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운기 씨를 피하기 위해 창양시를 떠나 창원에 온 건데, 왜 다시 절 찾으러 창원에 오신 거예요? 도대체 뭘 원하시는 거예요!”서연이가 눈시울을 붉혔다.운기가 찾아오자 마음이 더 복잡해졌기 때문이다.사실 서연은 조금 기쁘기도 했다. 운기가 자신을 찾으러 창원까지 찾아온 것만으로도, 운기가 자신에게 관심이 있다는 것을 설명할 수 있다.여자의 생각은 때때로 이렇게 모순된다.“서연 씨, 저희 사이는 절대로 쉽게 정리해서는 안 돼요.”운기가 진지하게 말했다.이때 옆에 서 있던 유진이가 끼어들었다.“서연아, 이 남자가 네 전 남자친구야? 내가 보기에, 네가 지금 잘나가니까 너한테 빌붙으려고 찾아온 것 같은데. 꼭 조심해야 해.”운기가 유진을 보며 말했다.“이유진 씨, 사람을 왜 그렇게 나쁘게 생각하시는 거예요? 전 돈 따위는 전혀 부족하지 않아요.”“돈이 많다고요? 하하!”유진은 입을 가리고 비웃었다.운기는 유진이가 믿든 안 믿든 신경 쓰지 않고 계속 서연을 보며 말했다.“서연 씨가 꿈을 이루기 위해 창원에 오셔서 점점 잘나가고 계시니. 정말 너무 기뻐요.”운기가 미소를 지었다.서연은 잠시 망설이더니 이를 악물고 말했다.“이미 오셨으니 이곳에서 며칠 돌아보다가 가세요. 창원은 아직 구경해 보지 못하셨잖아요.”서연은 원래 돌아가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입 밖으로 꺼낸 말은 달랐다.옆에 서 있던 유진은 놀란 듯한 표정을 지었다.“서연아, 저 사람을 창원에 남겨둘 생각인 거야? 정말 확실해? 갑자기 찾아온 것만으로도 이상한데, 그래도 조심하는 게 낫지 않을까?”이때 유진의 핸드폰이 울렸다.“여보세요. 자기야, 지금 창원에 왔다고? 그래, 금방 갈게!”유진은 활짝 웃으며 전화를 받았다.전화를 끊은 뒤.“서연아, 내 남자친구가 창원에 왔다는데 같이 밥 먹으러 가지 않을래? 마침 내 남자친구를 소개해 줄게. 너도 그동안 궁금했었잖아.”유진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물론이죠. 진짜 괜찮은 사람인지 제가 봐드릴게요.”서연은 미소를
운기는 이 말을 듣고서야 깨달은 듯 고개를 끄덕였다.‘이렇게 도둑맞았던 거구나.’서연은 억울해하며 계속해서 말했다.“제 노래를 훔친 건 둘째치고, 저한테 표절을 했다고 누명을 씌우는 바람에 제가 평생 표절 가수라는 수식어를 달고 살게 되었어요. 전 정말 너무 화가 나요.”서연은 눈시울이 붉어지더니 눈물이 핑 돌았다.이 일은 서연에게 엄청난 타격을 주었기 때문이다.이런 일이 운기에게 일어났다면 운기조차도 이겨내기 힘들 것이다.지금의 서연은 고난을 이겨냈지만, 그동안 혼자서 엄청 마음고생을 했을 것이다.서연이가 억울해하는 모습을 보자 운기는 마음이 아팠다.이로 인해, 운기는 반드시 서연의 누명을 벗겨주기로 결심했다.유진은 입을 삐죽거리며 매섭게 말했다.“강소유가 라이브에서는 착한 척을 하더니, 이렇게 나쁜 사람일 줄이야! 어떻게 우리 서연의 노래를 훔칠 수 있어? 정말 못된 년이야.”유진은 또다시 서연을 위로해 주었다.“서연아, 절대 포기해서는 안 돼! 이번엔 강소유는 절대 네 곡을 훔칠 수 없을 테니, 이번 신곡으로 널 증명하면 돼!”“유진 언니, 고마워요. 꼭 힘낼게요.”서연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서연 씨, 신곡 준비는 어떻게 됐어요? 조금이라도 들려주시면 안 돼요?”운기는 다소 기대하는 표정으로 물었다.운기는 평소에 노래를 즐겨듣지 않았지만, 서연이가 만든 노래가 정말 좋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신곡은 모레 정식으로 발표될 예정이지만, 제가 두 소절 들려드릴게요.”서연이가 말했다.“안돼, 서연아. 저 사람이 네 신곡을 누설하기라도 하면 어떡해? 절대 불러서는 안돼!”유진이가 말했다.“전 운기 씨를 믿어요.”서연이가 미소를 지었다.비록 감정적인 면에서 두 사람은 갈등이 있었지만, 서연은 운기를 믿을 수 있었다.애초에 창양시에 있었을 때 두 사람이 함께 많은 일을 겪었기 때문이다.그러나 유진은 얼른 반박했다.“서연아, 사람 일을 모르는 거야. 저 사람은 딱 봐도 가난해 보이는데, 돈 때문에 널 배신
서연은 운기가 아직도 화정 그룹 창양 지사의 회장으로 일하고 있다고 생각하였다. “그동안 그럭저럭 잘 지냈죠.”운기가 대답했다.“운기 씨, 아직 설아 씨와는 잘 지내고 계신 거죠?”서연은 애써 웃으며 물었디.애초에 운기와 설아가 사귀기로 했다는 소식이 서연을 상처받게 만들었다. 이로 인해, 설아가 창원에 오기로 결정을 내렸던 것이다.“잘, 잘 지내고 있죠.”운기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설아 씨는 정말 좋은 분이시니 잘 아껴주셔야 해요.”서연은 미소를 지었다.“서연 씨, 저, 저희는 정말 불가능한가요?”운기가 이를 악물고 물었다.운기가 조영을 거절한 것은 자신과 조영 사이에는 아직 아무런 관계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운기는 더욱 조영을 받아들일 수 없다.그러나 서연은 다르다. 운기와 서연 사이에는 이미 관계가 발생하였고, 두 사람은 모두 서로가 처음이다.“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운기 씨는 여자친구가 있으시잖아요.”서연은 입을 삐죽 내밀고 운기를 노려보았다.이때 화장실을 다녀온 유진은 다시 룸 안으로 들어왔다.“유진 언니, 남자 친구분은 언제 도착하신 대요?”서연이가 물었다.“방금 전화했는데 5분 후에 도착할 예정이래.”유진은 자리에 앉은 후 궁금해하며 물었다.“서연아, ‘X발 육 공자’는 네가 CQ라이브와 계약한 후에도 자주 나타나셨어?”“아니요.”서연이가 고개를 가로저었다.“널 그렇게 지지하시던 분이 왜 갑자기 사라지신 거지? 정말 이상한 일이네.”서연이가 감탄을 하며 말했다. 그리고 또다시 호기심 가득한 말투로 물었다.“서연아, 파프리카 TV가 망한 게 정말 ‘X발 육 공자’와 관계있는 거 아니야? 인터넷에선 다들 그분이 한 짓이라고 말하더라고.”“그건 저도 잘 몰라요.”서연이가 대답했다.이 말을 들은 운기는 모르는 척 웃으며 물었다.“방금 말씀하신 ‘X발 육 공자’가 누구죠?”“제가 라이브를 할 때 도와주셨던 분이세요. 그분 덕분에 제가 파프리카 TV에서 유명해질 수 있었던 거예요
“말도 마, 진짜 화가 나서 미칠 뻔했어. 오늘 비행기에서 어떤 놈이 내 핸드폰을 물 컵에 넣어버려서 몇 억이나 되는 계약이 무산되어버렸어.”덕원은 화가 난 표정으로 말했다.“뭐? 그런 일이 있었어? 그럼 그 사람한테 배상을 하라고 말하지 그랬어.”유진이가 다급하게 말했다.“그 녀석은 내가 배상하라고 할까 봐 두려웠는지, 비행기가 착륙하자마자 도망가 버렸어.”덕원이가 말했다. 그도 배상을 원했지만, 비행기가 착륙한 후 재빨리 화장실로 달려가 급한 불을 껐다. 그가 화장실을 나섰을 땐 이미 모든 승객들이 비행기를 내렸다.오늘 비행기에서 추태를 보인 일을 생각하기만 해도, 덕원은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내가 그 새끼를 한 번만 더 만난다면 절대로 가만두지 않을 거야.”덕원이가 분개하며 말했다.곧이어 그는 자리에 앉아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서연에게 물었다.“서연 씨는 무슨 일을 하고 계시나요?”“자기야, 서연이는 요즘 엄청 핫한 인기 BJ인 데다가, 엄청난 가수야. 서연에게 관심 있는 부잣집 도련님들이 줄을 서고 있으니, 우리 자기는 쓸데없는 생각하지 마!”유진이가 덕원을 노려보았다.“그냥 물어본 것뿐이야. 나한텐 우리 자기가 있는데 왜 쓸데없는 생각을 하겠어.”덕원은 헛웃음을 지었다.이때 룸의 문이 열리더니 화장실을 다녀온 운기가 안으로 들어왔다.“네, 네가 왜!”덕원은 운기를 보더니 놀란 마음에 눈을 크게 떴다.이곳에서 운기를 만나게 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당신은?”운기도 놀란 눈치였다.‘이 사람은 방금 비행기에서 민폐였던 놈이잖아?’“너 이 새끼, 오늘 딱 걸렸어. 방금 비행기에서는 도망쳤겠지만, 지금은 절대로 도망치지 못할 거야. 내가 오늘 널 죽여버릴 거야!”덕원은 말하면서 걸상을 들어 운기를 때리려고 달려들었다.“자기야, 왜 그래?”유진이가 얼른 덕원을 막았다.“바로 저 새끼가 내 핸드폰을 물컵에 던졌어. 저 새끼 때문에 내 돈 몇 억이 날아갔는지 알기나 해?”덕원이가 노발대발했다.“방금
임운기가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사실 별거 아니야. 그냥 비행기에서 내릴 때 바지에 실수한 거야. 물론 비행기 안 사람들이 다 기절할 뻔했지만. 다 큰 성인이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정말 예의가 없네.”“뭐라고요?!”이유진과 서연은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그리고는 이상한 눈빛으로 진덕원을 바라보았다.진덕원은 얼굴이 빨개지다 못해 매우 난처해 보였다.“너희……, 여러분들 믿지 마세요. 임운기 씨가 저를 모함하려는 거예요! 사실은 그랬던 건 임운기예요! 비행기에서 자기 바지에 실수한 건 저 녀석이라고요!” 진덕원이 임운기를 가리키며 말했다. 분명 그는 상황을 역전시키려고 했다. 진덕원이 말이 나오자마자 이유진은 임운기를 경멸하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정말 역겹네요. 그런 짓을 하고도 제 남자 친구한테 뒤집어씌우려고 하다니, 제 남자친구가 어떤 사람인데 설마 그런 일을 하겠어요?” 이유진의 목소리는 날카로웠다.그러자 임운기가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진덕원이 이런 식으로 상황을 역전시키려 할 줄 몰랐다.그 순간, 진덕원은 승리의 미소를 지으며 임운기에게 본때를 보여주려는 듯했다.“사실 증거를 꺼내고 싶지는 않았는데 지금 상황을 보니 증거를 꺼내야겠네요.” 임운기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곧바로 휴대폰을 꺼내 비행기에서 촬영한 영상을 찾아냈다. 비행기에서 그 일이 발생할 때, 임운기는 바로 그 장면을 녹화했었다. 영상을 틀자, 진덕원이 자리에서 실수하는 장면이 나왔다. 바지에 노란색 액체가 가득한 것이 뚜렷하게 보였다. 게다가, 푸드덕 소리와 비행기 안 승객들의 불평하는 소리, 수군거리는 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다. 정말 역겨운 영상이었다.이 영상을 본 서연은 더욱더 경멸하는 눈빛으로 진덕원을 바라보았다.이유진조차도 참지 못하고 구역질을 했고, 진덕원을 이상한 눈길로 바라보았다.“누가 잘못했는지 이젠 알겠죠? 진덕원 씨, 설마 이 영상도 조작이라고 할 거예요?” 임운기가 비웃었다.진덕원은 얼굴이 빨개져서 말할 수
목단각 단독 룸 안에서, 진덕원은 이미 주문을 마쳤다.“서연아, 네 친구 집안이 그다지 좋지 않은 것 같네. 너 같은 SNS 스타 겸 가수가 어떻게 그런 사람하고 어울릴 수 있지? 이해가 안 가.” 진덕원이 말했다.이유진도 서둘러 동조했다. “맞아, 나도 이해가 안 가. 임운기 씨가 서연을 수원까지 찾아온 건, 분명 서연의 돈 때문일 거야!”“뭔가 오해한 것 같네요. 사실 운기 씨 가정 형편은 꽤 좋은 편이에요. 운기 씨 할아버지가 천서에서 꽤 유명하신 분이거든요.” 서연이 설명했다.임운기가 계속해서 비웃음을 당하자, 서연은 마음이 좋지 않았다.“서연아, 임운기를 위해 거짓말하지 마. 임운기가 정말 집안이 좋다면, 이렇게 평범하게 입고 다닐 리가 없잖아. 지금도 봐 봐. 몸에 값비싼 물건 하나 없잖아.” 이유진이 웃으며 말했다.진덕원도 웃으며 말했다. “그러게 말이야. 심지어 시계조차 살 수 없나 보네. 내가 본 재벌 2세 중에서 명품 시계 안 차는 사람은 없어. 아무나 재벌 2세 흉내 낼 수 있는 건 아니거든.”진덕원은 말하면서 손을 테이블 위에 올렸다. 그러고는 손목시계를 과시하듯이 보여주었다.그때, 양복을 입은 로비 매니저가 급하게 들어왔다.“덕원 대표님, 여러분, 정말 죄송합니다만, 오늘 단독 방이 부족해서 몇몇 중요한 손님이 이 단독 룸을 사용하길 원합니다. 혹시 대기실에서 식사하실 수 있나요? 오늘 저희가 50% 할인해 드리겠습니다.” 로비 매니저가 매우 예의 바르게 말했다.쾅-“그럼 우리는 더 이상 중요한 손님이 아니란 말이야? 지금 우리 보고 단독 룸을 양보하라고? 우리가 그렇게 쉽게 괴롭혀도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할인해 준다고 해도, 공짜라 해도 양보 안 해. 내가 돈 때문에 밥도 못 사 먹는 사람으로 보여?”진덕원이 테이블을 치며 일어섰다. 그는 서연과 이유진 앞에서 멋진 모습을 보이려 하고 있다.“덕원 대표님, 제 말은 그런 뜻이 아닙니다. 그냥……, 지금 오신 손님은 WW 무역 그룹의 본부장 진영 대표
그러자 대머리 양진영과 그의 뒤에 서 있는 몇몇 사장님들이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규칙이라고? 하하, 규칙은 돈 많은 사람이 정하는 거야, 넌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규칙을 얘기하니?” 양진영이 웃으며 말했다.“맞습니다. 규칙은 돈 많은 사람이 정하는 거죠. 진영 대표님보다 제가 돈이 많으니 당연히 규칙을 얘기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임운기가 다리를 꼬고 태연하게 대답했다.“네가 나보다 돈이 많다고? 하하!” 양진영과 그의 일행은 다시 한번 크게 웃어 댔다.이윽고 양진영은 진덕원에게 시선을 돌리며 차갑게 물었다.“덕원, 이 친구가 네 친구야? 정말 규칙을 모르는구나.”진덕원은 이 말을 듣고 무척이나 당황했다. 그와 양진영은 둘 다 무역 업계 사람이다. 진덕원은 업계에서 양진영에 비해 훨씬 못 미치는 사람이었기에 양진영이 손보기로 마음먹는다면, 이 업계에서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다.이윽고 진덕원은 임운기를 노려보며 크게 소리쳤다.“허세 좀 그만 부려. 우리랑 같이 밥이라도 먹으러 가든가, 아니면 그냥 꺼져. 진영 대표님을 건드리면 나도 피해를 봐!”“그쪽이 양진영 씨가 무서운 거라면 그냥 가면 되잖아요. 저는 진덕원 씨를 붙잡을 생각이 없어요. 그리고 이 방은 제가 안 된다고 했기에 진영 대표님이 괴롭히진 않을 거예요. 괴롭히려면 저를 괴롭혀야죠.” 임운기가 태연하게 말했다.그러자 서연이 임운기를 잡아당겼다. “임운기 씨, 여긴 수원이에요. 운기 씨는 그저 외지인일 뿐이에요. 만약 문제가 생긴다면 정말 해결하기 어려울 거예요. 우리 그냥 밖에서 먹는 게 어때요?”“걱정하지 마세요.” 임운기가 자신감에 찬 미소를 지었다.“꼭 그렇게 허세를 부리고 싶다면 너 혼자 여기서 해. 이유진, 우리 가자. 이 자식은 신경 쓰지 말자.” 진덕원이 말했다. 그러고는 이유진을 잡고 밖으로 나가려 했다.이유진은 서둘러 서연에게 말했다. “서연아, 봤지? 방금 수원에 온 사람이 문제만 일으키잖아. 우리랑 같이 나가자. 임운기가 말도 안 되는
식당의 등급은 중상 정도였고, 연간 순이익도 몇억 원에 불과했다. 그러니 2억 원의 무게가 그들에게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었다.“임운기 씨, 설마 이……, 이 수표가 가짜는 아니겠죠?” 로비 매니저가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사실 로비 매니저는 임운기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었다. 임운기의 옷차림이 너무 평범했기 때문이다. 그는 임운기가 손쉽게 2억 원을 꺼낼 사람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양진영도 비웃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허, 가짜 수표 한 장으로 여기 사람을 속이려고? 우리 모두 세상 물정 모르는 어린애들로 보는 건가? 네가 손쉽게 2억 원을 꺼낼 수 있다면, 내 손에 장을 지지 마!”“믿지 못하겠으면 은행에 전화해서 확인해 보세요.” 임운기는 어깨를 으쓱했다.로비 매니저는 그 말을 듣고 급히 전화를 꺼내 은행에 전화를 걸어 수표의 사실 여부를 확인했다. 수표에는 번호가 있었고, 로비 매니저가 전화로 번호를 알려주자 은행 측은 곧바로 답변을 줬다.“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로비 매니저가 전화를 끊은 뒤, 양진영이 물었다.“매니저님, 어떻게 됐어요?”“진영 대표님, 은행 측에서 수표가 진짜라고 합니다.” 로비 매니저는 다소 충격을 받은 듯했다.“뭐라고? 수표가 진짜라고!” 양진영은 깜짝 놀랐다.양진영 뒤에 서 있던 몇몇 사장님들도 매우 놀란 듯했다. 그들은 이렇게 평범하게 보이는 젊은이가 손쉽게 2억 원짜리 수표를 꺼낼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못 했다.그리고 그들이 놀란 것은 단순히 2억 원 때문만이 아니었다. 그들은 잘 알고 있었다. 손쉽게 2억 원을 쓸 수 있는 사람은 적어도 몇천억, 심지어는 몇조의 자산을 가진 사람일 것이다. 그들은 표면을 넘어 본질을 볼 줄 아는 사람들이었다.양진영조차도 오늘 식사에 몇백만 원을 쓸 뿐이었다.임운기는 담배를 하나 꺼내 입에 물고 한 모금 빨아들인 뒤, 태연하게 말했다.“진영 대표님이죠? 지금은 시장 경제 시대입니다. 진영 대표님이 이 방을 두고 저와 다투고 싶다면, 누가 더 많
운기가 정말로 S국 왕자를 죽인다면, 운기는 앞으로 평생 도망치게 될 거다. 결국엔 죽음이 닥친다 해도 운기에게는 두려울 것이 없었다. 하지만 운기에게는 남겨진 가족, 친구, 그리고 연인이 있었다. 만약 자신이 평생 도망쳐야 할 신세가 된다면, 그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자신이 죽으면 그들은 또 어떤 상황에 놓일 것인가?이러한 생각에 운기는 손을 풀고, 즉시 계약서를 수정하여 금액을 10조로 고친 후 서명했다.계약서에 서명이 완료되자, S국 왕자는 곧바로 운기의 계좌로 10조를 송금했다. 곧이어 입금 문자가 도착했다.“가자.” 운기는 울프에게 말하며 밖으로 걸어 나갔다.S국 왕자는 운기가 떠나는 모습을 보며 옆에 있던 경호원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는 운기를 이대로 보내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경호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권총을 꺼내어 운기의 등을 겨누었다.탕! 총성이 울려 퍼졌다.그러나 다시 운기를 바라보았을 때, 그는 총에 맞지 않은 듯 멀쩡한 모습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S국 왕자와 경호원들은 놀란 나머지 눈을 비볐다. 방금 발사한 총알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은 거지?“총알 찾고 있나? 여기 내 손에 있어.” 운기는 차갑게 웃으며 손가락 사이에 낀 총알을 들어 보였다.“뭐, 뭐라고?” 그들은 운기의 손에 들린 총알을 보고 마치 머릿속이 폭발하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곧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눈 앞에서 벌어졌다는 사실에 온몸이 얼어붙는 기분이었다.“죽어!”운기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들을 쳐다보며, 손가락 사이의 총알을 가볍게 던졌다.푹! 총알은 그대로 총을 쏜 경호원의 이마에 박혔고, 그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너, 너!” S국 왕자는 얼굴이 창백해지며 경악했다. 경호원의 시체가 그의 발밑에 놓여 있는 것을 보고 그의 몸이 떨렸다.“임운기, 네가 감히 내 사람을 죽이다니! 넌 이제 끝장났어!” S국 왕자는 이를 악물며 소리쳤다.운기는 차가운
S국 왕자는 계약서를 들고 웃으며 말했다. “하하, 임운기, 전혀 예상 못 했지? 결국 최후의 승자는 나야. 아침에 네게 팔라고 했을 때 기회를 주었건만, 결국 벌 받는 길을 택했네.”“S국 왕자, 고작 이 카지노 몇 개 얻었다고 진짜 승리했다고 생각한 거야? 우리 사이의 싸움은 이제 시작일 뿐이야.” 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갑게 말했다.“뭐라고? 너 따위가 나와 맞서 싸우겠다고?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S국 왕자는 비웃으며 한 글자 한 글자 강조해 말했다.“바로 이걸로!” 운기는 가볍게 주먹을 들어 보였다. 그의 힘, 그것이야말로 운기의 진짜 무기였다.“주먹? 하하하! 네가 아직도 조선시대인 줄 아나 보네. 주먹 하나 믿고 싸우겠다니, 정말 웃겨서 말이 안 나오네!” S국 왕자는 큰소리로 웃음을 터트렸다.“말은 됐고, 계약서에 서명이나 해.” 운기는 냉소를 지었다.S국 왕자는 계약서를 들고 웃으며 말했다. “임운기, 여기에 아직도 200조가 적혀 있네. 뭔가 잘못 알고 있는 거 아냐?”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그럼 얼마 낼 생각인데?”S국 왕자는 손가락 하나를 들어 보이며 미소를 지었다.“10조?” 운기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아니, 100원. 그거면 충분하지.” S국 왕자는 조롱하듯 웃었다.“뭐? 100원? S국 왕자, 너무 하는 거 아니야?” 옆에 있던 울프가 화를 터뜨렸다.운기 역시 얼굴에 분노의 기색이 어렸다. 운기는 이 카지노들을 사기 위해 가진 돈을 모두 쏟아부었고, 빚까지 지고 있었다. 그런데 단돈 100원을 주겠다고?“지나치다니, 주도권은 내게 있잖아? 내가 100원이라도 주겠다고 하는 게 어디야?” S국 왕자는 거만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렇다면, 얘기할 필요도 없겠군.” 운기는 차갑게 말했다.“임운기, 나와 거래하지 않으면 더 이상 살아남기 어려울 거야. 내 손에 네 생사가 달려 있거든!” S국 왕자는 비웃으며 경고했다.“그래?” 운기는 앞에 놓인 강철로
운기는 이번 사건을 또렷이 마음에 새겼다.“이번 일은 나와 진 어르신이 전력을 다해 자네 목숨을 지켜낸 셈이야. 하지만 A국의 카지노들은 어쩔 수 없이 넘겨야 할 거야. 이 문제는 S국과의 석유 자원 협력에 관한 일이라 양보할 수가 없네.” 장호동이 말했다.“알고 있습니다.” 운기는 고개를 끄덕였다.“장 어르신, 정말 감사드립니다.” 운기가 고마움을 전했다.“내가 자네에게 은혜를 입었으니 당연히 도와야지. 그리고 민서준에 대해서는 걱정 말게. 나와 진 어르신이 힘을 합쳐 천천히 처리할 테니 오래 버티진 못할 걸세.” 장호동이 말했다.“알겠습니다.” 운기는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민서준은 운기가 혼자 상대하기에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그러니 그를 장호동과 진성훈에게 맡기는 편이 더 나았다....장호동의 집을 떠난 운기는 곧장 공항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그는 울프에게 전화를 걸어 모든 사항을 지시했다.운기가 A국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해가 지고 있었다. 울프가 그를 공항에서 맞이했다.두 사람이 만난 후.“울프, 계약서는 준비됐어?” 운기가 물었다.출발하기 전에 이미 울프에게 준비를 지시해 둔 상태였다.“걱정 마세요, 운이 형. 계약서는 전부 준비해 두었습니다.” 울프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잠시 후, 울프는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런데 이렇게 그냥 카지노를 S국 왕자에게 넘기는 게 맞나요?”“나도 아쉽긴 하지만 지금은 이 방법밖에 없어.” 운기는 고개를 저었다.잠시 침묵을 지킨 뒤, 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이번은 단지 작은 승리일 뿐이야. 최후의 승자가 진정한 승자라는 걸 잊지 마. S국 왕자는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울프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요. 전쟁에서의 승패는 늘 왔다 갔다 하는 법이니까요. 이번 작은 승리는 크게 문제될 게 없죠.”“참, 울프야, 내가 S국 왕자 집안 상황을 조사해보라고 했지? 어떻게 되어가고 있어?”
전화를 끊은 후, 운기는 이번 일에 대해 깊이 생각에 잠겼다.운기는 지금 H국과 M국이 심각하게 대립 중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따라서 S국과 H국 간의 협력은 매우 중요했다. H국은 S국의 석유 자원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이는 두 나라의 깊은 협력 관계에 기반하고 있다. S국이 지닌 석유 매장량은 세계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며, 원래는 M국과 긴밀하게 협력했으나 최근 몇 년 사이 H국과 손을 잡게 된 것이다.단순히 S국 하나가 문제가 되는 건 아니었다. 이 문제는 H국과 M국의 갈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H국이 S국과의 협력 관계를 잃게 된다면 석유 자원 측면에서 약점을 잡히게 되는 상황이었다.반면 운기는, 수사라는 신분을 제외하면 아무런 배경이 없는 상인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선택이 명확했다.비록 운기가 수사라 해도 지금은 실단에 불과했다. 현대의 무기들은 여전히 그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아무리 운기가 빨리 달릴 수 있다 해도 미사일은 피할 수 없다. 초음속 전투기조차도 피할 수 없는 이 미사일을 피하기는 불가능한 일이다.게다가 운기에게는 친구, 가족, 연인이 있다. 그들 역시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운기 혼자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다 해도, 그들을 어떻게 지키겠는가?이런 생각에 잠기자 운기는 한없이 무력감을 느꼈다.“아직... 너무 부족해.” 운기는 자신의 두 손을 보며 중얼거렸다.만약 자신이 신단 이상의 강자였다면, 혹은 그 이상의 실력에 도달한 존재였다면, 이러한 상황을 쉽게 뒤집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절대적인 힘 앞에서는 이런 문제들은 문제조차 되지 않기 때문이다.하지만 지금의 운기에게 있어선 너무나 먼 이야기였다.이 일은 오히려 운기의 마음속에 강해지고 싶은 열망을 더욱 불태우게 했다.“좋아, 나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S국의 석유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A국의 카지노들은 포기하지.” 운기는 속삭이듯 말했다.운기는 H국이 이 석유 자원을 확보하기를 진심으로 바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당장 나랑 가자!” 진수현이 얼굴을 굳히며 호통쳤다.“아버지!” 수정은 발을 구르며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한쪽은 운기, 한쪽은 진수현이었기 그녀는 그 사이에서 난감한 상황이었다.운기는 힘겹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수정 씨, 아버님 말씀 들으세요. 전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그, 그럼 어쩔 수 없네요.” 수정은 운기의 말에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수정은 진수현을 따라 집을 나섰다.그들이 떠난 후.“운기 오빠, 무슨 큰일이 생긴 거예요? 얼굴이 너무 안 좋아 보여요.” 태나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운기의 손을 잡았다.“별일 아니에요.” 운기는 억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그때, 운기의 핸드폰이 울렸다.발신자를 확인하니, 이름이 저장되어 있지 않았지만 아침에 전화가 왔던 S국 왕자의 번호임을 기억해냈다. 그가 운기에게 A국의 카지노를 팔라고 부탁했던 그 번호였다.운기는 잠시 고민한 끝에 전화를 받았다.[임운기, 내가 아침에 말했지? 순순히 팔면 큰돈을 벌 기회라고. 하지만 네가 내 경고를 무시하고 내 실력을 무시했으니 기회를 놓치게 된 거야. 이제 알겠지 내 힘이 어떤지?] S국 왕자는 전화를 받자마자 거만하게 말했다.“어차피 내 손에 있는 카지노를 원하는 거잖아? 네가 원한 대로 카지노를 넘길테니, 내가 보낸 사람들과 직접 서류 교환하면 되겠지.” 운기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아니, 난 네가 직접 A국에 와서 나와 거래를 했으면 좋겠는데? 난 네 울상인 표정을 직접 보고 싶거든.] S국 왕자는 웃으며 말했다.“이, 이쯤에서 그만두는 게 어때?”운기의 눈에 분노의 불길이 일어났다.[왜? 화났어? 하하, 네가 화를 내면 나는 오히려 더 기쁘거든!] S국 왕자는 조롱하듯 웃음을 터트렸다.S국 왕자의 웃음소리에 운기는 두 손을 꽉 쥐며 분노로 손이 떨렸다. S국 왕자는 웃음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말했다. [너는 지금 나한테 따질 자격조차 없어. 순순히 A국으로 와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운기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약간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진수현은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 “S국이 H국에 위협을 주기 시작했어. 목표는 바로 너야!”“뭐라고요?” 운기는 깜짝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최근 H국과 S국은 좋은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니 H국이 S국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고, 그럴 경우 너는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어.” 진수현이 설명했다.운기는 상황의 심각성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진수현의 말을 들으며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진수현은 계속해서 말했다. “운기야, 우리 아버님과 장호동 어르신께서 너를 지키기 위해 힘을 다하고 있지만, 지금으로선 네 안전을 보장할 수밖에 없어. 물론, 네가 A국의 카지노 사업을 S국 왕자에게 넘긴다는 조건이 붙어야 하고, 그게 아니라면... 정말로 위험할 거다.”“빌어먹을!” 운기는 주먹으로 식탁을 내리쳤다. 밥그릇이 덩달아 흔들리며 떨어졌다.S국 왕자가 이런 수를 쓸 줄은 예상하지 못했기에 운기는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옆에서 수정이 운기의 팔을 살짝 잡으며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말했다. “이번 일은 운기 씨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절대 무리하지 마세요. 이건 운기 씨가 이길 수 있는 싸움이 아니에요. 우선은 목숨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해요.”운기는 잠시 침묵하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 마세요, 수정 씨. 절대 무리하지 않을게요.”진수현도 다시 입을 열었다. “운기야, 네가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어도 S국 왕자와 비교하면 신분이나 배경 차이가 어마어마해. 이건 네가 아무리 애써도 메울 수 없는 격차야. 이 점을 명확히 알아차려야 해.”운기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진수현의 말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신분과 S국 왕자의 신분을 비교하면 차이가 하늘과 땅 차이였다. S국 왕자의 아버지 한마디면, 먼 곳에서도 운기를 완전히 억누를 수 있었다.“운기야,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겠지?” 진수현이 물었다.
운기는 A국의 카지노 사업을 S국 왕자에게 파는 것은 그를 돕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S국 왕자가 자신에게 신세를 진 거라며 아첨을 해도, 운기는 그 말을 믿을 리가 없었다.운기는 자리에서 일어나 아래층으로 내려가 식사를 하러 갔다.다른 한편, A국.S국 왕자가 머무는 호텔 스위트름.쾅! S국 왕자는 테이블 위에 있던 찻잔을 바닥에 내리치고, 테이블을 발로 걷어차며 방 안에 있던 꽃병과 장식품을 닥치는 대로 부수기 시작했다.“빌어먹을! 이 망할 놈!” S국 왕자는 욕설을 퍼부으며 마음속의 울분을 터뜨렸다.그가 이미 낮은 자세로 운기에게 부탁까지 했지만, 운기는 여전히 거래에 동의하지 않았기에 그는 더욱 화가 났다. 그리고 200조 달러라는 말도 안 되는 금액은 애초에 감당할 수도 없는 수준이었다.“이런 엉터리 같은 조언을 해준 게 문제야! 네가 내 체면만 구겨놓은 거라고!” S국 왕자는 검은 슈트를 입은 경호원을 향해 소리쳤다.“죄송합니다, 왕자님. 보통 사업가는 이익이 우선일 텐데, 설마 그 녀석이 200조를 제안해도 거절할 줄은 몰랐습니다.” 경호원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당장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 안 그러면 네 놈을 가만 두지 않을 거야!” S국 왕자는 경호원을 향해 소리치며 위협했다.경호원은 그 말을 듣자 더더욱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왕자님, 그 녀석은 끝까지 팔지 않을 태세이니 협상은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이제 마지막 방법으로 왕자님께서 어르신께 연락을 드려 H국을 상대로 위협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임운기는 결국 평범한 사람이고 특별한 배경도 없으니, H국은 S국과의 협력 관계를 위해 저희를 도와줄 가능성이 높습니다.”“어쩔 수 없지, 결국 아버지께 부탁을 드리는 수밖에 없겠군.” S국 왕자는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했다.사실 이번 일로 아버지께 도움을 청하는 것은 매우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다. 분명 아버지는 S국 왕자를 무능하다며 호되게 꾸짖을 것이기 때문이
“왕자님, 물론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왕자님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습니다. 우선 임운기에게서 A국의 카지노를 사들인 후에야 임운기와 등을 돌리고 천천히 처리하시면 됩니다.” 경호원이 조언했다.S국 왕자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좋아, 내 미래를 위해서 잠시 참아주지.”...한편, 수원.점심 무렵, 운기가 다시 눈을 떴을 때 태나는 이미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운기는 침대 옆에 남겨진 쪽지를 발견했다. 쪽지를 집어 들어 읽어보니, 거기에는 귀여운 메시지와 함께 작은 하트가 그려져 있었다. 태나가 남긴 것이 분명했다.[자기야, 나 점심 준비하러 내려가 볼게요. 일어나면 꼭 내려와서 밥 먹어요!]운기는 쪽지를 보며 중얼거렸다. “아영 씨는 정말 착한 분이야. 절대 실망시키지 말아야지.”하지만 머릿속에 떠오르는 또 다른 문제는 설아, 정문, 서연, 그리고 조영에게 이 일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였다. 그녀들이 자신의 상황을 이해해 줄 거라 믿고 있었지만, 그래도 스스로도 조금 부끄러웠다.그때, 운기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화면을 보니 A국에서 걸려온 낯선 번호였다.“여보세요, 누구시죠?” 운기가 전화를 받자 S국 왕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임운기씨죠? 전 S국 왕자입니다. 직접 만나서 할 이야기가 있어서 연락드렸습니다.]“할 이야기라니? A국 카지노를 사고 싶어서 연락한 거죠?” 운기가 웃으며 물었다. 사실 운기는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 A국 카지노를 통합하는 문제는 S국 왕자의 명성과 미래가 걸린 중요한 일이었다. 비록 그가 울프를 통해 답을 전했더라도, 이렇게 다시 연락해 올 가능성은 충분히 있었다.[맞습니다, 전 운기 씨가 가지고 계신 카지노 전부를 사고 싶습니다. 가격은 원하시는 대로 부르시면 됩니다. 저희 사이에 안 좋은 일이 있었다 해도,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영원한 적이란 없는 법이잖아요, 어쨌든 이익이 우선인 법 아니겠어요?]S국 왕자가 말했다.“일리가 있네요. 음... 그럼 이 정도로 하죠. 200조
게다가 태나가 정말로 목적이 있어서 자신에게 접근한 것인지 아닌지는, 함께 지내다 보면 자연스럽게 밝혀질 것이다. 그런 목적이 있었다 해도, 운기는 손해를 본 게 아니었다. 오히려 그녀의 첫 경험을 빼앗아 간 셈이니 말이다.“정말이에요?” 태나는 눈물을 닦은 채 밝게 웃으며 맑고 반짝이는 눈으로 운기를 쳐다봤다. 그녀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가득했다.“물론이죠. 다만... 저를 싫어하거나 원망하진 않으시죠?” 운기가 조심스레 물었다.“제가 왜 운기 오빠를 싫어하겠어요. 오히려 제가 더 걱정이었어요. 오빠는 대단한 분인데, 저는 그저 평범한 여자일 뿐이라서...” 태나는 스스로가 초라하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그런 생각은 하지 마요. 앞으로 아영 씨는 제 여자이고 제가 끝까지 책임질 거예요.” 운기는 그렇게 말하고 태나를 부드럽게 품에 안았다.“네... 정말 고마워요.” 태나는 운기의 품속에 얼굴을 파묻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피어올랐다.태나는 자신이 써먹은 이 ‘밀당’이 위험한 한 수였지만, 결국 성공했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이제 운기의 여자가 되어 그의 신뢰를 얻기만 하면, 언젠가 YJ신약의 제조법도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태나는 그 제조법을 가지고 D국으로 돌아가 자신의 회사를 차리고, YJ신약을 D국 전역에 판매해 큰돈을 벌 생각이었다. 태나는 그 돈으로 천씨 가문을 인수해, 자신을 무시했던 천태성에게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고 싶었다. 그녀는 천태성과 천씨 가문 모두에게 자신이 실력을 가진 사람이라는 걸 알리고 싶었다. “참, 아영 씨에게 솔직히 말할 게 있어요. 사실 저에겐 이미 네 명의 여자친구가 있어요.” 운기는 고백하듯 말했다.“운기 오빠, 저는 오빠의 여자로서 오빠 곁에만 있으면 돼요. 오빠 마음에 제가 조금이라도 자리 잡고 있다면 그걸로 만족해요. 저는 그냥 오빠와의 집을 돌보는 데 최선을 다할게요.” 태나는 상냥하게 말했다.목적을 가지고 있는 태나로선 운기에게 거부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