 커다란 울림과 함께 바닥으로 떨어졌다.“타악!”“악!”뼈가 부러지는 소리와 윤성아의 비명은 거의 동시에 들려왔다.강주환은 곧바로 몸을 일으켜 윤성아의 상태를 확인했다. 그녀의 다리뼈가 완전히 부러진 것을 보고는 안색이 무섭게 어두워졌다.“너 바보야? 내가 일부러 아래쪽에 있었는데 몸을 돌리긴 왜 돌려!”윤성아의 안색은 아주 창백했다. 견딜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선 통증으로 인해 이마에는 식은땀이 맺히기 시작했다. 그래도 그녀는 어떻게든 참담한 미소를 짜내며 덤덤하게 말했다.“저는 더 이상 대표님한테 빚지고 싶지 않아요.”“...”“제발 저를 놓아줘요. 뭐 어차피 제가 계속 도망갈 거지만요.”윤성아는 고집스러운 표정으로 강주환을 직시하면서 말했다. 통증으로 일그러진 표정과 다르게 말투는 확고하기만 했다.“저는 죽는 한이 있더라고 대표님한테서 벗어나고 말 거예요!”골절의 통증은 도무지 맨정신으로 견딜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골절뿐만 아니라 윤성아는 수십 미터의 높이에서 인간 매트가 되어 강주환과 함께 떨어졌기 때문에 몸에 성한 곳이 없었다. 돌부리에 부딪힌 머리에서는 지금도 피가 줄줄 흐르

    최신 업데이트 : 2023-11-09
  • 대표님과 육체적인 관계일뿐?   제107화 부러진 다리

    의사가 떠난 다음 방안에는 강주환과 윤성아 두 사람만 남게 되었다. 하룻밤 꼬박 새운 강주환은 초췌한 얼굴로 윤성아를 바라보면서 말했다.“도대체 언제까지 고집을 부릴 거야? 굳이 너도 다치고 나도 다쳐야만 속이 후련하겠어?”윤성아는 말 못 할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감정 하나 없는 얼굴로 덤덤하게 말했다.“이게 대표님이 원하는 거잖아요.”“내가 언제 그런 걸 원했다고 그래?”강주환은 미간을 찌푸리면서 물었다. 그는 윤성아가 얌전히 자신의 곁에 있어 주기를 바랐다. 그러면 얼마든지 사랑과 정성을 줄 수 있었다. 아내의 자리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그저 아직은 기다림이 필요할 뿐이었다.“하하...”윤성아는 차가운 웃음소리를 냈다. 어두운 눈동자는 아무런 빛도 없이 공허하기만 했다.“제가 도망을 가면 다리를 부러뜨린다고 했죠? 다행히 대표님 손 더럽힐 것 없이 스스로 부러졌네요.”말을 마친 윤성아는 자기 다리를 바라보면서 피식 비웃었다. 그리고 한참 후에야 머리를 들어 강주환과 눈을 마주쳤다. 여전히 차갑고 공허하지만 고집스러운 눈빛으로 말이다.“저는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다리가 부러졌다고 해도 계속 도망갈 거라고요.”“계속?”“네! 죽기 전까지 계속!”“고집 좀 그만 부려, 제발.”강주환의 목소리는 피곤함으로 인해 걸걸해졌다. 태도도 난생처음 이토록 비굴했다.“난 그냥 너랑 같이 있고 싶을 뿐이야. 그러니 제발 그만하자, 응? 네가 원하는 모든 걸 다 줄게.”윤성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말을 해봤자 강주환이 들을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이미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서 설득의 말은 들어줄 필요도 없었다.그녀는 머리를 홱 돌리더니 눈을 감아버렸다. 더 이상 강주환을 보기도 싫다는 뜻이었다. 강주환은 그런 그녀의 모습에 가슴 아프면서도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강주환은 그날 밤도 떠나지 않고 윤성아의 곁을 지켰다. 말 한마디 못 나눈다고 해도 저녁에 함께 잠들 수 있는 것만으로 충분했다.이튿날, 강주환은

    최신 업데이트 : 2023-11-09
  • 대표님과 육체적인 관계일뿐?   제108화 강주환의 결혼식

    강주혜는 화난 표정으로 언성을 높였다.“오빠 진짜 너무하네! 언니, 근데 오빠가 언니를 좋아한다는 것만큼은 내가 보장해요! 안 그러면 지금처럼 끈질기게 찾아오지도 않았을 거예요.”윤성아는 한쪽 입꼬리를 씩 올리면서 덤덤하게 말했다.“대표님이 좋아하는 건 제 몸일 뿐이에요.”“...”강주혜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하지만 윤성아가 오해한 것이 확실하다고 생각했다.“아니에요. 오빠는 진심으로 비서 언니를 좋아해요. 안효주랑 결혼하는 것도 내키지 않아 하고 있어요. 그저 엄마가 몸이 안 좋아서 거절 못하고 있을 뿐이에요.”강주혜는 강주환을 대신해 주절주절 설명했다.“만약 언니도 오빠를 좋아한다면 믿음을 줘요! 오빠가 절대 실망하게 하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엄마는 제가 설득해 볼게요. 엄마는 건강으로 오빠를 협박하지 않고, 오빠는 자신을 희생하면서 엄마를 속이지 않도록 말이에요! 언니는 그냥 건강을 회복하는 데 집중해요.”말을 마친 강주혜는 불같이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바로 고은희를 찾아가 다짜고짜 말했다.“엄마, 오빠는 안효주랑 결혼하는 걸 원하지 않아요. 그 여자를 좋아하지도 않는다고요. 그 여자는 처음부터 엄마 앞에서 착한 척 연기하고 있었어요. 오빠를 억지로 결혼시켜 봤자 행복하지 못할 거예요.”강주혜는 한껏 진지하게 말했다. 갑자기 이런 말을 들을 줄은 몰랐던 고은희는 미간을 찌푸렸다.“주혜야, 왕관을 쓰려면 그 무게를 감당해야 하는 법이야. 재벌가에서 태어나 평생 하고 싶은 대로 할 수는 없지. 나도 네 아빠와 정략결혼을 했어. 내가 홀몸으로 너와 네 오빠를 키우느라 얼마나 고생했는지는 너도 알지?”고은희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면서 강주혜에게 말했다.“엄마는 이제 나이도 많고 몸도 안 좋아서 얼마 더 살 수 있을지 몰라. 나는 별다른 요구가 없어. 그냥 너와 네 오빠가 회사를 잘 운영하면서 좋은 집안사람과 결혼해 애만 낳으면 돼. 좋은 집안사람이랑 결혼해야 귀찮은 일에 휘말리지 않지. 회사에도 도움이 될 수 있고.”“그건 아니

    최신 업데이트 : 2023-11-09
  • 대표님과 육체적인 관계일뿐?   제109화 단식투쟁

    윤정월은 후에도 카메라에 몇 번이나 잡혔다. 윤성아는 그녀가 안효주를 만나려 한다는 것을 눈치챘다. 안효주가 안진강과 팔짱을 끼고 입장할 때는 신부의 어머니라도 되는 것처럼 눈물을 줄줄 흘렸으니 말이다.윤성아는 이게 무슨 상황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깊이 생각하지는 않았다. 카메라가 윤정월을 스치고 지나가 검은색 정장을 입은 남자를 비췄기 때문이다.깔끔한 차림새의 강주환은 오늘도 아주 잘생겼다. 그는 차가운 표정으로 앞으로 천천히 걸어 나가더니 안진강의 손에서 안효주를 건네받았다. 그리고 나란히 함께 앞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윤성아는 눈을 크게 떴다. 하지만 주르륵 흘러내리는 눈물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녀는 드디어 핸드폰을 끄고 창밖의 맑은 햇살을 바라봤다. 그렇게 한참이나 말이다.초저녁, 도우미는 저녁 식사를 준비해서 방으로 가져다줬다. 하지만 음식이 목구멍으로 넘어가지 않았던 윤성아는 결국 또 식사를 거르고 말았다.윤성아는 다리가 부러진 후로 이미 이틀이나 밥을 먹지 않았다. 그래서 집사는 어쩔 수 없이 강주환에게 전화를 걸었다.“도련님, 성아 씨가 오늘도 식사를 거절했어요.”강주환은 미간을 찌푸렸다. 하지만 고은희와 안효주가 걸어오는 것을 보고 작은 목소리로 당부의 말만 전한 채 금방 전화를 끊었다.“주환아, 오늘은 네 결혼식이다. 얼른 나가서 하객들을 만나야지 여기서 전화나 하고 있으면 어떡하니?”고은희는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질책했다. 그리고 안효주를 강주환의 곁에 세우면서 그녀에게 말했다.“주환이를 잘 보고 있으렴. 결혼식 날까지 다른 일을 하는 건 절대 안 된다.”“네, 어머님.”안효주는 미소를 지으면서 대답하더니 강주환과 함께 하객들을 만나러 갔다.결혼식을 끝내고 두 사람이 함께 호텔에 돌아갔을 때는 어느덧 저녁 10시가 되었다. 안효주는 잔뜩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오늘 밤 강주환과 무슨 일이 일어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의 예상과 다르게 강주환은 바로 떠나려고 했다.“주환 씨, 어디

    최신 업데이트 : 2023-11-09
  • 대표님과 육체적인 관계일뿐?   제110화 신혼 첫날밤은 그녀와 함께

    윤성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강주환이 무슨 말을 하든 반응을 해주지 않았다. 결국 폭발하고 만 강주환은 그녀에게 다가가 있는 힘껏 입을 맞췄다.“이거 놔요.”윤성아는 강주환을 밀어내려고 버둥거렸다. 하지만 이틀이나 밥을 먹지 않은 그녀는 강주환을 밀어낼 만한 힘이 없었다. 더구나 다리는 깁스로 인해 움직일 수도 없었다.“그래도 이젠 말할 줄 아네.”강주환은 불꽃 튀는 눈빛으로 윤성아를 바라보면서 말했다.“번마다 이렇게 벌을 받아야 얌전해지지.”“...”강주환의 태도는 금세 다시 부드러워졌다. 그는 다정한 눈빛으로 윤정아를 바라보면서 나긋하게 말했다.“난 이미 네 향기에 중독됐어. 너 없이는 안 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안효주와 결혼식을 올린 건 어머니의 눈을 가리기 위해서야. 서류상 나는 아직 미혼이고 그 여자를 건드릴 일은 절대 없어.”“저랑은 상관없는 일이에요.”“...”강주환은 감정 없는 얼음덩이를 마주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의 주체가 되지 않는 열정은 어디에도 풀 곳이 없었다.“정말 상관없어? 윤성아, 넌 내 여자야. 내가 유일하게 신경 쓰는 여자! 끊고 싶어도 끊어내지 못하는 여자! 너도 나를 원하고 있잖아. 근데 왜 자꾸 아닌 척하는 거야, 응?”강주환은 확인이라도 하려는 듯 또다시 입술을 겹쳤다. 평소보다 급하고 열정적인 키스에 윤성아는 숨 쉴 틈도 없었다. 그는 그렇듯 공격적으로 그녀의 모든 것을 탐했다.몸에 힘이 빠져버린 윤성아는 차마 강주환을 밀어내지 못했다. 그저 묵묵히 삼켜질 것만 같은 키스를 받아들이고 있을 뿐이었다. 고요한 방안에는 야릇한 숨소리로 가득했다.“성아야, 난 너 없으면 안 돼.”강주환은 걸걸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표정은 선서라도 하는 것처럼 진지했다. 그는 윤성아의 얇은 허리를 꽉 끌어안은 채 그녀의 귀가에서 뜨거운 숨을 내뱉었다.“너도 나를 좋아하지? 맞지?”고요한 밤, 깔끔하게 정돈된 바닷가 별장은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했다. 정원의 중앙에 위치한 분수는 따듯한 물을 내

    최신 업데이트 : 2023-11-09
  • 대표님과 육체적인 관계일뿐?   제111화 창문을 뛰어넘어 보고 싶은 사람

    강주환은 싸늘한 눈빛으로 안효주를 바라보면서 말했다.“나는 죽었다 깨나도 너한테 그런 생각이 들 리가 없어. 그러니 모욕을 자초하는 일은 그만둬. 내가 전에도 말했지, 이건 어디까지나 가짜 결혼일 뿐이라고. 어머니의 눈가리개 주제에 나대지 좀 마.”강주환은 앞으로 한 발짝 걸어가더니 위험하게 번뜩이는 눈빛으로 협박했다.“만약 어머니가 네 말을 듣고 찾아온 거라면 난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 그리고 내일 중으로 안심하고 돌아갈 수 있도록 머리를 굴려봐. 안 그러면...”강주환이 안효주와 결혼한 이유는 그녀가 꽤 고분고분한 연기 파트너였기 때문이다. 만약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강주환은 언제든지 이 연극을 그만둘 수 있었다.안효주도 그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세차게 머리를 흔들면서 말했다.“저 진짜 아니에요! 믿어줘요, 주환 씨. 저는 어머님께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안효주는 아직 이 연극을 끝내고 싶지 않았다. 비록 정식 부부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고은희는 그녀를 완벽한 아내이자 며느리라고 생각했다. 모두가 보는 앞에서 성대한 결혼식까지 올렸으니, 그녀는 노력한다면 무조건 서류상의 부부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여겼다.지금껏 힘들게 쌓아온 것을 무너뜨리고 연극을 끝내는 것은 무엇보다도 싫었다. 그래서 안효주는 주먹을 불끈 쥐면서 말했다.“걱정하지 마요, 주환 씨. 제가 날이 밝는 대로 어머님을 설득해 볼게요. 빨리 댁으로 돌아가시도록 안심도 시켜드릴게요.”강주환은 만족스럽게 머리를 끄덕였다. 그리고 여전히 차가운 눈빛으로 안효주를 바라보면서 말했다.“침대로 가서 이불 덮고 있어. 그 더러운 몸으로 내 눈앞에서 알짱대지 말고.”“...”안효주는 아무리 불만이 있다고 해도 강주환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저벅저벅 침대 위로 가서 눕더니 자기 몸을 이불로 꽁꽁 싸맸다. 눈빛에는 질투와 독기가 잔뜩 서려 있었다.그래도 안효주는 완전히 포기하지 않았다. 그녀에게는 아직 향초가 있었기 때문이다. 향초에 섞은 약이 향기와 함께 방

    최신 업데이트 : 2023-11-09

최신 챕터

  • 대표님과 육체적인 관계일뿐?   제680화 양나나의 실종, 그리고 10년 뒤 (완결)

    남서훈은 싱긋 웃었다.아직 임신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맥으로 정확히 짚어 낼 순 없었지만 느낌은...“아마 남동생일 거야.”“아... 남동생...”양나나는 눈을 굴리더니 남서훈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남동생도 좋은 것 같아요. 동생 태어나면 저랑 엄마가 동생한테 의술도 가르쳐주고 아빠랑 사업하는 것도 배우고요. 그리고 남자애는 너무 응석 받아줄 필요도 없고 내가 맘껏 부려 먹을 수 있잖아요.”자기 뒤꽁무니를 쫄랑쫄랑 따라다니며 누나, 누나 하고 부르는 장면을 상상하니 양나나는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갔다.어떻게 생긴 남동생이 엄마 배 속에서 태어날까, 양나나도 잔뜩 기대하고 있었다.그러나 남서훈이 임신 다섯 달째로 접어드는 어느 날, 양나나는 실종됐다.양준회와 남서훈은 매일 안절부절못하여 속이 타들어 갔다.둘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세력을 동원해 전 세계 각 곳을 샅샅이 뒤졌지만 여전히 양나나의 행방을 찾지 못했다.양나나는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다.그때 양나나는 이미 8살이었다.남서훈은 딸을 찾지 못해 날마다 눈물로 얼굴을 적셨다. 그녀는 점점 야위어갔다.그걸 보는 양준회는 마음이 너무 아팠다. 그는 아내를 꼭 끌어안고 침통한 목소리로 말했다.“나나는 똑똑한 아이야. 당신이 의술과 독 쓰는 법도 잘 가르쳐줬으니까 별일 없을 거야. 나나는 너와 내가 낳은 딸이야. 전에 풍운파에 혼자 몰래 들어가서도 그 안을 마구 헤집고 다녔잖아.”아무튼 그는 양나나가 어디에 가서 어떠한 상황에 부딪히던 자신을 잘 보호할 거라고, 아무 일 없이 잘 살아 있을 거라고 남서훈을 위로했다.남서훈도 굳게 믿고 있었다. 양나나의 시체를 보게 되지 않는 한 그들의 딸은 세상 어딘가에 꼭 살아있을 거라고.그 후 넉 달이 지났다. 9달이 된 배는 불룩하게 튀어나왔다.양나나는 아직도 찾지 못했고 아무런 소식도 없었다.그러다 남서훈은 아들을 낳았다. 강보에 싸여 품에 안겨있는 아들을 보며 남서훈은 양나나를 그리워했다.“나나야, 대체 어디 있는 거야... 네 뒤꽁무

  • 대표님과 육체적인 관계일뿐?   제679화 드디어 맺은 결실

    그리고 바로 그날 오후.양준회와 남서훈, 그리고 백나연과 성진훤, 이렇게 네 사람은 백무산을 찾아갔다.그를 만나자마자 양준회와 성진훤은 백무산한테 사과부터 했다.어리둥절한 백무산은 그들이 왜 갑자기 찾아와서 사과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그 후 양준회는 남서훈의 어깨를 와락 감싸안았고 성진훤도 보란 듯이 백나연의 손을 꼭 잡았다. 성진훤은 원래 양준회처럼 백나연을 확 끌어안고 싶었지만 미래 장인어른이 될 사람 앞이라 행동을 조심스럽게 하는 것이 좋을 듯하여 손만 잡았다.백무산은 더 혼란스럽고 얼떨떨해졌다.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 그는 눈알이 튀어져 나올 듯하게 그들 넷을 번갈아 쳐다봤다.그때 양준회가 입을 열었다.“어르신, 우리 서훈이는 남자가 아니라 여자입니다. 남씨 집안의 특수한 사정으로 어릴 때부터 남장을 했던 것이고, 백나연 씨와의 혼약도 그저 소동극이었습니다. 이 일은 서훈이한테 책임 묻지 말아 주셨으면 합니다. 노여움이 있으시면 저한테 푸세요.”그 말에 백무산은 눈살을 찌푸렸다.남서훈이 여자라니... 어떻게 그런 일이?여자가 그의 딸과 약혼했다니, 막장도 이런 막장이 없었다.대체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란 말인가.백무산은 불같이 화를 냈다.그러자 백나연이 나섰다.“아빠, 이 일은 서훈이 탓이 아니에요, 제가, 제가 꼭 도와달라고 했어요.”“뭐야? 널 도와줘?”“네.”백나연이 설명했다,“아빠랑 오빠가 자꾸 소개팅 주선하는 바람에 제가 너무 골치 아파서 서훈이한테 도와달라고 부탁한 거예요, 나랑 약혼하자고. 그럼 아빠랑 오빠가 나한테 선 자리를 더는 강요 안 할 거 아니에요. 서훈이는 싫다고 했는데 내가 억지 써서 해주기로 한 거예요.”백나연은 자기 잘못이라고 매우 강조했다.그녀의 눈빛에 아픔이 언뜻 스쳐 지나갔다.“전 그때 결혼할 생각이 없었어요... 그리고 저랑 서훈이는 서로 약속했어요. 누가 먼저 운명의 상대를 만나게 되든, 그때 되면 파혼하기로요. 절대 서로의 앞날을 방해하지 않기로 했어요. 이제

  • 대표님과 육체적인 관계일뿐?   제678화 집으로 돌아가다

    그 순간 용준의 눈에서 눈물이 뚝 떨어졌다. 한 번 떨어지기 시작한 눈물은 그칠 줄을 모르고 펑펑 쏟아졌다.이게 얼마 만인가.그녀를 품에 꼭 끌어안고 싶은 생각을 항상 했었지만 엄두가 나지 않았다.그는 오늘 끝내 그녀를 안을 수 있었다. 팔을 뻗어 그녀를 껴안고 얼굴을 그녀의 어깨에 파묻은 채 용준은 또 한참을 울었다.예서는 그가 평생 사랑한 유일한 여자였다.그는 품속에 있는 그녀를 부드럽고 진실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했다.“난 네가 고마워. 넌 너무 용감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용감해. 옛날 일은 이미 다 지나갔어. 넌 이것만 기억해. 난 널 사랑하고, 네가 있어야만 내가 살 수 있어. 네가 있으니까 내가 괴물로 변하지 않은 거야. 아니면 난 모든 걸 다 망가뜨렸을 거야. 스스로도 혐오하는 그런 나쁜 인간으로 돼버렸을 거야.”예서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도 알고 있었다. 남자가 하려는 말이 뭔지 그녀는 모두 알고 있었다.이날, 둘은 아주 오랫동안 얘기를 나눴다.예서는 더는 용준을 불편해하지 않았다. 용준이 있으므로 하여 그녀는 더 빨리 회복될 것이었다.그렇게 예서가 하루하루 나아지고 있을 때. 남서훈과 양나나는 한 번 나가 돌아다니기로 했다.한 거리의 상가 앞을 지나가고 있는데, 남자애 몇 명이 갑자기 튀어나와 양나나를 에워쌌다.그들은 매우 들뜬 소리로 말했다.“대장! 살아 있었어요?”“너무 잘 됐어요!”“대장, 대장을 그 사람들이 데려간 후로 우린 계속 대장의 소식을 기다렸어요. 대장도 그 애들처럼 상처투성이가 돼서 돌아오지 않을까 하고 걱정했다고요.”“지금은 어떤 상황이에요? 대장이 후계자가 된 거예요?”양나나는 고개를 저으며 아니, 라고 대답했다.그리고 주변을 둘러싼 남자애들한테 말했다.“난 후계자 되는 것에 관심 없어. 풍운파에 지금 남아있는 건 의술을 배우기 위해서야.”양나나는 시선을 남서훈한테 향하며 그들한테 남서훈을 소개했다.“이분이 내 스승님이야, 우리 스승님 엄청 대단해!”그날, 양나나는 그

  • 대표님과 육체적인 관계일뿐?   제677화 그녀 마음속의 매듭은 너만 풀 수 있어

    지난 날에 발생한 그 끔찍한 과거를 스스로 입에 올리는 용준은 피가 흘러나올 듯이 눈이 시뻘겋게 물들었고 감정이 폭발할 한계치까지 다다랐다.그는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애써 가라앉혔다.몇 분 후에야 그는 비로소 다시 입을 열었다.“그놈들은 죄다 죽여버려야 할 놈들이에요. 예서가 이쁘니까, 내 앞에서 예서를... 그때 예서는 이미 내 아이를 임신했는데...”용준의 온몸에서 난폭한 기운이 휘몰아치고 있었다. 그는 갑자기 돌아서서 주먹으로 나무를 세게 한 방 내리쳤다. 그 바람에 나뭇가지가 흔들리며 낙엽이 우수수 떨어졌다.그 큰 나무가 흔들릴 정도면 얼마나 센 펀치를 날렸는지 알 수 있었다.그의 손마디도 살이 찢겨나가 새빨간 피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그는 감각을 느낄 수 없는 사람처럼 상처에 무덤덤했다. 아마도 손보다 마음이 더 아팠을 터였다.용준은 그때 일만 생각하면 마음이 갈기갈기 찢어지고 심장이 뜯겨나가는 것처럼 아팠다. 예서가 피투성이가 된 채 텅 빈 눈으로 누더기 인형처럼 맥없이 쓰러져서 누워있던 참혹한 장면만 머릿속에 떠올리면 그놈들을 무참하게 도륙을 내고 싶었다.그리고 그는 그렇게 하였다.풍운파의 보스가 된 후 첫 번째로 한 일이 바로 예서의 복수를 하는 것이었다.그놈들의 범죄증거를 전부 찾아내 한 명도 빠짐없이 직접 처단했다.그때 그들은 무릎을 꿇고 울며불며 용서를 빌었다. 막다른 길에 몰려 살려고 해도 안 되고 죽으려고 해도 죽지 못할 때, 그들은 찌질이같이 눈물 콧물을 쥐어짜며 애원했다. 제발 살려달라고, 잘못했다고.정작 그들은 용준이나 예서한테 그런 자비를 베푼 적이 없는데 말이다.용준의 목소리는 점점 차가워졌다.“그것들이 나와 예서의 모든 것을 망치고 날 시궁창에 몰아넣었죠. 여전히 난 이렇게 죽지도 살지도 못하는 생지옥에서 살고 있어요. 그것들은 백번 죽어도 마땅해요!”그러나 그놈들이 죽는다고 해서 상처가 아무는 것은 아니었다.용준은 피로 물든 주먹을 으스러지게 잡으며 계속 말을 이어갔다.“그들은 예서가 그들이 한

  • 대표님과 육체적인 관계일뿐?   제676화 그때 벌어졌던 일

    용준은 원래 정직한 사람이었고, 금호의 일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그는 어둠이 없는 밝은 햇빛 아래에서 사는 반듯한 사람이었다.그러나 일부 국제조직에서는 용준을 불안하게 여겼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고, 심지어 그가 의심되어 오랫동안 그에게 전자발찌를 채웠다.아무 일도 저지르지 않았지만 그는 범죄자 취급을 당했고, 그리하여 생활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더더욱 생각지도 못한 건, 그 당시 그와 깊은 사랑에 빠져있었던 여자친구마저 누구한테 몹쓸 짓을 당하게 된 것이다.그러므로 용준이 점점 나쁘게 변하여 나중에 어떤 일을 저지르게 되었던, 모두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다.요 몇 년 동안 풍운파는 용준의 관리하에 동남아에서 제일 큰 폭력조직으로 성장하였고, 닥치는 대로 무슨 일이나 다 저지르는 편이었지만 딱 한 가지 철칙이 있었다. 그건 바로 노약자와 여자, 아이들은 건드리지 않는다는 거였다.의리도 지켰다.하지만...“그건 중요하지 않아요.”남서훈이 말했다.“이 세상은 원래 흑과 백으로 나뉘는 게 아니니깐요. 동남아는 원래 상황이 어수선하잖아요. 무장세력과 폭력조직이 공존한다는 사실을 일시적으로 바꿀 수도 없어요. 오히려 풍운파와 같은 조직이 있다는 게 더 도움이 될지도 몰라요.”양준회가 그 말에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어떤 측면으로 보면 용준은 꽤 마음에 드는 구석이 있었다. 그러나 그들 둘은 원수지간이다. 양준회가 그의 아버지를 죽였다. 비록 지금까지는 아무 짓을 안 했어도, 또 그가 원래 정직한 사람이었다고 해도, 풍운파를 이렇게 여러 해 동안 다스린 용준이 지금은 어떤 사람인지 누구도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그리하여 양준회는 안심할 수 없었다. 여전히 남서훈과 같이 풍운파를 즉시 떠나려고 했다.“하지만 나나도 여기 있어요.”남서훈이 예상치도 못한 폭탄을 터트렸다. 양준회는 깜짝 놀랐다.양나나가 여기에 있다는 건 상상도 못 했다.하지만 놀란 것도 잠시, 그는 바로 말했다.“그럼 나나도 같이 떠나면 돼.”갇힌 두 달

  • 대표님과 육체적인 관계일뿐?   제675화 임신했어요

    강하영이 부케를 내던지는 일순간 우양주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 부케를 향해 몸을 날렸다. 공중에서 부케를 잽싸게 낚아채는 그의 모습이 정지화면인 양 사람들의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부케를 손에 쥔 그다음 순간, 그는 부케와 함께 바다에 떨어졌다.모두가 경악했다.강하영은 크루즈 난간 쪽으로 달려가 바다에서 허우적대는 남자를 보며 입을 떡 벌리고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선원들이 즉시 튜브를 던졌고, 또 어떤 사람들은 즉시 뛰어내려 구조하려 했지만 강주환이 그들을 말렸다.왜 구하지 말라는 건지 이해 안 된다는 듯한 눈빛으로 윤성아는 강주환을 쳐다봤다.그러다 팔로 물살을 가르며 바다에 둥둥 떠 있는 우양주가 크루즈 위에 있는 강하영을 향해 큰 소리로 외치는 걸 듣고 왜 그러는지 알 것만 같았다.“여보, 어쨌든 내가 부케 받았으니까 당신 나랑 결혼식 치러야 돼요! 안 그러면...”그 뒤엔 위협적인 말이 따라야 하는데 우양주도 무엇으로 강하영을 협박할 수 있을지 몰랐다. 남은 건 자신의 이 몸뚱이 하나뿐인데...“안 그러면 나 안 올라갈 거야. 여기 바다에 계속 있을 거야, 결혼식도 못 하는데 그냥 빠져 죽지 뭐.”강하영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바다에 빠진 남자를 까만 눈동자로 차분하게 내려다보며 끝내 입을 열었다.“빠져 죽고 싶으면 그렇게 해요. 안 말려요.”“...”우양주는 서럽게 그녀를 쳐다봤다.역시나 아내는 매정했고 자신에 대해 애정이 없었다.그러나 그때 윤성아 곁에 서있는 강주환이 무덤덤하게 한마디 했다.“내 기억이 맞다면, 이 바다에 상어가 출몰한다고 했어요. 식인 상어.”강주환은 고개를 돌려 강하영한테 말했다. “지금 아직 상어가 오지 않아서 그렇지, 나타나기만 하면 한꺼번에 열 몇 마리씩 무리 지어서 나올 거예요. 그게 게네들 습성이라. 이야... 쟨 아마 그러면 뼛조각도 남지 않겠네.”“...”그 말에 강하영이 급해 났다. 말투도 전처럼 차분하고 담담하지 않았다.난간에 기대어 우양주를 향해 내리 소리 질렀다.“뭐

  • 대표님과 육체적인 관계일뿐?   제674화 익살꾸러기 커플 강하영과 우양주

    미리 준비한 축사를 울먹이며 끝까지 다 읽고는 원이림을 향해 볼멘소리를 했다.“너 이 놈 자식, 내가 죽을 때까지 네가 결혼하는 걸 못 보는 줄 알았다. 아이고... 드디어 결혼하는구나. 너도 이제 가정이 생겼어.”“너 똑바로 들어. 은진이한테 평생 잘 해줘야 돼, 아내한테 잘 하는 건 우리 집안 내력이야. 나도 네 엄마 말을 엄청 잘 들었어. 너도 똑같아, 알겠니? 오늘부터는 은진이한테 더 잘해야 돼, 말도 잘 듣고, 은진이부터 생각하고 배려해 주고. 은진이가 조금이라도 맘고생을 하게 되는 날엔 내가 너 가만 두지 않을 거야, 알겠어?!”원이림은 새카만 눈동자로 여은진을 깊게, 애틋하게 들여다보며 그녀와 깍지를 낀 두 손에 힘을 더 주었다.“걱정 마세요. 난 평생 우리 여보 맘고생 안 시킬 거예요.”여보라는 호칭이 지금 이 시각부터 명실상부하게 되었다.원이림은 그녀의 손을 잡고 크루즈 가장자리로 걸어갔다. 그리고 미리 준비된 데이지 꽃을 바다로 뿌렸다. 하얀 꽃잎들이 파도에 실려 멀리 떠내려갔다.둘은 거기에 선 채 눈물을 머금고 울먹이며 말했다.“어머니, 아버지. 저 너무 행복해요. 우리 너무 행복해요.”결혼식의 마지막을 장식할 부케 토스하는 시간이 다가왔다.강주환과 윤성아, 그리고 나엽과 안효연은 모두 기혼자로서 나가지 않고 구경만 했다. 하객 중에 미혼인 사람들이 많이 몰려들었다.우양주도 강하영의 손을 잡고 그리로 향했다.강하영은 몸을 뒤로 빼면서 말했다.“우린 결혼했는데 왜 부케를 받으러 가요? 다른 사람한테 갈 좋은 축복을 왜 우리끼리 받겠다고 달려들어요, 쓸데없이. 그렇게 할 일 없고 힘이 남아돌면 내가 다른 일 하게 해 줄게요.”“무슨 일?”강하영은 푸른 바다를 향해 눈을 힐끔 하더니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당신 수영 좋아하잖아요. 내가 엉덩이 확 걷어찰 테니까 바다로 들어가서 수영이나 할래요?”“...”저번에 강하영과 같이 수영하면서 그녀가 자신한테 새빨간 수영팬티를 사줘 창피를 당하고 나서부터 우양주는 수영하는

  • 대표님과 육체적인 관계일뿐?   제673화 혼인 신고

    여은진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예쁘게 미소 지었다.“나 다 알아요.”지난 1년 동안 그가 어떻게 해왔는지 잘 아는 그녀는 더 이상의 맹세와 언약 같은 건 필요 없었다.“응!”여은진을 안은 채로 원이림은 그녀의 여린 입술에 쪽쪽거리며 뽀뽀를 했다.장내의 플래시 세례가 정신없이 터지는 가운데 그는 돌아서서 무대 아래에 앉아있는 모든 사람한테 당찬 목소리로 선포했다.“오늘 저의 이 행복한 순간을 지켜본 여기 계신 모든 증인 분들한테 제가 선물을 준비할 생각입니다. 나중에 저희 베린 그룹에 가셔서 선물 받으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번 달 20일에 저와 은진이의 결혼식이 있을 예정이니 여러분들께서 모두 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말하고 나서 그는 여은진을 안고 시상대를 내려가려 했다.여은진이 내려달라고 했지만 그는 내려놓지 않았다. 그렇게 안은 채로 시상식장을 걸어 나와 차에 올라탔다.럭셔리한 롤스로이스가 천천히 내달리고 있었다.여은진은 아직도 그의 품에 안긴 채로 있었다.“이번 달 20일에 결혼한다고요? 그럼 열흘밖에 안 남았는데, 너무 촉박하지 않아요?”그녀가 눈을 들어 바라보며 물었다.“아니, 전혀.”그녀의 얼굴에 시선을 떨구며 원이림이 말했다.“시간이 모자라지만 않았으면 내일에라도 당장 결혼식 치르고 싶어.”반년이 넘는 동안, 그는 매일 결혼식에 관한 모든 것을 준비하고 있었다.결혼반지, 웨딩드레스, 그리고 결혼에 필요한 모든 물품과 디테일한 사항들을 전부 준비하고 체크했다. 그녀가 결혼을 동의하는 그 순간만 기다리고 있었다.그리고 그 순간이 끝내 다가왔다.웨딩사진을 찍는 것 외에는 크게 시간을 들일 일도 없었다.다만 여은진이 임신했기 때문에 너무 빠듯하게 스케줄을 잡지 않고 싶었을 뿐이다.결혼식에 참석할 하객을 초대하는 일도 있긴 하지만 10일이면 충분했다.촉박하지 않을뿐더러 시간적 여유가 있는 편이었다.“여보, 우리 지금 바로 혼인신고 하러 가.”원이림은 한시라도 더 기다리고 싶지 않았다. 기사한테 얘기하여 구청으로 가자

  • 대표님과 육체적인 관계일뿐?   제672화 여보 사랑해

    원이림은 금방 샤워를 마친 여은진한테로 다가가 그녀의 팔을 끌어당겨 품에 꼭 끌어안았다. 그다음에는 당연히 침대로 향했다.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수순을 밟아갔다.한창 격렬해지려던 찰나, 원이림은 짧게 비명을 질렀다. 크게 지르진 않았다. 본능적으로 소리를 내질렀지만 그는 이내 입을 다물었다. 여은진이 알아차리지도 못한 새에 살에 푹 찔린 그 가는 물건을 빼내야겠다고 머릿속으로 빨리 반응했다.하지만 역시 늦었다.여은진이 몸을 일으켜 스탠드를 켰고, 어두웠던 방안은 환한 빛으로 채워졌다.이어 급히 그를 살피던 여은진은 원이림의 엉덩이에 바늘이 하나 꽂혀있는 걸 발견했다.짧고 가는 옷을 꿰맬 때 쓰는 그런 바늘이었다.여은진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는 얼굴로 남자를 보며 물었다.“어떻게 바늘에 찔릴 수 있어요? 침대에 왜 바늘이...”“...”꽂힌 바늘을 빼며 원이림은 이야기를 얼버무렸다.“괜찮아, 그냥 바늘인데 뭐. 별로 아프지도 않아.”그러고는 또 다짜고짜 몸을 뒤집으며 여은진을 몸 아래로 깔았다. 고개를 돌리지도 않고 손을 뻗어 스탠드를 끄고 그녀의 입술을 거칠게 탐했다. 잠깐 벌어진 에피소드를 그녀의 머릿속에서 지워버리고 진행 중이었던 일을 마무리하려는 의지였다.하지만 여은진은 그의 키스를 받아내면서도 오후 그의 당황스러운 표정과 난데없이 침대에 나타난 바늘을 함께 떠올렸다. 정신을 쏙 빼놓으려는 지금의 행동도 분명 그것과 연관이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잠깐만.”여은진은 원이림을 밀어내고 다시 한번 스탠드를 켰다.의심이 부풀어 오른 눈으로 빤히 그를 노려봤다. “똑바로 말해요. 아까 그 바늘로 수작 부린 거 맞죠? 말해요, 몇 개나 찔렀어요?”“...”끝내는 발각되었다. 원이림은 이실직고했다. 강주환이 원흉이라고, 그가 시켜서 했다고 불었다.“여보, 나 며칠 전에 운봉 비즈니스 회담에 참석했는데 거기서 강주환을 만났어. 그 자식이 날 비웃는 거야. 그리고 이렇게 하라고 아이디어를 내줬어. 바늘로 찌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