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마음이라면...만약 자신이 선우 아저씨를 더 좋아한다고 말한다면, 그땐...이런 생각에 훈이는 직접적으로 말했다.“선우 아저씨가 저희랑 함께한 시간이 더 길어요.”그 말에 수현은 숨이 막혔다. “그래서...”“그런데 고독현 밤 아저씨는 라이브에 자주 오시고 별풍선도 많이 줬어요.”이 말 한마디에 수현의 가라앉은 마음이 다시 들떴다.원래 수현의 생각대로라면 훈이가 자신의 희망을 없앨 것이라고 생각했다. 뜻밖에도 훈이의 말은 또 바뀌어, 수현의 애간장을 태웠다. “그래서?”수현은 긴장된 마음으로 물었다. 자신이 한 아이의 생각에 이렇게 신경을 쓸 날이 올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지금 아이가 자신을 선택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선택할까 봐 두려웠다.“그래서...”훈이는 일부러 말끝을 길게 늘어뜨렸다. 수현의 호흡이 거칠어지는 것을 보고 재미있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말했다. “그래서 고독현 밤 아저씨랑 선우 아저씨는 무승부예요.”무승부?수현이 어리둥절했다.“무승부라니?”“고독현 밤 아저씨, 선우 아저씨한테 질 것 같았어요?”수현은 입술을 살짝 틀어 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확실히 자신이 질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여하간에 그의 부재는 많았으니까.곁에 함께 있는 것만큼 상대의 마음을 울리는 일은 없었다. 수현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훈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네가 이렇게 말해줘서 아저씨는 너무 기뻐.”말을 마치자마자 윤이를 데리고 옷 구경을 마친 윤아가 걸어 나와서 대화가 끊겼다. 무승부, 이는 머지않아 두 녀석 마음속 선우의 위치를 넘어설 수 있다는 증거이기도 했기에 현재로서는 수현이 매우 만족하는 결과다.갑자기 그동안 계속 아이들의 라이브를 보려 달려간 자신을 칭찬하고 싶었다....오후가 되자 윤아는 여권, 신분증 등 서류 준비가 끝나서 언제든지 티켓을 살 수 있고 귀국 준비를 할 수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하지만 여전히 우진의 소식이 없었다. 선우도 다쳐서 이대로 가버리기엔 윤아 본인도 내키지
비록 어떻게든 윤아를 찾았을 거지만 일어나지 않은 일을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됐어.”윤아가 아랫입술을 깨물며 말을 더 하려고 했다. 그러자 수현의 커다란 손이 윤아의 가녀린 허리를 감싸안았다. “그만 생각해, 내가 남기로 선택했으면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것을 의미해.”“하지만... 이 일들은 원래 당신이 해야 할 일이 아니잖아.”“윤아야.”수현은 나지막이 윤아의 이름을 불렀다.“해야 할 것, 말아야 할 것 같은 건 없어. 그저 마음에서 우러러나오는지 하는 문제야.”“내가 남는 게 정말 미안하다면 귀국한 후에 나에 대한 태도를 바꿔주는 건 어때?”윤아는 수현이 호칭 문제를 말한다는 것을 바로 알았다. 수현은 두 아이가 자신을 ‘고독현 밤' 아저씨가 아닌 아빠라고 부르기를 원했다.그렇다면, 수현이 이렇게 많은 일을 한 것은 다 이 작은 소망을 이루기 위해서였던 걸까?수현의 말에 윤아는 멈칫했다. “당신이 애들한테 말 안 할 거야?”수현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윤아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한참 뒤에야 수현이 입을 열었다. “이번에는 안 만날래. 다음에 만날 거야. 다음에 다시 만날 때 당신이 내 소원을 들어줘서 아이들이 더 이상 날 고독현 밤 아저씨라고 안 부르기를 바라.”아이들이 뭐라고 불러야 할지, 수현이 원하는 것은 이미 분명했다.“가.”윤아가 더 생각할 겨를도 없이 수현에게 떠밀려 방으로 정리하러 들어갔다. 그리고 수현은 헤어져야 한다는 생각에 슬펐는지 곁에 머물지 않고 곧바로 자리를 떠났다.커다란 방에 홀로 남겨진 윤아는 텅 빈 방을 둘러보았다. 수현이 자신과 함께 돌아가지 않고 이곳에 남아 진우진을 찾으려 한다는 생각에 점점 쓸쓸해졌다....귀국한다는 말을 들은 두 아이는 기쁨에 환호했다. 집에 돌아가면 앨리스 이모를 만나러 갈거라고, 학교도 그리웠다고 조잘조잘 말했다. 저녁 9시 항공편이라 출발까지 4시간 남았다. 저녁은 늘 그렇듯 다 함께 먹기로 했는데 윤아와 아이들이 아래층으로 내려갔을 때 수현은 없었
저녁 식사는 윤아가 예상한 대로 흘러갔다. 그들이 식사를 거의 끝내고, 음식이 다 식을 때까지 기다렸으나 여전히 수현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공항에 출발하기까지는 아직 한 시간이 남았다. 윤아는 두 아이를 데리고 방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궁금증을 참지 못한 윤이가 물었다.“엄마, 고독현 밤 아저씨는요? 언제 돌아와요?”윤아는 민재가 대답했던 것처럼 윤이에게 말했다. “엄마도 민재 아저씨처럼 잘 몰라. 엄마에게 어디 갔는지 말하지 않아서 엄마도 언제 돌아오는지 모른단다.”윤아의 대답에 윤이는 짧게 대답하더니 고민하는 듯 눈살을 찌푸렸다.“그럼 엄마, 고독현 밤 아저씨가 우리 공항 갈 때까지 안 들어오시는 거 아니죠? 그럼 오늘 아저씨를 못 보는 거 아니에요?”두 아이가 큰 기대를 하는 것을 원치 않았던 윤아는 솔직하게 말했다. “음, 그럴지도 모르지. 아저씨가 할 일이 많으셔서 다 해결되면 나중에 우리를 찾아올 거야.”이렇게 말하면 아이들이 비행기를 타기 전까지 수현을 다시 만날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품지 않을 거로 생각했다.기대를 하지 않으면 실망의 감정도 느끼지 못할 것이다.역시나 윤아의 설득에 넘어간 윤이는 더 이상 이 일을 묻지 않았다. 한 시간 후, 민재가 문을 두드렸다. “윤아 씨, 공항으로 출발할 시간이에요.”공항과 거리가 멀어서 길이 막힐까 봐 미리 출발해야 했다. 민재의 부름을 들은 윤아가 대답했다.“금방 갈게요.”대답 후 윤아는 캐리어를 챙기고 두 아이를 불렀다.“가자.”두 아이는 자신의 미니 캐리어를 끌고 윤아의 뒤를 따랐다.문이 열리자마자 민재가 앞으로 나와 윤아와 두 아이의 캐리어를 가져갔다.특별한 행동이 아니었는데 윤아는 순간적으로 우진이 자신을 도와줬던 일을 떠올렸다.전에 외출할 때 우진이 함께하면 늘 윤아와 아이들의 캐리어를 모두 들어줬다. 벌써 며칠이 지났다. 지금 우진은... 대체 어떻게 되었을까.떠날 때까지 우진의 소식을 듣지 못할 줄은 몰랐다. 진우진이 무사하길 바랐다. 적어도..
그러나 그 사람은 윤아의 의도를 눈치챈 듯 비명을 지르기 전에 손을 뻗어 입을 막았다.“흡.”윤아의 외침은 순식간에 신음으로 변했다. 방 안은 불을 켜지 않아 어두웠다. 게다가 윤아가 들어온 후 방문이 닫혀버렸다. 창밖에서 들어오는 미약한 불빛을 빌어서야만 커다란 사람의 그림자를 볼 수 있었다. 윤아는 상대방이 누구인지 알 수 없었고, 손과 발이 묶여서 상대방이 그녀의 입술을 가리고 있던 손을 치울 때까지 움직일 수 없었다.윤아는 손을 치운 틈을 타 소리를 내려고 했지만 눈앞의 사람이 빠르게 몸을 숙여 먼저 입을 맞추었다.거친 호흡과 뜨거운 기운이 윤아의 얼굴을 덮쳤다. 윤아도 마침내 상대방의 향기를 분명히 맡았다. 이것은...윤아가 의아해하며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상대방은 더 깊이 들어와 뜨겁게 키스했다.두 사람의 숨결이 뒤엉키고 방안엔 서로의 냄새로 가득했다. 심지어 윤아는 진한 담배 냄새까지 맡았다.수현 씨가... 담배를 피웠던가?한 번도 안 피웠던 것 같은데, 뭐지?입술이 쓰라린 윤아는 정신을 차렸다. 그러자 윤아를 문에 밀치고 있던 사람이 나지막이 말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딴생각하고 있어? 그 사람 생각하는 거야?”‘그 사람이 누구지?’윤아는 한참 동안 넋을 잃고 있었다. 상대방의 입술이 다시 입술에 닿아서야 누구를 가리키는 것인지 깨달았다. 다만 너무 늦게 알아채 수현의 질문에 대답할 기회가 없었다. 키스는 점점 더 격렬하고 거칠어졌으며 점점 더 깊숙이 들어왔다. 마지막에 윤아의 목은 한계까지 젖혀진 채 수현의 폭풍 키스를 고스란히 받아들였다. “음...”윤아는 숨 막히는 느낌에 무의식적으로 웅얼거리며 손을 뻗어 수현의 가슴을 밀쳤다. 하지만 앞에 있는 사람은 키스가 부족한 듯 아예 윤아의 손목을 등 뒤로 끌어당겨 자기 허리를 감쌌다.윤아는 어쩔 수 없이 수현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키스는 계속됐고, 열기는 계속 올랐다.키스가 끝난 후, 윤아는 고막에 물이 들어간 것처럼 윙윙 울렸고 머릿속도 완전히 멍해졌
“가기 전에 윤이와 훈이가 언제 너를 만날 수 있냐고 물었어.”윤아는 수현의 품에 안겨 작은 소리로 말했다.“응.”수현은 한마디 대꾸 후 계속 말했다. “아이들은 안 만날래.”수현의 품에서 고개를 든 윤아는 의아한 듯 물었다. “왜? 날 만나러 왔으니 겸사겸사 애들도 만나지 그래?”수현은 고개를 숙이고 윤아를 진지하게 바라본 후 붉은 입술에 살짝 입을 맞췄다.“돌아가서 만날래. 하지만 그때는... 아이들이 날 다시 만났을 때 호칭을 고쳤으면 좋겠어. 그래줄 거지?”윤아는 아랫입술을 깨물며 말을 잇지 못했다.“혹시 싫은 거야?”수현은 다정하게 윤아의 이마를 어루만지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렇게 오랫동안 키스하게 놔뒀으면서 왜 아직도 싫은 거야?”원래 수현은 자신이 이선우와 경쟁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조금 질투가 났다. 그런데 키스할 때 윤아가 자신에게 응답하고 의존하는 것이 느껴져 질투심이 눈 녹듯 사라졌다. 이제 이쪽 일을 다 처리하고 돌아가면 네 식구가 함께 살 수 있다는 생각에 수현은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돌아가면 어머니와 아버지도 계실 텐데 그때 부모님이랑 먼저 만나보는게 어때?”윤아는 말이 없었다.윤아가 대답하지 않자, 수현은 어느 정도 수그러들었다.“물론 당신이 원치 않다면 그냥 못들은 거로 해. 부모님께는 말하지 않을 거야.”수현은 윤아가 항상 누군가가 아이를 뺏을까 봐 걱정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다. 만약 윤아가 동의하지 않는다면 수현은 윤아를 걱정시키는 일을 하지 않을 것이다.윤아가 잠시 머뭇거리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수현은 이미 먼저 꼬리를 내리고 그녀에게 미움을 살까 봐 눈치를 살폈다.예전과 달리 비굴한 반응에 윤아는 속으로 푸념했다.윤아는 그제야 입을 열었다.“내가 말했어?”“어?”“난 아무 말도 안 했는데 왜 이렇게 성급하게 나 대신 결론을 내?”이 일을 언급할 때면 수현은 완전히 다른 사람 같았다. 예전에 윤아와 함께 지내고, 키스할 때처럼 담담하고 주도권이 있는 모습은 전혀
세 사람이 마침 방문 앞까지 다가와 목소리가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윤아의 귀에 또렷이 들려왔다.윤아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고개를 돌려 수현을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이제 나가야겠어. 아니면...”수현이 몸을 숙여 다가가자 윤아는 말을 멈췄다.수현의 뜨거운 숨결이 윤아의 얼굴에 닿았고 곧바로 윤아를 감쌌다. 얇은 입술이 윤아의 입가에 닿더니 쉰 목소리가 들려왔다.“키스 한 번 더 해.”말이 끝나자마자 윤아가 반응하기도 전에 또다시 키스했다. “흡.”윤아는 다시 입을 맞추는 수현을 미처 밀쳐내지 못한 채 무의식적으로 소리를 냈다.그러다 문밖의 사람에게 들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얼른 목구멍으로 소리를 삼켰다. 그녀는 당황한 기색으로 손을 뻗어 수현의 가슴을 막았다.아이들과 이민재가 찾아왔을 때 이런 짓을 하다니, 정말 간이 배 밖으로 나왔네...밖에 있는 아이들이 소리를 들을까 봐 윤아는 몸부림도 칠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나중에 들긴다면 엄청 민망해 죽을 것 같았다.“민재 아저씨, 엄마 어디 갔어요?”경계심이 강한 민재는 혹시 윤아가 사라진 것이 선우와 관련이 있지 않을까 짐작하며 둘러보던 중 갑자기 굳게 닫힌 방문이 보였다. 이윽고 무슨 생각이 난 듯 민재는 두 아이에게 대뜸 말했다.“엄마가 깜박하고 두고 온 물건이 있어서 가지러 갔나 봐. 우리 먼저 캐리어를 가지고 밖에 나가서 엄마를 기다리자.”그런데 윤이가 집요하게 물었다.“엄마가 뭘 가지러 갔어요? 우리가 도와주러 갈까요?”“아니야. 엄마가 물건 가지는데 네 도움이 필요하겠어? 얼른 가자. 우리 밖에 나가서 기다리자.”말을 하면서 민재는 윤이가 번복할까 봐 얼른 손을 뻗어 윤이를 품에 안고 밖으로 나갔다.그리고 방 안의 윤아는 수현에게 키스를 당하면서도 문밖의 상황에 정신이 쏠려 키스에 그다지 집중하지 않았다. 문밖의 사람들이 떠나고 나서야 윤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몸의 긴장이 풀렸다.수현이 허리를 살짝 꼬집자 윤아는 정신이 번쩍 들어 눈앞의 사람을 쳐
올 때와 돌아갈 때의 기분은 완전히 다르지만, 모두 좋은 편은 아니었다.그나마 다행인 것은 올 때나 갈 때나 두 아이가 곁에 있다는 것이다.수현의 소식을 접한 민재는 비행기에 오르기 전에 두 아이에 대한 모든 일을 태범과선희에게 전했다.태범 부부는 이 사실을 알고 한참 동안 놀라움에 말을 잃었다가 끝내 입을 열었다.“바로 돌아갈게요. 몇 시 비행기에요? 마중 나갈게요.”민재에게 태범 부부가 한 말을 전해 들은 윤아는 약간 민망했다. 그도 그럴 것이 윤아도 태범 부부와 오랫동안 만나지 않았다. 5년 동안 떠나있다가 다시 만나서 어떤 이야기를 나눠야 할지 몰랐다.민재는 윤아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그저 윤아의 표정을 보고 추측할 뿐이다. 달가운 것 같지 않은 것이 분명해 조심스럽게 물었다.“윤아 씨. 불편하거나 걱정이 되면 언제든지 말씀해 주세요. 저희 대표님께서 이 일은 언제든지 그만둬도 된다고 하셨어요.”민재의 말을 들은 윤아는 의아한 표정으로 민재를 바라보았다.“언제든지 그만둬요?”민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두 분께 다 말씀드리지 않았어요?”말하기 전에는 상관없지만 이미 모든 것을 말했는데 어떻게 그만 두겠는가? 공공연히 사람을 실망할 수 없는 노릇이지 않은가?“맞아요.”민재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저희 대표님은 모든 것이 윤아 씨의 뜻에 따라야 한다고 하셨어요. 모든 결정권은 윤아 씨에게 있으니 만약 윤아 씨가 걱정되거나 불편하시면 언제든지 그만두면 돼요. 뒷일은 제가 다 처리할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윤아는 수현이 말한 것들이 모두 진심일 줄은 몰랐다.그러자 윤아는 붉은 입술에 미소를 머금고 담담하게 웃었다.“불편한 것은 없어요. 단지 마지막으로 만난 것이 5년 전이어서 지금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 모르겠어요.”예상 밖의 대답에 민재는 수현 대신 기뻐하며 얼른 윤아를 위로했다. “윤아 씨, 안심하세요. 전에 제가 진 사모님이랑 통화했을 때 윤아 씨를 엄청 걱정하고 많은 것을 물어보셨어
“좋아요.”윤이는 기쁜 듯 손을 뻗어 윤아를 안고 싶었다. 하지만 비행기 안에서 두 사람 모두 안전벨트를 매고 있었기 때문에 안을 수 없어서 윤아는 손을 잡으며 윤이의 기쁨을 받아주었다.“엄마, 그럼 고독현 밤 아저씨는 알아요?”수현이 알고 있을까?윤아는 눈웃음을 지으며 온화하게 웃었다. 귀국할 때쯤이면 알겠지?“나중에 알게 될 거야.”“그럼 엄마,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친근하신 분들이세요? 고독현 밤 아저씨의 아버지와 어머니예요?”“응, 고독현 밤 아저씨의 아버지와 어머니야. 모두 따뜻하고 친근하신 분들이니 걱정하지 않아도 돼. 그분들은...”잠시 머뭇거리다가 윤아가 말을 이었다. “그분들은 너희 친할아버지와 친할머니야.”그러자 윤이는 놀라서 눈이 휘둥그레했다. “친할아버지와 친할머니?”“응.”윤아는 윤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훈이도 바라봤다. “윤이랑 훈이는 엄마가 한 말을 이해했어? 고독현 밤 아저씨가 너희 친아빠야.”이해한 훈이는 빠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반면 윤이는 한참을 생각하다가 문득 깨달은 듯 두 눈이 커졌다. “하지만 엄마, 전에 윤이랑 훈이 아빠는 이미 돌아가셨다고 말했잖아요...”윤아는 말문이 막혔고 옆에서 엿듣던 민재도 난처했다. ‘이게 무슨 일이야.’ 민재가 여기에 없으면 두 아이에게 어찌저찌 설명하겠는데 지금 민재가 옆에 있으니 윤아도 조금 난처했다...‘어쩔 수 없네. 5년 전에 내가 수현 씨랑 재결합할 줄 어떻게 알았겠어?'당시에는 윤아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일이어서 자신의 마음이 이끄는 대로 말했다. 윤아는 빙긋 웃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응. 지금 다시 부활했어.”옆에 있던 민재의 입꼬리가 살짝 떨렸다. 윤아에게 너무 황당하다고 말하고 싶었다. 죽으면 죽었지, 이제 와서 부활했다니.윤아의 말에 아이들도 어리둥절한 게 분명했다. 아이들이 자기를 물끄러미 쳐다보자 윤아는 피식 웃으며 두 녀석의 콧등을 쓸어내렸다. “엄마가 너희들한테 장난친 거야, 그걸 믿어?”이에 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