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00화

이진희는 허시연의 전화에 눈살을 찌푸렸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허시연에 대한 반감이 솟구쳤다. 지난번 만남으로, 이진희는 이전에 가장 친했던 친구에게 완전한 실망감을 느꼈다.

하지만 잠시 망설인 끝에, 이진희는 전화를 받았다.

[허시연?]

“진희야, 저녁에 같이 밥 먹을까! 한번 모이자고!”

전화 속에서 허시연이 열정적으로 말했다.

[아니, 난 이미 밥 먹었어! 무슨 일 있어?]

이진희가 단호하게 거절했다.

“진희야, 내가 잘못했어! 지난번은 내가 그렇게 함부로 말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내가 정말 미안해! 난 이런 일로 우리의 오랜 우정을 끊고 싶지 않아, 밥 한 끼 먹으며 사과하고 싶은데, 안 될까?”

허시연이 약간 애교 섞인 목소리로 간청했다.

[그……, 정말 괜찮아! 낮에 보자, 지금은 밤이잖아. 나가고 싶지 않아서 그래.]

이진희는 허시연이 이렇게 말했는데도 불구하고 어렵사리 거절했다.

그러나 허시연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계속 설득했다. 결국 수년간의 절친이었던 이진희도 조금 마음이 흔들렸다. 하지만 너무 늦은 밤이라 이진희는 정말 밖에 나가고 싶지 않았다.

물론, 윤도훈이 없어서 이진희가 불안한 것이 제일 크게 작용하기는 했다.

“진희야, 너 왜 이렇게 냉정해? 그냥 작은 다툼이었잖아, 그리고 너 그렇게 쪼잔한 사람은 아니잖아? 난 그저 밥 한 끼 사주고 싶은 거야, 잘 지내보자고. 우리 몇 년 동안 못 봤잖아, 지난번에 제대로 이야기도 못 했고. 고등학교 때 네가 기숙사에서 곤란에 처했을 때, 나는 널 위해 벽을 타고 생리대를 사러 가다가 학교 처벌까지 받았어. 그리고 대학 때 널 괴롭히던 몇 명의 불량배들도 내가 쫓아냈잖아. 또…….”

허시연은 서운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알았어, 알았어! 시연아! 나가면 되잖아?]

이진희는 허시연이 그때의 일들을 말하자 마음이 움직여 결국에는 동의하고 말았다.

[진희야 너 정말 최고야! 쪽…….]

[그러면 토지주 농가레에서 만나자!]

허시연은 신이 나서 말했다.

“아? 거기서? 그렇게 멀리까지 가야 해?”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