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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화

진수현 얘기에 윤아는 어젯밤 술집에서의 화면이 불현듯 떠올랐다.

‘어디 갔지?’

당연히 강소영이 데려갔을 거다. 지금까지 어르신을 뵈러 나타나지 않은 것을 보아 어젯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뭘 했는지 윤아는 선명히 알 것 같았다.

윤아는 속이 뒤틀렸다. 하지만 선월 앞에서 티를 낼 수는 없기에 들키지 않을만한 좋은 변명거리를 생각해냈다.

“그이는 어제 밤을 새워서요. 오늘 못 일어났어요.”

생각해보니 이 말도 사실이다. 어젯밤 밤을 새운 건 맞으니까. 하지만 밤을 새우며 뭘 했는지는 알 수 없다.

선월은 그 말을 듣더니 한심스럽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 나이 먹고 아직도 밤을 새운다니.”

윤아는 그저 웃었다.

선월은 윤아의 성깔 좋은 모양새를 보더니 한숨을 푹 내쉬었다.

“너나 되니까 그놈 성질을 받아주는 거지.”

“아니에요.”

윤아는 고개를 푹 숙이고는 작게 말했다. 윤아는 화제를 돌리려 휠체어를 타고 정원을 산책할 것을 제의했고 선월도 동의했다.

간호사분이 휠체어를 밀고 와 선월을 부축해 태웠다.

사실 선월의 다리는 큰 문제는 없었지만 장시간 걷는 데는 무리가 있어 그저 방에서 몇 걸음 정도 걷는 것만 가능했다. 윤아는 익숙한 듯 서랍에서 걸칠 담요와 외투를 꺼내 선월의 몸에 덮어주고 나서야 휠체어를 밀고 밖으로 나갔다.

선월은 만족한 듯 보들보들한 담요를 몸에 둘렀다.

“촉감이 편안하니 참 좋네. 나 젊을 때는 이런 소재는 무겁다고 싫어했는데 말이야. 다 늙어서야 이런 게 좋아.”

그녀의 말투는 지나간 날을 아쉬워하는 듯 미련이 묻어났다. 윤아는 그녀의 미묘한 감정을 눈치채고는 서둘러 위로의 말을 건넸다.

“할머님, 저는 지금 할머님의 모습이 이 담요와 더 어울리는 것 같은데요. 맞춤제작 하신 한복과도 어울리고요. 정말 너무 아름다우세요. 할머님 미모와 분위기는 제가 늘 동경 하던 것들인걸요.”

윤아가 한 말은 전부 진심이었다. 진씨 일가의 여자들은 모두 미모가 출중했다. 선월뿐만 아니라 수현의 어머니도 말이다. 진씨 집안의 남자들의 여자 보는 눈은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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