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안 되는 소리하지 마! 좌홍성! 단맥종의 영토에는 당연히 단맥종의 물건만있는 법이야! 네 사적인 물건이라니 말도 안 돼!”“지난번에 네가 율이 괴롭혔던 거 아직 따지지도 않았는데, 이번에 다 계산하도록 하자.”다섯 사람의 손에서 진동이 계속되었고, 숲 전체에서도 순식간에 땅이 뒤집히고 나무가 쓰러졌다.‘율이?’윤도훈은 율이의 이름에 안색이 확 달라졌다.원래 그는 단맥종 내부 간의 싸움이 나설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나서야만 하는 명분이 생겼다.‘율이를 알고 있는 걸까?’‘게다가, 누군가가 단맥종 안에서 율이를 괴롭힌다고?’율이가 단맥종으로 간 후 그는 율이의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 알지 못했다.다만 무구지의 입에서 율이가 좋다는 것만 알고 있었다.하지만 실제 상황은...그들의 말을 듣고서 윤도훈은 일단 먼저 가서 물어본 후 다시 정하기로 했다.그리고 그 비장인지 뭔지에 대해서 마음에 두지 않았다.결단 경지가 손을 댈 수 있는 비장이니 별것 아닌 보물일 것이다.“오빠, 우리 그냥 지나가요? 선배들의 상황을 보아하니 싸움이 일어난 것 같아요.”임운지가 윤도훈에게 작은 소리로 물었다.“서두르지 말고 상황을 좀 지켜보자.”윤도훈은 시간을 계산해 보니 임운지의 속도가 워낙 빨랐기 때문에 두 사람은 아직 선두에 있으므로 잠시 지체해도 괜찮을 것 같았다.그런 생각에 윤도훈은 임운지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손짓을 하고는 슬그머니 싸움터를 향해 더듬어 갔다.“설만추, 지금 떠나면 내가 살길을 열어 줄 수 있어!”“그렇지 않으면 우리 형제 셋이 결단 후기 정상의 힘으로 너희들 가만 두지 않을 거야.”“더 이상 내 인내심 테스트하지 마.”이때 좌홍성은 이미 수적 우위를 점하고 설만추를 향해 끊임없이 위협했다.두 눈이 살벌한 빛을 머금고 있었다.“흥!”좌홍성의 협박에 대해 설만추는 조금도 개의치 않았다.“천만에! 나한테 이러는 거 오늘 입문 시험으로 이곳을 지나게 될 것인데, 집벌당이나 다른 사람의 시선을 끌까 봐 그러는 거지?
영폭탄이 폭발하게 되면 금단 경지 강자라고 할지라도 꼼짝없이 다치게 될 것이다.“너 방금 뭐라고 했어?”바로 그때 설만추과 한 주먹 정도의 거리를 두고 떨어진 영폭탄이 갑자기 강제로 멈추더니 빙글빙글 공중에서 계속 돌기 시작했다.더 이상 앞으로 뒹굴어 가지 않은 채 한눈에 보아도 강제로 통제된 모습이었다.“누구냐!”이를 본 좌홍성 세 사람의 눈에서 음흉한 빛이 스치더니 이내 소리가 나는 쪽에 대고 소리를 질렀다.윤도훈의 그림자는 그 사람들 사이로 지나갔다.지극히 평범한 모습으로 걷는 것처럼 보였지만, 눈 깜짝할 사이에 설만추 앞에 갑자기 나타났다.이윽고 손을 뻗어 구슬 두 개를 모두가 화들짝 놀란 가운데 한 손으로 움켜쥐었다.처음 보는 물건이라 윤도훈은 신기하기 그지없었다.“가던 길이나 가! 괜히 끼어들지 말고!”“그대로 꺼지면 그냥 순순히 보내줄게. 못 본척하고 말이야.”좌홍성은 윤도훈을 위아래로 훑어보고 난 뒤 낯선 사람임을 확인하고 외부인으로 확신했다.따라서 바로 주저 없이 윤도훈에게 나지막이 고함을 질렀다.좌홍성의 소리를 듣고서도 윤도훈은 고개를 들지 않은 채 질문을 반복했다.“묻는 말에나 대답해.”“너 방금 뭐라고 했어!”차가운 기색이 역력한 윤도훈의 목소리에 좌홍성은 순간 꺼림칙한 느낌이 들었다.순간 윤도훈의 질문 뒤에 숨긴 그 뜻도 알 수 없었다.하지만 좌홍성의 옆에 있던 사람들은 그만큼 거리낌이 없었다.시간이 지날수록 집법팀이 올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더는 시간을 지체할 수 없었다.이윽고 윤도훈을 향해 공격을 퍼부었고 입으로도 욕설을 멈추지 않았다.“꺼져! 꺼지라고! 아니면 너 역시 쟤랑 여기에 남게 될 거야!”“방금 똑똑히 못 들어서 그러는 거야? 율이한테 그런 거야! 이제 됐어?”“똑똑히 들었으면 제발 좀 꺼져!”막말을 퍼붓고 있는 사람의 얼굴에는 짜증이 가득했다.그러나 그 소리가 떨어지기 무섭게 윤도훈은 아무런 기색도 없이 멀찍이 그를 향해 뺨을 세차게 후려쳤다.피식-조금 전까지 기고만장한 모
수련계에서 나이가 아니라 오로지 실력으로 모든 것을 결정한다.윤도훈은 엄청 젊어 보이지만, 설만추는 그에게 ‘선배님’이라고 높게 부르고 있다.설만추는 자신이 아는 모든 것을 솔직히 털어놓았지만, 윤도훈은 그 대답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눈살을 찌푸린 채 윤도훈은 설만추에게 다시 물었다.“무슨 계집애라고 하던데... 그건 어떻게 된 일입니까?”율이에 관해서 캐묻는 윤도훈의 모습을 보고서 설만추는 깜짝 놀랐다.‘설마 율이와 아는 사이일까?’“율이는 지금 우리 선녀봉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무구지 선배님의 주선으로 선녀봉 봉부인 황부운의 문하에 있답니다.”“하도 귀여운 아이라 율이는 우리 선녀봉의 보물단지나 다름없습니다. 하지만 선녀봉은 그동안 좌홍성이 있는 오래봉과 늘 적대시하면서 지내왔습니다.”“우리한테 뭐라고 할 길이 없어서 어린 율이를 상대로...”설만추가 더 이상 말할 것도 없이 윤도훈은 자연스럽게 모든 것이 분명해졌다.‘오래봉?’‘감히 우리 율이를 괴롭혀?’‘내가 알게 된 이상 절대 이대로 안 끝나!’“선배님, 혹시 율이와는 어떤 사이입니까?”윤도훈이 오랫동안 입을 열지 않자, 설만추도 조심스럽게 물었다.그러자 윤도훈은 대답 대신 좌홍성을 가리키며 차가운 소리로 말했다.“저 사람은 그쪽이 맡도록 해요. 가능한 한 본때를 보여줬으면 좋겠고요.”“선배님! 선배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 잘못한 점만 가르쳐주시면 반드시 시정하겠습니다!”“설만추만 해결해 주시면 평생 선배님의 ‘개’로 살겠습니다!”“선배님, 한 번만 기회를 주십시오!”한참 동안 쓰러져 있던 좌홍성은 윤도훈의 말에 몸서리치며 다급히 소리쳤다.쾅-좌홍성의 목소리와 함께 윤도훈은 아무 말 없이 그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좌홍성은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바로 기절해 버렸다.“만약 앞으로 단맥종에서 버젓이 살아있는 좌홍성을 보게 된다면, 난 그쪽한테 책임을 묻겠습니다!”윤도훈은 말을 마치고서 바로 발밑을 톡톡거리더니 그 자리에서 사라져 버렸다.사라진 윤도훈의 뒷
쑥쑥쑥-참가자의 그림자는 끊임없이 통천봉을 향해 돌진하고 있다.윤도훈은 멀리서 통천봉의 모습을 보게 되었고 잠깐 지체한 바람에 다른 참가자들이 하나둘씩 쫓아오고 있었다.집벌당 제자들까지 여럿 보이는 걸 보아하니 2차 관문도 코앞에 다가온 모양이었다.“산에 올라가자. 오늘이 한이수의 제삿날이 아니라면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만약 찾아와서 우리 앞길을 막는다면, 운지야, 절대 가만히 두지 말아야 한다.”에피소드를 겪은 뒤 윤도훈의 온몸에서 살의가 뿜어져 나왔다.윤도훈에게서 이런 기분을 처음으로 느낀 임운지는 두려워하지 않고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윤도훈의 실력은 임운지에게 예측이 불가능한 정도이다.‘나, 반드시 열심히 해야 해! 그래야만 도훈 오빠랑 나란히 걸을 수 있어!’이미 여러 개의 그림자가 통천봉을 향해 돌진하고 있을 때, 한참 뒤처져 있던 한이수일행도 마침내 윤도훈의 눈에 띄게 되었다.“윤도훈... 그놈 보이기 시작한다... 허허! 진기가 바닥 났나 보네?”“우리에겐 절호의 기회이다! 어떻게든 여기서 막아야 한다!”“세 번째 부분에 들어서면 더는 공격할 수도 없을 것이다!”세 번째 부분은 종문 제자들의 시험인데, 그들은 이런 인맥이 없어서 모든 종문 제자들을 좌지우지할 수 없다.한이수의 말에 주변 사람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험상궂은 웃음을 지었다.“출발!”한이수의 명령과 함께 그동안 애써 보존해 온 진기와 체력이 마침내 유용하게 쓰이기 시작했다.쑥쑥쑥-적어도 7, 8개의 그림자가 윤도훈과 임운지를 향해 그대로 돌진했다.영기가 끊임없이 뒤에 오는 것을 느끼며 윤도훈은 가볍게 웃으며 임운지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운지야, 실력 발휘해야지?”말을 마치자마자 윤도훈은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바닥을 박차고 일어나 옆에 나무를 향해 날아올랐다.갑작스러운 윤도훈의 행동에 한이수는 잠시 멍해졌지만, 곧 한이수는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미친놈! 임운지 혼자 두고 먼저 도망간 거야?”“그럼, 일단 임운지부터 치우자! 죽이지는 말
나무 위에 자리 잡고 있던 윤도훈은 잠시 외면하는 쪽을 택했다.한이수가 미운 것도 사실이고 지금으로서는 적인 것도 사실이다.하지만 그가 한 말 중에 맞는 말이 있었다.수련계의 약육강식.윤도훈은 임운지에 대한 인상이 좋은 건 사실이고 도울 수 있는 한 모든 걸 돕고 싶은 것도 사실이었지만, 그렇다고 하여 맹목적으로 모든 걸 대신 막아줄 수는 없다.임운지 스스로도 성장하는 법을 알아야 하니 말이다.바로 그때...임운지는 금세 인파에 둘러싸여 수많은 공격에 대비하느라 정신이 없었다.피식-순간 임운지는 생의 첫 공격을 당하면서 피까지 뿜어냈다.하지만 임운지는 소리도 내지 않은 채 묵묵히 참아냈다.쾅쾅쾅-곧 전투는 과열되기 시작했다.이쪽의 영기 파동에 집벌당의 이목도 쏠리게 되었다.서너 명의 집벌당 제자들이 멀리서 이쪽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그들의 실력으로 그 거리에서 나선다고 하더라도 얼마든지 막을 수 있다.윤도훈은 나뭇가지에 앉아 숨을 거두며 느긋한 기분을 보였다.지금 임운지의 모습이 다소 버거워 보이지만, 처음과 비하면 훨씬 자유로워졌다.시간을 좀 더 주면 임운지는 반격하기 시작할 것이다.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갑자기 아래쪽에서 비명이 들려왔다.임운지를 향해 기습공격을 하려던 한 남성이 임운지에게 발각된 것이었다.임운지는 망설이지 않고 바로 손바닥으로 남자의 가슴을 내리쳤는데, 남자는 비명을 지르며 바로 뒤로 쓰러졌다.한바탕 허우적거렸지만 끝내 일어나지 못했다.누군가가 다치기 시작한 순간이었다.이를 지켜보던 집벌당의 눈에도 놀라움이 스쳤다.임운지는 체력이 별로지만 전투에 소질이 의외로 강했다.임운지의 두 눈에는 흥분한 빛이 가득했다.지금껏 성장하면서 처음으로 직접 사람을 때려눕혔으니 말이다.마음속에는 조금의 미안함도 없고 오히려 흥분으로만 가득 차 있었다.마치 지금의 자신이야말로 진정한 자신인 것처럼.얼마나 오랫동안 억눌려 있었는지 그 에너지와 파워는 무섭기 그지없었다.쾅쾅쾅-진기의 파동은 여전히 군중
지금 이 순간 아무도 감히 윤도훈 그리고 임운지와 충돌을 일으킬 엄두가 나지 않았다.약해 보였던 임운지마저 이렇게 전투력이 만렙일 줄은 아무도 몰랐던 것이다.윤도훈의 실력으로 두 번째 관문은 거뜬히 넘게 버렸다.달갑지 않은 얼굴로 멀찌감치 서 있는 한이수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윤도훈은 콧방귀를 뀌면서 이 일을 겪은 후, 한이수도 감히 함부로 손을 쓰지 못할 것이으로 생각했다.쑥쑥쑥-곧 정상에 30명이 모두 모이게 되었다.단만산이 손을 흔들자 나머지 사람들도 허공에서 멈추었고 그들은 모두 탈락하였다.했습니다!“안 돼! 안 돼! 마지막 한 발만 남았습니다!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세요!”“말도 안 돼! 이럴 수 없어!”온갖 달갑지 않은 말들이 쏟아졌고 이들의 달갑지 않은 모습에 동정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윤도훈 역시 마찬가지였다.두 차례의 시험을 보면서 따라잡을 수 없다는 건 그들 자신의 실력이 너무 약하다는 얘기밖에 안 되니 말이다.“앞으로 마지막 시험만 남았습니다.”“특히 정신을 차려야 할 것입니다!”“앞과 마찬가지로 한 시간 뒤에 다시 시작하겠습니다.”단만산의 말이 끝나면서 이내 긴장해하던 사람들도 마침내 한순간에 오르르 주저앉게 되었다.그대로 누워버린 사람도 많았는데, 두 번째 관문에서 전력 질주한 나머지 녹초가 된 듯했다.“도훈 오빠...”임운지는 윤도훈과 말을 걸고 싶었지만, 윤도훈은 이미 자리에서 일어나 어디론가 또다시 가고 있었다.임운지는 하는 수 없이 말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윤도훈은 무구지를 찾아가서 어찌 된 영문인지 따지려고 했다.왜 율이가 이곳에서 괴롭힘을 당했는지 말이다.‘미친... 우리 율이를 선녀봉인지 뭔지 그곳에 두고 그냥 간 거야?’“뭐라고? 율이가 괴롭힘을 당했다고? 말도 안 돼!”“종문내 모든 사람에게 미리 경고한 바가 있었어! 절대 그 누구도 율이를 건드려서는안 된다고 말이야! 감히 내 말을 어긴 자가 있다고?”윤도훈의 물음에 무구지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차가운 기운이 그의 몸에
윤도훈의 언행이 무척이나 마음에 든 단만산이다.실은 직접 나서지 않고 무구지와 단만산에게 부탁할 수도 있는 일인데 말이다.부종주의 신분으로 윤도훈의 스승이라는 신분으로 얼마든지 오래봉 봉주 곡무도를 제압할 수 있다.하지만 윤도훈은 쉬운 길을 선택하지 않고 직접 나서서 자기 실력으로 승부를 보려고했다.‘그래! 내가 원하던 네 모습이 바로 이거야!’물론 오래봉 봉주의 실력은 원영 후반기에 접어들어 단맥종 내에서 그리 강한 편은 아니지만 지금의 윤도훈이 무리수를 둘 수 있는 존재는 아니다.따라서 그때가 되면 윤도훈을 위해서 옆에서 도울 것이라고 생각까지 하고 있었다.단만산은 고개를 끄덕이며 윤도훈을 향해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그래. 그럼, 걱정하지 말고 다녀와.”“난 너를 직접 나서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보고만 있지도 않을 것이다.”단만산의 말에 윤도훈은 위로받는 기분이 들었다.곧 많은 평가자들이 긴장하고 기대하는 분위기에서 세 번째 시험 시간이 다가왔다.윤도훈은 율이를 걱정하는 바람에 세 번째 시험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원래 입문시험 보러 온 것도 임운지에게 친구가 되어주기 위함이었으니 말이다.단만산에게 세 번째 시험은 포기하겠다고 했으나 단만산은 그 제안을 거절해 버렸다.단만산의 말로는 윤도훈에게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건 사실이나 아직 직접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제대로 볼 생각이라고 했다.그뿐만 아니라 이 기회를 틈타 새로 온 ‘새내기’들에게 제대로 가르침을 줄 생각이었다.이 세상에는 ‘자신’보다 실력이든 뭐든 한 수위인 사람이 얼마든지 존재한다는 사실을알려주기 위해서.단만산의 생각에 윤도훈은 대수롭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그 역시 이번 기회의 단맥좀 ‘예비 제자’들의 실력을 살펴볼 생각이었다.세 번째 시험 경기장은 바로 통천봉 광장 위에 있었다.돌아왔을 때 윤도훈은 임운지가 제 자리에 얌전히 서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홀가분한 표정을 짓고 있는 걸 보아하니 이번에는 그 어떠한 괴롭힘도
“또한 합격 조건은 우리를 이기는 것이 아니라 장로님들의 승인만 받으면 되는 것이니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왕천후의 위로에 따라 수험자의 정서는 비로소 약간 누그러지기 시작했다.여기까지 합격해 온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기게 되었으니 말이다.한이수를 따라다니던 ‘졸개’ 7, 8명 중에서도 3명만 버티고 여기까지 합격해 왔다.그로부터 앞서 두 시험의 탈락자가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있다.“도훈오빠, 이번에도 나설 거예요?”임운지는 기대에 찬 눈으로 윤도훈에게 물었다.“당연하지!”윤도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가볍게 웃었다.“장로의 인정을 받는 것으로 끝내는 게 아니라 난 집벌당 사람들을 제압해 벌릴 거야.”건방지기 그지없는 어조로 말하고 있는 윤도훈의 말에도 임운지는 고개를 끄덕였다.처음부터 지금까지 임운지는 윤도훈의 실력을 단 한 번도 의심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심지어 임운지의 눈에서는 윤도훈이 가장 으뜸이다.윤도훈이 집벌당 사람들을 제압하겠다고 한 말을 의심할 여지 없이 믿었다.“그럼, 운지도 도훈 오빠처럼 인정을 받을 뿐만 아니라 제압해 버릴 거예요.”임운지는 주먹을 불끈 쥐고서 자신의 목표를 말했다.“하하하하!”진지해 보이는 임운지의 모습에 윤도훈은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연약해 보이는 임운지의 어깨를 툭툭 쳤다.얼마 지나지 않아, 수험자들이 술렁이는 가운데 첫 번째 수험생이 걸어 나왔다.“총 12명이 있는데, 마음대로 선택하면 됩니다.”집벌당 대장은 자신만만해하며 앞에 선 젊은이를 향해 가벼운 미소를 지었다.젊은이는 두 눈을 데굴데굴 돌리며 실력이 약해 보이는 대원을 골랐다.“선배님, 한 수 배워주시기 바랍니다!”젊은이의 목소리가 떨어지자 광장에 간간이 진기 파동이 일었다.주위에서 간간이 환호성이 터져 나왔고 대원의 실력은 물론 만렙이었다.하지만 의외로 이 수험생의 실력은 대원과 막상막하였다.두 사람이 공격을 더 하는 동안 그림자가 끊임없이 흔들려 보는 사람의 눈이 어지럽기 그지없었다.이따금 공격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