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었다고? 그의 말은 폭탄처럼 사람들의 귓가에서 터져버렸다.이무기가 죽었다고?한때 강운시에서 최고의 싸움꾼이었고 세미 대가의 실력을 갖춘 이무기가 죽었다고?그 말에 사람들은 차가운 공기를 들이마셨다. 이무기가 죽었다는 사실과 현장에 있던 그 많은 청용회 사람들의 시신을 보면 방금 이곳에서 엄청난 결투가 벌어졌다는 걸 짐작할 수 있었다. 특히 서준영의 눈빛은 사람들을 오싹하게 했다.시간은 1분 1초가 지났고 사람들은 서준영의 내뱉은 말을 애써 받아들이고 있었다. 잠시 후, 서준영이 주란화의 시신을 안고 차에서 내릴 때 백주원이 갑자기 다가와 급히 물었다.“서준영 씨, 당신은 의술을 할 줄 알잖아요. 정말 살릴 방법 없어요?”말을 하면서 그가 무릎을 꿇었다. 그 모습을 본 손미화와 도민준 등 사람들도 잇달아 무릎을 꿇으며 입을 열었다.“서준영 씨, 우리 누님 살려주세요.”흠칫하던 서준영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고 빗물이 그의 얼굴에 떨어졌다.갑자기 그의 머릿속에 문뜩 생각이 떠올랐다.‘음제연! 그래, 음제연이야. 혼을 불러올 수 있는 단약.’순간, 서준영은 크게 웃으며 흥분된 표정으로 품에 안겨 있는 주란화를 보며 소리쳤다.“살릴 수 있어, 살릴 수 있다고. 내가 왜 이걸 까먹고 있었지? 누님, 기다려요. 내가 누님을 반드시 살려낼 테니까. 당장 강운시로 돌아가요.”사람들은 서준영이 왜 갑자기 크게 웃었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의 말을 듣고 그들은 마음속에 희망이 피어올랐다.이내 사람들은 서준영과 주란화를 데리고 강운시로 향했다....개인 별장 안, 주란화는 두 눈을 꼭 감은 채 잠자는 숲속의 미녀처럼 누워있었다.방금 서준영은 에 기록된 시체 보호 방법을 이용해 주란화의 시신이 부패해지지 않도록 일시적으로 보호하였다. 동시에 그는 별장 주변에 구영 법진을 배치하여 주란화가 있는 방으로 천지의 영기를 끊임없이 모아 그녀의 시신에 에너지를 공급하였다.잠시 후, 서준영은 방에서 나왔다.한편, 도민준과
“구사일생? 변 도사, 농담하지 마. 이건 우리 누님의 목숨이 달린 문제니까.”도민준은 긴장된 표정을 지었고 변무청은 한숨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이건 누님 인생의 큰 고비가 맞아. 이미 3년 전에 점쳐졌던 일이야. 그때 당시에 변수가 있을 거라고 생각은 했었지만, 그 변수의 근원이 뭔지는 추측하지 못했는데, 오늘 보니 그 변수가 서준영 씨인 것 같네요. 서준영 씨, 정말 갈 생각입니까?”서준영의 눈빛은 단호했다.“갈 겁니다. 열 번을 죽는다고 하더라도 갈 겁니다. 반드시 음제연을 찾아 란화 누님을 살릴 것입니다.”변무청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어갔다.“그래요. 오늘 이 변무청은 이 사람의 10년 세월로 당신을 돕겠습니다.”“변무청.”“변무청, 이건...”“10년이라는 세월이야. 변무청, 이건 안 되는 일이야.”도민준과 손미화 그리고 백주원은 긴장된 표정을 지으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그러나 변무청은 손사래를 치며 말을 이어갔다.“말릴 것 없어. 내가 오늘까지 살 수 있었던 건 누님 덕분이야. 오늘 내가 10년의 세월로 보답하는 건 당연한 일이지.”말을 마친 변무청은 뒤돌아서 잔디밭으로 가 향을 피워 5명의 귀신에게 제사를 지낸 뒤 도목검을 들고 노란색 부적을 흔들며 주문을 외웠다. “태상 대성이 끊임없이 변하고 악귀를 쫓고 생명을 보호한다. 지혜는 맑고 마음은 깨끗하며 3개의 영혼은 영원하다. 급히 주문을 외우고 채찍질한다.”조용하던 별장에 뜻밖에도 갑자기 한바탕 광풍이 몰아쳤다. 하늘에는 짙은 먹구름이 모여들어 동틀 무렵의 하늘을 캄캄하게 가렸다. 사람들은 멀지 않은 곳에 서서 변무청이 법술을 부리는 걸 묵묵히 지켜보고 있었다. 갑자기 벼락이 내리쳐 변무청의 손에 있던 도목검을 명중했다.도목검은 순식간에 벼락을 변무청 쪽으로 돌렸고 그 순간 변무청의 짙은 머리카락이 거꾸로 휘날리며 온몸에서 하얀 번갯불이 뿜어져 나왔다. 몸 전체에 있는 일곱 개의 구멍에서 붉은 피가 흘러나왔고 그는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하늘의
만약 서준영이 성공하게 된다면 20대의 대가가 되는 것이 아니겠나? 이건 강운시의 무도 역사상 유례가 없는 존재이다. 20대의 대가는 앞날이 창창하고 그때가 되면 얼마나 많은 거물이 아부할 것인가?도민준 등 사람들은 놀라는 기색이 역력했다.“서준영 씨, 대가의 경지에 도전할 생각입니까?”옆에 있던 도민준이 흥분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한번 도전해 보려 합니다.”서준영은 담담하게 대답했다. 솔직히 자신이 없었지만 음제연을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도전해 봐야 했다.실력이 강할수록 기회도 더 커지는 법이니까.말을 마친 서준영은 방을 골라 구영 법진을 배치한 후 양반 자세를 하고는 김남길이 선물한 최상급의 음령석을 꺼내 들었다.음령석을 손에 넣자마자 차가운 기운이 경맥을 타고 온몸에 흘렀다. “음령의 기운이 엄청나군.”서준영은 속으로 감탄했다.수행에 필요한 영기는 여러 가지가 있다. 천지의 영기, 옥석의 영기 그리고 이런 음령의 영기도 수행에 사용할 수 있었다.그러나 이런 영기들은 다른 수행법을 가진 자에게 각기 다른 효과가 나타났다. 이 음령의 영기는 음령의 술법을 시행하는 수행자와 무사에게 적합했다. 현가 중에는 진귀파, 천귀문, 음산파와 같은 문파에서 음령의 술법을 시행하고 있었다.물론 음령의 술법을 시행하는 자는 마음이 차갑고 음흉하며 비교적 사악한 사람이다.서준영은 심호흡한 뒤, 음령석을 앞에 놓고 눈을 감았다. 그러고 나서는 에 기록된 음령의 영기를 평범한 수행자에게 필요한 영기로 바꾸는 방법에 따라 끊임없이 단전의 영기를 움직여 음령석 속에 있는 음령의 영기를 인도하여 단전에서 일주일간 돌고 돌아 다시 경맥을 타고 온몸에 흐르게 하였다.이런 방법은 몸 안의 영기를 이용해 음령의 영기 속에 있는 음산한 기운을 제거하는 것이다.그 과정은 비교적 길고 에너지에 대한 요구가 상당히 높았다. 마지막에 음령석은 산산이 부서졌고 모든 음령의 영기는 서준영에 의해 흡수되었다.그리고 서준영은 자신의 영기로 이 거대한 음령의 영
사람들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세미 대가의 이무기를 죽인 것을 보면 서준영이 정말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게다가 지금 나타난 이런 기이한 현상은 절대 무인이 경지를 돌파할 때 나타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그럼 딱 한 가지 설명밖에 없다. 서준영이 무인의 위에 군림하는 수행자라는 것이다.사람들이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 때, 방 안에 있는 서준영은 신처럼 하얀 영기로 둘러싸여 있었다.바로 이때, 서준영의 단전 안에서 작은 금빛 용이 헤엄쳐 나와 서준영의 주위를 몇 바퀴를 돌았다.그리고 그 녀석은 몸을 곧게 세우고 커다란 눈으로 서준영의 손끝에 있는 뱀 머리 반지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 뱀 머리 반지는 뜻밖에도 푸른색의 작은 뱀으로 변하여 새빨간 혀를 내밀고는 작은 용을 향해 송곳니를 드러냈다.깜짝 놀란 녀석은 냉큼 서준영의 뒤에 숨어서 머리를 반쯤 내밀로 푸른 뱀을 쳐다보았다.푸른 뱀은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으며 녀석을 향해 당당하게 혀를 내밀었고 이내 몸을 빙빙 돌리며 계속해서 탐욕스럽게 음령의 영기를 빨아들였다.음령의 영기만으로는 부족했던 것인지 푸른 뱀은 서준영의 주변에 있는 하얀 영기까지 흡수하기 시작했다.녀석은 갑자기 화를 내며 앞으로 달려나와 푸른 뱀을 향해 소리쳤다.“야, 야야야.”용의 목소리에 놀란 푸른 뱀은 온몸의 비늘을 활짝 펼치더니 재빠르게 반지로 변해 서준영의 손가락에 끼었다.녀석은 푸른 뱀이 두려움에 뱀 머리 반지가 된 것을 보고 금빛의 작은 머리를 치켜들고는 일부러 뱀 머리 반지 위에 올라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또한 앞발로 허리를 집고는 끊임없이 소리를 내며 푸른 뱀을 꾸짖었다.뱀 머리 반지는 계속 온몸을 떨었고 이내 한 줄기의 푸른 기운을 토해내고는 푸른 영기로 변하여 서준영에 의해 흡수되었다.뱀 머리 반지는 점점 어두워졌고 빛을 잃어갔다. 녀석은 만족스럽게 머리를 끄덕이며 서준영의 단전으로 다시 돌아갔다....별장 안, 도민준 등 사람들은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 이
“아 참, 안씨 가문의 안중헌이 만약 날 찾는다면 잠시 볼일이 생겼다고 하고 기다리라고 해.”차에 오른 서준영이 황인범을 향해 입을 열었다.그쪽에서 자기 팀원들이 죽는 걸 보고 싶지 않다면 분명 오늘 밤 12시 전에 서준영을 찾아올 것이다.그때 가서 치료할지 안 할지, 치료하면 어떻게 할지 모든 건 서준영의 마음에 달려있었다.“네, 대표님.”곧이어 도민준은 직접 차를 몰고 서준영을 데리고 귀신의 동굴로 향했다....한편, 귀신의 동굴을 가는 다른 길에 검은색 승용차 몇 대가 질주하고 있었다.맨 앞에 있는 검은색 마이바흐 안에는 운전기사를 제외하고 세 사람이 타고 있었다.노인과 소녀 그리고 중년이 앉아있었다.노인과 소녀는 뒷좌석에 앉아있었고 회색 한복차림의 노인은 정정해 보였고 카리스마가 넘쳐흘렀다. 그리고 그는 손에 염주를 들고 있었다. 그 옆에는 하얀색 수련복을 입은 소녀가 앉아있었는데 소녀는 열일곱, 여덟 살쯤 되어 보였고 포니테일을 묶고 있는 소녀는 정교한 이목구비를 가지고 있었고 생기발랄해 보였다.그녀는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며 호기심이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할아버지, 귀신의 동굴에 정말 음제연이 있는 거예요?”소녀가 고개를 돌리며 흥분된 얼굴로 물었다.노인은 담담하게 염주를 만지며 자애로운 미소를 지었다.“당연히 있지. 1년 전, 성남시 그림자 팀의 팀장 고태용이 할아버지를 찾아왔었어. 그때 난 귀신의 동굴에 있는 악마의 물건을 제압하면서 음제연을 보게 되었지. 시일을 따져보면 아마 곧 여물 것이야.”“만약 할아버지가 그 음제연을 얻게 된다면 우리 영부의 수행 방법을 통하여 바로 대가의 경지에 오를 수 있을 것이야.”말을 할수록 노인은 점점 더 흥분된 모습이었다. 예순이 넘어서도 세미 대가의 수준이라니 정말 창피한 일이었다. 하여 이 음제연은 반드시 손에 넣어야만 했다.소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흥분된 표정을 지었다.“할아버지, 그 귀신의 동굴은 정말 인터넷에서 말한 것처럼 들어가는 사람은 대부분
서준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화려하게 차려입은 그 무리를 자세히 관찰했다.“잘 몰라요. 더는 묻지 마요. 마을 사람한테 귀신의 동굴에 들어가는 산길을 물어보세요.”서준영이 담담하게 말하고는 몸을 돌렸다.도민준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서준영을 따라 옆에 있는 한 술집으로 향했다.이런 시골에 이런 술집이 있는 것도 의외긴 했다.서준영이 자리에 앉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도민준은 아침거리를 가져오며 말했다.“준영 씨, 물어봤는데 술집 뒤에 모텔이 있대요. 등산객들을 겨냥해 만든 모텔이라는데.”“귀신의 동굴이 인터넷에서 핫해지면서 많은 사람이 스릴을 추구하기 위해 찾아온다고 하던데요. 그러면서 여기에 이런 술집이 생긴 거래요.”서준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두유를 한 모금 마시고는 만두를 한입 베어 물었다. 그러면서 덤덤한 표정으로 밖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노인과 아이를 쳐다봤다.얼마 지나지 않아 차 몇 대가 들어왔다.이내 차에서 까만 트렌치코트를 입고 까만 선글라스를 낀 남녀가 내렸다.다들 젊었고 얼굴도 정교하게 생겼다.남자는 잘생겼고 여자는 어여뻤다.특히 그중 한 여자는 조금 긴 까만 트렌치코트 안에 짧은 치마와 까만색 스타킹을 신고 있었다. 까만 스타킹은 길고 예쁜 다리를 감싸고 있었는데 매우 유혹적이었다.Comment by suyoen [2]: 신고남녀는 차에서 내려서도 서로에게 꼭 붙어 있었다. 그 뒤로 까만 트렌치코트를 입은 보디가드 네 명이 따라오고 있었다. 표정이 엄숙했고 멀리서도 살기가 느껴졌다.“희준 도련님, 이런 곳에 진짜 도련님이 원하는 음제연(阴帝莲)이 있나요?”옷차림이 매우 패셔너블한 여자가 꺼림칙한 눈빛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리더니 옆에 선 잘생긴 남자에게 물었다.Comment by suyoen: 패셔너블동시에 그녀는 발뒤꿈치를 들어 빨간 힐에 묻은 진흙을 닦아내며 교태를 부렸다.“아앙~ 여기 뭐예요. 너무 더러워요.”도련님이라고 불리는 남자는 양희준, 다른 사람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여자의 풍만한 엉덩이를
“하하.”양희준이 웃으며 말했다.“무슨 그런 말씀을. 강 선생님 과찬입니다. 강 선생님은 이 첩첩산중에 무슨 일로 오셨는지요? 혹시 여행이라도 오셨나요?”이렇게 말함과 동시에 양희준은 강주호 옆에 서 있는 소녀를 바라봤다.청순하고 어여쁘고 맑았다.정말 보기 드문 로정(炉鼎)이었다. 로정의 작용은 수련 시 상대의 몸을 빌려 자기의 내공을 높이는 수법이다.음제연을 손에 넣고 로정을 통해 저 소녀를 통해 자기의 양기를 보충할 수 있다면 경지를 돌파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강주호도 양희준의 눈빛을 발견하고는 콧방귀를 끼며 손을 흔들더니 되물었다.“양희준 도련님도 여행하러 온 건가요?”“당연히 아니죠.”양희준이 덤덤하게 웃으며 말했다.이때 어딘가에서 감탄이 터졌다.“뭐라고요? 귀신의 동굴에 간다고요? 안 돼요. 거기 귀신 나와요. 2년 전에 사람이 많이 죽어 나갔다니까. 가지 마요.”양희준과 강주호도 그쪽을 쳐다봤다.서준영과 도민준이 현지인과 뭔가 토론하고 있는 게 보였다.순간 양쪽의 시선이 무거워졌다.“친구들, 너희들도 귀신의 동굴로 가는 거야?”양희준이 슬쩍 웃으며 말했다.서준영이 그쪽으로 시선을 돌려 양희준을 힐끔 쳐다보더니 대꾸하지 않았다. 그저 200만 원을 꺼내 현지인에게 전해주며 말했다.“그냥 저희를 데려다주시면 됩니다.”현지인은 바로 구미가 당겼는지 돈을 받으며 웃었다.“그래요. 저는 그냥 데려다주기만 하는 거예요. 일이 생기면 책임 못 집니다.”서준영이 웃으며 도민준에게 출발하자고 눈짓했다.하지만 양희준 옆에 서 있던 보디가드가 차가운 얼굴로 걸어오며 서준영의 앞길을 막았다.“야 이 새끼야! 우리 도련님이 질문하잖아! 벙어리야?”서준영이 뒤를 돌아봤다. 그러더니 차가운 눈빛으로 싸늘하게 물었다.“무슨 문제 있어?”“미친! 눈에 뵈는 게 없구나! 죽고 싶어?”보디가드는 극대노하며 손을 들어 서준영의 옷깃을 잡았다.철썩!그 결과 서준영이 손을 들어 뺨을 후려갈겼고 보디가드는 바닥에 주저앉았다. 서준
‘이 자가 저 새끼 호위무사인가?’양희준이 순간 무슨 상황인지 알아챘다.내공 대성을 호위무사로 두고 있다면 저 사람의 신분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설마 현문의 모 파벌의 후계자는 아니겠지?’양희준이 머리를 굴리는데 강주호가 이미 이쪽으로 걸어오며 분위기를 완화하려 했다.“여러분, 다들 화 푸세요. 전국 각지에서 이곳으로 모인 것도 인연인데 앉아서 여유롭게 대화를 나누는 게 어떨까요?”“이분도 귀신의 동굴로 가는 걸 보니 우리와 같은 목적인 것 같은데 동행하면 서로 도움이 되고 좋지 않을까요?”“귀신의 동굴은 만만치 않아서 한두 사람만으로는 태연하게 나오기 어려울 거예요.”강주호가 이렇게 말하자 양희준은 얼굴을 살짝 굳히더니 손을 저으며 콧방귀를 꼈다.“강 선생님이 이렇게 말씀하시니 일단 오늘은 살려 줄게.”옆에 선 불여우 같은 여자도 오만한 태도로 맞장구를 쳤다.“흥, 별 같지도 않은 새끼가 설치고 있어. 희준 씨가 그냥 넘어가 줬는데 고맙다는 인사도 안 해?”서준영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그 두 사람을 상대하기가 귀찮았다. 그래서 오히려 시선을 강주호에게 돌리고 잠깐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강 선생님 말씀 듣겠습니다.”강주호가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눈빛에서 서준영에 대한 호감이 느껴졌다.이내 서로 다른 세 무리의 사람이 술집에 같이 모여 앉았다.양희준 옆에는 맞아서 피멍이 든 보디가드가 서 있었다. 그들은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잡아먹을 듯이 서준영 뒤에 뒷짐을 지고 선 도민준을 쳐다봤다.도민준은 원래 봉문에서 민준 형님으로 통하는 사람이었기에 양희준이 보디가드가 눈에 들어올 리가 없었다. 그래서 어깨에 잔뜩 힘을 주고 있었다.양희준과 강주호 옆에 앉은 소녀는 서준영을 몰래 훔쳐보며 서준영의 신분을 궁금해했다.“저기요, 오라버니,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현문의 어느 파에 속해요? 저는 강아영이라고 해요.”강아영이 헤헤 웃으며 서준영에게 물었다.자기를 변태처럼 훑어보는 양희준보다 강아영은 서준영에게 더 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