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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4화

“그래.”

수현은 차분하게 대답했다.

“할머니께서 수술실 들어가신 시간이지. 그리고 넌 충분히 이 시간을 이용해 네가 하려던 일을 숨길 수 있었어.”

여기까지 듣자, 소영의 안색은 순간 창백해졌다. 연약한 몸은 제자리에서 비틀거렸는데 마치 바람에 흩날리는 버들가지 같았다.

“수현 씨는 역시 마음속으로 내가 했다고 생각했구나. 날 하나도 믿지 않았어. 진수현, 어떻게 날 믿지 못할 수 있어? 지난번에 체면을 지키려고 일부러 다친 것 때문에 그래? 내가 그렇게 나쁜 여자로 보여?”

수현은 눈을 가늘게 떴다.

“그러니까, 드디어 인정했구나. 일부러 다쳤다는 거.”

소영은 몸을 흠칫 떨었다.

“처음부터 인정했어. 아니야? 내가 한 일은 인정해. 하지만 하지도 않은 일을 내가 왜 인정해야 해? 우리 지금까지 몇 년 동안 알고 지내왔어? 난 다른 사람을 모함하는 대신 직접 다치는 거로 체면을 지켰어. 심지어 널 구하려고 목숨까지 버릴 수 있었다고. 너랑 가짜 결혼까지 하면서 할머님 마음 편히 수술받으실 수 있게 한 네 소중한 친구 심윤아에게 난 고마운 마음뿐이었어. 그런 내가 어떻게 윤아를 해칠 생각을 하겠어?”

소영의 이 말은 확실히 수현의 마음을 움직였다.

목숨을 바쳐 그를 구한 것은 사실이었으니까. 운이 안 좋았다면 자칫 강에 빠져 죽을 수도 있었다.

만약 정말 그렇게 악랄하고 이기적인 사람이었다면 강에 뛰어들어 그를 구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자신의 목숨은 뒤로한 채, 그를 선택한 일은 늘 수현을 미안하게 만들었다. 그러니 더 밀고 몰아붙일 수 없었다.

이렇게 생각한 수현은 어쩔 수 없이 손수건을 그녀에게 건넸다.

“미안해. 아까 너무 흥분했어.”

소영은 원래 자리에 서서 움직이지 않고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평소라면 이렇게 울었을 때 수현이 조금이라도 미안한 마음이 든다면 앞으로 다가와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이 정도 인내심도 없는 거야?

눈물을 닦아주는 사소한 행동도 하기 싫어서 손수건만 내어주다니...

결국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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