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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화

아침에 깨어난 뒤, 윤아는 평소대로 씻었고, 수현이 옷을 입는 것을 보았을 때 그녀는 직접 그의 넥타이까지 매어주었다.

수현의 눈 밑은 퀭했는데 보아하니 잠을 설친 듯싶었다. 옆자리에 누운 여자는 세상모르고 자고 있는데 그는 거의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고 말할 수 있었다. 하늘이 밝아올 때쯤 잠시 눈을 붙이고 얕은 잠을 취하다가 옆사람이 몸을 일으키는 소리에 수현도 그냥 계속 자기를 포기했다.

잠도 설쳤는데 또 윤아의 저 반응까지 보자 그는 심기가 더 불편했다. 하지만 이런 불쾌함은 그 어디에도 털어놓을 방도가 없어 속만 답답해 났다. 그래서 옷을 입는 동작에는 짜증이 섞여 있었고 넥타이를 맬 때도 상당히 귀찮아 보였다. 기분이 나쁘다는 것을 소심히 티 내고 있는 듯싶었다.

그러나 이때 윤아가 그의 넥타이를 매어줄 것은 생각조차 못 했다.

“내가 해줄게.”

그녀는 나지막하게 말했다.

그러자 수현은 눈을 내리깔며 윤아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윤아는 의도적으로 수현의 날카로운 시선을 피하며 그를 보지 않은 채 또 조용히 입을 열었다.

“허리 좀 숙여줘. 아니면 닿기 어렵거든.”

수현은 얇은 입술을 길게 앙다물고는 속으로 무슨 꿍꿍이를 부리는지 끝까지 허리를 숙이지 않았다.

윤아는 더는 참을 수 없다는 듯 그를 쳐다보았다. 그러자 수현이 입꼬리를 슬며시 올리며 입을 열었다.

“드디어 날 봐주네.”

“...”

‘왜 저래? 어젯밤 분명히 얘기 다 끝났을 텐데. 근데 왜 또...”

실은 수현도 왜 이러는지 잘 몰랐다. 최근 들어 그도 자신이 조금 이상해졌다는 것을 알아챘다. 쉽게 화나고 윤아가 보고 싶다가도 또 보기 싫어졌다. 그녀가 자신에게 다가오기를 원했다가 또 정말 다가오기라도 하면 저도 모르게 날카로운 말로 그녀의 가슴에 비수를 꽂으려 한다.

“수현 씨, 이러지 마. 우리 어젯밤에 잘 얘기 해뒀잖아. 보름 동안 우리 제대로 협조하자. 응?”

그 말을 듣자, 수현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한 발 뒤로 물러섰다. 그는 입술을 꽉 다물다가 입을 열었다.

“됐어. 앞으론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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