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나도 잘 모르겠어. 근데 아까 침을 놓는 손을 봤는데 흐르는 물처럼 막힘이 없더라고. 내가 아는 유명한 중의라 해도 서 선생 절반도 못 미칠 거야.”이 말을 들은 장우희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리고 서준영의 신분과 이력이 더욱 궁금해지기 시작했다.담무를 무너트리는 실력에 이렇게 뛰어난 의술까지, 전에 아무런 명성도 떨치지 못했다는 게 이상했다.장우희가 감탄하고 있는 사이 서준영은 이미 침을 거두었다.풉하는 소리와 함께 김남길은 갑자기 까만 피를 게워 냈다.데려온 심복이 놀라서 다급하게 물었다.“사장님, 괜찮으십니까?”이내 심복은 일제히 서준영을 노려보며 소리를 질렀다.“도대체 우리 사장님께 무슨 짓을 한 겁니까?”“저희 사장님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저희 백마회가 끝까지 쫓아갈 겁니다.”“어허! 무례하다!”김남길이 호통쳤다.그러더니 입가에 묻은 피를 닦으며 흥분한 표정으로 가슴을 어루만지더니 몇번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는 흥분해서 말했다.“아픈 느낌이 사라졌어요! 답답하지도 않고!”그러더니 이내 서준영을 향해 털썩 무릎을 꿇고는 큰 소리로 말했다.“서 선생님,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김남길, 앞으로 서 선생님만 따르겠습니다.”서준영이 황급히 김남길을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김 사장님, 별말씀을요. 별거 아닙니다.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김남길은 흥분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서준영에 대한 평가도 점점 더 높아졌다.그는 몸을 홱 돌리더니 얼굴을 굳히고는 심복에게 말했다.“어서 서 선생님께 무릎 꿇고 사과해!”심복은 눈치를 살피더니 바로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서 선생님, 저희의 무례함을 용서해 주세요. 저희는 그냥…”서준영이 덤덤한 표정으로 손을 젓더니 말했다.“다들 일어나요. 충성심에 한 행동이라는 거 압니다. 이런 심복을 두셨으니 김 사장님도 뿌듯하겠어요.”김남길도 웃으며 서준영을 향해 손을 모아 인사했다.이때 구광모가 장우희를 데리고 앞으로 걸어 나오며 인사했다.
그와 동시에 여러 대의 차량이 용봉 마을에서 출발했다. 서준영과 주란화는 나란히 뒷좌석에, 황인범은 조수석에 앉았다. 차 밖에서 쏟아지는 비를 보고 있자니, 서준영은 갑자기 불길한 기운이 들었다.때아닌 비가 내려선 지 밖은 시커멓다고 할 정도로 밤같이 어두워졌다. 용봉 마을은 산들로 둘러싸였던 터라, 굽이굽이 산기슭들은 마치 용이 몸을 움직이듯 언제든지 마을을 집어삼킬 것만 같았다. 도로는 마치 뱀이 산을 휘감은 듯 굽이쳐 나갔고, 우당탕 우뢰가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그런 환경에서 폭우가 쏟아지는 산길을 차량 다섯 대가 차의 불빛에 기대며 도로 위를 천천히 달리고 있었다.“동생, 이제부터 뭐 할 거야?”간드러진 눈웃음을 짓고 묻는 주란화의 물음에 창밖에 정신을 뺏겼던 서준영은 이내 손깍지를 하면서 두 손으로 머리를 베더니 쉼을 내쉬고 슬쩍 웃으며 말했다.“글쎄요. 아직 계획 같은 건 없어요. 누님께서 저 대신 다 관리해 주면 저가 많이 편할 것 같긴 하네요.”그 말에 주란화는 서준영의 가슴팍을 가볍게 한 대 쥐어박으며 그를 째려보았다.“날 집사로 부려 먹을 생각인 거야? 동생, 집사로 부려 먹을 거면 그에 상당한 보상은 해줘야지 않겠어? 일단 난 돈이 많으니까, 돈 말고 다른 거로 줘.”주란화는 엉큼함 한가득한 미소를 지으며 윙크를 날렸고 서준영은 눈을 뻐끔거리더니 한참이나 생각하고는 웃으며 입을 열었다.“우리 누님께서 뭐가 필요하실까요? 제가 할 수 있는 건 다 해드릴게요. 약속.”주란화는 입술을 삐쭉 내밀더니, 서준영의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이 말했다.“자기 입으로 약속한 거다. 나는 따른 거 다 필요 없고, 동생이 나랑 놀아주면 될 것 같은데. 음, 일주일에 이틀 정도 나한테 할애하면 돼.”서준영은 미심쩍어하며 다시 한번 확인했다.“진짜요? 너무 쉬운데요.”주란화는 미소를 짓고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쉽다고 생각하니 좋네.”“콜.”서준영은 흔쾌히 대답했다.말이 끝나기 무섭게 차량이 급브레이크로 인해 산길에서 미끄러지며
“설마 조현수?”주란화는 불현듯 한 사람이 떠올랐고 눈에서는 한기와 분노가 쏟아졌다. 서준영은 주란화는 눈이 마주쳤고 둘은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사람은 없겠죠, 아무래도.”“그럼, 우리 어찌할까?”주란화는 손에 총을 들고 한 걸음 한 걸음 차 옆으로 천천히 가다 오는 이들을 보며 긴장된 목소리로 물었다. 그에 서준영은 얼어붙은 주란화의 손등을 토닥토닥 가볍게 치며 답했다.“누님께서는 차에 계세요. 무슨 일이 나도 내리지 말고 있어요.”서준영은 다시 조수석의 황인범에게 요구했다.“같이 차에 타고 있어. 누님 신변 보호 잘하고.”“대표님은요?”황인범이 긴장한 듯 물었고 서준영은 입만 웃으며 답했다.“저딴 총 몇 개로 내가 다칠 일은 없지 아마.”그 말을 뒤로하고 서준영은 차에서 내리려고 움직였고 주란화는 그의 손을 잡으며 걱정스럽게 당부했다.“동생, 그래도 조심해.”서준영은 웃음 지어 보였고 차에서 내리면서 퍽하고 우산을 펼쳐 들었다. 그는 차분하게 차 앞으로 총을 들고 걸어오는 킬러들의 모습을 마주하고 섰다. 상대편도 차에서 내린 서준영을 보더니 약간 멈칫하더니 서로 눈을 마주치고 신호를 주고받더니 서준영에게 총구를 겨누었다.억수로 쏟아지는 빗속에서 검은 우산이 비를 막아내고 있었고 우산 아래 서준영은 담담하게 담배에 불을 붙이고 한 모금 피웠다. 그는 연기를 내뿜으면서 상대편 사람들을 쳐다보며 물었다.“조현수가 보냈어?”맞은 편에 선 이들 중의 한 사람이 조현수 이름 석 자를 들고는 나직한 목소리로 비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당신이 그 서준영?”우산 아래 서준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응했다.“그래.”그 남자는 이어서 비웃음 소리를 냈다.“듣던 대로 간이 배 밖으로 나왔네. 혼자서 우리를 당해낼 거라고 이렇게 여유로운가? 우리 총에 맞아 벌집처럼 구멍 나면 어찌하려고 이리도 무게를 잡으실까?”서준영은 가볍게 웃어넘기더니 손에 든 여섯 자루의 총을 보며 싸늘하게 말했다.“조현수가 당신네 보낼 때, 서준영이 내공 대성이
“이무기? 그게 누군데?”서준영은 처음 듣는 이름에 미간을 심히 찌푸렸고 그 남자는 침을 꿀꺽 삼키며 떨리는 목소리로 답했다.“이... 이무기라면 강운시 언더그라운드 최강의 싸움꾼이었죠. 십수 년 전에 이미 내공 대성 실력을 갖춘 자에요. 그러다 거물의 미움을 사는 바람에 근 십여 년 세월을 추격당하기 바빴다고 들었어요. 마지막에 이무기가 그 거물 일가족 38명을 역으로 살해하고 산으로 숨어서 그 뒤로 종적을 감췄었죠. 이번에 조 사장이 이무기를 출타하게 했고 당신하고 봉문 사람들을 모두 이곳에 묻어버리라고 했대요. 이무기 지금은 세미 대가 수준의 실력자라고 해요...”‘세미 대가?’그 말에 서준영의 안색은 어두워졌고 언뜻 강력한 위기감을 느꼈다.‘조현수라는 작자가 제대로 싸울 준비를 했네.’“저기요 형님, 제가 아는 거 다 말했는데 저희 이만 살려주시면 안 될까요?”남자는 울부짖으며 살려달라고 애원했다. 서준영은 태우던 담배를 한 모금 빨더니 손가락으로 담배꽁초를 튕겨냈다. 꽁초는 허공에 곡선을 그리더니 그 큰 돌덩어리에 부딪혔고 이내 부딪히면서 튕겨 오르는 빨간 불꽃이 사방으로 튀었다. 그 뒤로 남자의 귓가에 서준영의 가벼운 한숨 소리와 나지막이 내뱉는 말소리가 들렸다.“내가 절대 지키는 한 가지 원칙이 있는데, 그게 뭘까?”남자는 몸을 벌벌 떨며 물었다.“뭔, 뭔데요?”“날 죽이러 찾아오는 인간들한테 자비란 없다는 거.”싸늘하게 내뱉는 서준영의 말에 남자는 눈이 휘둥그레졌고, 반응할 사이도 없이 은침 하나가 그의 미간을 관통한 채 머리에 박혔다. 남자는 피범벅이 된 채로 꼬꾸라지며 바닥에 쓰러졌다. 나머지 네 사람도 순식간에 은침이 똑같게 미간에 꽂혔고 모두 피범벅이 된 채 쓰러졌고 이내 숨을 거두었다.서준영은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몸을 돌려 차로 가까이 갔다. 차 안에 있는 주란화에 말을 건넸다.“누님, 차에서 내려서 황인범과 같이 저 밑에 숲에 가서 숨어 있어요.”“조현수가 곧 이곳으로 사람들을 데리고
서준영은 눈썹을 들어 올리며 조현수를 쳐다보았고 차분하게 웃어 보였다.“이렇게 많은 사람을 데리고 왔어요? 조사장? 음식 대접이라도 하시게?”조현수는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서 대표, 농담도 참. 두렵지도 않은가 봐?”“두렵다라...”서준영은 웃으며 수중의 담배꽁초를 버리고 한 손은 바지 주머니에, 한 손은 우산을 들고 말했다.“두려울 게 뭐가 있을까요? 지금 여기 모인 사람들 다 같이 덤벼도 나랑은 상대가 안 될 거라서.”이 죽일 놈의 패기!서준영의 말을 하고 나니 우르릉 쾅쾅 천둥소리가 크게 울렸고 그 뒤로 기다란 번개가 밤하늘을 가르더니 산길을 밝게 비추었다. 우산 아래 조현수는 험상궂은 얼굴로 사악한 표정을 하더니 뒷골 시린 미소를 지었고 그 모습마저 번개 덕에 훤히 다 보였다.조현수는 서늘한 목소리로 웃으며 말했다.“서 대표, 나는 있지. 당신이 멋있다고 생각해. 담무를 제 실력으로 이긴 것도 그렇고. 차라리 이렇게 하지. 내가 제안 하나를 할게. 우리 청룡회에 들어오면 내가 서 대표를 청룡회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이인자 자리로 안배하지. 여자, 집, 차, 돈 필요한 건 다 있는 그 자리. 서 대표 어떤가?”서준영은 눈썹을 치켜뜨며 생각하는가 싶더니 말했다.“조건이 꽤 흥미롭네요. 거절할 이유가 쉽게 떠오르지 않는 걸 보니.”“서 대표 과연 큰 인물이네. 정세를 읽을 줄 알아.”조현수는 허허 웃으며 바로 팔을 활짝 열고 서준영을 껴안으려고 다가갔고, 서준영은 급브레이크를 밟았다.“조건을 좀 바꾸고 싶네요.”조현수는 미간을 찌푸리며 머쓱하며 웃었다.“서 대표가 원하는 조건이 뭔데? 내가 있는 거면 다 들어주지.”“원하는 건 조현수 사장의 지금 자리네요.”서준영은 담담하게 말하면서 입꼬리를 살짝 올렸고, 착하고 순진한 표정을 지었다.팍!벼락이 내리쳤다. 조현수의 안색은 순식간에 어두워졌고, 묵묵히 품에서 담배 한 대를 꺼내 불을 붙이고 한 모금 피우더니 한참 뒤에 말을 내뱉었다.“서 대표, 나의 호의를 그냥 무
서준영을 둘러싼 주위 선수들은 서로 눈치 보고 쳐다보며 앞으로 다가가지 못하고 주저주저했다. 정말이지 서준영의 기세가 너무 강력했다.너무 무서운 기운.‘저게 사람이야? 하나의 상처도 없이 순식간에 수십 명의 형제를 쓰러뜨린다는 게 말이 돼?’빗물이 사람들의 얼굴에 떨어졌고, 다들 하나같이 잔인하고 흉악한 표정을 드러냈다. “죽여!”누군가 소리를 질렀고 사람들은 다시 한번 서준영을 향해 돌격했다. 다시 한번 싸움이 붙었고 현장은 난폭하고 참혹했다.조현수는 뒤쪽의 마이바흐 차로 돌아와 차창을 통해, 멀지 않은 곳에서 자기 사람들이 우후죽순 뒤집히고 까지는 장면을 보고 있으면서도 전혀 당황하는 기색이 없었다. 그는 고개를 돌려 옆에 앉은 이에게 웃으며 물었다.“이무기, 저자가 저기서 빠져나올 것 같나요?”줄곧 눈을 감고 있던 작은 체구의 숨은 그림자는 충만한 기운을 가진 자였다. 검은색 짧은 셔츠 차림의 그 사람은 헝겊신을 신었고, 민머리에 팔짱을 끼고 있었고 큰 문신을 하고 있었다. 그의 오른팔에서 정수리까지 이어진 구렁이는 입을 사악하고 크게 벌인 모습이었고 보기에도 끔찍하고 무서웠다.조현수의 물음에 이무기는 삼각 눈을 뜨면서 창밖을 보았고, 눈매에서 정기를 뿜어냈다. 곁에 있던 조현수마저 몸서리를 칠 정도의 이상한 기운을 온몸으로 드러냈다. 이무기는 역시나 이무기였다. 그의 강한 기세는 존재 자체로 공포감을 조성했다.그 시각, 이무기는 곁눈질로 밖에서 싸우는 서준영을 보며 낮은 목소리로 음산하게 답했다.“저 사람 실력이 보통 아니에요. 조사장 저 사람들로는 상대가 안 돼요.”그 말에 조현수는 안색이 굳더니 이내 공수하며 부탁했다.“이제 나서서 저자를 꺾어주세요. 이무기!”이무기는 고개를 돌려 조현수를 보면서 물었다.“100억 조달 되었나요?”조현수는 웃으며 답했다.“그럼요. 이무기. 삼십 분 전에 해외 계좌로 입금했어요.”이무기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그래요. 내가 청용회를 대신해서 저자를 치워줄게요.”이무기는 차 문
그 시각 도로 아래 백 미터 떨어진 숲속에서 황인범은 주란화와 같이 큰 바위 뒤에 숨어 있다.위에서 나무들이 가리고 있어 어느 정도 빗물을 막아줬다. 비에 젖어 나올 데 나오고 들어갈 데 들어간 주란화의 몸매가 여과 없이 드러났고 검정 레이스 속옷까지 비췄다.황인범은 감히 그녀 쪽을 보지 못하고 백 미터 떨어진 산길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주의 깊게 살폈다.황인범은 내공 소성으로서 시력과 청력이 일반인을 훨씬 능가했다. 황인범이 마이바흐에서 내리는 이무기를 보았을 때 눈이 휘둥그레져서는 온몸이 공포에 질렸다.“이... 이무기? 조 사장이 이무기를 찾아왔다니...”놀란 기색이 역력한 황인범의 목소리에, 주란화 역시 이무기 두 글자를 듣고 급히 긴장하더니 거듭 되물었다.“황인범, 이무기가 확실해?”“이무기 맞아요. 저 몸매도 그렇고, 특히 커다란 저 문신. 머리에서 팔까지 감기는 구렁이 문신이면 이무기가 확실해요.”황인범은 확신에 찬 고갯짓을 했고, 그에 주란화는 속으로 서준영의 상황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그녀는 급히 핸드폰을 꺼내 연락을 취하려고 했다.“안 돼. 민준이한테 얘기해서 얼른 이리로 와 준영이를 도와주라고 해야겠어.”그러나 전화는 걸리지 않았다.신호가 터지지 않는다. 산간 지역이라 신호가 워낙 잘 잡히지 않는 데다 천둥번개까지 치는 우기에는 더욱이 신호가 잡힐 리가 없었다.“어떡해, 어떡해?”주란화는 급한 마음에 핸드폰을 치켜들고 사방으로 신호를 찾아보았다. 그 모습에 황인범은 주란화에 앉으라고 신호를 주면서 말했다.“문주님, 조급해하지 말아요. 대표님 실력도 만만치 않아요. 이무기랑 막상막하일 수도 있어요. 우리가 지금 대표님을 도와주는 일은 여기에 숨어서 대표님께 피해가 안 가게 하는 것뿐이에요.”주란화도 황인범의 말은 알면서도 그곳의 서준영을 보면서 걱정을 떨쳐낼 수 없었다.“동생, 제발 다치면 안 돼.”주란화는 손깍지를 끼고 기도하더니 갑자기 황인범을 향해 말했다.“황인범. 지금 용봉 마을까지 달려가면 얼마나 걸릴까
나머지 세 사람의 얼굴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도민준은 고개를 확 돌리면서 변무청을 향해 물었다.“변 봉사, 확실해?”변무청은 봉문에서 점술가, 점쟁이로 불리는 인물이다. 그는 도학 영보의 일파 출신으로서 주로 점을 보고 길흉을 점치고 사주를 보아낸다. 평소 봉문의 출타와 움직임을 변무청이 점괘를 점쳐보고 결정하기 일쑤였다. 그러다 보니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변무청이 봉문에서의 위상은 주란화에 버금갈 정도로 격상되어 갔다.평소 봉문 청룡 점술가로 불렸다.그러나 그런 변무청이 문주의 자리에는 관심이 일도 없다는 것을 봉문에서는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지금, 변무청의 그 한마디에 나머지 세 사람의 표정에는 그늘이 지었고 긴장감이 드리웠다.“위치는?”도민준이 첫 차자로 반응하더니 엄근진한 얼굴로 소리 내 물었다. 변무청도 지체없이 품에서 엽전 다섯 개를 꺼내 들고 하늘 위로 내던졌고 이내 엽전이 바닥에 떨어졌다.변무청은 두 손을 소매에 넣고 잠시 쳐다보더니 미간에 힘을 주며 말했다.“용봉 마을 5리 밖, 대흉. 한 가닥의 살길은 남았어.”“이봐라! 즉시 봉문에 통전하라! 용봉 마을에 있는 모든 이들은 지금 당장 마을 5리 밖으로!”도민준은 소리쳐 외쳤고 즉시 호텔을 뛰쳐나갔다. 손미화와 백주원도 따라나섰다.변무청은 호텔에 남아 엽전을 주어 다시 한번 더 던져보았다.엽전이 바닥에 떨어졌고 점괘가 급격한 변화를 보였다.“어찌 이런 일이?”변무청은 점괘를 보는 순간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그는 재빨리 엽전을 다시 주워 또 한 번 던져보았다.엽전이 떨어지니, 점괘가 또다시 급격하게 변화했다. 점괘가 매번 할 때마다 더 심한 흉괘를 보였다.변무청은 도민준에게 전화를 걸어 심각하게 말했다.“도민준, 세 번 점괘를 봤는데, 세 번 다 대흉이야. 그런데 뒤에 두 번은 누님과 서 대표가 아니라 다른 사람으로 점쳐지는데... 용봉 마을 5리 밖 그곳은 오늘 필시 피로 물들 것이다. 조심 또 조심해야 해.”도민준은 지금 막 호텔에서 뛰쳐나와 차에
“실력이 어느 정도 되니까 야마모토를 이길 수 있었겠지.”우비를 입어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 여자가 차갑게 말하자, 하얀 눈 남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이제 어떻게 할 거야?”“야마모토를 구해야지!”여자는 말하면서 천천히 빗물과 어울리더니 옥상에서 사라졌고, 이어서 흰 눈을 가진 남자도 똑같은 방법으로 사라졌다....서준영은 택시를 타고 준성 그룹 앞에 도착했다.그는 잠시 뭔가 생각하다가 최수영에게 전화했다.“어머, 서 신의님 무슨 일이야? 설마 내가 보고 싶은 거야?”최수영의 농담을 하며 웃었다.서준영은 그녀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농담할 기분 아니야. 조금 전에 섬나라 낭인 인자들이 나를 습격했어. 혹시 들은 거 없어?”“섬나라 낭인 인자들이 습격했다고? 언제?”최수영은 곧바로 긴장하며 심각한 어조로 물었다.“10분 전 일인데 길게 공격하지 않고 곧바로 철수했어.”서준영이 상황을 설명했다.“내 생각에 오늘은 나의 실력을 시험해 보려는 것 같고 그들의 주요 목적은 아마도 당신들 손에 있는 야마모토 규로 같아.”“알았어. 주의하라고 전달할게.”최수영이 대답했다.야마모토 규로는 아직 호송 전이었기에 지금 강운시 감옥에 갇혀 있었다.그런데 상대방이 속도가 너무 빠른 것 같았다. 벌써 강운시에 잠입해서 야마모토 규로를 감옥에서 구출하려고 하니 말이다.서준영은 전화를 끊고 전혀 끊으려고 하지 않는 비를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그는 어쩐지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무슨 큰 일이 발생할 것 같았다.서준영이 심호흡하고 있을 때 뒤에서 임현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대표님, 오셨어요.”서준영은 돌아서서 고개를 끄덕이고 물었다.“소원 누나는 오셨어?”“아직 오시지 않았어요.”임현우가 고개를 저으며 대답하자, 서준영은 미간을 찌푸리고 혼잣말로 중얼거렸다.“안 왔다고?”서준영은 곧바로 이소원에게 전화했지만, 그녀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무슨 일이지? 설마 무슨 일이 있나?’“안 되겠어. 한번 가봐야겠어. 금방
서준영은 성용 리조트에서 나와 곧바로 준성 그룹으로 향했다.가는 길에 날씨가 갑자기 어두워지고 하늘에 먹구름이 가득 차더니 마치 검은 구름이 내리누르는 것 같았다.이어서 마른번개가 쳤는데 사람의 마음에 살짝 두려움을 주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하늘에 커다란 구멍이라도 난 듯 강운시에 폭풍우가 쏟아졌다.서준영은 차 안에서 신호등을 기다리며 와이퍼가 움직이며 나오는 소리를 들었다.주변 시야는 불과 십여 미터에 불과했는데 비가 그치지 않고 더 세지자, 차량도 많이 줄어드는 것 같았다.녹색 신호등이 켜지자, 서준영이 사거리를 지나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대형 트럭 한 대가 곧장 서준영의 작은 차로 달려들었다.마치 폭풍우를 휩쓸고 달려드는 짐승처럼 브레이크를 밟을 생각도 하지 않고 돌진했다.서준영은 순식간에 발로 운전석의 문을 격렬하게 걷어차고 뛰어내려 기린 걸음으로 수십 미터 밖으로 도망쳤고 자기가 운전했던 작은 차가 대형 트럭에 의해 10~30미터 날아가는 것을 보았다.차는 허공에서 수십 바퀴 돌다가 쿵쿵하며 바닥에 떨어지더니 또 수십 미터 미끄러져 나갔는데 순식간에 차 모양이 엉망진창으로 바뀌었다.평범한 사람이었으면 생존의 기회가 없이 바로 그 자리에서 죽었을 것이다.서준영은 멀지 않은 곳에서 직접 눈앞의 광경을 지켜보았다.그러더니 순식간에 사면팔방에서 수십 명의 살의가 치솟은 사람들이 달려 나왔다.“죽여버려!”서준영은 폭우 속에서 미간을 찌푸리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갑자기 나타난 십여 명을 훑어보았는데 그들은 모두 검은색 슈트를 입고 얼굴을 가렸으며 손에는 카타나를 들고 있었다.비록 얼굴을 가렸지만, 모두에게서 불타오르는 살의를 느낄 수 있었는데 사면팔방에서 서준영을 죽이려고 달려들었다.‘카타나? 설마 섬나라의 낭인들인가?’서준영은 그들을 보자마자 곧바로 자기를 죽이려고 돌진하는 자들의 정체를 대충 짐작했다.그는 조금도 지체하지 않고 온몸으로 무시무시한 살의를 폭발시켜 세 명이 카타나를 들고 덮치는 순간 주먹을 날렸다.그의 주먹은 주변
“계속 싸울 거예요?”서준영은 여전히 담담한 표정으로 웃으며 물었다.용춘화는 미간을 찌푸리고 같이 웃더니 한숨을 내쉬었다.“젊은 나이 그 정도의 실력일 줄은 생각도 못 했네. 오늘은 내가 경솔했어. 지금 떠날 거니까 용서하게.”용춘화는 말을 마치고 바로 자리를 떠났다. 왜냐하면 자기가 서준영의 상대가 안 된다는 걸 확신했기 때문이다.조금 전 상대방의 공격을 생각해 보면 분명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서준영이 만약 전력을 다했다면 그의 손은 이미 망가졌을 것이다.서준영은 전창파와 큰 원한이 없었기에 양춘화가 떠나는 것을 막지 않았다. 그리고 노인을 괴롭히는 것은 보기에도 좋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다.반면에 진강오는 용춘화가 패배를 인정하는 것을 보고 어안이 벙벙했다.‘뭐지? 왜 저러는 거지?’진강오가 즉시 소리쳤다.“용 어르신,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 저 자식을 죽이려고 제가 어르신을 모신 건데 지금 저 자식에게 패배를 인정하면 어떡해요? 빨리 저 자식을 죽이세요. 이건 명령이에요.”그의 말에 용춘화는 눈을 내리깔고 진강오를 노려보았다. 그 눈빛에 진강오는 겁에 질려 떨었다.“진강오 씨, 당신은 용진 진씨 가문의 도련님일 뿐이에요. 당신 부친이라면 모를까 당신은 나에게 명령할 자격이 없어요.”용춘화가 분노했다. 천도시 무도계를 섭렵하고 대가로서 당연히 자기만의 자부심이 있었다. 특히 현문의 사람으로서 속세의 가문에 원래 불만이 많아 그들의 지시를 잘 따르려고 하지 않는다.오늘도 불영꽃이 아니었다면 용춘화는 절대 아무 데도 쓸모없는 부잣집 도련님을 보호하려고 강운시 이 먼 곳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다.말을 마치고 용춘화는 돌아서서 곧바로 자리를 떠났다.진강오는 어안이 벙벙해하며 외쳤다.“악! 젠장! 전창파 용춘화, 당신을 딱 기억했어. 내가 용진에 돌아가면 아버지에게 전창파를 부숴버리라고 할 거야.”진강오의 포효를 듣고 서준영이 담담하게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진강오 씨, 이제 우리 사이의 계약을 이행해야지?”
서준영의 오만한 말을 듣고 있던 용춘화는 화를 내며 소리쳤다.“천박한 놈, 감히 나를 무시하는 거야? 내가 현문에서 날아다닐 때 너는 태어나지도 않았어! 나의 전창파는 현문 중에서도 2위야! 너 같은 놈은 한 손으로도 끝낼 수 있어. 너 오늘 제대로 쓴맛 한번 봐야겠구나. 어떤 사람은 네가 건드리면 안 된다는 걸 제대로 보여줄게.”말을 마친 용춘화는 앞으로 쏜살같이 달려가더니 대가 최고 강자의 기운을 폭발하며 화가 난 주먹으로 태연하게 앉아 있는 서준영을 공격했다.용춘화의 속도는 빠르지 않았지만, 그의 움직임은 용과 호랑이의 기세가 있었고 강력한 기운으로 주먹을 휘두르는 순간 독특하다는 느낌을 주었다.용춘화가 서준영을 향해 공격하는 것을 본 진강오는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말했다.“하하하! 서준영, 넌 이제 죽었어. 무슨 생각으로 용 어르신의 심기를 건드린 거야?”서준영은 여전히 태연하고 침착한 표정으로 용춘화의 주먹을 관찰했는데 주먹의 중심에 하얀빛이 보이자, 역시 대가 최고 강자답게 탱크 몇 대를 파괴할 만한 힘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용춘화는 자기 주먹에 자신만만했다. 보통 사람이라면 그의 주먹을 견디기 힘들 것이다.하지만 그와 진강오를 놀라게 한 것은 서준영이 여전히 그 자리에 앉아서 천천히 손을 들어서 주먹으로 상대하고 있다는 것이다.‘주먹으로 주먹을?’“오만한 놈! 주제도 모르고 덤벼? 네놈이 아무리 대가의 실력이라고 해도 나는 이길 수 없어.”용춘화가 화를 내며 소리쳤다.쿵 하는 소리와 함께 두 사람의 주먹이 부딪히며 찬란한 하얀 빛이 터져 나왔다.충격 후, 서준영은 여전히 태연하게 소파에 앉아 있었지만, 용춘화는 일고여덟 걸음 휘청거리다가 겨우 중심을 잡았다.현장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용춘화는 중심을 잡은 다음 다시 공격하지 않고 흐릿한 두 눈으로 소파에 앉아 꼼짝하지 않고 있는 서준영을 바라보았는데 공포와 두려움으로 가득 찼다.서준영이 자기의 주먹을 손쉽게 막았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기 때문이다.용춘화가 누구였던가? 나
서준영의 말을 듣고 진강오가 눈을 내리깔며 비웃었다.“서준영, 너 정말 겁대가리 없구나. 설마 천진난만하게 내가 우리 진씨 가문의 5분의 1 약초 시장을 너에게 준다고 우리 진씨 가문에서 너를 가만히 두고 보기만 할 것 같아?”서준영은 여전히 태연하게 진강오 앞에 앉아 웃으며 말했다.“그건 당신이 걱정할 필요 없어. 내가 오늘 온 것은 빚을 받기 위해서고 여기 계약서에 있는 대로 당신은 집행하기만 하면 돼. 그리고 담당자들끼리 인수인계를 진행하게 하면 아무 일도 없을 거야.”진강오는 서준영의 말을 듣고 안색이 끔찍하게 어두워지더니 다짜고짜 테이블에 있던 컵을 바닥에 부수고는 서준영을 가리키며 소리쳤다.“서준영! 너 죽고 싶구나! 내가 가만히 있으니 정말로 네 맘대로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거야? 용어르신, 저놈 죽여요!”그의 말이 떨어지자, 백발이고 체구가 작으며 허리가 구부정한 노인이 옆 방에서 나왔다.서준영은 눈을 찌푸리고 걸어 나오는 노인을 주시해 봤다.진강오는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서준영, 내가 이런 준비를 할 거라고 생각 못 했지? 내가 밖에 있는 쓰레기들 말고 정말로 아무 준비도 안 했을 것 같아? 오늘 계약서 원본을 두고 여기에서 살아서 나갈지 아니면 맞아서 폐인이 되어 나갈지는 네가 결정해. 다만 너도 무술 유단자이니 무릎을 꿇고 빌어서 나의 기분을 좋게 만들면 멀쩡하게 놔두는 건 물론이고 내 밑에서 일하게 해줄 수도 있어.”진강오는 말하면서 더욱더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었다.“서준영, 잘 생각해 봐. 나는 용진 진씨 가문의 도련님이야. 내 밑에서 나를 위해서 일하면 너도 언젠가는 크게 될 수 있어. 그러니 여기 작은 강운시에서 놀지 말고 나를 따라 용진으로 가면 더 좋은 환경에서 더 큰 일을 할 수 있을 거야.”진강오는 자기의 설득이 먹힐 거라고 생각하며 전투에서 완승을 거둔 듯한 표정으로 소파에 앉았다.그 뒤에 있던 노인은 손을 뒤로한 채 칼을 품은 듯한 미소를 지으며 서준영을 보고 있었는데 흐릿한 노인의 눈동
진강오의 부하는 겁에 질려 서준영이 몇 걸음 앞으로 나가면 몇 걸음 뒤로 후퇴하면서 거실까지 다시 들어갔다.“도... 도련님... 서... 서준영이에요.”부하가 충격에 외쳤다.소파에 앉아서 거울로 멋진 얼굴이 엉망이 된 것을 한탄하던 진강오가 짜증을 내며 외쳤다.“왜 또 그래? 서준영이 죽었어? 죽지 않았으면 귀찮게 하지 말고 나가!”그때 서준영은 소파에 앉아 있는 진강오를 보며 웃었다.“진강오 씨, 당신 덕분에 아직 죽지 않고 오늘 빚 받으러 왔어. 그런데 오늘 환영식은 너무 프로답지 않았어.”진강오는 그 목소리를 듣더니 쥐가 고양이를 만난 것처럼 겁에 질려 온몸을 떨며 고개를 들어 거실에 나타난 서준영을 보며 외쳤다.“너, 너 어떻게 들어왔어? 밖에 십여 명의 경호원들이 있지 않았어?”그는 서준영이 찾아오는 걸 막으려고 특별히 십여 명의 솜씨가 좋은 경호원을 고용했었다.서준영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십여 명의 쓰레기들일 뿐이야. 진강오 씨, 이제 보내 당신 아이큐가 얼마야? 너무 낮은 것 같아. 내가 진작에 예전의 그 서준영이 아니라고 말했잖아. 까먹었으면 다시 상기시켜 줄게. 나는 현재 준성 그룹의 실소유주이고 강운시의 서 대가이며 실력은 대가 경지야. 그런 나를 저기 쓰레기들이 막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그의 말을 듣고 있던 진강오가 두 눈을 크게 뜨고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그래, 서준영이 달라졌다! 그런데 2달도 안 되는 사이에 어떻게 지금의 대가가 된 거지? 이제 스물세 넷밖에 안 되는데? 지금 이 정도면 용진에서도 유명해질 수 있을 거야.’이렇게 생각하고 있던 진강오는 용진 진씨 가문의 도련님 신분을 생각하더니 다시 정신을 차리고 차가운 표정으로 물었다.“그래서 원하는 게 뭐야?”“빚을 받으려고.”서준영은 담담하게 말하며 눈앞에 있는 부하를 걷어차 버리고 아예 진강오 앞에 앉아서 말했다.“어젯밤에 한 계약 이제 지켜야지. 강운시의 약초 시장을 전부 내놔. 그리고 용진 진씨 가문이 용진에서의 약초 시장 5분의
서준영이 운전해서 성용 리조트에 도착했다.진강오가 서준영이 찾아올 것은 짐작했는지 리조트 앞에는 경호원들이 더 많아졌고 또 총기까지 휴대하고 있었다.서준영은 차에서 내리자, 경호원이 물었다“누구예요? 뭐 하러 왔어요?”물어볼 때 경호원의 손은 줄곧 총기를 잡고 있었고 그 외의 몇 명은 서준영이 타고 온 차도 검사했다.서준영은 두 손으로 가슴을 감싸며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서준영이라고 하는데 진강오에게서 받을 빚이 있어서 왔어요.”“받을 빚이요?”몇 명의 경호원들은 이해가 안 된 듯 미간을 찌푸렸다.“돌아가요. 여기가 어디인지 알고 빚 받으러 왔다는 거예요?”한 명의 경호원은 서준영이 농담하는 줄 알고 곧바로 밀어냈다.하지만 그가 아무리 밀어도 서준영은 그 자리에서 꿈쩍도 하지 않았다.그러자 경호원이 화를 냈다.“이봐요. 좋은 말로 할 때 빨리 떠나요. 여기는 성용 리조트이고 안에는 용진 진씨 가문의 도련님이 계셔요. 그러니 불편한 일을 겪고 싶지 않으면 빨리 가요.”그 경호원은 냉정하게 호통치며 또다시 서준영을 밀었지만, 이번에도 똑같이 서준영을 어떻게 할 수 없었다.쿵 하는 소리와 함께 경호원은 오히려 서준영 몸의 힘에 튕겨 나가서 바닥에 쓰러졌는데 오른쪽 손이 아예 부서졌다.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다른 몇 명의 경호원들은 모두 허리에서 총기를 꺼내 들고 전투 자세를 취하며 서준영을 향해 외쳤다.“이봐, 당장 두 손을 머리 위에 얹고 엎드려! 안 그러면 쏠 거야!”서준영은 어깨를 으쓱하더니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저 사람은 저절로 넘어진 거야.”“웃기지 마. 우리가 눈이 먼 줄 알아! 방금 분명…”경호원 중 한 명이 큰 목소리로 말하다가 갑자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멈췄는데 확실히 서준영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방금 경호원이 서준영을 밀다가 스스로 튕겨 나간 것이다.“왜? 할 말이 없어? 그럼 비켜. 진강오를 찾아야 하니까.”서준영이 냉정하게 말하며 앞으로 나아갔다.그러자 몇
서준영은 안윤아의 손을 밀쳐내며 어이가 없다는 듯 힐끗 보았다.안윤아는 그 순간 깜짝 놀라며 순식간에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가리고 소리 지르며 도망쳤다.“나쁜 놈! 준영 씨는 변태야!”‘내가 변태라고?’서준영은 너무 황당했다. 하지 말아야 할 짓을 한 사람은 분명 안윤아인데 왜 자기한테 뭐라고 하는지 어이가 없었다.여자들이 막무가내로 우기는 기술은 정말로 대단한 것 같았다.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나서진도 얼굴이 붉어지며 난감한 표정으로 엄지손가락으로 치켜세우고 말했다.“서 신의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대낮에 그런 행운이 있으시다니.”서준영은 나서진을 힐끔 보고 말했다.“빨리 가요.”“알았어요.”나서진은 즉시 고개를 돌려 도망치다시피 나가더니 갑자기 뭔가 생각난 듯 다시 돌아와서 말했다.“서 신의님, 묘강에는 언제 가실 거예요?”서준영이 미간을 찌푸리고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조금 있다고 처리해야 하는 일을 처리하고 오후에 출발할 거예요. 일을 모두 처리해야 안심하고 묘강에 갈 수 있어요.”“네, 알겠어요.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씀하세요.”나서진이 웃으며 말하고 떠났다.서준영은 나서진을 배웅하고 묘강으로 출발하기 전에 해야 할 일들을 생각했다.첫 번째, 제일 중요한 건데 진강오를 찾아서 계약서를 이행하게 하는 것이다.두 번째, 준성 그룹에 가서 회사 일에 대하여 지시하고 이소원이 오늘 회사에 나오는 날이니 만나보고 싶었다.세 번째, 도지혁의 일은 묘강에 다녀와서 처리해도 될 것 같았다.최수영의 말대로면 도지혁은 3일 후에 도착할 건데 그때 서준영은 묘강에 있을 것이다. 때문에 돌아와서 도지혁을 제대로 만나볼 예정이었다.지금은 우선 안씨 가문과 최수영, 그리고 장이준과 나서진에게 도지혁이 무슨 짓을 하는지 감시하게 할 생각이었다.네 번째, 어젯밤에 장이준에게 약속했던 대로 부적을 만들어서 드래곤 팀에 전달해서 귀혈옥 제련과 관련되는 사람들을 잡을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 이거야말로 제일 다급한 일일 것이
순간 서준영은 마음속으로 용진에 한번 가보고 싶다는 욕망이 솟구쳤다.오너 이하로 무적이 된 그는 용진에 오너가 많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연우 씨, 조금만 기다려! 내가 묘강에 가서 황금누에독충을 해결하면 바로 용진으로 갈게.’지금의 서준영은 자신감이 폭발했다.그는 강운시 약초 시장을 통합했고 준성 그룹의 상업적 가치도 수조에 달하기 때문에 충분히 용진에 입성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게다가 지금 자신의 오너 이하로 상대가 없는 실력이라면 용진에서 무시를 할 수 없을 거라고 자신했다.서준영은 심호흡하여 흥분을 가라앉히고 침실로 돌아갔는데 이번에 소울랜드의 지도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했다.그는 아마도 9단계를 돌파하면 나타날 거라고 생각하며 심호흡하고는 침대에서 곧바로 깊은 잠에 빠졌다.며칠 내내 너무 바빠서 제대로 잠을 잘 기회도 없었다.결국 정오까지 자면서 깰 기미가 없던 서준영을 안윤아가 뛰어와서 깨웠다.“준영 씨, 해가 중천에 떴는데 왜 아직도 자고 있어. 빨리 일어나.”안윤아는 새하얀 만화 문의가 있는 티셔츠를 입었는데 가슴이 불룩했고 핫팬츠를 입어서 순백의 두 다리를 드러내고 새하얀 운동화를 신고 있었는데 정교한 메이크업에 포니테일로 머리를 묶은 채 방으로 뛰어 들어가며 외쳤다.그녀는 지금 엄청 귀엽고 활동적이고 순수하며 해맑았다.서준영이 계속 자는 모습을 보고 안윤아는 곧바로 침대에 뛰어올라 가슴으로 서준영의 몸을 세게 누르고 청색 옥반지로 서준영의 콧등을 만지며 외쳤다.“준영 씨, 일어나.”안윤아로 인해 서준영은 피를 토할 뻔했다.“무슨 일로 왔어?”잠에서 깬 서준영은 안윤아가 자기 위에 있는 것을 보고 서둘러 그녀를 밀어내면서 안윤아가 정말 대담하고 개방적이라고 생각했다.남자가 있는 방에 개의치 않고 뛰어 들어온 것도 모자라 올라타고 내리눌렀으니 말이다.다행히 서준영이 새벽에 너무 힘들어서 옷을 입고 잠이 들었으니 망정이지 아니면 알몸으로 자다가 봉변을 당할 뻔했다.“일어나. 여자애가 이게 무슨 짓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