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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1화 빗길, 산길, 살기

그와 동시에 여러 대의 차량이 용봉 마을에서 출발했다. 서준영과 주란화는 나란히 뒷좌석에, 황인범은 조수석에 앉았다.

차 밖에서 쏟아지는 비를 보고 있자니, 서준영은 갑자기 불길한 기운이 들었다.

때아닌 비가 내려선 지 밖은 시커멓다고 할 정도로 밤같이 어두워졌다. 용봉 마을은 산들로 둘러싸였던 터라, 굽이굽이 산기슭들은 마치 용이 몸을 움직이듯 언제든지 마을을 집어삼킬 것만 같았다. 도로는 마치 뱀이 산을 휘감은 듯 굽이쳐 나갔고, 우당탕 우뢰가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그런 환경에서 폭우가 쏟아지는 산길을 차량 다섯 대가 차의 불빛에 기대며 도로 위를 천천히 달리고 있었다.

“동생, 이제부터 뭐 할 거야?”

간드러진 눈웃음을 짓고 묻는 주란화의 물음에 창밖에 정신을 뺏겼던 서준영은 이내 손깍지를 하면서 두 손으로 머리를 베더니 쉼을 내쉬고 슬쩍 웃으며 말했다.

“글쎄요. 아직 계획 같은 건 없어요. 누님께서 저 대신 다 관리해 주면 저가 많이 편할 것 같긴 하네요.”

그 말에 주란화는 서준영의 가슴팍을 가볍게 한 대 쥐어박으며 그를 째려보았다.

“날 집사로 부려 먹을 생각인 거야? 동생, 집사로 부려 먹을 거면 그에 상당한 보상은 해줘야지 않겠어? 일단 난 돈이 많으니까, 돈 말고 다른 거로 줘.”

주란화는 엉큼함 한가득한 미소를 지으며 윙크를 날렸고 서준영은 눈을 뻐끔거리더니 한참이나 생각하고는 웃으며 입을 열었다.

“우리 누님께서 뭐가 필요하실까요? 제가 할 수 있는 건 다 해드릴게요. 약속.”

주란화는 입술을 삐쭉 내밀더니, 서준영의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이 말했다.

“자기 입으로 약속한 거다. 나는 따른 거 다 필요 없고, 동생이 나랑 놀아주면 될 것 같은데. 음, 일주일에 이틀 정도 나한테 할애하면 돼.”

서준영은 미심쩍어하며 다시 한번 확인했다.

“진짜요? 너무 쉬운데요.”

주란화는 미소를 짓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쉽다고 생각하니 좋네.”

“콜.”

서준영은 흔쾌히 대답했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차량이 급브레이크로 인해 산길에서 미끄러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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