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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8화

비록 어떻게든 윤아를 찾았을 거지만 일어나지 않은 일을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됐어.”

윤아가 아랫입술을 깨물며 말을 더 하려고 했다. 그러자 수현의 커다란 손이 윤아의 가녀린 허리를 감싸안았다.

“그만 생각해, 내가 남기로 선택했으면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것을 의미해.”

“하지만... 이 일들은 원래 당신이 해야 할 일이 아니잖아.”

“윤아야.”

수현은 나지막이 윤아의 이름을 불렀다.

“해야 할 것, 말아야 할 것 같은 건 없어. 그저 마음에서 우러러나오는지 하는 문제야.”

“내가 남는 게 정말 미안하다면 귀국한 후에 나에 대한 태도를 바꿔주는 건 어때?”

윤아는 수현이 호칭 문제를 말한다는 것을 바로 알았다.

수현은 두 아이가 자신을 ‘고독현 밤' 아저씨가 아닌 아빠라고 부르기를 원했다.

그렇다면, 수현이 이렇게 많은 일을 한 것은 다 이 작은 소망을 이루기 위해서였던 걸까?

수현의 말에 윤아는 멈칫했다.

“당신이 애들한테 말 안 할 거야?”

수현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윤아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한참 뒤에야 수현이 입을 열었다.

“이번에는 안 만날래. 다음에 만날 거야. 다음에 다시 만날 때 당신이 내 소원을 들어줘서 아이들이 더 이상 날 고독현 밤 아저씨라고 안 부르기를 바라.”

아이들이 뭐라고 불러야 할지, 수현이 원하는 것은 이미 분명했다.

“가.”

윤아가 더 생각할 겨를도 없이 수현에게 떠밀려 방으로 정리하러 들어갔다.

그리고 수현은 헤어져야 한다는 생각에 슬펐는지 곁에 머물지 않고 곧바로 자리를 떠났다.

커다란 방에 홀로 남겨진 윤아는 텅 빈 방을 둘러보았다. 수현이 자신과 함께 돌아가지 않고 이곳에 남아 진우진을 찾으려 한다는 생각에 점점 쓸쓸해졌다.

...

귀국한다는 말을 들은 두 아이는 기쁨에 환호했다. 집에 돌아가면 앨리스 이모를 만나러 갈거라고, 학교도 그리웠다고 조잘조잘 말했다.

저녁 9시 항공편이라 출발까지 4시간 남았다.

저녁은 늘 그렇듯 다 함께 먹기로 했는데 윤아와 아이들이 아래층으로 내려갔을 때 수현은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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