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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7화

어찌 된 일인지 모를 리가 없는 왕천후였다.

상황을 쭉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무슨 상황인지 이해가 되었다.

남을 먼저 괴롭혔으니 맞아도 셈통이었다.

설령 윤도훈의 잘못이라고 하더라도 왕천후는 눈 감아 줄려고 했었다.

다름이 아니라, 단지 그가 윤도훈이기 때문이다.

윤도훈이 어떤 사람인지 왕천후도 좀 알고 있었다.

부종주와 대무의가 이미 몰래 암시해 주었으니 말이다.

이윽고 집벌당 대장은 운을 떼기 시작했다.

“그만 하셔도 됩니다. 어찌 된 일인지 알 것 같습니다.”

“그쪽들이 먼저 시작했죠? 윤도훈 씨한테 사과하세요.”

“그럼, 그냥 넘어가겠습니다.”

“하하하, 윤도훈 들었어? 집벌당 선배님께서 사과하라고 하잖아!”

“선배의 말을 어기게 된다면...”

뚱뚱한 남자는 왕천후의 목소리가 떨어지자마자 깔깔대며 웃음을 터뜨렸는데, 말하다가 중간에 뚝 그쳤다.

두눈에는 의문이 가득한 채로 말이다.

“선배님, 맞은 사람은 전데... 우리가 사과해야 된다고요?”

그의 얼굴에는 억울한 빛이 가득했다.

왕천후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의 물음에 얼굴이 굳어지더니 목소리까지 차가워졌다.

“네? 싫습니까?”

“싫으면 다들 나가시고요.”

“1분 정도 생각할 시간을 줄 테니 사과하지 않으면 실격 처리하겠습니다.”

왕천후의 말은 바로 모두를 뒤흔들었고 이렇게 끝날 줄은 아무도 몰랐다.

사람을 때린 윤도훈이 사과를 하기는커녕 오히려 사과를 받게 되니 말이다.

비록 먼저 남을 괴롭힌 건 맞지만, 여하튼 손을 대지 않아 억울하기도 했다.

하지만 감히 왕천후의 말을 듣지 않을 수 없었다.

사과하지 않으면 바로 실력처리를 한다는 ‘위협’이 있었다.

곧 뚱뚱한 남자를 비롯한 모든 사람이 이를 악물고 윤도훈에게 고개를 숙여 사과하기 시작했는데, 하나같이 윤도훈이 불만스러워할까 봐 진지한 표정들이었다.

“허허, 운지가 다치지 않은 걸 봐서라도 그냥 넘어가겠습니다.”

“또다시 같은 상황이 생기게 된다면 가만두지 않겠습니다.”

그야말로 이득을 본 것으로 부족하여 잘난 체까지 하는 말이었다.

그 모습에 사람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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