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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6화

“훈이는 아저씨가 너랑 윤이의 아빠로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수현은 훈이가 원하느냐가 아니라 본인의 자격이 충분한지 물었다.

나이는 어리지만, 똑똑한 훈이는 곧 수현의 말뜻을 이해했다. 한참 동안 멍해 있던 훈이가 대답했다

“그건... 엄마가 동의하시는지 봐야죠.”

“아저씨의 뜻은, 엄마가 아니라 너 자신만 볼 때 아저씨가 너랑 윤이의 아빠 자격이 된다고 생각하는지 물어본 거야. 아저씨는 네 가장 솔직한 생각이 궁금해.”

훈이는 말이 없었다.

“두려워하지 마.”

수현은 훈이의 어깨에 큰 손을 얹으며 모처럼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진심을 말하면 돼.”

비록 그동안 고독현 밤 아저씨가 많은 것을 해주고 항상 라이브까지 보러 오곤 했지만 훈이가 하려는 말은 아마 수현의 기분을 상하게 할 것이다.

‘고독현 밤'이라는 이름은 두 어린아이에게 큰 힘을 가지고 있었다. 예를 들어 낯선 사람, 설령 그들의 친아빠라고 할지라도, 만약 ‘고독현 밤'이라는 타이틀이 없다면, 아이들이 그렇게 빨리 이 사람을 받아들일 수 있었을까?

아니, 큰 거리감이 있었을 것이다.

거리감이란, 아주 치명적인 것이고 습관은 많은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다.

마치 두 아이가 매번 라이브 때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고독현 밤이라는 남자가 달려와 그들의 라이브를 보고 선물을 주는 것에 익숙해진 것처럼.

아이들은 이미 생활에 고독현 밤이라는 존재가 있는 것에 익숙해졌다.

그래서 당시 수현이 고독현 밤이라는 이름으로 나타나자마자 순식간에 두 녀석의 마음속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위치를 차지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쳐도...

훈이는 그래도 고개를 가로저었다.

“고독현 밤 아저씨, 솔직하게 말하면 안 돼요.”

답은 수현의 예상대로였다.

훈이가 안 된다고 말 할 것을 예상한 듯 수현의 마음속에는 실망이나 다른 감정이 들지 않았다. 그저 훈이를 담담히 바라보며 평온한 표정으로 물었다.

“아저씨가 뭘 더 해야 하는지 말해줄 수 있어?”

그 말은 들은 훈이는 수현을 바라보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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