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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0화

그러나 그 사람은 윤아의 의도를 눈치챈 듯 비명을 지르기 전에 손을 뻗어 입을 막았다.

“흡.”

윤아의 외침은 순식간에 신음으로 변했다.

방 안은 불을 켜지 않아 어두웠다. 게다가 윤아가 들어온 후 방문이 닫혀버렸다. 창밖에서 들어오는 미약한 불빛을 빌어서야만 커다란 사람의 그림자를 볼 수 있었다.

윤아는 상대방이 누구인지 알 수 없었고, 손과 발이 묶여서 상대방이 그녀의 입술을 가리고 있던 손을 치울 때까지 움직일 수 없었다.

윤아는 손을 치운 틈을 타 소리를 내려고 했지만 눈앞의 사람이 빠르게 몸을 숙여 먼저 입을 맞추었다.

거친 호흡과 뜨거운 기운이 윤아의 얼굴을 덮쳤다. 윤아도 마침내 상대방의 향기를 분명히 맡았다.

이것은...

윤아가 의아해하며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상대방은 더 깊이 들어와 뜨겁게 키스했다.

두 사람의 숨결이 뒤엉키고 방안엔 서로의 냄새로 가득했다.

심지어 윤아는 진한 담배 냄새까지 맡았다.

수현 씨가... 담배를 피웠던가?

한 번도 안 피웠던 것 같은데, 뭐지?

입술이 쓰라린 윤아는 정신을 차렸다. 그러자 윤아를 문에 밀치고 있던 사람이 나지막이 말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딴생각하고 있어? 그 사람 생각하는 거야?”

‘그 사람이 누구지?’

윤아는 한참 동안 넋을 잃고 있었다. 상대방의 입술이 다시 입술에 닿아서야 누구를 가리키는 것인지 깨달았다.

다만 너무 늦게 알아채 수현의 질문에 대답할 기회가 없었다. 키스는 점점 더 격렬하고 거칠어졌으며 점점 더 깊숙이 들어왔다.

마지막에 윤아의 목은 한계까지 젖혀진 채 수현의 폭풍 키스를 고스란히 받아들였다.

“음...”

윤아는 숨 막히는 느낌에 무의식적으로 웅얼거리며 손을 뻗어 수현의 가슴을 밀쳤다.

하지만 앞에 있는 사람은 키스가 부족한 듯 아예 윤아의 손목을 등 뒤로 끌어당겨 자기 허리를 감쌌다.

윤아는 어쩔 수 없이 수현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키스는 계속됐고, 열기는 계속 올랐다.

키스가 끝난 후, 윤아는 고막에 물이 들어간 것처럼 윙윙 울렸고 머릿속도 완전히 멍해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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