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승재의 명령을 받은 초인명은 윤도훈에게 차갑게 말했다. “윤도훈, 가족까지 끌어들이지 말자! 우리가 네 딸을 풀어주면 너도 인겸 도련님을 풀어줘. 어때?”이 말을 들은 윤도훈은 조롱하듯 웃으며 대답했다. “가족을 끌어들이지 말자고? 좋아, 그럼 인질 교환하자! 너희부터 내 딸을 풀어줘!”“너부터 인겸 도련님을 풀어줘!”초인명이 미간을 찌푸렸다.“내가 먼저 말했어. 내 딸부터 풀어줘!”윤도훈이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그때, 인겸이가 다시 울부짖으며 겁에 질린 채로 울음을 터뜨렸다. 반면 율이는 입을 다물고 조용히 있었다. 단지 커다란 눈으로 자신의 아빠를 바라보며, 절망과 공포 속에서 희망의 빛을 보았다.율이는 비록 다섯 살 밖에 되지 않았지만, 병마와 부모의 이혼을 겪으면서 일찍 철이 들었다. 율이는 지금 자신이 반드시 강해져야 한다는 것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율이를 풀어줘!”그때, 허승재가 전화를 통해 초인명에게 명령했다.[하지만 윤도훈이 여전히 인겸 도련님을 인질로 잡는다면 우리가 오히려 당할 수 있습니다.]초인명이 주저하며 말했다.“내가 풀어주라면 그냥 풀어줘! 인겸의 목숨이 중요해, 아니면 다른 게 중요해? 정 안 되면, 오늘 이 개새끼를 풀어주는 수밖에! 어차피 초인웅이 있으니, 오늘 이후에도 언제든지 윤도훈을 죽일 수 있어!”허승재가 전화로 소리쳤다.[알겠습니다, 승재 도련님!]초인명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차갑게 윤도훈을 응시하며 말했다. “윤도훈, 당신 참 대단하네!”그리고는 율이를 땅에 내려놓았다.“아빠…….”풀려난 율이는 작은 다리로 최선을 다해 윤도훈에게 달려갔다. 윤도훈은 율이가 다가오는 것을 보며 기쁜 얼굴로 맞이했다. 다행히 그들은 율이에게 되돌릴 수 없는 상처를 주지 않았다.“보물아! 괜찮아, 괜찮아!”율이가 다가오자, 윤도훈은 인겸을 내려놓고 쪼그려 앉아 자신의 딸을 품에 안았다. 율이의 눈은 별처럼 반짝이며 눈물로 빛났다. 딸의 작은 몸을 안으면서, 윤도훈은 자신이 이전에 느껴보지
그 말을 들은 윤도훈의 눈동자에 불만이 스쳤다. 그는 고개를 돌려 율이를 바라보며 말했다. “율이야, 이 세상에는 나쁜 사람이 많아. 그래서 앞으로 아빠가 이 나쁜 사람들을 다 쓰러뜨릴 건데, 무서워하지 마, 알았지?”오늘의 일을 통해 윤도훈은 율이를 위해 모든 것을 가리고 보호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율이는 아마도 태어날 때부터 많은 고난을 겪게 될 운명일지도 모른다. 몸속의 저주는 앞으로도 계속될 테니까. 또한 율이의 저주를 풀어주거나 부모님 복수를 위해서라도 상고 윤씨 가문과 마주쳐야 할 날이 올 것이다.윤도훈은 신념이 확고했지만 결말이 어떻게 될지 예측하지는 못했다.그렇기에 율이는 혼자서 모든 것을 마주해야 하며 죽음도 다시 마주해야 할 수 있다. 율이의 아빠로서 아무리 안타깝고 연민을 느낀다 해도, 그는 지금 딸에게 이 세상의 잔혹한 현실을 알려주어, 강한 사람이 되도록 길러야 한다고 생각했다.한편 율이는 눈물을 닦으며 작은 머리를 끄덕였다. “응, 율이는 무서워하지 않아요! 아빠, 나쁜 사람들 꼭 다 쓰러뜨려 주세요!”“좋아! 하지만 눈은 꼭 감고 있어야 해, 알겠지?” 윤도훈이 웃으며 말했다.“네!” 율이는 명랑하게 대답했다. 그리고는 자신의 작은 머리를 윤도훈의 어깨에 기대고는 눈을 감았다.“참으로 따뜻한 장면이네!” “윤도훈, 너도 곧 눈을 감게 될 거야! 그것도 영원히 말이야!” 초인웅은 목이 뻐근한지 머리를 돌리며 말했다. 그의 눈빛은 마치 이미 죽은 사람을 보는 듯했다.윤도훈도 무표정한 얼굴로 상대를 바라보며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목이 안 좋은 가봐?”“윤도훈, 죽어!” 초인웅은 윤도훈의 도전적인 발언에 분노를 느끼며 공격을 지시했다. 그는 자신이 곧 대가의 경지에 이를 것임을 확신하고 있었다. 그러므로 자신의 능력에 대한 절대적인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산을 내려오기 전, 초인웅의 스승 이이천 종사가 이미 초인웅의 힘은 세상에서 거의 무적에 가깝다고 언급한 바 있다. 용호산에서의 추가
쿵! 쿵! 쿵……. 이어진 장면은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윤도훈은 한 손으로 율이를 안고, 다른 한 손으로 초인웅의 팔을 잡아 마치 낡은 막대기를 휘두르듯 초인웅을 땅에 내리쳤다. 초인웅과 그의 직원들, 그리고 CCTV 화면을 보던 허승재와 윤병우도 모두 경악했다. 화면을 주시하던 이진희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옆에 있는 허승재를 비웃었다. “네가 정말 보고 싶어 했던 게 네 사람들이 어떻게 죽는지 보는 거였어? 하, 정말 처참하게 죽었네!” 이진희가 고소하다는 듯 말했다. 그러자 허승재가 그녀를 돌아보며 분노로 이를 갈았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어떻게 이럴 수가?” 그러자 윤병우는 땀을 닦으며 무언가를 생각해 냈다. “승재 도련님, 걱정하지 마세요. 초인웅이 졌어도 우리에겐 아직 진살부가 있어요. 그 진살부가 초인명 손에 있으니, 분명 윤도훈을 죽일 수 있을 거예요!” 이 말을 들은 허승재는 곧바로 정신을 차리고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그 진살부는 종사급의 공격을 할 수 있지. 분명 윤도훈을 죽일 수 있을 거야! 이진희! 이제 잘 봐, 하하하…….” 수많은 공격 끝에, 윤도훈은 마침내 멈췄다. 초인웅은 땅에 엎드린 채, 입과 코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다. 지금 당장 숨이 끊어져도 이상할 것 하나 없는 상태였다. 초인웅은 전혀 저항할 수 없었다. 저항하고 싶었지만, 할 수가 없었다. 윤도훈의 손아귀에 붙잡힌 초인웅은 상대의 힘이 마치 산이 무너지는 듯한 압도적인 힘에 자신이 전혀 맞설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의 몸은 이내 흩어질 것만 같은 충격을 받았으며, 뼈는 대부분 부러지고 내장은 파열되어 위치가 바뀌었다. 죽음이 자신의 발치에 다가왔다는 것을 초인웅은 느꼈다. 그 순간, 윤도훈이 다가와 초인웅의 목을 움켜잡고는 마치 죽은 개를 다루듯 그를 들어 올렸다.“제발……, 죽이지 마세요……. 나는……, 이이천……, 종사의 제자예요!” 초인웅의 눈가는 공포와 죽음의 공포로 가득 찼고, 운이 좋게도 그는
그러자 초인명이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 “죽어!”그 말과 함께, 초인명은 손에 쥔 진살부를 찢어 버렸다. 그 순간, 황금빛 글자가 번쩍이며 환하게 빛났다. 이내 강렬한 기운의 파동이 일며 '진'자가 나타났다. 초인명의 얼굴은 더욱 사나워졌고, 마음속으로 생각한 순간 이 '진'자가 강렬한 기세를 내며 윤도훈을 향해 폭발적으로 돌진했다.“죽어!”그 광경을 지켜보던 허승재가 낮은 목소리로 으르렁댔다.잔혹함과 기대가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죽어라, 윤도훈!”하지만 다음 순간, 그 잔혹함과 기대, 그리고 사나운 표정은 그들의 얼굴에 얼어붙었다.펑-윤도훈이 실제로 자신을 향해 날아드는 '진' 글자에 맞서 주먹을 휘둘렀다. 그의 주먹이 진살부와 충돌하는 순간, 강렬한 '진' 글자는 연기가 되어 사라졌다. 그것은 마치 점점이 에너지로 변해 하늘로 흩어지는 것처럼, 윤도훈의 한 방에 의해 사방으로 흩날려졌다.초인명은 놀라움에 입을 딱 벌린 채, 그 뒤로는 깊은 공포와 패닉이 밀려들었다.“너……, 너 어떻게…….”윤도훈은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도발적인 미소를 드러냈다.“너도 알잖아? 이 부적, 내가 직접 만든 거라는 걸! 내가 만든 것으로 나를 상대하다니, 도대체 무슨 생각이었어?”펑-말이 끝나자마자 윤도훈은 발을 구르며, 율이를 안고 포탄처럼 초인명을 향해 돌진했다.“아니!”초인명의 온몸이 떨렸다. 그러나 그 다음 순간, 무딘 소리와 함께 그의 몸은 공중으로 솟구쳐 올랐다. 가슴은 움푹 파여 들고, 심장과 폐는 폭발하는 듯했다.또한 초인명의 주변에 있던 직원들은 공포로 얼어붙어 하루 종일 두려워했고, 한둘씩 머리를 감싸며 도망쳤다. 이 광경을 목격한 허승재와 윤병우는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 허승재의 얼굴에도 그늘이 지며, 불안한 듯 침을 삼켰다. 윤병우도 눈을 크게 뜨고, 놀란 목소리로 중얼댔다.“윤도훈……, 윤도훈이 종사의 한 방을 견뎌냈다니! 진살부가……, 윤도훈이 직접 만든 거라고? 이 비열한 놈, 분명 고씨 가문에서 우연
이 말을 들은 윤도훈의 안색이 순식간에 변했다.‘이진희! 이진희도 허승재의 손아귀에 있다고?’[허승재, 너 이진희에게 무슨 짓을 하려고? 경고하는데 네가 이진희를 털끝이라도 건드리면 난 반드시 널 죽일 거야!]그러자 허승재는 병적으로 미친 듯이 웃기 시작했다. 어릴 적부터 이어져 오던 그의 신체적 결함이 그를 병들게 만든 것이다. 허승재는 윤도훈의 강력한 힘을 목격하고도, 공포심보다 더 강한 복수심을 느꼈다.“하하하……, 그래? 어서 와서 날 죽여 봐!”[지금 어디 있어? 말해!]윤도훈은 화를 꾹 참으며 말했다.“내가 말해줄 것 같아? 한번 찾아봐! 내가 이진희와 재밌게 놀기 전에 찾아야 할 거야! 하하하…….”허승재는 섬뜩하게 웃으며 전화를 끊었다.이윽고 윤도훈의 얼굴에 음영이 드리워졌다. 잠시 뒤, 그는 초인명의 직원들을 쏘아보았다.상대의 다리는 이미 부서졌고 그 아픔에 비명을 지르고 있었지만, 윤도훈의 시선을 느끼고는 이내 조용히 있었다.“윤도훈……, 무슨 생각이에요? 살려줘……, 살려줘요!”이 직원은 목숨만 구해달라고 연신 읍소했다.“넌 허승재가 어디 있는지 알지? 말해, 아니면 죽는 게 차라리 낫겠다 할 정도로 만들어 줄 테니까!”윤도훈이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그러나 그가 모르는 것은, 전화를 끊은 후, 허승재가 이미 이진희를 데리고 바로 이동했다는 것이다.허승재는 냉정하고 의심이 많은 사람이다. 그는 그 누구도 믿지 않는다. 그렇기에 누군가가 자신을 배신할까 가장 두려워하는 사람이기도 하다.……제황원, 윤도훈의 별장!밤하늘 아래 한 몸짓이 가볍게 별장 문 앞에 도착해 벨을 눌렀다.민정군이 윤도훈에게 처음 이 별장을 선물했을 때, 지연도 이곳 손님으로 왔었기 때문에 그녀는 이 별장의 구조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또한 진철로부터 윤도훈이 적과 싸워 이긴 이야기를 듣고, 지연은 윤도훈에게 더더욱 호감이 간 상태였다. 지연은 무술에 큰 관심이 있어, 그 전투에 대한 호기심이 컸다. 따라서 오늘 밤 윤도훈이 돌아올 거
개인적으로 지은 단독 별장 안에서!허승재, 윤병우와 일당들이 이진희를 데리고 방금 이곳으로 옮겨왔다. 동시에 허승재는 공장을 먼저 떠난 직원 중 한 명 보고 인겸이를 데리고 오도록 지시했다.이진희를 방으로 옮기자마자, 진철로부터 전화가 왔다.[할아버지, 이 시간에 무슨 일로 전화하셨어요?]허승재는 숨을 고르며 차분하게 전화를 받았다. 그러고는 의문스럽다는 듯 물었다.“너 지금 어디니? 도운시에 도착했어? 지금 그 명의랑 같이 갈 거다.”진철은 낮은 목소리로 최대한 평온한 척 물었다.[네? 새벽 네 시가 다 되어가는데, 이 시간에 할아버지랑 그 명의 분이 오신다고요?]허승재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의심스럽다는 듯 물었다.“네가 뭘 알아? 명의 말로는 네 병은 음양을 조화롭게 해야 낫는 병이라고 하더구나. 그래서 해가 뜨기 시작하는 새벽, 낮과 밤이 교차하는 시간에 치료해야 한다고 하더구나. 그러니 별 수 있어? 아직 도운시에 도착 못 한 거라면 지금 바로 출발해. 지금 출발하면 시간은 맞출 수 있을 거야. 아니면 또 하루 기다려야 해.”진철은 기분 나쁘게 되물었다. 진철이 제시한 이유는 매우 그럴듯했다.그러자 허승재도 의심을 거두며 기대와 흥분에 찬 목소리로 대답했다.[이미 도착했어요! 그러면 명의를 데리고 바로 여기로 오세요. 제 위치는…….]허승재는 진철에게 자신의 현재 위치를 알려주었다. 둘은 조금 더 명의, 고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전화를 끊은 후, 허승재는 손을 비비며 생각했다. 자신의 생리적 결함이 곧 치유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의 얼굴에는 기대와 흥분이 가득했다. 잠시 뒤, 그는 음흉하게 위층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이진희, 넌 곧 내 것이 될 거야! 하하하…….”이윽고 허승재는 단숨에 위층 침실로 달려갔다. 방문을 여니 침대에 묶여 있는 이진희가 보였다. 그는 지금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안달 난 상태였다.[이 얼마나 매력적인 여성인가? 빨리 즐기고 싶어.]그러나 분노로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이진희는 허승재
이전에 진철이 허승재에게 얘기한 적이 있다. 자신을 치료해 준 명의는 의술뿐만 아니라 무도에서도 매우 놀라운 실력을 갖추고 있다고. 방금 전화에서도 허승재에게 다시 언질을 줬으니 이는 허승재에게 다시 한번 윤도훈을 죽일 수 있는 희망을 보게 만들었다. 네 명의 종사와 맞설 수 있는 능력? 이런 신에 가까운 인물이 윤도훈 하나 쓰러트리기는 식은 죽 먹기일 것이다. 따라서 걸릴 게 없는 허승재는 거침없이 행동하기 시작했다. 진철이 그 고수를 데려오면, 윤도훈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이곳으로 유인해 죽이려고까지 생각했다. 한편 허승재의 이런 미친 듯한, 자만에 찬 행동을 보며 이진희는 놀라움과 의심으로 가득 찼다. ‘뭐? 허승재가 이런 절세 고수를 찾았다고?’“허승재, 너 이런 잔인무도한 짐승! 도훈을 해치면 나는 귀신이 되어서라도 너를 용서하지 않을 거야!” 이진희는 욕설을 퍼부었다. “하하하, 윤도훈이 죽고 나면 네 생각도 바뀌겠지.”허승재는 크게 웃으며, 자신만만하고 기대에 찬 모습을 보였다. 잠시 뒤, 그는 다시 한번 침을 꿀꺽 삼켰다. 지금 허승재는 조금도 기다릴 수 없이 안달 난 상태였다.그는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이진희에게 다가갔다. 마치 개처럼 그녀의 몸을 훑으며 취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한편 이진희는 허승재의 이런 행동에 역겨움과 반감이 들어 견딜 수 없었다. “꺼져! 이 변태야!” “진희야, 너 정말 매력적이야! 하하하…….” 허승재는 흥분해서 웃으며, 이진희의 길고 섹시한 다리를 만지려 했다. 아직 남자구실을 하지 못하지만, 그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쾅-펑! 펑! 펑……. 하지만 그때, 아래층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왔고 이어서 허승재 직원들의 외침과 비명이 따랐다. 깜짝 놀란 허승재의 안색이 급변했다.쾅-허승재가 막 일어서서 상황을 확인하려고 할 때, 아름다운 실루엣의 여성이 방문을 차고 들어왔다. 이 사람을 본 허승재는 당황해서 그대로 멈춰 섰고, 긴장한 얼굴이 조금 풀렸다. “지연아, 너 왜 왔어?”
어린 시절의 기억을 바탕으로, 허승재는 그가 진철임을 알아차렸다. ‘하지만 진철의 외모가 이렇게 완전히 회복되었다니?? 전에 그 명의가 자기 얼굴을 치료해 줬다고 말한 적이 있었는데 효과가 이렇게 좋을 줄이야.’허승재는 그 명의에 대한 기대가 더욱더 커졌다. “할아버지, 밖에 있는 그 개 같은 놈들이 할아버지와 지연을 못 알아봤나 봐요. 저한테 미리 말씀해 주시지 그러셨어요, 그러면 제가 마중이라도 나갈 텐데! 굳이 쓰레기들과 싸울 필요는 없잖아요.”허승재는 자신의 경호원이 진철과 지연을 막는 바람에 두 사람이 강제로 들어왔다고만 생각했다. 이윽고 허승재는 진철 뒤를 보며 웃으며 말했다.“할아버지, 그런데 일전에 말씀하셨던 그 명의는 지금 어디 계세요?”찰싹-하지만 말이 끝나기 무섭게, 진철은 허승재의 얼굴을 세게 때렸다. 허승재의 얼굴 반쪽은 금방 부어올랐고, 갑작스러운 공격에 허승재는 당황한 표정으로 진철을 바라보았다.“할아버지, 왜 저를 때리세요?” 진철은 낯이 새파랗게 질려 침대에 묶인 이진희를 가리키며 허승재에게 소리쳤다.“왜 때리냐고? 너 이 개새끼야, 누가 도훈 선생님의 아내를 납치하라고 했어? 너 미쳤어? 그리고, 도훈 선생님 별장은 어떻게 했어? 도훈 선생의 딸은 어디 있고?” 허승재는 눈을 크게 뜨며 되물었다.“도훈 선생님? 윤도훈? 할……, 할아버지, 윤도훈하고 무슨 관계세요?” 찰싹-찰싹-찰싹-진철은 화난 얼굴로 허승재를 연속으로 세게 때렸다. “개새끼야, 너를 치료할 수 있는 그 명의가 바로 윤도훈이야! 내가 얼마나 애썼는지 알아? 너와 윤도훈 사이의 갈등을 해결하려고! 그런데 내 뒤에서 이런 개 같은 짓을 하다니!”허승재는 자기 얼굴을 감싸며 믿을 수 없다는 듯 진철을 바라봤다. 그의 눈빛은 불만과 원망, 그리고 놀람과 의심이 섞여 있었다. “뭐라고요? 저를 치료해 줄 명의가……, 바로……, 윤도훈이라고요? 그러면 할아버지가 말한 종사를 쓰러트릴 수 있는 고수도……, 그 사람도……, 윤도훈이라고요?”
한연란의 반문을 들은 윤도훈은 순간 멍해졌다. ‘이곳에 무언가 안 좋은 것이 있을 텐데, 한연란은 대체 무슨 뜻으로 그런 말을 한 것일까?’“설마, 이곳에 갇혀 있는 게 무슨 이득이라도 있단 말입니까?”윤도훈이 무의식적으로 물었다.그러자 한연란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이제 막 들어오셔서 잘 모르는 모양이군요. 그렇다면 아직 말해드릴 수는 없습니다. 저희 한조 자유 수련자 협회 회장님을 만나 뵌 후에 얘기하도록 하겠습니다.”그 말을 들은 윤도훈은 의문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굳이 더 캐묻지는 않았다. 대신 한연란의 다른 동료들에게 시선을 돌렸지만, 그들 역시 말을 아끼는 분위기였다. 게다가 그들의 눈빛에는 여전히 경계와 신중함이 서려 있었다. 마치 방금 자신들을 도운 윤도훈조차 자신들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듯이 말이다.그들은 지하 통로를 따라 약 1리 정도를 이동한 후, 마침내 한조 자유 수련자 협회가 이곳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에 만든 집결지에 도착했다. 그곳은 마치 수도원 같은 건물처럼 보였으나, 분명히 과거 흡혈귀 일족이 거주했던 지역인 만큼 일반적인 수도원은 아니었다.건물의 벽에는 각종 사악한 문양이 새겨져 있었고, 곳곳에 흡혈귀의 섬뜩한 벽화가 그려져 있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음울하고 기괴했다.한연란은 윤도훈을 데리고 건물 안의 한 방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어르신 한 명과 중년 남자가 앉아 있었다.어르신은 일흔을 넘긴 듯 백발의 머리를 가지고 있었으며, 중년 남자는 차분한 기운을 풍기며 앉아 있었다. 하지만 그의 생김새는 왠지 모르게 윤도훈에게 익숙한 느낌을 주었다.윤도훈은 그들을 몇 번 훑어보며 생각했다.‘이상하군. 분명 처음 보는 사람인데도, 묘하게 익숙한 기분이 드는 건 왜지?’이윽고 윤도훈은 두 사람 모두 금단 후기 수준의 강자라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러나 두 사람의 진기와 단전 안에는 흡혈귀 일족 고수들의 기운과 비슷한 기운, 즉 기혈의 힘이 섞여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이들은 분명 금단
윤도훈은 이찬혁과 노차빈 등 봉화경비 소속 사람들의 안위가 걱정되어, 용안관천술의 기운 추적법을 사용하여 그들의 흔적을 찾으려 했다.그러나 이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에서는 기운 추적법조차 무용지물이었다.“이런, 어쩔 수 없군. 일단 하나하나 살펴보자. 이찬혁과 노차빈이 무사하기를 바랄 수밖에.”윤도훈은 고개를 저으며 혼잣말을 했다.그때, 멀지 않은 거리에서 싸움 소리가 들려왔다. 윤도훈은 눈빛을 번뜩이며 빠르게 그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향했다. 그가 도착한 곳에서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고대 시체의 공격을 막아내며 싸우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앞장선 파란색 옷을 입은 젊은 여자가 길고 날카로운 검을 휘두르며 빈틈없이 방어하고 있었다.다른 사람들도 고대 시체와 사력을 다해 싸우고 있었지만, 상황은 결코 낙관적이지 않았다.윤도훈을 놀라게 한 점은, 그들이 모두 동양인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용병처럼 보이지 않았으며, 사용하는 무기도 냉병기였다. 또한, 움직임은 염하의 수련자들이 사용하는 기술과 흡사했다.‘이런, 염하에서 온 모험가들이나 자유 수련자들인가?’윤도훈은 속으로 생각했다.사실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모험가나 무파나 가문의 지원 없이 활동하는 자유 수련자들이었다. 이들은 세계를 떠돌며 기회를 찾아 나서곤 했고, 어떤 흥미로운 소문이 돌면 먼 곳까지 찾아가기도 했다.그들의 움직임을 보니, 모두 진기를 운용하며 싸우고 있었지만, 그 진기에는 희미하게 붉은 빛이 섞여 있었다. 그 붉은 빛은 흡혈귀 일족의 기운과 비슷해 보였고, 윤도훈은 속으로 의문이 들었다.그러나 국외에 나와 이런 익숙한 동양인 얼굴들을 보자, 윤도훈은 그들을 도와주기로 결심했다.윤도훈은 빠르게 달려가며 그들을 공격하는 고대 시체들에게 일격을 가하기 시작했다.그 순간, 그 무리에 있던 파란 옷의 여인과 다른 사람들이 경계의 눈빛을 드러내며 윤도훈을 바라봤다. 갑작스러운 윤도훈의 등장에 놀란 듯, 몇몇 사람들은 고대 시체와 싸우는 것을 멈추고
한 발을 내딛는 순간, 몸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이 윤도훈을 휘감았다. 그러나 망설임 없이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에 들어섰다.눈앞의 풍경은 한순간에 붉은 기운으로 뒤덮였다. 사방이 핏빛 안개로 가득 차 있었고, 주변의 분위기는 마치 중세 MZ의 도시와도 같았다. 고풍스러운 성채와 중세풍의 건축물이 우뚝 솟아 있었으며, 멀리에는 커다란 시계탑이 보였다. 시계탑의 커다란 시계추는 이미 오래전에 멈춰 있었고, 그 위에는 어두운 붉은색의 흔적이 남아 있어 마치 피로 물든 듯한 인상을 주었다.바람이 휙 지나가며 희미한 피비린내가 코끝을 스쳤다.‘이곳이 바로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인가?’윤도훈은 마음속으로 중얼거리며 주변을 살피고, 환경 변화로 인한 자신의 상태를 점검하기 시작했다.잠시 후, 확인을 마친 윤도훈의 이마에 주름이 잡혔고, 얼굴에는 조심스러운 기색이 떠올랐다.평소라면 윤도훈은 백 미터 내외의 모든 상황과 미세한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었지만, 이곳에 들어온 순간 그의 감각은 마치 억눌린 듯 작동 범위가 크게 줄어들었다. 주변 10여 미터 정도의 상황만 감지할 수 있을 뿐이었다.동시에 윤도훈은 자신의 피가 이상하게 들끓는 느낌을 받았다. 그로 인해 그의 감정에도 미묘한 변화가 생기며, 내면에는 폭력적이고 살육적인 충동이 점점 커져갔다.윤도훈은 자신의 정신력을 사용해 이 감정을 억누르려 애썼다. 그는 용조의 검혼을 정련하며 정신력을 크게 단련했기 때문에 보통 사람들보다 감정 제어에 유리했다.그러나 이곳에서 느껴지는 감정의 동요는 윤도훈이 쉽게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이 모든 것은 윤도훈을 불편하게 만들었지만, 동시에 또 다른 점도 발견할 수 있었다. 그의 몸속에는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힘이 자리 잡고 있었다.그 힘은 윤도훈을 더 강하게 만들었지만, 동시에 살인 충동도 불러일으켰다. 이 힘은 그의 몸속에 있던 죽음의 힘과 유사했지만, 그보다 한층 더 높은 차원의 에너지처럼 보였다. 그리고 그 힘은 너무 강력해서 윤도훈조차 강제로 몰아낼
이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에 대해 윤도훈은 속으로 탐구해 보고 싶은 마음이 없지는 않았다.현재 윤도훈이 마주하고 있는 거대한 적인 상고 윤씨 가문과, 언젠가 다시 마주하게 될 단맥종과 같은 위협을 생각하면, 힘을 키울 수 있는 어떤 기회든 놓치고 싶지 않았다.따라서 피의 조상의 심장을 얻으면 흡혈귀의 시조인 카인 마왕의 일부 힘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은, 윤도훈의 마음을 크게 흔들었다.흡혈귀 황제 마리의 말 앞부분에는 아직 망설임이 있었지만, 그녀가 봉화경비라는 이름을 언급했을 때 윤도훈의 표정이 확연히 변했다.“봉화경비? 봉화경비가 왜?”윤도훈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이전에 윤도훈은 이미 이찬혁과 노차빈이 고액의 임무를 수락하고 해외로 떠난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마리가 봉화경비를 언급하다니, 혹시 이게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과 관련이 있는 것인가?역시나, 잠시 후 히드 공작이 말을 이었다.“봉화경비의 몇몇 인원이 저희 히드 조직이 의뢰한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 탐험 임무를 수락했습니다.”“다른 용병들과 함께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에 들어갔죠. 하지만 지금까지 그곳에서 나오지 않았습니다.”그 말이 끝나자, 윤도훈의 얼굴이 순식간에 차갑게 변했다. 그는 냉혹한 눈빛으로 히드 공작을 바라보았고, 온몸에서 강렬한 살기가 뿜어져 나오는 듯했다.이 순간, 히드 공작은 등골이 오싹해졌고, 마치 얼음동굴에 갇힌 것처럼 차가운 공포를 느꼈다. 그는 서둘러 해명했다.“인정합니다. 히드 조직은 과거 선생님께 복수하기 위해 윤도훈 씨 주변 사람들의 정보를 조사했습니다.”“그래서 봉화경비의 배후가 바로 윤도훈 씨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맹세컨대, 이번 임무는 저희가 봉화경비를 유인한 것이 아닙니다.”“흥!”윤도훈은 크게 코웃음을 치며 공기를 흔들 정도의 낮은 음성을 냈다. 그 소리에 히드 공작은 귀가 아플 정도의 통증을 느꼈다.“내 사람들이 무사하길 바라는 게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히드 조직은 완전히 몰락하게 될 것이고, 흡혈귀
“내가 하늘을 걸고 맹세하건대, 절대로 윤돈훈 씨를 속이지 않았습니다. 우리 흡혈귀 일족이 현재 가진 자원 중에는 정말로 당신의 눈에 들만한 것이 없습니다.” “믿지 못하겠다면, 다시 한번 흡혈귀 일족 영토로 가보세요. 제가 당신께 모든 것을 열어드릴 테니, 마음껏 찾고 원하는 것을 가져가세요.”“제가 이렇게 진심을 다하는 것은, 윤도훈 씨를 경외하며 우리의 원한을 완전히 끝내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가 알고 있는 피의 조상의 심장에 대해 말씀드린 거고요.” “만약 관심이 없다면, 평범한 다른 자원을 드리겠습니다. 예를 들어 제 피를 빨아들이는 마법 채찍은 우리 흡혈귀 일족에서 가장 좋은 무기 중 하나입니다. 원하십니까?”마리는 약간의 체념과 억울함이 묻어난 표정으로 윤도훈을 향해 간절히 말했다.여자들은 본래 배우라는 말이 있듯, 흡혈귀 황제 같은 흡혈귀도 이 방면에서 타고난 재능을 가지고 있는 듯 보였다. 특히 이렇게 불쌍한 척 연기를 하는 순간만큼은 더욱 빛을 발했다. 지금의 마리는 전혀 죄가 없는 순진한 모습을 하고 있었고, 진심이 담긴 태도를 보여주고 있었다.이 말을 들은 윤도훈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마리의 눈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마리도 숨을 깊이 들이쉬며 윤도훈의 시선을 정면으로 마주했다. 마치 조금의 거리낌도 없는 듯 보였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그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네가 더 이상 좋은 것을 내놓을 수 없다는 것을 일단 믿어보지. 네 피를 빨아들이는 마법 채찍을 먼저 내놔. 그리고 피의 조상의 심장이 어디 있는지 말해.”흡혈귀 황제 마리는 윤도훈의 말을 듣고 깜짝 놀른 듯, 그 자리에서 표정이 굳었다.‘뭐지? 이 녀석, 정말로 내 피를 빨아들이는 마법 채찍을 원한단 말인가? 단순히 허세로 한 말인데, 이 자가 진심으로 그것을 원하다니?’이 피를 빨아들이는 마법 채찍은 단순한 무기가 아니었다.백 명의 대공 흡혈귀의 척추뼈와 피의 인내를 담은 강철이라는 특수 금속을 섞어 제작한, 매우 희귀한 성스러
이틀 후.서지현이 하이오스 그룹의 냉동 기지로 안전하게 돌아온 후, 윤도훈과 이진희는 이번엔 또 다른 불상사를 막기 위해 24시간 동안 그곳을 지켰다. 서지현이 해동된 후에는 더 이상 어떤 사고도 발생하지 않도록 확실히 하기 위해서였다.그날, 윤도훈과 이진희는 앨리스의 소개로 그녀와 성시아의 스승을 만났다. 그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간 유전학의 권위자, 스타인 박사였다.두 사람은 윤시율을 데리고 이 학계의 거물을 만났다. 아이의 몸에 걸린 저주를 해결하기 위해, 만에 하나라도 희망이 있다면 놓치지 않으려는 의지에서였다.윤도훈은 생각했다. 상고 윤씨 가문의 이 저주는 몇 세대 간 무작위로 나타나며 마치 유전적 성질을 가진 듯 보였다. ‘그렇다면 이 저주를 가문의 손을 빌리지 않고, 과학적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스타인 같은 세계 최정상급 인간 유전학자를 만날 기회를 얻게 된 만큼, 윤도훈은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운 좋게도 앨리스는 스타인 박사의 가장 총애 받는 제자였고, 그녀의 소개 덕분에 박사는 앨리스의 부탁을 받아들였다. 게다가 스타인 박사는 윤시율의 상태를 듣고 나서, 그 저주에 대해 큰 흥미를 보였다.이윽고 하이오스 그룹에 있는 앨리스의 사무실에서, 두 사람은 윤시율과 함께 스타인 박사를 만났다. 스타인은 허름한 옷을 입고 두꺼운 안경을 낀 노인이었으며, 외모로만 봐도 학문 연구에만 몰두하고 일상적인 생활은 거의 무시하는 전형적인 과학자였다.잠시 후, 스타인 박사는 다양한 장비를 이용해 윤시율을 전반적으로 검사했다.윤시율의 혈액과 골수를 채취해 분석과 연구를 진행했으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결과를 내겠다고 약속했다. 동시에 스타인 박사는 이 유전병을 치료할 방법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 다. 물론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윤도훈과 이진희도 이 상황을 죽은 말을 살리는 심정으로 받아들이며, 스타인이 최선을 다해주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워했다.스타인 박사가 윤시율을 검사실로 데리고 가 여러 검사
흡혈귀 황제 마리는 흡혈귀 일족의 여왕으로서 윤도훈에게 충분한 경고와 함께 수백 구의 흡혈귀 일족 강자들의 시체를 남겨주었다. 그 후 윤도훈은 그렇게 흡혈귀 일족의 영역을 떠났다.흡혈귀 일족의 영토 전체는 비통과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공기 속에는 짙은 피비린내와 죽음의 기운이 맴돌았다. 원래 흡혈귀 일족들에게 이런 냄새는 매우 황홀한 향기로 여겨졌다. 하지만 지금은 모든 흡혈귀 일족들에게 두려움과 혐오감을 불러일으키고 있었다.사냥감의 피비린내와 자신의 동족이 죽은 뒤 퍼지는 피비린내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한편, 흡혈귀 황제 마리의 마음속에는 공포와 경악을 넘어 깊은 슬픔과 증오가 자리 잡았다. 한 명의 대공이 목숨을 잃었고, 다른 공작과 백작 등의 흡혈귀 일족 중추 세력도 절반 이상이 희생되었다. 이로 인해 흡혈귀 일족은 큰 손실을 입었고, 이 모든 것은 염하에서 온 윤도훈을 건드린 결과였다.조금 전, 윤도훈 앞에서 타협을 선택했던 마리는 자신의 증오심을 잘 숨겼다. 하지만 이러한 피의 원한을 그녀가 어찌 갚지 않을 수 있겠는가?윤도훈이 떠난 지 한 시간이 지난 후.흡혈귀 일족의 영토 안에 위치한 한 밀실.흡혈귀 황제 마리는 새 옷으로 갈아입고 몸에 묻은 피와 무력함의 흔적을 깨끗이 씻어냈다. 그녀는 다시 한 번 요염하고 위엄 있는 여왕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또한, 마리 앞에는 한 잘생긴 뱀파이어 공작이 무릎을 꿇고 그녀의 부츠에 입맞추고 있었다.“히드 공작,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의 상황은 어떻지?”마리는 자신의 발을 거두며 차분한 목소리로 물었다.“마리 여왕님, 제가 은밀망을 통해 여러 방식으로 배포한 임무를 이미 많은 전 세계 용병과 모험가들이 수락했습니다. 지금 고대 지역으로 몰려든 인간들의 수가 이미 천 명에 달했습니다.”“그중에는 세계정화 교단과 늑대인간 무리 같은 멍청이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모두들 그 신비로운 보물을 목표로 하고 있지요.”“제 생각에 두 달도 채 안 돼, 피의 조상 고대 시체에게 바칠 제물의 수
흡혈귀 황제 마리는 윤도훈이 아직도 멈출 생각이 없다는 사실에 크게 놀랐다.“윤도훈 씨, 도대체 어디까지 하려는 거예요? 당신 장모님은 무사하시잖아요. 설마 지금 와서 말을 바꾸려는 거예요? 원한에는 원인이 있고, 빚에는 주인이 있죠. 오거스라는 사건의 주범은 이미 죽었어요.”흡혈귀 황제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 그녀의 2미터가 넘는 키마저 분노로 인해 약간 떨리고 있었다.“네 흡혈귀 일족들이 외부에서 제멋대로 날뛰며 암흑 조직을 지원하고, 내 장모를 납치하고, 내 아내를 끌어들이려 했지. 방금도 나를 죽이려 했으면서, 주범 하나 죽이는 것으로 끝내겠다도?”“내가 윤도훈이라 너무 호락호락하다고 생각하는 건가? 이 모든 원한을 깔끔히 정리하려면, 너희 흡혈귀 일족이 나에게 배상을 해야겠지. 그렇지 않나?”윤도훈은 얼굴에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띠며 강하게 마리를 압박했다. 이것은 국제 관례였다. ‘패배자가 승자에게 보상을 주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도대체 어떤 배상을 원한단 말인가요?”흡혈귀 황제 마리는 잠시 말을 잇지 못하다가 분노 섞인 어조로 물었다.“너희 흡혈귀 일족에 어떤 보물이 있는지 보자고. 내가 눈여겨볼 만한 걸 내놓아라.”윤도훈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장난스럽게 말했다.그 말이 끝나자, 흡혈귀 황제 마리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우리 흡혈귀 일족의 가장 큰 보물이라면, 바로 저입니다. 그런데 이거 어쩌죠? 제가 윤도훈 씨와 하룻밤을 같이 보내는 것으로 충분하겠어요?”자신과 대등하게 맞설 수 있는 강자를 상대하면서, 마리는 윤도훈과 어떤 일이 일어나는 것도 개의치 않았다. 한편, 그 말을 들은 윤도훈은 흠 하며 잠시 멈칫하더니, 흡혈귀 황제 마리의 몸을 훑어보았다. 솔직히 말해, 그녀는 천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매혹적인 인물이었다.2미터가 넘는 키에도 전혀 투박하거나 둔탁하지 않았고, 오히려 독특한 매력을 뿜어냈다. 1미터 이상의 다리, 매혹적인 허리와 골반의 곡선, 그리고 빠져들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이진희는 사실 흡혈귀 일족의 영토로 보내지지 않았다. 이전에 오거스는 단지 윤도훈을 이곳으로 유인해 흡혈귀 일족의 더 강력한 강자들이 그를 상대하게 하려는 계략을 꾸몄을 뿐이었다.그러나 뜻밖에도 윤도훈의 강함은 흡혈귀 일족 전체가 어찌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러 있었다.“하이오스 그룹으로 돌려보내라니?”윤도훈은 날카로운 눈빛에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도훈 씨, 하이오스 그룹으로 보내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어쨌든 장모님께서는 여전히 냉동 상태에 있으시니까요. 안심하세요. 하이오스 그룹과 히드 조직은 직접적인 관계가 없으며, 단지 로이가 히드 조직의 일원일 뿐입니다.”오거스는 바닥에 엎드린 채 쓴웃음을 지으며 설명했다.윤도훈은 코웃음을 치며 약 30분가량 그곳에서 기다렸다. 그동안 흡혈귀 일족 대전당 전체는 무거운 긴장감 속에 조용했다. 다른 사람들은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는 듯한 분위기였다.온몸이 피로 뒤덮이고 살기를 내뿜는 윤도훈이 그저 조용히 서 있는 것만으로도 모두에게 강렬한 압박감을 주었다.잠시 후, 오거스가 부하들에게서 회신을 받은 뒤, 윤도훈은 이진희에게 전화를 걸었다. 윤도훈은 이진희에게 하이오스 그룹의 인체 냉동 기지에 가서 서지현이 무사히 돌아왔는지 확인해달라고 부탁했다. 이윽고 확실한 답변을 들은 그는 그제야 마음을 놓았다.“도훈 씨, 장모님은 이미 무사히 복귀하셨고, 도훈 씨도 아무련 부상을 입지 않으셨으니, 이제 그만 떠나주실 수 있겠습니까?”그 순간, 흡혈귀 황제 마리는 윤도훈을 바라보며 진지한 목소리로 물었다.윤도훈은 마리의 능력조차 능가하는 실력을 가진 염하인이다. 따라서 그가 이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흡혈귀 황제 마리는 엄청난 압박감을 느끼고 있었다. 자신은 윤도훈을 죽일 능력은 없는데, 상대는 흡혈귀 일족을 멸망시킬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따라서 마리는 윤도훈이 어서 떠나주길 바랐다. 이 재앙과도 같은 존재를 빨리 보내고 싶어 했다.“떠나라고? 내 장모를 함부로 납치하고, 내 아내를 잡으려 들고,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