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68화

윤아는 서늘한 얼굴로 몇 번이고 손을 씻었다. 그냥 단순히 강소영과 닿는다고 해도 이런 반응은 아니었을 거다. 강소영이란 사람 자체가 껄끄럽다 여겨지는 게 아니니까. 하지만 어젯밤 그와 강소영이 함께 있었을 그 장면을 떠올리면 기분이 더러웠다. 역겹고 기분 나쁜 감정이었다.

날씨가 추운 탓에 찬물로 여러 번 씻은 그녀의 손은 다시 얼음장처럼 차가워졌다. 조금 전 겨우 회복한 온기도 이미 자취도 없이 사라졌다. 윤아는 손을 닦고 그제야 밖으로 나왔다.

문을 열고 나온 순간 윤아는 벽에 몸을 기대고 있는 수현을 보고 그 자리에 멈춰버렸다. 그의 시선은 바닥을 향하고 있었고 그 아래 드리워진 속눈썹은 그의 백옥같은 피부와 대조되며 더 수려하게 안겨 왔다. 옆으로 향한 얼굴 덕에 안 그래도 뚜렷한 이목구비가 더 정교하게 도드라져 보이며 마치 하나의 살아 있는 조각상처럼 보였다.

그때 인기척을 느낀 수현이 고개를 돌려 윤아를 바라봤다. 그의 시선은 이윽고 하도 씻어 붉어진 윤아의 손을 향했다. 수현의 눈빛은 슬픔과 분노로 뒤섞였다. 그는 입술을 깨물고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물었다.

“손을 오래도 씻네. 무슨 더러운 거라도 만졌나 봐?”

윤아는 잠시 머뭇거리다 대답했다.

“응. 그래서 좀 여러 번 씻었어.”

윤아의 말에 수현의 얼굴은 무섭게 일그러졌다.

‘이 여자가!’

윤아는 그와 더 얘기하고 싶지 않다는 듯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러나 선월이 있는 곳으로 가려면 수현의 곁을 반드시 지나야 했다. 윤아는 굳이 몇 걸음 더 걸어 수현이 기대고 있는 벽의 반대편으로 돌아서 갔다.

수현은 눈앞의 이 황당한 행동을 보며 참을 수 없다는 듯 성큼성큼 윤아에게 다가가 그녀의 손을 확 낚아챘다.

“심윤아. 내가 성격이 좋은 줄 아나 봐? 내가 더럽다고? 내가 뭘 어쨌길래 더럽다 하는 거지?”

힘을 줘서 잡은 수현의 손에 윤아는 아파하며 빠져나가려 몸부림쳤지만 그럴수록 수현에게 더 단단히 잡힐 뿐이었다. 윤아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진수현. 이거 놔.”

하지만 놓지 않는 수현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