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유람선 한 척이 배씨 가문의 프라이빗 오션에서 운항하고 있다.잔잔한 거문고 소리가 온 해변에 퍼져 갈매기까지 따라서 춤을 춘다.윤정재도 초대 손님에 포함되어 있다.그는 뱃머리에 서서 천천히 샴페인을 음미하고 있었는데, 배씨 가문이 왜 그를 초대했는지 그는 알고 있었다.모두 다 연합병원 프로젝트를 위한 것이다.그는 샴페인을 한 모금에 다 마시고 돌아서서 유람선으로 돌아가 휴식실로 들어갔다.소파에 기대어 눈을 감아 쉬고 있었는데 갑자기 나지막하고 우스꽝스러운 소리가 들려왔다.“윤 회장님, 그 샴고양이는 안 데려오셨어요?”윤정재는 눈을 부릅떴다.최연준은 바로 그의 앞에 서서 냉랭한 얼굴에 비아냥거리는 듯한 미소를 지었다.“윤 회장님, 그동안 잘 지내셨죠!”최연준은 차갑게 보며 말했다.윤정재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셋째 도련님.”그는 몸을 일으켜 가볍게 웃었다.두 사람은 마주 서 있었고, 최연준의 눈빛은 독기를 품어 있었다. 최연준은 갑자기 한 걸음 앞으로 다가가 윤정재를 벽 쪽으로 몰아세웠다.그날 그가 제때 동물병원에 도착하지 않았더라면 이 늙은 여우가 강서연에게 무슨 짓을 할지는 상상이 안 간다.“윤정재 씨.”최연준의 목소리는 얼음장처럼 차가웠다.“그새를 참지 못하고 제 주변 사람들에게 손을 대요?”“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예요?”윤정재는 눈살을 찌푸렸다.“저한테는 모르는 척하지 마세요!”최연준은 한 글자씩 강조했다.“그 고양이는 당신 것이 아니죠?”윤정재는 그를 한 번 쳐다보고 떠나려고 하는데, 최연준은 갑자기 그의 멱살을 움켜잡고 데저트 이글을 그의 허리춤에 갖다 댔다!“도대체 무슨 목적을 가지고 서연이에게 접근하는 거예요?”“제가 아무 목적도 없다고 하면 믿어 줄 거예요?”최연준은 증오의 눈초리로 그를 노려보았다. 탕 소리와 함께 권총은 이미 장전되어 있었다.“당신이 또다시 서연이한테 접근하면 영원히 남양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할 것이에요!”최연준은 흉악스럽게 말했다.“제가 다가가지 않으면 남양으
최연준은 살짝 눈을 가늘게 뜨고 그를 보았다.“제가 가든지 말든지, 회장님께서 왜 그리 서두르세요?”“아니...”“윤 회장님께서 너무 많이 관여하는 것 같네요!”최연준은 강력하게 말하고 짙은 눈동자에는 서늘한 빛이 감돌았다.그러나 의외로 윤정재는 침묵했고 세월의 흔적이 역력한 얼굴에는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는 애절함이 스쳤다.“그래요. 제가 신경 쓸 일이 아니죠.”윤정재는 혼잣말을 하고, 자조 섞인 웃음을 지으며 밖으로 나갔다.“내가 뭐라고...”최연준은 그의 뒷모습을 보며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이 늙은 여우가 뭘 하려는 거지? 그가 무슨 짓을 하든 서연이에게 접근만 안 하면 돼.’최연준은 몸을 돌려 휴게실을 성큼성큼 떠났다.갑판에는 음악회가 이미 끝나 사람들이 삼삼오오 술잔을 들고 분위기가 떠들썩했다.강서연은 혼자 뱃머리에 서서 미소를 지으며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었다.“형수님, 어떻게 혼자 여기 있어요!”배경원이 웃으며 달려와서 와인 한 잔을 건넸다.“연준 형이랑 같이 안 왔어요?”“방금 전화했는데 금방 온대요.”강서연이 웃으며 말했다.갑자기 최연준이 그녀에게 배경원이 연애하고 있다고 말한 것이 생각났다. 강서연은 호기심에 누구냐고 물었다.배경원이 쑥스럽게 대답했다.“이것도 알고 있어요?”강서연은 웃으며 대답했다.“어떤 여자가 경원 씨를 설레게 했는지 궁금해서요.”“사실, 저도 그녀가 누군지 몰라요.”“네?”강서연이 깜짝 놀랐다.“저는 그녀의 이름만 알 뿐, 심지어 성도 몰라요.”배경원은 입꼬리를 치켜 올렸다.“어쩌면 그녀는 저의 아름다운 꿈이었는지도 몰라요... 꿈에서 깨면 다시 현실로 돌아와야죠.”배경원이 이렇게 진지하고 슬퍼하는 모습은 보기 드물었다.강서연은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몰라 그저 그의 어깨를 토닥였다.막 무슨 말을 하려는데 나지막한 기침 소리가 들렸다.최연준은 안색이 조금 어두웠고, 활보하며 다가와서 강서연의 가녀린 허리를 감싸 안고 그녀를 자신의 품으로 끌어왔다.배경원이 아무
최연준은 윤정재를 한번 노려보고 무의식적으로 강서연을 감싸 안았다.“연준 씨.”강서연은 그를 한번 보고, 또 윤정재를 쳐다봤다.“아저씨와 아는 사이예요?”“아는 사이예요.”윤정재가 대답했다.“모르는데.”최연준도 따라서 대답했다.“...”강서연은 잠시 뜸을 들였다. 최연준의 안색은 안 좋았고 윤정재는 웃는 것 같기도, 웃지 않는 것 같기도 한 표정을 지어서 두 사람이 껄끄러운 사이일지도 모른다고 추측하였다.그러나 배씨 가문의 음악회에서 일을 크게 벌여서는 안 된다.강서연은 가볍게 최연준과 깍지를 끼고 부드럽게 그를 바라봤다.그녀의 미소는 최연준의 마음을 순간적으로 안정시켜 주는 마법 같은 힘이 있다.“이분은 남양 의학회 회장이자 윤제 의약의 수장이야.”최연준은 간단하게 소개했다.강서연은 눈이 휘둥그레졌다.최근에 남양이라는 단어를 너무 많이 들어서 그런지 그녀의 마음속에 갑자기 이상한 느낌이 솟구쳤다.“배씨 가문에서 회장님과 협업하고 싶다고 해서 음악회에 초대했어.”최연준은 조용히 말했다.강서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윤정재를 보며 예의 바르게 웃었다.“같이 요트에 가자.”최연준이 귓속말을 했다.“안 돼요.”윤정재는 단호하게 그들을 막았다.최연준이 그를 힐끗 보았다.“정말 안전하지 않아요!”윤정재는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저기 보세요. 저 요트는 크지도 않아, 풍랑이 오면 버티지 못할 거예요! 게다가 젊은이들이 수영복을 입고 그 위에서 술도 마시면서 춤추는 게 보기도 안 좋아요!”강서연은 입을 막고 가볍게 웃었고 최연준은 얼굴에 경멸의 빛을 띠었다.“만약 두 분이 꼭 올라가야 한다면 저도 따라갈 거예요.”윤정재가 말했다.최연준은 그를 노려보며 거의 발작할 뻔했다.“저희를 왜 따라와요?”최연준은 화를 내며 말했다.강서연은 그의 성질이 올라오는 것을 보고 황급히 그를 잡아당겼다.“연준 씨, 괜찮아요.”강서연은 최연준을 옆으로 끌고 가서 작은 소리로 말했다. “저번에 동물병원에서 이 아저씨를 만났는데, 아저씨
윤정재는 울적한 표정으로 두 사람의 뒤를 쫓았다. 최연준의 손이 강서연을 만지는 모습을 볼 때마다 침을 놓아주고 싶었다.하지만 다르게 생각해 보면 두 사람의 사이가 그만큼 좋다는 것이다. 이것은 그가 원하는 결과다.윤정재는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결국 윤정재는 여기서 그들을 방해하지 않기로 결심하고 돌아서서 집사를 불러 큰 배에 태워달라고 하려고 했다. 그런데 갑자기 수상한 두 사람이 스쳐 지나가는 것을 발견했다.“누구야?”윤정재는 소리 질렀다.그 두 사람은 재빨리 운전석 쪽으로 달려갔고, 윤정재는 안 좋은 예감이 들어 그쪽으로 쫓아갔다.그는 운전실로 쫓아갔는데, 안에서 무슨 움직임이 있는 것 같았다.“아무도 없어요?”그는 느낌이 싸해서 문을 두드렸다.몇 초 동안 침묵만 흘렀고 파도 소리만 그의 귓가에서 울려 퍼졌다.갑자기 ‘쿵’ 하는 굉음이 울렸다. 윤정재는 황급히 몸을 피했지만, 운전석에서 뛰쳐나온 두 사람은 총으로 그를 겨누었다.그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저 둘은 최진혁의 부하다!“윤 회장님.”한 사람이 차갑게 말했다.“여기 일은 회장님께서 상관할 일이 아니니 참견하지 마세요!”“너희들 지금 여기서 뭐 하려고?”윤정재가 목소리를 높이고 말했다.“왜 이 배에 타고 있는 거야!”오늘은 배씨 가문의 음악회이고 이 요트는 배경원의 것이다.그런데 최진혁의 부하가 나타났다!“최진혁이 배경원의 땅에서 일을 벌이려고 하는구나!”윤정재가 냉소했다.“눈엣가시 같은 사람을 없애버리는 것은 물론 죄명을 배씨 가문에 뒤집어씌우려 하는 거야! 정말 일석이조의 좋은 계략이네!”“윤 회장님, 말씀드렸듯이 당신과는 상관없는 일입니다!”“너희가 최연준을 건드리려면 먼저 나랑 붙어!”윤정재는 나이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민첩한 몸놀림으로 한 사람의 손에 있던 총을 발로 차 떨어뜨렸다.다른 한 사람은 크게 놀라서 총을 들어 그를 쐈는데, 윤정재가 옆으로 비켜서는 바람에 총알이 난간에 맞았다. ‘핑’ 하고 날카로운 소리가 나면서 불꽃이
“네가 말하지 않으면 내가 모를 줄 알아? 이 세상에서 나를 죽이고 싶어 하는 사람은 그 몇 명뿐인데!”“셋째 도련님.”그 사람은 얼굴이 창백하고 입가에 서늘한 웃음을 띠었다.“누가 나를 보냈는지 알고 싶어요?”그는 피투성이가 된 손가락을 들어 윤정재를 가리켰다.“헛소리하지 마!”윤정재는 크게 노했다.“너는 최진혁이 보낸 사람이야!”그 사람은 웃으며 중상을 입은 다리를 끌고 바닷속으로 뛰어 들어가 망망대해 속으로 사라졌다.강서연은 혼비백산하여 몸을 떨며 뒤에서 걸어 나왔다.최연준은 그녀를 품에 꼭 안았다.“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갑판 위의 큼지막한 핏자국은 아찔했고, 윤정재의 얼굴에 난 상처도 무서웠다.강서연은 입술을 깨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윤정재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저 두 사람은 최진혁의 부하예요. 제가 전에 저들을 본 적이 있어요. 그런데 배씨 가문에 어떻게 들어왔고 어떻게 이 요트에 탔는지는 모르겠어요. 방금 제가 저들을 발견했을 때, 저들은 조종실에서 나왔어요...”윤정재는 갑자기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몹시 놀라 했다.“저들이 조종실로 가서 항로를 바꿨나 봐요!”최연준과 강서연은 사방을 둘러보았다.요트는 이미 유람선에서 멀어졌다.그들은 재빨리 조종실로 이동해서 확인했지만, 화면에는 요트가 항로 이탈이라고 떴다. 최연준은 곧바로 배경원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무전기가 먹통이고 핸드폰도 신호가 잡히지 않았다. 요트는 바다 위에 떠 있는 외딴섬처럼 고립돼 있었다.“연준 씨. 바다 위에 안개가 자욱해요,”강서연이 깜짝 놀랐다.최연준과 윤정재가 동시에 눈을 들어 바라봤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맑았던 하늘이 어두워지기 시작했고, 하늘 끝에는 먹구름이 깔려있어 언제든지 폭풍우가 몰아칠 것만 같았다.최근에 날씨가 많이 변덕스러웠다.강서연은 최연준의 손을 꼭 잡고 있었다. 그녀는 긴장했지만, 그가 걱정하지 않게 하려 애를 썼다.요트는 점점 더 심하게 항로를 이탈했고 배씨 가문과 완전히 연락이 끊겼다
강서연은 차가운 바닷물 속으로 떨어졌다.그녀는 자신이 어둠에 둘러싸여 있다는 것을 느꼈고, 아무리 힘을 써도 이 차갑고 짠 바닷물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그녀는 소리를 지르고 싶었지만, 코와 입이 바닷물에 꽉 막혀 숨 막히는 절망감이 가슴을 타고 올라오고 있었다...어둠 속에서 누군가가 그녀의 손을 잡았다.그녀는 최연준인 줄 알고 그 손을 꼭 붙잡았다. 그러나 그 사람의 손은 최연준만큼 크지는 않았지만 힘은 있었다... 강서연의 머릿속은 새하얘졌고 황홀한 가운데 누군가가 끊임없이 그녀를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서연아. 서연아.”그녀는 격렬하게 기침하더니 바닷물을 토해냈고, 그제야 천천히 깨어났다.눈에 들어온 것은 초조한 두 사람의 얼굴이다.“드디어 깨어났구나!”최연준은 조심스럽게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강서연은 자신이 모래사장에 누워 있는 것을 발견했다.폭풍우는 지나갔다. 해는 다시 떴고 수면은 반짝반짝 빛이 나면서 매우 평온했다. 눈에 들어온 것은 전부 낯선 광경이었다.“여기가... 어디예요?”강서연은 멍하니 있었다.그녀는 최연준의 초췌한 모습을 보았고, 옆에 있는 윤정재도 나을 것이 없었다.강서연은 생각에 잠겨 그 전의 광경을 떠올리며 다시 가슴이 두근거렸다.“이제 안전한 거예요?”그녀는 최연준을 잡고 물었다.“우리 집에 갈 수 있는 거예요?”“서연아.”최연준은 그녀를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말을 했다.“우리가... 한동안 집에 못 갈 것 같아.”“왜요?”“보트가 항로를 이탈해서 풍랑에 떠밀려 이곳으로 왔어요.”윤정재가 설명했다.“그런데 이곳은 우리가 전혀 모르는 곳이에요.”강서연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 같았고 헤어 나올 수 없는 구렁텅이에 빠진 것 같았다.“서연아, 겁내지 마.” 최연준이 그녀를 안고 위로해 줬다.“지금 연락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어. 이렇게 큰일이 벌어졌는데 배씨 가문도 가만히 있지 않을 거고, 최씨 가문에서도 사람을 보내 우리를 찾을 거야.”“하지만 누가 우리를
“괜찮아요.”윤정재가 일어나서 말했다.“저는 심하게 다치지 않았어요. 그리고 제가 의사라 이런 문제는 혼자서도 잘 처리할 수 있어요.”이어서 그들은 흩어져서 행동했다.역시 선창 아래에 있는 창고에서 적지 않은 식재료를 발견했다.침실에 있는 이불은 모두 새것이고 주방에도 많은 생필품이 갖춰져 있다.강서연은 서랍 안에서 건빵과 인스턴트 식품도 발견했다.“보트가 작더라도 모두 갖추고 있군요!”그녀가 웃으며 말했다.“이제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최연준은 주위를 둘러보고 말했다.“전기가 없는 것 같은데.”그때 조종실에서 소리가 났다.두 사람은 빠르게 소리를 따라가 보니 윤정재가 설명서를 들고 연구하고 있었다. 그가 어떤 버튼을 누르자 뚝 소리와 함께 선실 안의 불이 깜빡였다.“이것은 회로를 컨트롤하는 거예요.”윤정재는 그들을 보며 말했다.“요트 안에 아직 전기가 좀 남아 있는 것 같은데, 잔량이 많지는 않아요. 평소에 아껴 쓰면 한동안은 쓸 수 있을 것이에요.”강서연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약상자를 뒤졌다.최연준은 따라 나가지 않고 윤정재를 돌아보았다.“윤 회장님.”그는 낮은 소리로 말했다.“이제 우리는 정말 한배를 탄 사람이네요.”윤정재는 그를 힐끗 보더니 소리 없이 동의했다.“당신이 저를 구해준 거에 대해 저는 감사해하고 있습니다.”최연준은 그를 보며 말했다.“어떤 원한이 남아 있어도 이제는 놓아 주시길 바랍니다.”“흥.”윤정재는 냉소를 지었다. “당신이 그 아이만 잘 보살펴 준다면 나는 당신과 아무런 원한도 없어요.”최연준은 실눈을 뜨고 의심한 듯 물었다.“윤 회장님은 서연이에게 관심이 많은 것 같은데요?”윤정재는 대꾸하지 않고 갑판으로 올라가 먼바다를 바라보았다.“최연준 씨.”그는 낮은 소리로 말했다.“여기선 핸드폰 신호도 안 터지는데 그들이 저희를 찾는 데 얼마나 걸릴 것 같아요?”“저는 최씨 가문을 믿지 않아요.”최연준은 담담하게 웃었다.“삼촌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시간을 끌 것이에요.”
최연준은 당황해하며 말했다.“회장님, 이것까지... 관여한다고요?”“왜요? 내가 상관할 수 없는 건가요?”윤정재가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나는...”그는 말하다 말고 입을 다물었다.윤정재는 가볍게 기침을 두 번 하고 계속 얘기했다.“두 분 아직 결혼도 안 했잖아요? 결혼도 안 했는데 한방 쓰면 어떡해요!”최연준은 그를 노려보았다.윤정재도 자기 마음을 잘 모르겠다. 어떤 때는 최연준이 눈에 들기는 했지만 대부분 시간에는 눈에 거슬렸다.그가 눈에 들어오는 것도 강서연 덕분이다.“연준 씨, 빨리 와서 보세요!”강서연이 앞으로 달려가 신나게 손을 흔들며 불렀다.“왜 그래?”“이게 산천이죠? 산에서 흘러 내려온 것 같은데요.”강서연은 웃으며 말했다.“이렇게 보니 이곳에는 담수가 있네요!”최연준도 같이 웃으며 주위를 자세히 살피더니 나무 아래로 갔다.“왜 그래요?”“오성에도 이런 나무가 있어서...”그는 잠깐 생각에 잠겼다.“그러고 보니 여기는 오성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인 것 같아. 경원이가 곧 이곳을 찾을 수 있을 거야.”“네.”윤정재는 고개를 끄덕였다.“여기는 오성의 기후와도 매우 비슷해요. 제가 오성의 지도를 봤었는데 그 옆에 개발되지 않은 작은 섬이 몇 개 있긴 했어요. 우리가 그 섬 중에 있을 가능성이 상당히 커요!”최연준은 그와 눈을 마주쳤고 그의 눈빛에서 약간의 희망이 엿보였다.그들은 더 자신이 생겼고, 선실로 돌아와 구조를 기다리는 동안 해야 할 일을 의논했다.시간을 볼 수가 없어 강서연은 하루가 지날 때마다 책상에 선을 하나씩 새기자고 제안했다.배에 생필품이 충족해서 햇빛이 좋을 때 이불들을 가져다 햇볕에 말렸다.그들은 필요할 때를 제외하고는 전기를 사용하지 않았다.강서연은 최대한 음식을 맛있게 만들려고 노력했다.그렇게 사흘이 지나갔다.차가운 밤바람을 맞으며 윤정재는 갑판에 앉아 먼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고즈넉한 분위기에 달빛이 유난히 부드러웠다. 윤정재는 이런 달을 본 지 오래된 듯하다.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