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준영은 무심하게 변홍표를 보며 말했다.“변 대표님, 서둘러 저한테 감사할 필요 없어요. 본인이 무슨 일을 했는지 잘 알고 있으시죠? 그 사람 무덤에 찾아가서 머리 숙여 사죄하시고 그녀의 후손들을 잘 보살펴 주셔야 완치될 수 있습니다.”“네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내일 바로 가겠습니다.”변홍표가 대답했다. 그는 서준영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는데 그 여자가 자기를 붙잡고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다른 사람들은 무슨 상황인지 물어볼 새도 없이 모두 간절한 눈빛으로 서준영을 바라보며 도와달라고 애원했다.남은 세 사람도 이런저런 특이한 상황들이 있었는데 변홍표와는 달리 귀신이 아닌 실질적인 병이었다.그들은 9시가 되어 식사를 마치고 헤어졌다.권정용과 변홍표 그리고 송강호는 군영로 문 앞까지 직접 서준영을 배웅했다.“서 신의님, 서울에 며칠 더 계시지요?”권정용이 묻자, 서준영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닙니다. 저 다른 일이 있어서 돌아가야 합니다.”“그렇다면 더 붙들지 않겠습니다.”권정용이 고개를 끄덕였다.서준영은 송강호와 몇 마디 더 말했다.“서 대가님, 다음 달에 의료계 대결이 있는데 그때 제가 연락드리겠습니다.”송강호가 웃으며 말했다.“네.”서준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말을 마친 서준영은 택시를 타고 군영루를 떠났다. 그는 차에서 잠깐 눈을 감고 쉬기로 했다.‘오늘 너무 많이 마셨어.’얼마 지나지 않아 서준영은 차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기사님, 이 방향이 아닌 것 같은데요?”서준영이 미간을 찌푸리고 묻자, 기사가 어색하게 웃으며 설명했다.“이 길로도 갈 수 있습니다. 서울에 처음이죠? 이 길은 지름길입니다. 큰 도로는 지금쯤 많이 막히거든요.”서준영은 별다른 생각 없이 알겠다고 하고 다시 눈을 감았다.하지만 10여 분이 지나서 서준영은 사방이 인적이 없이 한산하고 길가에 가로등조차 없는 것을 발견했다. 그때야 서준영은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기사님, 설마 산길이
순간 여덟 명의 드래곤 팀 팀원들이 서준영을 향해 돌진했다. 그중 한 명이 여섯 개의 칼을 날렸는데 마치 여섯 가닥의 빛줄기처럼 서준영의 복부와 머리로 향했고 반드시 죽이겠다는 의지였다.다른 한 명은 되게 마른 남자인데 두 손을 맞잡고 심호흡하더니 서준영을 향해 격렬한 불꽃을 내뿜었다.또 다른 한 명은 건장한 체구가 불곰 같았는데 포효하는 모습이 화가 난 황소처럼 은회색 빛으로 몸을 보호한 채 돌진했다.남은 사람들도 잽싸게 서준영을 죽이려고 달려들었다.서준영은 서울 드래곤 팀에 이런 종류의 전투 스타일이 있다는 것을 예상하지 못한 채 과소평가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특히 불을 내뿜는 술사는 여덟 명 중에서 내공대성으로 실력이 제일 높은 것 같았고 칼을 쓰는 사람은 암살 무사인 것 같았으며 불곰같은 사람은 육신방패와도 같았다.서준영이 움직이지 않고 그 자리에 가만히 있는 모습을 보고 휠체어에 앉은 조경우는 서준영이 겁을 먹고 꼼짝 못 하는 줄 알고 음흉하게 웃었다.“흠! 이런 전투 스타일은 처음이지? 놀라서 꼼짝 못 하는 걸 봐. 하하하!”그의 눈에 서준영은 이미 죽은 것과 마찬가지였다. 지금 그들의 전투 스타일은 세미 대가중의 강자가 와도 꼼짝 못하는 것인데 서준영은 기껏해야 내공대성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하지만, 굉음과 함께 은백색의 빛이 사람들의 눈을 눈부시게 했다. 동시에 황소처럼 서준영에게 달려가던 괴한은 서준영의 주먹에 맞고 날아가서 쿵 하며 바닥에 떨어져 깊은 구덩이를 만들었다.지면까지 흔들리는 것을 보고 서준영을 향해 돌진하던 서울 드래곤 팀의 팀원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조경우도 마찬가지로 혼란스러웠다. 그러나 총알은 이미 총을 떠났기에 멈출 수 없었다.공격하던 사람들은 많은 생각을 할 겨를이 없이 불을 뿜는 마술사와 칼을 쓰는 암살자를 협조하여 계속 돌진할 수밖에 없었다.서준영이 담담하게 고개를 저으며 앞으로 몇 발짝 나아가서 손을 들자, 손바닥에 천둥번개가 형성되었다.“아무리 교묘한 전술이라고 해도 절대적인 실력
조경우가 놀라며 물었다.“그럼 넌 누구야?”서준영이 한 손을 주머니에서 꺼내며 담담하게 말했다.“내 이름은 서준영이라고 말했잖아.”조경우는 고래고래 소리를 치며 외쳤다.“너, 지금 뭐 하려는 거야? 나는 서울 드래곤 팀의 부팀장이야. 나를 건드리려면 그 결과를 생각해야 할 거야!”“결과?”서준영은 차갑게 웃으며 허리를 굽혀 조경우를 노려보았다.“서울 드래곤 팀의 부팀장으로 팀원들을 거느리면서 무고한 백성을 죽이려고 하는 당신의 결과는 뭘까?”“나...”조경우는 서준영의 압박에 식은땀을 흘렸다. 하지만 서울 드래곤 팀의 부팀장으로서 드래곤 팀 팀원도 아닌 강운에서 온 자식을 무서워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감히 내 부하를 이렇게 만들고 나를 협박까지 하다니? 너 죽으려고 작정했구나?’“흠! 너 감히 누구를 협박해?”조경우가 얼굴을 붉히며 화를 냈다.“네가 강운 드래곤 팀의 팀원이라면 그 영향과 결과를 생각해 보겠지만, 그것도 아닌데 내가 너를 무서워할 것 같아? 너 우리 팀원들을 다치게 하고 감히 서울 드래곤 팀의 부팀장을 협박한 죄가 뭔지 알아?”서준영이 무심하게 웃으며 물었다.“몰라. 당신이 내가 무슨 죄를 범했는지 알려주던가.”“흠! 서울 드래근 팀의 부팀장을 폭행한 죄는 적어도 3년 이하의 징역을 받을 거야! 게다가 내 부하까지 중상을 입혔으니 넌 반역죄로 의심받을거고 유죄로 판결이 나면 바로 사형이야. 이제 너의 죄를 알겠어?”조경우는 음흉하게 웃었다.서준영은 고개를 끄덕이고 턱을 쓰다듬으며 말했다.“알았어.”조경우는 서준영의 무덤덤한 반응에 의아해하며 물었다.“뭘 알았다는 거야?”“당신은 맞아야 한다는 거.”팍!서준영은 손을 들어 조경우의 귀뺨을 때리자, 그는 휠체어를 탄 채로 바닥에 쓰러졌다.“악! 내 얼굴! 지금 뭐 하자는 거야?”조경우는 쓰러져서 화를 내며 소리쳤다.서준영은 더 가까이 다가가서 조경우의 가슴을 밟고 말했다.“당연히 죽여서 철저하게 입막음하려는 거지. 당신들을 다 죽이면 아무도
서준영은 미간을 찌푸리고 차에서 내려오는 사람을 봤는데 연혜진이었다. 이어서 장이준 등 사람들이 모두 차에서 내렸는데 눈앞의 상황을 보고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헉! 지금 이 상황 서준영 씨 혼자서 한 거예요?”독수리가 충격으로 가득 찬 얼굴로 소리쳤다.북국 늑대와 우준은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서울 드래곤 팀의 여덟 명의 팀원이 아직 살아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안도의 한숨을 쉬며 장이준과 연혜진에게 말했다.“장 팀장님, 누님, 죽지 않았어요.”연혜진과 장이준은 그제야 한숨을 내쉬며 얼굴의 긴장을 풀었다. 그런데 장이준의 마음은 여전히 두근거렸다. 지금이라도 도착했으니 망정이지 조금만 늦었으면 큰일이 일어났을 거라고 생각했다. 드래곤 팀의 팀원 한 명이라도 죽으면 서준영은 드래곤 팀의 심판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연혜진이 서준영에게 다가가서 그의 발밑에 있는 조경우를 힐끗 보고는 말했다.“풀어줘요.”서준영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여기는 어떻게 왔어요?”장이준이 뛰어와 서둘러 설명했다.“누님이 조경우가 준영 씨에게 복수할까 봐 걱정되어 남아서 조경우와 일행의 동태를 살피자고 했어요. 그러다가 조금 전에 조경우가 사람들을 데리고 이쪽으로 왔다고 해서 쫓아온 거예요. 큰일이 없어서 다행이에요.”서준영은 고개를 돌려 다시 연혜진을 보며 물었다.“방금 이 자식을 풀어주라고 했어요?”조경우는 연혜진과 장이준을 보고 다급하게 외쳤다.“연혜진! 장이준! 이 자식한테 빨리 나를 풀어주라고 해! 이 자식이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알아? 나를 죽이면 당신들이 감당할 수 없는 일이 발생할 거야!”“닥쳐!”연혜진이 냉정하게 호통쳤다.“그 입 다물지 않으면 죽든 말든 상관하지 않을 거야.”조경우는 당황한 나머지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서준영과 연혜진 일행에게 저주를 퍼부었다.연혜진은 미간을 찌푸린 채 서준영을 바라보며 설명했다.“죽이면 안 돼요.”“왜 안 돼요? 이 자식이 방금 사람들을 데리고 저를 죽이려고 했어요. 그런데
연혜진이 깜짝 놀라며 황급히 외쳤다.“안 돼!”하지만 이미 늦었다.서준영이 발에 힘을 주자, 조경우의 가슴뼈가 모두 부서졌다.조경우는 눈을 부릅뜨고 피를 토하면서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서준영을 바라보며 마지막 한마디했다.“너, 너 감히 나를 죽여…”장이준 등은 충격에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했다.“끝났다. 이제 어떻게 하지? 큰일이야.”북극 늑대가 창백해진 얼굴로 식은땀을 흘리며 중얼거렸다.장이준도 심각한 표정으로 눈도 감지 못하고 죽은 조경의 시체를 바라보다가 다시 서준영과 연혜진을 바라보았다.연혜진은 서준영이 이렇게 신속하고 단호할 줄은 생각도 못 했다.“서준영 씨, 지금 무슨 짓을 했는지 알아요? 당신은 지금 서울 드래곤 팀의 부팀장을 죽였어요. 지금 이 행동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알아요? 엄태훈 대가를 죽였다고 해서 그 실력으로 강남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준영 씨는 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 강자가 있는지 몰라요. 당신은 서울 드래곤 팀이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지 상상도 할 수 없을 거예요.”연혜진의 분노에 서준영은 여전히 담담한 표정으로 그녀의 옆으로 다가가서 속삭였다.“저는 죽이고 싶으면 죽여요. 그리고 제가 한 행동은 절대 후회하지 않습니다. 서울 드래곤 팀에서 복수하고 싶으면 저를 찾아오라고 하세요. 얼마든지 상대해 줄 테니까요.”말을 마친 서준영은 남은 사람들에게 낯설고 무서운 뒷모습을 남기고 태연하게 자리를 떠났다.장이준은 바닥에 있는 조경우의 시체를 보고 미간을 찌푸리며 연혜진에게 물었다.“누님, 이제 어떡해요? 이 사람들을 데려가서 오늘 일을 보고하면 드래곤 팀에서는 서준영 씨를 추격할 뿐만 아니라 분명 A급 수배령까지 때릴 건데…”연혜진도 심각한 표정으로 조경우의 시체를 보며 심호흡하더니 욕설을 퍼부었다.“젠장! 왜 말을 안 듣고 일을 이렇게 만드냐고!”독수리 등은 감히 아무 말도 못 했다.한참 지나 장이준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아니면 모두 죽여버릴…”독수리와 북극 늑대 그리고 우
이택연 옆에는 길쭉한 얼굴에 작은 눈, 수염이 있는 40세 정도의 중년 남자가 검은색 두루마기를 입고 있었다. 그는 눈을 지그시 뜨고 연혜진 일행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날카로운 목소리로 물었다.“이 팀장님, 조경우가 죽은 것을 총책임자에게 보고해야 하지 않을까요?”그는 이택연의 권모 술사라 불리는데 음흉하고 악랄하며 잔꾀가 많은 사람이다.“괜찮아요. 제가 알아서 처리하면 돼요.”이택연의 눈가에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그는 마음속으로 부팀장을 죽인 자는 누구든지 처참한 대가를 치러야 할 거라고 생각했다.…서준영은 밤에 서둘러 강운시로 돌아왔다. 그가 별장에 도착했을 때 대가 네 명이 거실에서 웃으며 얘기하고 있었다.“돌아오셨어요?”조진웅이 제일 먼저 일어나서 웃으며 인사했다.윤민상과 다른 칠보루의 두 명의 대가도 신속하게 일어나서 정중하게 인사했다.“서 선생님.”서준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 앉자마자 갑자기 물었다.“여러분 모두 승급하셨어요?”조진웅이 웃으며 대답했다.“네. 이게 다 서 선생님의 구영 법진과 파경단 덕분입니다. 저희 모두 이제 세미 오너가 되었습니다.”말이 끝나자, 네 사람은 동시에 두 손을 가슴 앞으로 올리고 허리를 굽혔다.서준영이 손을 흔들며 말했다.“그렇게 예의를 차릴 필요 없습니다. 각자 원하는 걸 얻을 뿐이니까요.”그 후 서준영은 네 명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가 침실로 돌아갔는데 들어가자마자, 쿨쿨 잠이 들었다. 하루 동안 너무 스릴 있게 보냈기에 영기도 많이 소모되어 엄청 피곤했었다.그가 다음 날 날이 밝은 줄도 모르고 꿀잠을 자고 있을 때 아침 일찍 송강혁이 전화가 와서 서준영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연혜진 일행이 강운시에 돌아온 후 곧바로 강운 드래곤 팀과 경찰서에 호송하는 도중에 발생한 건들을 보고했었다. 그리고 서준영이 천월궁의 장로들과 최고 대가 실력의 엄태훈을 죽였다는 사실도 모두 보고했다.엄태훈이 서준영의 손에 죽었다는 소식은 강운 드래곤 팀과 강운 경찰서를 발칵 뒤집었다. 서강혁은 곧
가정부가 고지연과 마귀 할멈을 거실로 데리고 왔다.서준영은 소파에 앉아서 차를 마시며 물었다.“고지연 씨가 무슨 일로 천원시에서 여기 강운시까지 오셨는지요?”그는 말하면서 고지연을 아래위로 훑어보았다. 그녀는 여전히 남장으로 정장을 입고 있었는데 일반 남자들보다도 더 잘 생기고 청순했다. 모르는 사람들은 아마 기생오라비라고 생각했을 것이다.고지연이 차가운 얼굴로 웃으며 말했다.“왜요? 차 한 잔도 안 주실 거예요?”서준영이 웃으며 말했다.“편하게 앉으세요.”고지연은 곧바로 서준영의 맞은편에 앉았다. 서준영은 고지연을 힐끗 쳐다보다가 그녀의 옆에 있는 마귀 할멈에게 시선을 돌렸다. 손이 하나 없는 것을 발견했는데 정청운에게 잘린 것이었다.마귀 할멈은 원한으로 꽉 찬 눈빛으로 서준영을 노려보고 있었다.서준영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마귀 할멈, 지금 저를 죽이고 싶어서 계속 그런 눈빛으로 보시는 거예요?”마귀 할멈이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지난번에 정청운이 아니었으면 자네는 이미 내 손에 죽었어!”“그래요? 저를 죽일 자신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환영합니다.”서준영이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런데 제 생각에 마귀 할멈은 그런 능력이 없는 것 같아요.”마귀 할멈이 화를 냈다.“자네, 지금 일부러 나를 도발하는 거야?”말을 마친 마귀 할멈의 몸에서 강력한 기운이 뿜어져 나와 서준영을 제압하려 했지만, 서준영은 전혀 개의치 않아 했다.마귀 할멈의 기운이 폭발하려던 순간, 별장 내에 네 갈래의 커다란 기운이 폭발하면서 마귀 할멈을 제압했다. 마귀 할멈은 순간 얼굴이 하얗게 질리고 몸이 휘청거리더니 쿵 소리와 함께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그녀는 공포에 가득 찬 얼굴로 외쳤다.“세미 오너가 네 명이…”아무도 별장에 세미 오너가 네 명이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마귀 할멈은 충격을 받고 바닥에 쓰러진 채 식은땀을 흘렸다.‘그래서 나를 무서워하지 않았구나.’“흠! 어디에서 온 할망구가 감히 여기서 난리야? 죽고 싶어?”허공에서
“영석?”서준영이 웃으며 말했다.“미안한데, 그건 제가 사용할 거여서 안 팔아요.”고지연이 이를 갈며 말했다.“2,000억을 줄게요. 영석을 저에게 팔아요. 그래도 800억을 버는 거잖아요.”“고씨 가문이 그렇게 부자였어요?”서준영이 물었다.“흠!”고지연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팔 건지, 말 건지 말해요.”서준영은 조금 생각하는 척하더니 고개를 흔들었다.“2,000억이라고 하니 팔고 싶어지는데요. 그런데 영석의 절반은 제가 이미 정련했어요. 남은 절반이라도 2,000억에 살 거예요?”서준영은 계산을 해보더니 2,000억에 남은 절반을 파는 것도 괜찮은 것 같았다.그의 말에 고지연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외쳤다.“뭐라고요? 벌써 절반을요? 그럼, 영기 정수는요?”“영기 정수요? 그건 뭐예요?”서준영이 의아해서 물었다.“영석 안에 있는 영기 정수요. 빨리 남은 영석을 가져와 봐요.”고지연은 다급했다. 그녀는 목표는 영석 자체가 아니라 영석 안에 있는 영기 정수였다.서준영은 미간을 찌푸리고 침실에서 남은 영석을 가져왔다. 고지연과 마귀 할멈은 곧바로 다가가서 살폈다.“마귀 할멈, 어때요? 영기 정수 남아 있어요?”고지연이 다급하게 물었다.마귀 할멈은 미간을 찌푸리고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가씨, 영기 정수는 없습니다. 아마 저 자식이 모두 수련한 것 같습니다.”마귀 할멈의 말에 고지연은 화를 내며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흠! 가요.”영기 정수가 없으면 더 이상 서준영과 얘기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고지연이 뒤로 돌아 떠나려고 할 때 서준영이 웃으며 말했다.“고지연 씨, 원한다면 내가 당신 아버지의 병을 봐 드릴 수 있어요. 저 의술이 꽤 괜찮거든요.”고지연이 고개를 돌려 의아한 표정으로 서준영을 보더니 비웃었다.“당신이 의술을 안다고? 웃기시네.”말을 마친 고지연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별장을 나갔다.서준영은 바닥에 놓인 영석을 바라보며 하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었다.“믿지 않으면 할 수 없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