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기는 경비의 반응에 피식 웃었다.‘역시 돈이 쓸모가 있나 보네.’이렇게 운기는 순조롭게 아파트 안으로 들어가 C구역 28단지 802호를 찾아갔다.눈앞의 문을 보자 운기는 가슴이 두근거리고 긴장되었다.곧 서연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두 사람은 꽤나 오랜 시간 동안 서로를 만나보지 못했다.운기가 문을 두드리자 문이 곧 열렸지만, 문을 연 사람은 반바지에 티셔츠를 입은 젊은 여자였다.그녀는 서연이 아니라, 서연의 룸메이트다.“누구시죠?”이유진은 운기를 보며 물었다.“서연 씨를 찾는데, 지금 집에 계시나요?”운기가 물었다.“당신은 누구시죠? 설마 팬은 아니죠?”유진은 경계하는 눈빛으로 운기를 바라보았다.“아닙니다. 전 서연 씨와 창양시에서 알고 지냈던 옛 친구예요.”운기가 말했다.“아, 어쩐지 좀 낯익은 것 같네요. 서연이가 책상 위에 놓아둔 사진이 그쪽인 거죠?”유진은 놀란 듯한 표정을 보였다.이 말을 들은 운기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서연이가 내 사진을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고? 그게 무슨 말이지? 서연이는 늘 나를 거절했었잖아.’“그렇다면 서연이가 이 집에 살고 있는 건 맞죠?”운기가 물었다.“네, 전 서연의 룸메이트 이유진입니다.”유진이가 말했다.“서연의 룸메이트 시군요. 안녕하세요, 전 임운기라고 합니다.”운기가 손을 내밀어 악수하려고 했다.“악수는 하지 말죠. 저희가 앞으로 친하게 지낼 사이는 아니잖아요. 서연의 친구라면 안으로 들어오시죠.”유진은 팔짱을 끼고 말했다.운기는 어쩔 수 없이 내밀었던 손을 거둘 수밖에 없었다.이때 유진이가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사진 놔둔 사람 치곤 좀 많이 평범한데? 서연이가 안목은 좀 구린 듯…?”속눈썹 파들거리며, 운기를 위아래로 훑어보면서 말이다.사실 운기는 자기가 꽤나 잘 차려 입었다고 생각했다. 지나친 고가는 아니지만 옷과 신발 모두 단정하고 깨끗했다.그러나 유진의 눈엔 그냥 싸구려 천쪼가리로 보였나 보다.그녀의 목소리가 매우 작았지만, 운기의 청력으
“전 운기 씨를 피하기 위해 창양시를 떠나 창원에 온 건데, 왜 다시 절 찾으러 창원에 오신 거예요? 도대체 뭘 원하시는 거예요!”서연이가 눈시울을 붉혔다.운기가 찾아오자 마음이 더 복잡해졌기 때문이다.사실 서연은 조금 기쁘기도 했다. 운기가 자신을 찾으러 창원까지 찾아온 것만으로도, 운기가 자신에게 관심이 있다는 것을 설명할 수 있다.여자의 생각은 때때로 이렇게 모순된다.“서연 씨, 저희 사이는 절대로 쉽게 정리해서는 안 돼요.”운기가 진지하게 말했다.이때 옆에 서 있던 유진이가 끼어들었다.“서연아, 이 남자가 네 전 남자친구야? 내가 보기에, 네가 지금 잘나가니까 너한테 빌붙으려고 찾아온 것 같은데. 꼭 조심해야 해.”운기가 유진을 보며 말했다.“이유진 씨, 사람을 왜 그렇게 나쁘게 생각하시는 거예요? 전 돈 따위는 전혀 부족하지 않아요.”“돈이 많다고요? 하하!”유진은 입을 가리고 비웃었다.운기는 유진이가 믿든 안 믿든 신경 쓰지 않고 계속 서연을 보며 말했다.“서연 씨가 꿈을 이루기 위해 창원에 오셔서 점점 잘나가고 계시니. 정말 너무 기뻐요.”운기가 미소를 지었다.서연은 잠시 망설이더니 이를 악물고 말했다.“이미 오셨으니 이곳에서 며칠 돌아보다가 가세요. 창원은 아직 구경해 보지 못하셨잖아요.”서연은 원래 돌아가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입 밖으로 꺼낸 말은 달랐다.옆에 서 있던 유진은 놀란 듯한 표정을 지었다.“서연아, 저 사람을 창원에 남겨둘 생각인 거야? 정말 확실해? 갑자기 찾아온 것만으로도 이상한데, 그래도 조심하는 게 낫지 않을까?”이때 유진의 핸드폰이 울렸다.“여보세요. 자기야, 지금 창원에 왔다고? 그래, 금방 갈게!”유진은 활짝 웃으며 전화를 받았다.전화를 끊은 뒤.“서연아, 내 남자친구가 창원에 왔다는데 같이 밥 먹으러 가지 않을래? 마침 내 남자친구를 소개해 줄게. 너도 그동안 궁금했었잖아.”유진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물론이죠. 진짜 괜찮은 사람인지 제가 봐드릴게요.”서연은 미소를
운기는 이 말을 듣고서야 깨달은 듯 고개를 끄덕였다.‘이렇게 도둑맞았던 거구나.’서연은 억울해하며 계속해서 말했다.“제 노래를 훔친 건 둘째치고, 저한테 표절을 했다고 누명을 씌우는 바람에 제가 평생 표절 가수라는 수식어를 달고 살게 되었어요. 전 정말 너무 화가 나요.”서연은 눈시울이 붉어지더니 눈물이 핑 돌았다.이 일은 서연에게 엄청난 타격을 주었기 때문이다.이런 일이 운기에게 일어났다면 운기조차도 이겨내기 힘들 것이다.지금의 서연은 고난을 이겨냈지만, 그동안 혼자서 엄청 마음고생을 했을 것이다.서연이가 억울해하는 모습을 보자 운기는 마음이 아팠다.이로 인해, 운기는 반드시 서연의 누명을 벗겨주기로 결심했다.유진은 입을 삐죽거리며 매섭게 말했다.“강소유가 라이브에서는 착한 척을 하더니, 이렇게 나쁜 사람일 줄이야! 어떻게 우리 서연의 노래를 훔칠 수 있어? 정말 못된 년이야.”유진은 또다시 서연을 위로해 주었다.“서연아, 절대 포기해서는 안 돼! 이번엔 강소유는 절대 네 곡을 훔칠 수 없을 테니, 이번 신곡으로 널 증명하면 돼!”“유진 언니, 고마워요. 꼭 힘낼게요.”서연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서연 씨, 신곡 준비는 어떻게 됐어요? 조금이라도 들려주시면 안 돼요?”운기는 다소 기대하는 표정으로 물었다.운기는 평소에 노래를 즐겨듣지 않았지만, 서연이가 만든 노래가 정말 좋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신곡은 모레 정식으로 발표될 예정이지만, 제가 두 소절 들려드릴게요.”서연이가 말했다.“안돼, 서연아. 저 사람이 네 신곡을 누설하기라도 하면 어떡해? 절대 불러서는 안돼!”유진이가 말했다.“전 운기 씨를 믿어요.”서연이가 미소를 지었다.비록 감정적인 면에서 두 사람은 갈등이 있었지만, 서연은 운기를 믿을 수 있었다.애초에 창양시에 있었을 때 두 사람이 함께 많은 일을 겪었기 때문이다.그러나 유진은 얼른 반박했다.“서연아, 사람 일을 모르는 거야. 저 사람은 딱 봐도 가난해 보이는데, 돈 때문에 널 배신
서연은 운기가 아직도 화정 그룹 창양 지사의 회장으로 일하고 있다고 생각하였다. “그동안 그럭저럭 잘 지냈죠.”운기가 대답했다.“운기 씨, 아직 설아 씨와는 잘 지내고 계신 거죠?”서연은 애써 웃으며 물었디.애초에 운기와 설아가 사귀기로 했다는 소식이 서연을 상처받게 만들었다. 이로 인해, 설아가 창원에 오기로 결정을 내렸던 것이다.“잘, 잘 지내고 있죠.”운기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설아 씨는 정말 좋은 분이시니 잘 아껴주셔야 해요.”서연은 미소를 지었다.“서연 씨, 저, 저희는 정말 불가능한가요?”운기가 이를 악물고 물었다.운기가 조영을 거절한 것은 자신과 조영 사이에는 아직 아무런 관계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운기는 더욱 조영을 받아들일 수 없다.그러나 서연은 다르다. 운기와 서연 사이에는 이미 관계가 발생하였고, 두 사람은 모두 서로가 처음이다.“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운기 씨는 여자친구가 있으시잖아요.”서연은 입을 삐죽 내밀고 운기를 노려보았다.이때 화장실을 다녀온 유진은 다시 룸 안으로 들어왔다.“유진 언니, 남자 친구분은 언제 도착하신 대요?”서연이가 물었다.“방금 전화했는데 5분 후에 도착할 예정이래.”유진은 자리에 앉은 후 궁금해하며 물었다.“서연아, ‘X발 육 공자’는 네가 CQ라이브와 계약한 후에도 자주 나타나셨어?”“아니요.”서연이가 고개를 가로저었다.“널 그렇게 지지하시던 분이 왜 갑자기 사라지신 거지? 정말 이상한 일이네.”서연이가 감탄을 하며 말했다. 그리고 또다시 호기심 가득한 말투로 물었다.“서연아, 파프리카 TV가 망한 게 정말 ‘X발 육 공자’와 관계있는 거 아니야? 인터넷에선 다들 그분이 한 짓이라고 말하더라고.”“그건 저도 잘 몰라요.”서연이가 대답했다.이 말을 들은 운기는 모르는 척 웃으며 물었다.“방금 말씀하신 ‘X발 육 공자’가 누구죠?”“제가 라이브를 할 때 도와주셨던 분이세요. 그분 덕분에 제가 파프리카 TV에서 유명해질 수 있었던 거예요
“말도 마, 진짜 화가 나서 미칠 뻔했어. 오늘 비행기에서 어떤 놈이 내 핸드폰을 물 컵에 넣어버려서 몇 억이나 되는 계약이 무산되어버렸어.”덕원은 화가 난 표정으로 말했다.“뭐? 그런 일이 있었어? 그럼 그 사람한테 배상을 하라고 말하지 그랬어.”유진이가 다급하게 말했다.“그 녀석은 내가 배상하라고 할까 봐 두려웠는지, 비행기가 착륙하자마자 도망가 버렸어.”덕원이가 말했다. 그도 배상을 원했지만, 비행기가 착륙한 후 재빨리 화장실로 달려가 급한 불을 껐다. 그가 화장실을 나섰을 땐 이미 모든 승객들이 비행기를 내렸다.오늘 비행기에서 추태를 보인 일을 생각하기만 해도, 덕원은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내가 그 새끼를 한 번만 더 만난다면 절대로 가만두지 않을 거야.”덕원이가 분개하며 말했다.곧이어 그는 자리에 앉아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서연에게 물었다.“서연 씨는 무슨 일을 하고 계시나요?”“자기야, 서연이는 요즘 엄청 핫한 인기 BJ인 데다가, 엄청난 가수야. 서연에게 관심 있는 부잣집 도련님들이 줄을 서고 있으니, 우리 자기는 쓸데없는 생각하지 마!”유진이가 덕원을 노려보았다.“그냥 물어본 것뿐이야. 나한텐 우리 자기가 있는데 왜 쓸데없는 생각을 하겠어.”덕원은 헛웃음을 지었다.이때 룸의 문이 열리더니 화장실을 다녀온 운기가 안으로 들어왔다.“네, 네가 왜!”덕원은 운기를 보더니 놀란 마음에 눈을 크게 떴다.이곳에서 운기를 만나게 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당신은?”운기도 놀란 눈치였다.‘이 사람은 방금 비행기에서 민폐였던 놈이잖아?’“너 이 새끼, 오늘 딱 걸렸어. 방금 비행기에서는 도망쳤겠지만, 지금은 절대로 도망치지 못할 거야. 내가 오늘 널 죽여버릴 거야!”덕원은 말하면서 걸상을 들어 운기를 때리려고 달려들었다.“자기야, 왜 그래?”유진이가 얼른 덕원을 막았다.“바로 저 새끼가 내 핸드폰을 물컵에 던졌어. 저 새끼 때문에 내 돈 몇 억이 날아갔는지 알기나 해?”덕원이가 노발대발했다.“방금
임운기가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사실 별거 아니야. 그냥 비행기에서 내릴 때 바지에 실수한 거야. 물론 비행기 안 사람들이 다 기절할 뻔했지만. 다 큰 성인이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정말 예의가 없네.”“뭐라고요?!”이유진과 서연은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그리고는 이상한 눈빛으로 진덕원을 바라보았다.진덕원은 얼굴이 빨개지다 못해 매우 난처해 보였다.“너희……, 여러분들 믿지 마세요. 임운기 씨가 저를 모함하려는 거예요! 사실은 그랬던 건 임운기예요! 비행기에서 자기 바지에 실수한 건 저 녀석이라고요!” 진덕원이 임운기를 가리키며 말했다. 분명 그는 상황을 역전시키려고 했다. 진덕원이 말이 나오자마자 이유진은 임운기를 경멸하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정말 역겹네요. 그런 짓을 하고도 제 남자 친구한테 뒤집어씌우려고 하다니, 제 남자친구가 어떤 사람인데 설마 그런 일을 하겠어요?” 이유진의 목소리는 날카로웠다.그러자 임운기가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진덕원이 이런 식으로 상황을 역전시키려 할 줄 몰랐다.그 순간, 진덕원은 승리의 미소를 지으며 임운기에게 본때를 보여주려는 듯했다.“사실 증거를 꺼내고 싶지는 않았는데 지금 상황을 보니 증거를 꺼내야겠네요.” 임운기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곧바로 휴대폰을 꺼내 비행기에서 촬영한 영상을 찾아냈다. 비행기에서 그 일이 발생할 때, 임운기는 바로 그 장면을 녹화했었다. 영상을 틀자, 진덕원이 자리에서 실수하는 장면이 나왔다. 바지에 노란색 액체가 가득한 것이 뚜렷하게 보였다. 게다가, 푸드덕 소리와 비행기 안 승객들의 불평하는 소리, 수군거리는 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다. 정말 역겨운 영상이었다.이 영상을 본 서연은 더욱더 경멸하는 눈빛으로 진덕원을 바라보았다.이유진조차도 참지 못하고 구역질을 했고, 진덕원을 이상한 눈길로 바라보았다.“누가 잘못했는지 이젠 알겠죠? 진덕원 씨, 설마 이 영상도 조작이라고 할 거예요?” 임운기가 비웃었다.진덕원은 얼굴이 빨개져서 말할 수
목단각 단독 룸 안에서, 진덕원은 이미 주문을 마쳤다.“서연아, 네 친구 집안이 그다지 좋지 않은 것 같네. 너 같은 SNS 스타 겸 가수가 어떻게 그런 사람하고 어울릴 수 있지? 이해가 안 가.” 진덕원이 말했다.이유진도 서둘러 동조했다. “맞아, 나도 이해가 안 가. 임운기 씨가 서연을 수원까지 찾아온 건, 분명 서연의 돈 때문일 거야!”“뭔가 오해한 것 같네요. 사실 운기 씨 가정 형편은 꽤 좋은 편이에요. 운기 씨 할아버지가 천서에서 꽤 유명하신 분이거든요.” 서연이 설명했다.임운기가 계속해서 비웃음을 당하자, 서연은 마음이 좋지 않았다.“서연아, 임운기를 위해 거짓말하지 마. 임운기가 정말 집안이 좋다면, 이렇게 평범하게 입고 다닐 리가 없잖아. 지금도 봐 봐. 몸에 값비싼 물건 하나 없잖아.” 이유진이 웃으며 말했다.진덕원도 웃으며 말했다. “그러게 말이야. 심지어 시계조차 살 수 없나 보네. 내가 본 재벌 2세 중에서 명품 시계 안 차는 사람은 없어. 아무나 재벌 2세 흉내 낼 수 있는 건 아니거든.”진덕원은 말하면서 손을 테이블 위에 올렸다. 그러고는 손목시계를 과시하듯이 보여주었다.그때, 양복을 입은 로비 매니저가 급하게 들어왔다.“덕원 대표님, 여러분, 정말 죄송합니다만, 오늘 단독 방이 부족해서 몇몇 중요한 손님이 이 단독 룸을 사용하길 원합니다. 혹시 대기실에서 식사하실 수 있나요? 오늘 저희가 50% 할인해 드리겠습니다.” 로비 매니저가 매우 예의 바르게 말했다.쾅-“그럼 우리는 더 이상 중요한 손님이 아니란 말이야? 지금 우리 보고 단독 룸을 양보하라고? 우리가 그렇게 쉽게 괴롭혀도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할인해 준다고 해도, 공짜라 해도 양보 안 해. 내가 돈 때문에 밥도 못 사 먹는 사람으로 보여?”진덕원이 테이블을 치며 일어섰다. 그는 서연과 이유진 앞에서 멋진 모습을 보이려 하고 있다.“덕원 대표님, 제 말은 그런 뜻이 아닙니다. 그냥……, 지금 오신 손님은 WW 무역 그룹의 본부장 진영 대표
그러자 대머리 양진영과 그의 뒤에 서 있는 몇몇 사장님들이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규칙이라고? 하하, 규칙은 돈 많은 사람이 정하는 거야, 넌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규칙을 얘기하니?” 양진영이 웃으며 말했다.“맞습니다. 규칙은 돈 많은 사람이 정하는 거죠. 진영 대표님보다 제가 돈이 많으니 당연히 규칙을 얘기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임운기가 다리를 꼬고 태연하게 대답했다.“네가 나보다 돈이 많다고? 하하!” 양진영과 그의 일행은 다시 한번 크게 웃어 댔다.이윽고 양진영은 진덕원에게 시선을 돌리며 차갑게 물었다.“덕원, 이 친구가 네 친구야? 정말 규칙을 모르는구나.”진덕원은 이 말을 듣고 무척이나 당황했다. 그와 양진영은 둘 다 무역 업계 사람이다. 진덕원은 업계에서 양진영에 비해 훨씬 못 미치는 사람이었기에 양진영이 손보기로 마음먹는다면, 이 업계에서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다.이윽고 진덕원은 임운기를 노려보며 크게 소리쳤다.“허세 좀 그만 부려. 우리랑 같이 밥이라도 먹으러 가든가, 아니면 그냥 꺼져. 진영 대표님을 건드리면 나도 피해를 봐!”“그쪽이 양진영 씨가 무서운 거라면 그냥 가면 되잖아요. 저는 진덕원 씨를 붙잡을 생각이 없어요. 그리고 이 방은 제가 안 된다고 했기에 진영 대표님이 괴롭히진 않을 거예요. 괴롭히려면 저를 괴롭혀야죠.” 임운기가 태연하게 말했다.그러자 서연이 임운기를 잡아당겼다. “임운기 씨, 여긴 수원이에요. 운기 씨는 그저 외지인일 뿐이에요. 만약 문제가 생긴다면 정말 해결하기 어려울 거예요. 우리 그냥 밖에서 먹는 게 어때요?”“걱정하지 마세요.” 임운기가 자신감에 찬 미소를 지었다.“꼭 그렇게 허세를 부리고 싶다면 너 혼자 여기서 해. 이유진, 우리 가자. 이 자식은 신경 쓰지 말자.” 진덕원이 말했다. 그러고는 이유진을 잡고 밖으로 나가려 했다.이유진은 서둘러 서연에게 말했다. “서연아, 봤지? 방금 수원에 온 사람이 문제만 일으키잖아. 우리랑 같이 나가자. 임운기가 말도 안 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