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기 씨, 저 너무 괴로워요.”조영은 머리를 움켜쥐며 말했다.“그러게 왜 술을 그렇게 많이 마셨어요. 제가 얼른 숙취해소제를 사 올게요.”운기는 말을 마친 후에 일어섰다.“가지 마요!”조영이가 운기를 붙잡았다.“운기 씨, 전 술을 마셔서 괴로운 게 아니라 마음이 너무 괴로워요. 왜 누군가를 좋아하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걸까요?”조영은 말을 하며 훌쩍거리기 시작했다.“조영 씨,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저한테 털어놓으셔도 돼요.”운기가 진지하게 말했다.“운기 씨, 제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여자친구가 있거든요. 제, 제가 어떻게 해야 될까요?”조영은 고개를 들어 운기를 바라보았다.이 말을 들은 운기는 잠시 멍하니 서있었다.‘설마 조영 씨께서 말한 사람이 나인 건가?’“조영 씨, 그분에게 이미 여자친구가 있다면 그분 말고 다른 분들을 알아보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이 세상에는 여전히 좋은 남자가 많으니 분명 더 좋은 사람을 만나실 수 있을 거예요.”운기가 타일렀다.“그러나 전 이미 그분을 너무 깊이 사랑하게 되었어요. 마치 수렁에 빠진 것처럼 도저히 헤어 나올 수 없어요. 저도 다른 남자를 만나보려고 시도를 해보았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더라고요.”조영이 훌쩍거리며 말했다.“조영 씨, 전…….”운기는 그녀를 위로해 주고 싶었지만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랐다.이때 조영은 다시 운기를 보며 말했다.“운기 씨도 아시잖아요. 제가 말한 사람이 운기 씨라는 것을.”조영은 확고한 눈빛을 보이더니 달려들어 운기를 안았다.“운기 씨, 그동안 제가 연락하지 않은 동안, 운기 씨를 잊으려고 노력을 했었어요. 하지만 아무리 노력을 해도 운기 씨를 잊을 수 없었어요. 운기 씨가 교통사고를 당했던 절 구해주신 그날부터 전 영원히 운기 씨를 잊을 수 없었어요.”조영의 목소리는 점점 격동되더니 결국 울먹이는 목소리로 외쳤다.“저랑 만나 주지 않으실 거면서, 왜 멋대로 제 맘속을 헤집어 놓으신 거예요! 운기 씨가 제 마음을 훔치지만 않으셨으면 제가 이
운기의 별장에는 운기 혼자밖에 없었다.정문은 최근 고향에 볼 일이 좀 있어서 잠시 고향으로 돌아갔다.운기는 대충 정리를 마친 후, 방 안으로 들어가 수련을 통해 실력을 제고시키기로 했다.……이튿날, 운기는 서연의 신곡이 이틀 후에 발표될 예정이라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CQ라이브에서는 서연을 메인으로 내세웠기에, 가장 눈에 띄는 곳에 ‘서연 신곡 카운트다운’이라는 플래카드도 걸어 놓았다.그동안 CQ라이브는 광고는 물론 수많은 인기 BJ들을 영입하였기에, 라이브 계에서 1위인 회사가 되었다.그리고 CQ라이브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BJ가 바로 서연이다.파프리카 TV는 이미 망한 셈이다.창원.소유의 별장 안.소유는 핸드폰을 들고 CQ라이브 앱을 보고 있었다. 그녀의 눈에 제일 먼저 들어온 것이 바로 ‘서연 신곡 카운트다운’이라는 문구였다.“서연 그년은 왜 이렇게 운이 좋은 거야!”소유는 질투되었기에 눈을 붉히며 핸드폰을 쳐다보았다.그녀는 ‘X발 육 공자’가 바로 CQ라이브의 진짜 사장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서연이가 메인인 것을 납득할 수 있었다.“그래도 너무 잘난 척하지는 마. 네 신곡은 이미 내 손에 있으니 넌 날 절대로 못 이겨. 이번에는 내가 널 이 바닥에서 철저히 끌어내릴 거야. 그리고 난 네 신곡을 빌어 대박을 터뜨리고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을 거야.”소유는 음흉한 미소를 보였다.……금도, 공항.운기는 성공적으로 비행기에 올랐다.이번 비행의 목적지는 창원이다.앞서 파프리카 TV 사건 때 운기는 창원에 가서 서연의 표절 사건에 대해 조사하려 했지만, 독고 가문 때문에 잠시 일을 미뤄두었던 것이다.이제 모든 일이 다 처리되었으니, 운기는 창원으로 가서 이 일을 똑똑히 조사할 것이다.서연은 운기에게 있어서 엄청 소중한 사람이기에, 운기는 묵묵히 그녀를 도와줄 것이다.비행기 안.운기는 처음 비행기를 탄 것이기에, 능숙하지 않아 비즈니스 석을 구매하지 못해 일반석을 탔다. 더군다나 운기는 좌석 같은 걸 따지는 성격도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눈 후, 문휘는 운기에게 꽤 좋은 인상을 남겨주었다. 운기도 예전에는 가난한 젊은이였기 때문이다.“어디서 발 냄새는 나는 거지?”운기가 미간을 찌푸렸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보자 반대편에 배가 불룩한 중년 남자가 신발을 벗고 발을 앞에 걸치고 있었다.그 발 냄새를 맡자 운기는 구역질이 날 정도였다. 주위의 많은 승객들도 모두 코를 막고 있었는데, 그중 두 명의 외국인도 있었다.“선생님, 신발을 신으세요. 여긴 공공 장소라 선생님의 편리를 위해,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시면 안 됩니다.”운기가 주의를 줬다.그러나 그 남자는 말을 들은 후 운기를 힐끗 쳐다보기만 할 뿐, 계속 핸드폰을 가지고 놀며 끝내 신발을 신지 않았다.“선생님, 얼른 신발을 신으세요. 외국인들도 모두 당신을 쳐다보고 있는데, 당신의 이런 행동이 H국의 국민들에게 망신을 주고 있다는 건 아시나요?”운기가 계속 주의를 주었다.“네가 뭔데 참견하고 난리야? 내가 신발을 벗든 말든 내 자유야. 너희들이 발 냄새가 신경 쓰이면 숨을 쉬지 않으면 될 거잖아. 내가 언제 맡으라고 강요하기라도 했어?”남자는 당당하게 큰 소리로 반박했다. 그리고 계속 핸드폰을 가지고 놀았다.이 말을 듣자 주위 승객들은 남자에게 경멸의 눈빛을 보냈다.“이 세상에는 정말 쓰레기들이 많네.”운기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너 이 자식이 지금 누구더러 쓰레기라고 한 거야?”남자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제가 누구를 말한 건지 모르시나 봐요? 신발을 벗든 말든 당신의 자유이니, 무슨 말을 하든 제 자유인 거죠.” 운기가 손을 벌리며 말했다.“너…….”남자는 말이 막히고 말았다.주위의 승객들은 모두 입을 막으며 웃기 시작했다.모두 운기의 강력한 반박에 탄복한 모양이다.남자는 반박할 만한 말이 떠오르지 않자 다시 자리에 앉아 핸드폰을 가지고 놀았다.“형님, 역시 대학생들은 다르긴 다르네요!”문휘는 웃으며 운기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이때 비행기 안내 방송에서 비행기가
운기는 주스를 마시려던 찰나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발견했다.그가 수사가 된 후, 신체의 각 방면의 기능이 향상되었는데 시력, 청력, 감응력은 물론 후각까지 발달되었다.예민한 후각 덕분에 운기는 컵 안에 오렌지 주스 외에 다른 냄새가 섞여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보통 사람들이라면 알아차리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운기는 발견할 수 있었다.운기는 화장실에 가기 전에 오렌지 주스를 한 모금 마셨는데, 그때는 이런 냄새가 없었다.운기가 고개를 돌리자 배가 불룩한 남자의 자리가 비어있었다.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설마 그 사람이 오렌지 주스에 뭘 넣은 건 아니겠지?”그러나 이번 비행에서 운기와 갈등이 생겼던 것은 그 남자밖에 없었다.운기는 그 남자 좌석의 탁자 위에 놓은 오렌지 주스와 자신의 오렌지 주스를 바꾼 뒤, 남자의 오렌지 주스를 버리고 빈 컵을 자신의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약 1분 후에, 배가 불룩한 남자가 화장실에서 나왔다.그는 운기의 탁자 위에 있던 오렌지 주스가 비어있는 것을 보더니 몰래 웃었다.운기가 잠시 후에 추태를 보일 것이라고 확신한 모양이다.남자는 웃으면서 자신의 책상 위의 오렌지 주스를 들고 단숨에 마셨다.그동안 그는 줄곧 운기를 주시하면서 약 효과가 일어나기를 기다렸다.이때 비행기의 안내 방송에서 비행기가 곧 착륙할 예정이니 안전벨트를 매고 탁자를 거두라고 말하였다.안내 방송이 끝난 지 몇 분 되지 않아, 남자는 갑자기 배가 아팠다.“뿡!”우렁찬 방귀 소리가 갑자기 들려왔다.주위의 사람들은 모두 경멸하는 눈빛으로 남자를 바라보았다.“뿡! 뿡!”남자는 또 연속해서 몇 개의 방귀를 뀌었다. 그는 순식간에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래도 창피하다는 것을 아는 모양이다.“젠장, 왜 갑자기 배가 이렇게 아픈 거야!”남자는 안색이 매우 안 좋았다,곧이어 그는 안전벨트를 풀고 화장실로 달려가려 했다.“선생님, 비행기가 곧 착륙할 예정이니 자리에 앉아계셔야 합니다.”다리가 긴 스튜어디스가 급히 달려와 제
“아무리 급해도 바지에 싸시면 안 되죠.”운기는 남자를 보며 비꼬듯이 말했다.“당, 당신이 한 거야?”남자는 운기를 노려보았다.“전 단지 제 오렌지 주스를 당신 것과 바꿨을 뿐이에요. 그러게 왜 제 주스에 손을 대셨어요?”운기가 웃으며 말했다.“너, 너 이 나쁜 놈아!”남자가 이를 악물고 소리를 질렀다,“화나셨나 봐요? 전 당신이 화낼수록 더 기쁘거든요.”운기가 웃으며 말했다.이렇게 짙은 똥 냄새 속에서 비행기는 천천히 창원 공항에 착륙했다.비행기가 멈추자마자 그 남자는 서둘러 비행기 화장실로 달려갔다.그의 바지는 이미 누런색으로 변했다.운기도 더 이상 그를 상대하지 않고 비행기에서 내렸다.터미널을 나선 뒤 시간을 보자 이미 저녁 7시가 되었다.“형님, 어디 가시는 거예요?”문휘가 운기를 보며 물었다.비행기에서 운기와 즐겁게 이야기를 나눴기에, 문휘는 운기를 따라 함께 공항에서 나왔다.“전 이만 가볼게요.”운기는 경성의 경치를 바라보았다.곧이어 운기는 문휘를 보며 물었다.“문휘 씨는요?”“전 여자 친구를 찾으러 가볼게요. 내일이 여자 친구 생일이라 제가 미리 비행기를 타고 달려와 서프라이즈를 준비했거든요.”문휘는 소박한 미소를 지었다.“여자 친구를 많이 사랑하시나 봐요.”운기가 웃으며 말했다.방금 비행기에서 이야기를 나누면서, 운기는 문휘가 근검절약한 사람이지만 여자 친구를 위해 40만 원을 들여 비행기를 타고 창원에 달려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40만 원은 그의 반 달치 월급이었다.“제 여자 친구와 저는 한마을에서 자랐기에 사이가 매우 좋거든요. 제가 몇 년 동안 공장에서 일해 벌써 1200만 원을 저축했는데, 곧 여자 친구와 결혼할 생각이에요.”문휘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가득했다.“참, 그럼 연락처라도 남겨주세요. 만난 것도 인연인데, 앞으로 제가 도울만한 일이 있다면 언제든지 연락 주셔도 됩니다.”운기가 말했다. 문휘는 사람이 소박하고 성실했지만 생각이 단순한 경향이 있다.운기는 그에게 어려
운기는 경비의 반응에 피식 웃었다.‘역시 돈이 쓸모가 있나 보네.’이렇게 운기는 순조롭게 아파트 안으로 들어가 C구역 28단지 802호를 찾아갔다.눈앞의 문을 보자 운기는 가슴이 두근거리고 긴장되었다.곧 서연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두 사람은 꽤나 오랜 시간 동안 서로를 만나보지 못했다.운기가 문을 두드리자 문이 곧 열렸지만, 문을 연 사람은 반바지에 티셔츠를 입은 젊은 여자였다.그녀는 서연이 아니라, 서연의 룸메이트다.“누구시죠?”이유진은 운기를 보며 물었다.“서연 씨를 찾는데, 지금 집에 계시나요?”운기가 물었다.“당신은 누구시죠? 설마 팬은 아니죠?”유진은 경계하는 눈빛으로 운기를 바라보았다.“아닙니다. 전 서연 씨와 창양시에서 알고 지냈던 옛 친구예요.”운기가 말했다.“아, 어쩐지 좀 낯익은 것 같네요. 서연이가 책상 위에 놓아둔 사진이 그쪽인 거죠?”유진은 놀란 듯한 표정을 보였다.이 말을 들은 운기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서연이가 내 사진을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고? 그게 무슨 말이지? 서연이는 늘 나를 거절했었잖아.’“그렇다면 서연이가 이 집에 살고 있는 건 맞죠?”운기가 물었다.“네, 전 서연의 룸메이트 이유진입니다.”유진이가 말했다.“서연의 룸메이트 시군요. 안녕하세요, 전 임운기라고 합니다.”운기가 손을 내밀어 악수하려고 했다.“악수는 하지 말죠. 저희가 앞으로 친하게 지낼 사이는 아니잖아요. 서연의 친구라면 안으로 들어오시죠.”유진은 팔짱을 끼고 말했다.운기는 어쩔 수 없이 내밀었던 손을 거둘 수밖에 없었다.이때 유진이가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사진 놔둔 사람 치곤 좀 많이 평범한데? 서연이가 안목은 좀 구린 듯…?”속눈썹 파들거리며, 운기를 위아래로 훑어보면서 말이다.사실 운기는 자기가 꽤나 잘 차려 입었다고 생각했다. 지나친 고가는 아니지만 옷과 신발 모두 단정하고 깨끗했다.그러나 유진의 눈엔 그냥 싸구려 천쪼가리로 보였나 보다.그녀의 목소리가 매우 작았지만, 운기의 청력으
“전 운기 씨를 피하기 위해 창양시를 떠나 창원에 온 건데, 왜 다시 절 찾으러 창원에 오신 거예요? 도대체 뭘 원하시는 거예요!”서연이가 눈시울을 붉혔다.운기가 찾아오자 마음이 더 복잡해졌기 때문이다.사실 서연은 조금 기쁘기도 했다. 운기가 자신을 찾으러 창원까지 찾아온 것만으로도, 운기가 자신에게 관심이 있다는 것을 설명할 수 있다.여자의 생각은 때때로 이렇게 모순된다.“서연 씨, 저희 사이는 절대로 쉽게 정리해서는 안 돼요.”운기가 진지하게 말했다.이때 옆에 서 있던 유진이가 끼어들었다.“서연아, 이 남자가 네 전 남자친구야? 내가 보기에, 네가 지금 잘나가니까 너한테 빌붙으려고 찾아온 것 같은데. 꼭 조심해야 해.”운기가 유진을 보며 말했다.“이유진 씨, 사람을 왜 그렇게 나쁘게 생각하시는 거예요? 전 돈 따위는 전혀 부족하지 않아요.”“돈이 많다고요? 하하!”유진은 입을 가리고 비웃었다.운기는 유진이가 믿든 안 믿든 신경 쓰지 않고 계속 서연을 보며 말했다.“서연 씨가 꿈을 이루기 위해 창원에 오셔서 점점 잘나가고 계시니. 정말 너무 기뻐요.”운기가 미소를 지었다.서연은 잠시 망설이더니 이를 악물고 말했다.“이미 오셨으니 이곳에서 며칠 돌아보다가 가세요. 창원은 아직 구경해 보지 못하셨잖아요.”서연은 원래 돌아가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입 밖으로 꺼낸 말은 달랐다.옆에 서 있던 유진은 놀란 듯한 표정을 지었다.“서연아, 저 사람을 창원에 남겨둘 생각인 거야? 정말 확실해? 갑자기 찾아온 것만으로도 이상한데, 그래도 조심하는 게 낫지 않을까?”이때 유진의 핸드폰이 울렸다.“여보세요. 자기야, 지금 창원에 왔다고? 그래, 금방 갈게!”유진은 활짝 웃으며 전화를 받았다.전화를 끊은 뒤.“서연아, 내 남자친구가 창원에 왔다는데 같이 밥 먹으러 가지 않을래? 마침 내 남자친구를 소개해 줄게. 너도 그동안 궁금했었잖아.”유진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물론이죠. 진짜 괜찮은 사람인지 제가 봐드릴게요.”서연은 미소를
운기는 이 말을 듣고서야 깨달은 듯 고개를 끄덕였다.‘이렇게 도둑맞았던 거구나.’서연은 억울해하며 계속해서 말했다.“제 노래를 훔친 건 둘째치고, 저한테 표절을 했다고 누명을 씌우는 바람에 제가 평생 표절 가수라는 수식어를 달고 살게 되었어요. 전 정말 너무 화가 나요.”서연은 눈시울이 붉어지더니 눈물이 핑 돌았다.이 일은 서연에게 엄청난 타격을 주었기 때문이다.이런 일이 운기에게 일어났다면 운기조차도 이겨내기 힘들 것이다.지금의 서연은 고난을 이겨냈지만, 그동안 혼자서 엄청 마음고생을 했을 것이다.서연이가 억울해하는 모습을 보자 운기는 마음이 아팠다.이로 인해, 운기는 반드시 서연의 누명을 벗겨주기로 결심했다.유진은 입을 삐죽거리며 매섭게 말했다.“강소유가 라이브에서는 착한 척을 하더니, 이렇게 나쁜 사람일 줄이야! 어떻게 우리 서연의 노래를 훔칠 수 있어? 정말 못된 년이야.”유진은 또다시 서연을 위로해 주었다.“서연아, 절대 포기해서는 안 돼! 이번엔 강소유는 절대 네 곡을 훔칠 수 없을 테니, 이번 신곡으로 널 증명하면 돼!”“유진 언니, 고마워요. 꼭 힘낼게요.”서연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서연 씨, 신곡 준비는 어떻게 됐어요? 조금이라도 들려주시면 안 돼요?”운기는 다소 기대하는 표정으로 물었다.운기는 평소에 노래를 즐겨듣지 않았지만, 서연이가 만든 노래가 정말 좋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신곡은 모레 정식으로 발표될 예정이지만, 제가 두 소절 들려드릴게요.”서연이가 말했다.“안돼, 서연아. 저 사람이 네 신곡을 누설하기라도 하면 어떡해? 절대 불러서는 안돼!”유진이가 말했다.“전 운기 씨를 믿어요.”서연이가 미소를 지었다.비록 감정적인 면에서 두 사람은 갈등이 있었지만, 서연은 운기를 믿을 수 있었다.애초에 창양시에 있었을 때 두 사람이 함께 많은 일을 겪었기 때문이다.그러나 유진은 얼른 반박했다.“서연아, 사람 일을 모르는 거야. 저 사람은 딱 봐도 가난해 보이는데, 돈 때문에 널 배신
운기가 정말로 S국 왕자를 죽인다면, 운기는 앞으로 평생 도망치게 될 거다. 결국엔 죽음이 닥친다 해도 운기에게는 두려울 것이 없었다. 하지만 운기에게는 남겨진 가족, 친구, 그리고 연인이 있었다. 만약 자신이 평생 도망쳐야 할 신세가 된다면, 그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자신이 죽으면 그들은 또 어떤 상황에 놓일 것인가?이러한 생각에 운기는 손을 풀고, 즉시 계약서를 수정하여 금액을 10조로 고친 후 서명했다.계약서에 서명이 완료되자, S국 왕자는 곧바로 운기의 계좌로 10조를 송금했다. 곧이어 입금 문자가 도착했다.“가자.” 운기는 울프에게 말하며 밖으로 걸어 나갔다.S국 왕자는 운기가 떠나는 모습을 보며 옆에 있던 경호원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는 운기를 이대로 보내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경호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권총을 꺼내어 운기의 등을 겨누었다.탕! 총성이 울려 퍼졌다.그러나 다시 운기를 바라보았을 때, 그는 총에 맞지 않은 듯 멀쩡한 모습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S국 왕자와 경호원들은 놀란 나머지 눈을 비볐다. 방금 발사한 총알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은 거지?“총알 찾고 있나? 여기 내 손에 있어.” 운기는 차갑게 웃으며 손가락 사이에 낀 총알을 들어 보였다.“뭐, 뭐라고?” 그들은 운기의 손에 들린 총알을 보고 마치 머릿속이 폭발하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곧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눈 앞에서 벌어졌다는 사실에 온몸이 얼어붙는 기분이었다.“죽어!”운기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들을 쳐다보며, 손가락 사이의 총알을 가볍게 던졌다.푹! 총알은 그대로 총을 쏜 경호원의 이마에 박혔고, 그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너, 너!” S국 왕자는 얼굴이 창백해지며 경악했다. 경호원의 시체가 그의 발밑에 놓여 있는 것을 보고 그의 몸이 떨렸다.“임운기, 네가 감히 내 사람을 죽이다니! 넌 이제 끝장났어!” S국 왕자는 이를 악물며 소리쳤다.운기는 차가운
S국 왕자는 계약서를 들고 웃으며 말했다. “하하, 임운기, 전혀 예상 못 했지? 결국 최후의 승자는 나야. 아침에 네게 팔라고 했을 때 기회를 주었건만, 결국 벌 받는 길을 택했네.”“S국 왕자, 고작 이 카지노 몇 개 얻었다고 진짜 승리했다고 생각한 거야? 우리 사이의 싸움은 이제 시작일 뿐이야.” 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갑게 말했다.“뭐라고? 너 따위가 나와 맞서 싸우겠다고?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S국 왕자는 비웃으며 한 글자 한 글자 강조해 말했다.“바로 이걸로!” 운기는 가볍게 주먹을 들어 보였다. 그의 힘, 그것이야말로 운기의 진짜 무기였다.“주먹? 하하하! 네가 아직도 조선시대인 줄 아나 보네. 주먹 하나 믿고 싸우겠다니, 정말 웃겨서 말이 안 나오네!” S국 왕자는 큰소리로 웃음을 터트렸다.“말은 됐고, 계약서에 서명이나 해.” 운기는 냉소를 지었다.S국 왕자는 계약서를 들고 웃으며 말했다. “임운기, 여기에 아직도 200조가 적혀 있네. 뭔가 잘못 알고 있는 거 아냐?”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그럼 얼마 낼 생각인데?”S국 왕자는 손가락 하나를 들어 보이며 미소를 지었다.“10조?” 운기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아니, 100원. 그거면 충분하지.” S국 왕자는 조롱하듯 웃었다.“뭐? 100원? S국 왕자, 너무 하는 거 아니야?” 옆에 있던 울프가 화를 터뜨렸다.운기 역시 얼굴에 분노의 기색이 어렸다. 운기는 이 카지노들을 사기 위해 가진 돈을 모두 쏟아부었고, 빚까지 지고 있었다. 그런데 단돈 100원을 주겠다고?“지나치다니, 주도권은 내게 있잖아? 내가 100원이라도 주겠다고 하는 게 어디야?” S국 왕자는 거만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렇다면, 얘기할 필요도 없겠군.” 운기는 차갑게 말했다.“임운기, 나와 거래하지 않으면 더 이상 살아남기 어려울 거야. 내 손에 네 생사가 달려 있거든!” S국 왕자는 비웃으며 경고했다.“그래?” 운기는 앞에 놓인 강철로
운기는 이번 사건을 또렷이 마음에 새겼다.“이번 일은 나와 진 어르신이 전력을 다해 자네 목숨을 지켜낸 셈이야. 하지만 A국의 카지노들은 어쩔 수 없이 넘겨야 할 거야. 이 문제는 S국과의 석유 자원 협력에 관한 일이라 양보할 수가 없네.” 장호동이 말했다.“알고 있습니다.” 운기는 고개를 끄덕였다.“장 어르신, 정말 감사드립니다.” 운기가 고마움을 전했다.“내가 자네에게 은혜를 입었으니 당연히 도와야지. 그리고 민서준에 대해서는 걱정 말게. 나와 진 어르신이 힘을 합쳐 천천히 처리할 테니 오래 버티진 못할 걸세.” 장호동이 말했다.“알겠습니다.” 운기는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민서준은 운기가 혼자 상대하기에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그러니 그를 장호동과 진성훈에게 맡기는 편이 더 나았다....장호동의 집을 떠난 운기는 곧장 공항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그는 울프에게 전화를 걸어 모든 사항을 지시했다.운기가 A국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해가 지고 있었다. 울프가 그를 공항에서 맞이했다.두 사람이 만난 후.“울프, 계약서는 준비됐어?” 운기가 물었다.출발하기 전에 이미 울프에게 준비를 지시해 둔 상태였다.“걱정 마세요, 운이 형. 계약서는 전부 준비해 두었습니다.” 울프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잠시 후, 울프는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런데 이렇게 그냥 카지노를 S국 왕자에게 넘기는 게 맞나요?”“나도 아쉽긴 하지만 지금은 이 방법밖에 없어.” 운기는 고개를 저었다.잠시 침묵을 지킨 뒤, 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이번은 단지 작은 승리일 뿐이야. 최후의 승자가 진정한 승자라는 걸 잊지 마. S국 왕자는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울프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요. 전쟁에서의 승패는 늘 왔다 갔다 하는 법이니까요. 이번 작은 승리는 크게 문제될 게 없죠.”“참, 울프야, 내가 S국 왕자 집안 상황을 조사해보라고 했지? 어떻게 되어가고 있어?”
전화를 끊은 후, 운기는 이번 일에 대해 깊이 생각에 잠겼다.운기는 지금 H국과 M국이 심각하게 대립 중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따라서 S국과 H국 간의 협력은 매우 중요했다. H국은 S국의 석유 자원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이는 두 나라의 깊은 협력 관계에 기반하고 있다. S국이 지닌 석유 매장량은 세계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며, 원래는 M국과 긴밀하게 협력했으나 최근 몇 년 사이 H국과 손을 잡게 된 것이다.단순히 S국 하나가 문제가 되는 건 아니었다. 이 문제는 H국과 M국의 갈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H국이 S국과의 협력 관계를 잃게 된다면 석유 자원 측면에서 약점을 잡히게 되는 상황이었다.반면 운기는, 수사라는 신분을 제외하면 아무런 배경이 없는 상인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선택이 명확했다.비록 운기가 수사라 해도 지금은 실단에 불과했다. 현대의 무기들은 여전히 그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아무리 운기가 빨리 달릴 수 있다 해도 미사일은 피할 수 없다. 초음속 전투기조차도 피할 수 없는 이 미사일을 피하기는 불가능한 일이다.게다가 운기에게는 친구, 가족, 연인이 있다. 그들 역시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운기 혼자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다 해도, 그들을 어떻게 지키겠는가?이런 생각에 잠기자 운기는 한없이 무력감을 느꼈다.“아직... 너무 부족해.” 운기는 자신의 두 손을 보며 중얼거렸다.만약 자신이 신단 이상의 강자였다면, 혹은 그 이상의 실력에 도달한 존재였다면, 이러한 상황을 쉽게 뒤집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절대적인 힘 앞에서는 이런 문제들은 문제조차 되지 않기 때문이다.하지만 지금의 운기에게 있어선 너무나 먼 이야기였다.이 일은 오히려 운기의 마음속에 강해지고 싶은 열망을 더욱 불태우게 했다.“좋아, 나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S국의 석유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A국의 카지노들은 포기하지.” 운기는 속삭이듯 말했다.운기는 H국이 이 석유 자원을 확보하기를 진심으로 바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당장 나랑 가자!” 진수현이 얼굴을 굳히며 호통쳤다.“아버지!” 수정은 발을 구르며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한쪽은 운기, 한쪽은 진수현이었기 그녀는 그 사이에서 난감한 상황이었다.운기는 힘겹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수정 씨, 아버님 말씀 들으세요. 전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그, 그럼 어쩔 수 없네요.” 수정은 운기의 말에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수정은 진수현을 따라 집을 나섰다.그들이 떠난 후.“운기 오빠, 무슨 큰일이 생긴 거예요? 얼굴이 너무 안 좋아 보여요.” 태나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운기의 손을 잡았다.“별일 아니에요.” 운기는 억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그때, 운기의 핸드폰이 울렸다.발신자를 확인하니, 이름이 저장되어 있지 않았지만 아침에 전화가 왔던 S국 왕자의 번호임을 기억해냈다. 그가 운기에게 A국의 카지노를 팔라고 부탁했던 그 번호였다.운기는 잠시 고민한 끝에 전화를 받았다.[임운기, 내가 아침에 말했지? 순순히 팔면 큰돈을 벌 기회라고. 하지만 네가 내 경고를 무시하고 내 실력을 무시했으니 기회를 놓치게 된 거야. 이제 알겠지 내 힘이 어떤지?] S국 왕자는 전화를 받자마자 거만하게 말했다.“어차피 내 손에 있는 카지노를 원하는 거잖아? 네가 원한 대로 카지노를 넘길테니, 내가 보낸 사람들과 직접 서류 교환하면 되겠지.” 운기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아니, 난 네가 직접 A국에 와서 나와 거래를 했으면 좋겠는데? 난 네 울상인 표정을 직접 보고 싶거든.] S국 왕자는 웃으며 말했다.“이, 이쯤에서 그만두는 게 어때?”운기의 눈에 분노의 불길이 일어났다.[왜? 화났어? 하하, 네가 화를 내면 나는 오히려 더 기쁘거든!] S국 왕자는 조롱하듯 웃음을 터트렸다.S국 왕자의 웃음소리에 운기는 두 손을 꽉 쥐며 분노로 손이 떨렸다. S국 왕자는 웃음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말했다. [너는 지금 나한테 따질 자격조차 없어. 순순히 A국으로 와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운기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약간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진수현은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 “S국이 H국에 위협을 주기 시작했어. 목표는 바로 너야!”“뭐라고요?” 운기는 깜짝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최근 H국과 S국은 좋은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니 H국이 S국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고, 그럴 경우 너는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어.” 진수현이 설명했다.운기는 상황의 심각성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진수현의 말을 들으며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진수현은 계속해서 말했다. “운기야, 우리 아버님과 장호동 어르신께서 너를 지키기 위해 힘을 다하고 있지만, 지금으로선 네 안전을 보장할 수밖에 없어. 물론, 네가 A국의 카지노 사업을 S국 왕자에게 넘긴다는 조건이 붙어야 하고, 그게 아니라면... 정말로 위험할 거다.”“빌어먹을!” 운기는 주먹으로 식탁을 내리쳤다. 밥그릇이 덩달아 흔들리며 떨어졌다.S국 왕자가 이런 수를 쓸 줄은 예상하지 못했기에 운기는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옆에서 수정이 운기의 팔을 살짝 잡으며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말했다. “이번 일은 운기 씨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절대 무리하지 마세요. 이건 운기 씨가 이길 수 있는 싸움이 아니에요. 우선은 목숨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해요.”운기는 잠시 침묵하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 마세요, 수정 씨. 절대 무리하지 않을게요.”진수현도 다시 입을 열었다. “운기야, 네가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어도 S국 왕자와 비교하면 신분이나 배경 차이가 어마어마해. 이건 네가 아무리 애써도 메울 수 없는 격차야. 이 점을 명확히 알아차려야 해.”운기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진수현의 말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신분과 S국 왕자의 신분을 비교하면 차이가 하늘과 땅 차이였다. S국 왕자의 아버지 한마디면, 먼 곳에서도 운기를 완전히 억누를 수 있었다.“운기야,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겠지?” 진수현이 물었다.
운기는 A국의 카지노 사업을 S국 왕자에게 파는 것은 그를 돕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S국 왕자가 자신에게 신세를 진 거라며 아첨을 해도, 운기는 그 말을 믿을 리가 없었다.운기는 자리에서 일어나 아래층으로 내려가 식사를 하러 갔다.다른 한편, A국.S국 왕자가 머무는 호텔 스위트름.쾅! S국 왕자는 테이블 위에 있던 찻잔을 바닥에 내리치고, 테이블을 발로 걷어차며 방 안에 있던 꽃병과 장식품을 닥치는 대로 부수기 시작했다.“빌어먹을! 이 망할 놈!” S국 왕자는 욕설을 퍼부으며 마음속의 울분을 터뜨렸다.그가 이미 낮은 자세로 운기에게 부탁까지 했지만, 운기는 여전히 거래에 동의하지 않았기에 그는 더욱 화가 났다. 그리고 200조 달러라는 말도 안 되는 금액은 애초에 감당할 수도 없는 수준이었다.“이런 엉터리 같은 조언을 해준 게 문제야! 네가 내 체면만 구겨놓은 거라고!” S국 왕자는 검은 슈트를 입은 경호원을 향해 소리쳤다.“죄송합니다, 왕자님. 보통 사업가는 이익이 우선일 텐데, 설마 그 녀석이 200조를 제안해도 거절할 줄은 몰랐습니다.” 경호원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당장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 안 그러면 네 놈을 가만 두지 않을 거야!” S국 왕자는 경호원을 향해 소리치며 위협했다.경호원은 그 말을 듣자 더더욱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왕자님, 그 녀석은 끝까지 팔지 않을 태세이니 협상은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이제 마지막 방법으로 왕자님께서 어르신께 연락을 드려 H국을 상대로 위협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임운기는 결국 평범한 사람이고 특별한 배경도 없으니, H국은 S국과의 협력 관계를 위해 저희를 도와줄 가능성이 높습니다.”“어쩔 수 없지, 결국 아버지께 부탁을 드리는 수밖에 없겠군.” S국 왕자는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했다.사실 이번 일로 아버지께 도움을 청하는 것은 매우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다. 분명 아버지는 S국 왕자를 무능하다며 호되게 꾸짖을 것이기 때문이
“왕자님, 물론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왕자님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습니다. 우선 임운기에게서 A국의 카지노를 사들인 후에야 임운기와 등을 돌리고 천천히 처리하시면 됩니다.” 경호원이 조언했다.S국 왕자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좋아, 내 미래를 위해서 잠시 참아주지.”...한편, 수원.점심 무렵, 운기가 다시 눈을 떴을 때 태나는 이미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운기는 침대 옆에 남겨진 쪽지를 발견했다. 쪽지를 집어 들어 읽어보니, 거기에는 귀여운 메시지와 함께 작은 하트가 그려져 있었다. 태나가 남긴 것이 분명했다.[자기야, 나 점심 준비하러 내려가 볼게요. 일어나면 꼭 내려와서 밥 먹어요!]운기는 쪽지를 보며 중얼거렸다. “아영 씨는 정말 착한 분이야. 절대 실망시키지 말아야지.”하지만 머릿속에 떠오르는 또 다른 문제는 설아, 정문, 서연, 그리고 조영에게 이 일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였다. 그녀들이 자신의 상황을 이해해 줄 거라 믿고 있었지만, 그래도 스스로도 조금 부끄러웠다.그때, 운기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화면을 보니 A국에서 걸려온 낯선 번호였다.“여보세요, 누구시죠?” 운기가 전화를 받자 S국 왕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임운기씨죠? 전 S국 왕자입니다. 직접 만나서 할 이야기가 있어서 연락드렸습니다.]“할 이야기라니? A국 카지노를 사고 싶어서 연락한 거죠?” 운기가 웃으며 물었다. 사실 운기는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 A국 카지노를 통합하는 문제는 S국 왕자의 명성과 미래가 걸린 중요한 일이었다. 비록 그가 울프를 통해 답을 전했더라도, 이렇게 다시 연락해 올 가능성은 충분히 있었다.[맞습니다, 전 운기 씨가 가지고 계신 카지노 전부를 사고 싶습니다. 가격은 원하시는 대로 부르시면 됩니다. 저희 사이에 안 좋은 일이 있었다 해도,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영원한 적이란 없는 법이잖아요, 어쨌든 이익이 우선인 법 아니겠어요?]S국 왕자가 말했다.“일리가 있네요. 음... 그럼 이 정도로 하죠. 200조
게다가 태나가 정말로 목적이 있어서 자신에게 접근한 것인지 아닌지는, 함께 지내다 보면 자연스럽게 밝혀질 것이다. 그런 목적이 있었다 해도, 운기는 손해를 본 게 아니었다. 오히려 그녀의 첫 경험을 빼앗아 간 셈이니 말이다.“정말이에요?” 태나는 눈물을 닦은 채 밝게 웃으며 맑고 반짝이는 눈으로 운기를 쳐다봤다. 그녀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가득했다.“물론이죠. 다만... 저를 싫어하거나 원망하진 않으시죠?” 운기가 조심스레 물었다.“제가 왜 운기 오빠를 싫어하겠어요. 오히려 제가 더 걱정이었어요. 오빠는 대단한 분인데, 저는 그저 평범한 여자일 뿐이라서...” 태나는 스스로가 초라하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그런 생각은 하지 마요. 앞으로 아영 씨는 제 여자이고 제가 끝까지 책임질 거예요.” 운기는 그렇게 말하고 태나를 부드럽게 품에 안았다.“네... 정말 고마워요.” 태나는 운기의 품속에 얼굴을 파묻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피어올랐다.태나는 자신이 써먹은 이 ‘밀당’이 위험한 한 수였지만, 결국 성공했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이제 운기의 여자가 되어 그의 신뢰를 얻기만 하면, 언젠가 YJ신약의 제조법도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태나는 그 제조법을 가지고 D국으로 돌아가 자신의 회사를 차리고, YJ신약을 D국 전역에 판매해 큰돈을 벌 생각이었다. 태나는 그 돈으로 천씨 가문을 인수해, 자신을 무시했던 천태성에게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고 싶었다. 그녀는 천태성과 천씨 가문 모두에게 자신이 실력을 가진 사람이라는 걸 알리고 싶었다. “참, 아영 씨에게 솔직히 말할 게 있어요. 사실 저에겐 이미 네 명의 여자친구가 있어요.” 운기는 고백하듯 말했다.“운기 오빠, 저는 오빠의 여자로서 오빠 곁에만 있으면 돼요. 오빠 마음에 제가 조금이라도 자리 잡고 있다면 그걸로 만족해요. 저는 그냥 오빠와의 집을 돌보는 데 최선을 다할게요.” 태나는 상냥하게 말했다.목적을 가지고 있는 태나로선 운기에게 거부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