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에 서 있는 의사와 간호사도 동경의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양 선생님이 침을 놓는 걸 직접 보다니, 하늘이 준 기회였다.일부는 핸드폰을 꺼내 촬영하기 시작했다. 영상을 인터넷에 올리면 조회수가 대박 날거라 생각했다.하지만 양수빈은 망설이며 어렵게 말을 꺼냈다.“주임님, 환자분 상황이 너무 빨리 악화해서 저... 저도 방법이 없을 것 같습니다.”“양 선생, 장난 그만 쳐. 사람 목숨이야.”우홍빈이 가슴을 졸이며 말했다.“어제 그렇게 심하게 다쳤는데도 침을 놓아서 살렸잖아. 지금 상황 어제보다 훨씬 나은데 방법이 없을 리가 있나?”“아, 알겠어. 우리가 침구술을 몰래 배울까 봐 그러는 거지? 이러자. 우리 다 나갈게.”양수빈은 이제 빠져나갈 구멍이 없었다. 침을 자기가 놓은 게 아니라고 인정할 수도 없었다.“주임님, 저, 저는 진짜...”“주임님, 우리 설이 왜 그래요? 왜 갑자기 악화한 거예요?”양수빈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양혜진이 뛰어 들어와 조급하게 물었다.경보음과 창백한 얼굴로 침대에 누운 한설아를 발견하고 양혜진은 쓰러질 뻔했다.우홍빈이 다급하게 위로했다.“양혜진 씨, 걱정하지 마세요. 양 선생님이 침만 놓으면 한설아 씨 괜찮아질 거예요.”“양 선생님이 안 그래도 지금 침을 놓으려고 했어요.”양혜진이 이 말을 듣고는 양수빈을 홱 돌아보며 빌었다.“양 선생님, 제발 부탁드릴게요. 빨리 우리 설아에게 침을 놓아주세요. 구해주면 20억, 20억을 더 드릴게요.”현장에 있는 의사와 간호사는 모두 부러운 눈길로 양수빈을 쳐다봤다.우홍빈도 다그치기 시작했다.“양 선생, 빨리 침을 놓아서 한설아 씨 상태를 안정시켜야 해. 더 끌 시간이 없다고.”이렇게 말하며 우홍빈은 양수빈의 귀에 바짝 다가갔다.“양 선생,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한설아 절대 우리 병원에서 무슨 일 생기면 안 돼. 안 그러면 너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다 끝장이야.”양수빈이 이 말을 듣고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러더니 손에 은침을 들고 눈
“이, 이게 어떻게 된 거죠? 양 선생님, 빨리 좀 와보세요.”양혜진이 크게 놀라며 조급하게 양수빈을 불렀다. 우홍빈이 더 당황해서 소리를 질렀다.“양 선생, 빨리!”양수빈이 달려가 확인하더니 얼굴이 창백해져서는 은침을 뺐다가 다시 찔러넣었다.하지만 한설아의 상황은 좋아지기는커녕 오히려 더 심해졌다.“저리 꺼져요! 도대체 치료할 줄 알아요, 몰라요? 우리 설아한테 무슨 일 생기면 다 죽여버릴 거예요.”양혜진도 멍청하지는 않았다. 양수빈의 실력이 모자란 걸 알고 그를 밀쳐내며 소리쳤다.양수빈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 털썩하고 자리에 주저앉아 통곡하기 시작했다.“양혜진 씨, 주임님, 죄송합니다. 한설아 씨 머리에 놓은 은침은 제가 놓은게 아니에요. 저는 삼침정혼을 할 줄도 모르고 그냥 허영심과 돈의 유혹에 사로잡혀 다른 사람의 공을 뺏은 사람일 뿐이에요.”“찰싹!”양혜진이 양수빈의 뺨을 후려치며 불같이 화를 냈다.“미친 새끼! 말해! 누가 설아에게 침을 놓은 거야?”“서준영이라는 사람입니다. 제 사촌 동생 전남편이에요.”양수빈이 얼른 대답했다. 그도 무서웠다. 만약 한설아가 여기서 죽으면 그의 인생도 망하는 거다.“서준영이 누구야?”양혜진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우홍빈이 모른다는 눈치로 고개를 저었다.“멍해서 뭐 하는 거야? 빨리 가서 찾지 않고! 서준영이라는 사람 빨리 데려오지 않으면 너, 너, 그리고 너희들, 다 감방 갈 줄 알아!”양혜진이 소리를 질렀다.양수빈은 무서웠다. 얼른 바닥에서 일어나 큰소리로 대답했다.“갈게요. 지금 찾으러 갈게요.”이렇게 말하고는 허겁지겁 병원에서 나와 차를 탔다. 연락처에서 서준영의 번호를 찾아내 급하게 전화를 걸었다.한편, 서준영은 안윤아와 헤어지고 한약 거리로 향했다. 거기서 오래된 약재를 구할 수 있는지 보러 갔다. 있으면 대환단을 만들어 안호철 어르신께 파티 선물로 줄 생각이었다.전화가 걸려 왔고 누군지 확인한 서준영은 바로 거절했다.양수빈이 순간 더 조급해졌고 욕설을 퍼부었다.
“그러면 한설아 씨 죽어요!”이 말을 들은 마의 손 구일수가 멈칫하더니 고개를 돌려 한기를 내뿜는 파란 눈으로 사람들 뒤에 서 있는 서준영을 쏘아봤다.그는 미간을 찌푸리고 옆에 선 양혜진과 정원장을 보며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젊은 청년, 말 함부로 해서는 안 돼. 나 구일수는 아직 사람을 못 고친 적이 없어.”옆에 서 있던 양혜진과 정 원장 등 사람들도 의심 가득한 눈초리로 서준영을 보며 물었다.“누구예요? 누가 들여보낸 거예요?”양수빈이 다급하게 앞으로 나오더니 몸을 숙이고 웃으며 설명했다.“양혜진 씨, 정 원장님, 어제 한설아 씨에게 침을 놓은 서준영입니다. 제가 데려왔습니다.”어제 한설아에게 침을 놓아준 사람이라고 하자 양혜진의 안색도 많이 좋아졌다.하지만 그는 서준영을 아래위로 살폈다. 눈빛은 귀찮음과 불신으로 가득 차 있었다.‘이런 일반인이 어제 설아를 구했다고? 보기에는 별로 세 보이지 않는데?’이때 우홍빈이 나서서 양수빈을 노려보더니 고개를 돌려 차가운 눈빛으로 서준영을 보며 호통쳤다.“젊은 청년, 헛소리하지 말게. 이분은 그 유명한 마의 손 구일수 신의라네. 구 신의님이 봐주면 아가씨도 무조건 아무 탈 없이 깨어날 거야.”서준영은 고개를 저으며 구일수 손에 들린 벌레를 바라보더니 물었다.“구일수 선배님, 손에 든 벌레 천년 화산에서 온 벌레 맞나요?”구일수의 손이 살짝 흔들렸다. 그러더니 서준영을 뿌듯하게 쳐다보다 웃으며 말했다.“자네 꽤 하는군. 천년 화산에서 찾은 불벌레 맞다네. 근데 이렇게 작은 강운시에 이렇게 신성한 벌레를 아는 사람이 있다니 의외군.”서준영은 이 말을 듣더니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맞네요. 천년 화산의 불벌레는 아주 강한 생명 정기를 가지고 있어 부상자의 체내에 들어가면 부상자의 오장육부가 잘 회복되고 막강한 생명 정기도 받을 수 있죠.”“하지만 구 신의님이 잊은 게 있어요. 이 불벌레는 사람을 구하고 병을 치료하는 대신 독성 물질을 만들어요. 한설아 씨를 깨어나게 할 수는 있지만 그
“그래? 당신이 뭔데? 나이도 어려서 말 함부로 하는 거나 배워서는 쇼하고 있어?”양혜진은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당신 같은 사람 많이 봤어! 얼른 꺼져. 안 그러면 경찰에 신고할 거야.”“안 꺼져?”양혜진이 소리를 질렀다.옆에 서 있던 양수빈이 더 난리였다. 분노에 차서는 호통쳤다.“서준영, 빨리 꺼져! 너도 그냥 집에서 쫓겨난 찌질이일 뿐이잖아. 여기서 지적할 자격이 없다고.”서준영은 어두운 얼굴로 고민하다가 태연하게 말했다.“바로 나갈 수는 있어요. 근데 가기 전에 이 두 마디만 할게요.”“구 신의님 의술을 부정하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불벌레는 한설아 씨 병세를 분명히 악화시킬 거예요.”“불벌레를 사용하면 10분쯤 지나서 다시 깨어날 거예요.”“하지만 깨어난 지 5분 만에 온몸이 뜨거워지면서 빨간 반점이 돋아날 거예요. 그러다가 호흡이 힘들어지고 3분이 채 지나기도 전에 한설아 씨는 다시 혼수상태에 빠질 겁니다.”“그때 가서 한설아 씨를 구하려면 저에게 와서 빌어야 할 거예요.”순간 양수빈이 깔깔 큰소리로 웃어대기 시작했다.“웃기고 앉았네. 서준영, 주제를 알고 설쳐 제발. 진짜 너를 신의라고 생각하는 거야? 빌어? 그때가 되면 이 양수빈이 너를 할아버지라고 부를게.”서준영이 차갑게 씩 웃더니 말했다.“그래, 지금 한 말 꼭 기억해!”“아 이런 젠장! 오냐오냐하니까 끝이 없네? 꺼져 빨리!”양수빈이 손을 흔들며 짜증 냈다.서준영도 망설이지 않고 바로 병실에서 나갔다.넓은 병실에 구일수는 너무 화가 난 나머지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러더니 싸늘한 말투로 말했다.“헛소리만 지껄이고 가네. 아직 그 누구도 나의 의술을 의심한 적이 없는데.”양혜진이 얼른 웃으며 말했다.“구 신의님, 화내지 마세요. 저희는 신의님 믿습니다. 제발 설아를 치료해 주세요!”구일수는 머리를 끄덕이더니 다시 자리에 앉아 대나무 통에 담긴 불벌레를 꺼내 한설아의 뽀얀 팔 위에 올려놓았다.엄지손톱만 한 불벌레는 온몸이 빨간색이었고 뜨거운 기운을
모여선 사람들이 당황했다.양혜진은 바로 병실에서 뛰어나갔다.한편, 서준영은 병원 로비의 휴게실에서 조용히 무언가 기다리고 있었다.이때 양혜전이 몇몇 보디가드를 데리고 조급한 표정으로 그쪽으로 달려갔다.“서준영, 빨리 우리 설아 좀 봐줘. 또 쓰러졌어. 오래 못 버틸 것 같아.”양혜진은 그제야 눈앞의 젊은 남자가 진짜 능력 있는 사람이라는 걸 믿었다.하지만 지금 부탁하는 사람의 태도라기엔 너무 도도하고 말투도 차가웠다.마치 서준영이 한설아의 병을 봐주는 게 당연한 일처럼 말이다.서준영이 고개를 들더니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담담하게 말했다.“죄송해요. 지금 시간이 안 나서요.”양혜진은 순간 표정이 변하더니 소리쳤다.“이 새끼가 지금 뭐라는 거야? 너 지금 시간 있잖아. 지금 설아 위급 상황이라고! 빨리 올라가서 구해! 설아는 인기가 하늘을 찌르는 톱스타야. 무슨 일 생기면 책임질 수 있어?”양혜진이 불만과 분노에 찬 표정으로 협박했다.서준영의 표정이 더 어두워졌다. 양혜진은 아직도 태도가 너무 삐딱했다.그는 싸늘한 말투로 말했다.“한설아 씨 상황은 봐줄 수 없어요. 다른 사람으로 알아봐요. 마의 손이라는 분 한 번도 실수한 적 없다면서요.”“건방진 새끼, 너 지금 무슨 뜻이야?”양혜진이 불같이 화를 내며 말했다.국내 톱급 연예인 매니저로서 양혜진에게 아부하는 높은 사람도 적잖이 있었다.그녀가 장악한 연예계 자원과 힘은 상상할 수 없는 정도다.하지만 눈앞의 이 젊은 남자가 감히 그런 양혜진을 거절한 것이다.양혜진은 얼굴을 굳히더니 성질을 냈다.“야, 마지막 기회야. 기회 줄 때 잡아.”“아, 그거구나. 돈이 필요한 거지? 진작 말하지. 20억?”양혜진이 차갑게 웃으며 백지수표를 꺼내 쓱쓱 20억을 적어 서준영에게 던져주었다.행동과 말투는 하나같이 모욕적이었다.서준영 같은 사람을 양혜진은 수도 없이 만나봤다. 결국은 돈이 문제였다. 돈만 주면 조상님도 욕보일 사람이라고 생각했다.서준영은 눈빛이 매서워지더니 전혀 거리낄
“너, 너 지금 뭐라 그랬어? 나더러 사과하라고?”양혜진이 큰 모욕이라도 당한 듯 짜증을 내며 말했다.서준영이 앞으로 팔짱을 낀 채 태연한 모습이었다.“기회를 줘도 모르네. 이 사람 묶어서라도 데려가.”양혜진이 화를 내며 명령했다.순간 보디가드 한 명이 서준영의 멱살을 잡으려 했다.“펑!”결과는 보디가드의 손이 서준영에게 닿기도 전에 서준영이 그를 멀찌감치 차버렸다.“쿵”하는 소리와 함께 보디가드가 바닥에 쓰러지며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피를 토했다.바닥의 타일 몇 조각이 순간 거미줄처럼 산산조각 났다.휴게실이 쥐 죽은 듯 고요했다.남은 3명의 보디가드는 눈이 휘둥그레서 이를 지켜봤다.양혜진도 깜짝 놀라 자리에 굳은 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이 남자 진짜 너무 강했다.하지만 이내 양혜진은 정신을 차리고 약이 잔뜩 올라 소리쳤다.“건방진 새끼, 실력은 그래도 좀 있네. 기회를 줬는데 차버린 건 너야.”“뭐해, 묶어서라도 가.”양혜진은 자기가 건방진 새끼 한 명을 상대하지 못한다는 걸 믿지 않았다.남은 몇몇 보디가드가 한꺼번에 서준영을 향해 달려갔다.하지만 결과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보디가드는 서준영의 옷깃도 스치지 못한 채 괴력에 의해 전부 튀어 나가 바닥에 쓰러졌다. 그러더니 배를 움켜쥐고 어제 먹은 음식을 토해내기 시작했다.“습!”너무 무서운 실력이다.양혜진은 진짜 겁을 먹은 듯 미간을 찌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를 향해 다가오는 서준영을 보며 큰 소리로 말했다.“야 이 새끼야, 내가 경고하는데...”“찰싹!”서준영이 손을 들어 양혜진의 뺨을 후려치고는 말했다.“손대지 말라고? 미안한데, 이미 손을 댔네?”“아아아! 이 미친 새끼, 네가 감히 나를 때려? 나 양혜진이야, 국내 탑 매니저라고!”양혜진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말했다.“그럼 뭐 어때? 내 눈엔 그냥 시비 안 가리고 날뛰는 정신 나간 여자로 보이는데.”서준영은 전혀 두려운 기색이 없이 차갑게 말했다.“기억해. 이 세상에 돈 주고 살 수
양혜진이 듣더니 벼락이라도 맞은 것처럼 순간 모든 걸 알아챘다. 그러더니 바로 90도로 인사하며 사과했다.“서 선생님, 전에는 제가 급해서 잠깐 미쳤었나 봅니다. 할 말 못 할 말 안 가렸네요. 용서해 주세요. 설아만 구할 수 있다면 기사를 내서라도 사과드리겠습니다.”양혜진은 진심으로 사과하며 바닥에 털썩 무릎을 꿇었고 울기 시작했다.“서 선생님, 설아 제 친동생과도 다름없는 애예요. 제발 좀 살려주세요.”양혜진의 진심 어린 사과에 서준영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진심으로 회개하는 모습을 봐서 도와드리죠.”“서 선생님, 감사합니다.”양혜진은 바닥에 머리를 조아렸다. 그러고는 다 같이 전속력으로 한설아의 병실로 향했다.지금 한설아의 머리맡에 놓인 설비에서는 귀청이 째질 듯한 경보음이 울리고 있었다.혈압도 바닥, 심박수도 바닥이었다.한설아는 지금 죽음의 문턱에 서 있었다.정 원장을 포함한 의료 관계자들이 침대를 둘러싸고 속수무책으로 서 있었다.서준영이 다급하게 앞으로 다가가 손을 들어 3개의 은침을 한설아 머리에 있는 3개의 큰 혈 자리에 놓았다.“삼침정혼!”옆에서 지켜보던 우홍빈이 흥분하며 소리를 질렀다.어제 한설아를 구한 건 역시 서준영이었다.마의 손 구일수도 경악을 금치 못하더니 이내 스스로를 비웃으며 말했다.“젊은이가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온 은침술을 알고 있다니, 전에는 정말 이 늙은이가 몰라봤네. 송구스럽구먼.”말이 끝나기 바쁘게 거의 죽어가던 한설아가 갑자기 기적처럼 상태가 좋아졌다.머리맡에 놓인 기기들도 차차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와, 대박. 한방에 한설아 상황을 안정시키다니, 이게 바로 신의 아니겠어?”“진짜 미쳤다. 서준영 도대체 어떤 사람이지?”“전에 찌질이라고 하지 않았나? 근데 이런 의술이 있다니, 참 모를 일이네.”옆에 선 의료 관계자들이 감탄했다.모든 사람이 감탄하고 있는 중에도 서준영은 계속 한설아에게 침을 놓고 있었다. 그러면서 몸 안의 영력을 움직여 한설아의 체내에 넣어주었다.
서준영은 병원에서 나와 바로 한약 거리로 향했다. 문 앞에 도착하자마자 대여섯 명 되는 사람이 서준영을 둘러쌌다.“서준영, 내가 너 여기로 올 줄 알았어. 드디어 왔네.”양수빈이 얍삽하게 웃으며 그 사람들 뒤에서 걸어 나왔다.그 뒤로 대여섯 명쯤 되는 양아치들이 쇠 파이프를 들고 하나같이 험악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서준영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차갑게 물었다.“나는 뭐 하러 기다려? 너 대신에 한설아를 구해주고, 감방 갈 거 면하게 해줘서? 그 감사를 전할 거면 그냥 넣어둬.”“이미 무릎 꿇고 할아버지라고 불렀는데 내가 손주를 나 몰라라 할 수는 없잖아?”“서준영, 너무 나대지 마. 전에 받은 모욕 이따 내가 열 배로 받아낼 테니까!”서준영이 비꼬자 양수빈은 잔뜩 약이 올랐다. 서준영을 손가락질하며 차갑게 웃었다.“지금 기회 줄게. 무릎 꿇고 잘못했다고 사과해. 그럼 봐줄 수도 있어. 안 그러면 오늘 아무리 애타게 애원해도 아무 소용이 없을 거야.”양수빈은 지금 자신감으로 넘쳐 있었다. 데려온 사람이 다 주먹 좀 쓰고 무술 좀 한다 하는 사람이었다.서준영 같은 찌질이를 대처하기엔 넉넉하다고 생각했다.서준영은 어이가 없어서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며 웃었다.“내가 너무 마음이 약했네. 너 같은 사람은 진작에 죽였어야 했는데.”“하하하, 그걸 지금 알았으니, 늦었어.”양수빈이 얍삽하게 웃으며 말했다.“서준영, 오늘 네가 무릎 꿇고 빌게 하지 못한다면 내가 성을 바꾼다.”“근데 네가 내 다리 사이로 기어나간다면 그냥 봐줄 수도 있어.”양수빈은 다리를 쩍 벌리며 바짓가랑이 쪽을 가리키며 우쭐댔다.서준영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이 말 나도 똑같이 돌려줄게. 오늘 내가 너 양수빈을 통곡하며 빌 때까지 때리지 않으면 멈추지 않을 거야.”이 말을 들은 양수빈의 얼굴이 어두워지더니 분노했다. 이내 뒤에 서 있는 몇몇 양아치에게 명령을 내렸다.“너희도 들었지. 너무 나대지 않아? 저 새끼 잘 조져서 내 앞에서 무릎 꿇고 빌게 만들면 내가 2
“실력이 어느 정도 되니까 야마모토를 이길 수 있었겠지.”우비를 입어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 여자가 차갑게 말하자, 하얀 눈 남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이제 어떻게 할 거야?”“야마모토를 구해야지!”여자는 말하면서 천천히 빗물과 어울리더니 옥상에서 사라졌고, 이어서 흰 눈을 가진 남자도 똑같은 방법으로 사라졌다....서준영은 택시를 타고 준성 그룹 앞에 도착했다.그는 잠시 뭔가 생각하다가 최수영에게 전화했다.“어머, 서 신의님 무슨 일이야? 설마 내가 보고 싶은 거야?”최수영의 농담을 하며 웃었다.서준영은 그녀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농담할 기분 아니야. 조금 전에 섬나라 낭인 인자들이 나를 습격했어. 혹시 들은 거 없어?”“섬나라 낭인 인자들이 습격했다고? 언제?”최수영은 곧바로 긴장하며 심각한 어조로 물었다.“10분 전 일인데 길게 공격하지 않고 곧바로 철수했어.”서준영이 상황을 설명했다.“내 생각에 오늘은 나의 실력을 시험해 보려는 것 같고 그들의 주요 목적은 아마도 당신들 손에 있는 야마모토 규로 같아.”“알았어. 주의하라고 전달할게.”최수영이 대답했다.야마모토 규로는 아직 호송 전이었기에 지금 강운시 감옥에 갇혀 있었다.그런데 상대방이 속도가 너무 빠른 것 같았다. 벌써 강운시에 잠입해서 야마모토 규로를 감옥에서 구출하려고 하니 말이다.서준영은 전화를 끊고 전혀 끊으려고 하지 않는 비를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그는 어쩐지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무슨 큰 일이 발생할 것 같았다.서준영이 심호흡하고 있을 때 뒤에서 임현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대표님, 오셨어요.”서준영은 돌아서서 고개를 끄덕이고 물었다.“소원 누나는 오셨어?”“아직 오시지 않았어요.”임현우가 고개를 저으며 대답하자, 서준영은 미간을 찌푸리고 혼잣말로 중얼거렸다.“안 왔다고?”서준영은 곧바로 이소원에게 전화했지만, 그녀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무슨 일이지? 설마 무슨 일이 있나?’“안 되겠어. 한번 가봐야겠어. 금방
서준영은 성용 리조트에서 나와 곧바로 준성 그룹으로 향했다.가는 길에 날씨가 갑자기 어두워지고 하늘에 먹구름이 가득 차더니 마치 검은 구름이 내리누르는 것 같았다.이어서 마른번개가 쳤는데 사람의 마음에 살짝 두려움을 주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하늘에 커다란 구멍이라도 난 듯 강운시에 폭풍우가 쏟아졌다.서준영은 차 안에서 신호등을 기다리며 와이퍼가 움직이며 나오는 소리를 들었다.주변 시야는 불과 십여 미터에 불과했는데 비가 그치지 않고 더 세지자, 차량도 많이 줄어드는 것 같았다.녹색 신호등이 켜지자, 서준영이 사거리를 지나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대형 트럭 한 대가 곧장 서준영의 작은 차로 달려들었다.마치 폭풍우를 휩쓸고 달려드는 짐승처럼 브레이크를 밟을 생각도 하지 않고 돌진했다.서준영은 순식간에 발로 운전석의 문을 격렬하게 걷어차고 뛰어내려 기린 걸음으로 수십 미터 밖으로 도망쳤고 자기가 운전했던 작은 차가 대형 트럭에 의해 10~30미터 날아가는 것을 보았다.차는 허공에서 수십 바퀴 돌다가 쿵쿵하며 바닥에 떨어지더니 또 수십 미터 미끄러져 나갔는데 순식간에 차 모양이 엉망진창으로 바뀌었다.평범한 사람이었으면 생존의 기회가 없이 바로 그 자리에서 죽었을 것이다.서준영은 멀지 않은 곳에서 직접 눈앞의 광경을 지켜보았다.그러더니 순식간에 사면팔방에서 수십 명의 살의가 치솟은 사람들이 달려 나왔다.“죽여버려!”서준영은 폭우 속에서 미간을 찌푸리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갑자기 나타난 십여 명을 훑어보았는데 그들은 모두 검은색 슈트를 입고 얼굴을 가렸으며 손에는 카타나를 들고 있었다.비록 얼굴을 가렸지만, 모두에게서 불타오르는 살의를 느낄 수 있었는데 사면팔방에서 서준영을 죽이려고 달려들었다.‘카타나? 설마 섬나라의 낭인들인가?’서준영은 그들을 보자마자 곧바로 자기를 죽이려고 돌진하는 자들의 정체를 대충 짐작했다.그는 조금도 지체하지 않고 온몸으로 무시무시한 살의를 폭발시켜 세 명이 카타나를 들고 덮치는 순간 주먹을 날렸다.그의 주먹은 주변
“계속 싸울 거예요?”서준영은 여전히 담담한 표정으로 웃으며 물었다.용춘화는 미간을 찌푸리고 같이 웃더니 한숨을 내쉬었다.“젊은 나이 그 정도의 실력일 줄은 생각도 못 했네. 오늘은 내가 경솔했어. 지금 떠날 거니까 용서하게.”용춘화는 말을 마치고 바로 자리를 떠났다. 왜냐하면 자기가 서준영의 상대가 안 된다는 걸 확신했기 때문이다.조금 전 상대방의 공격을 생각해 보면 분명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서준영이 만약 전력을 다했다면 그의 손은 이미 망가졌을 것이다.서준영은 전창파와 큰 원한이 없었기에 양춘화가 떠나는 것을 막지 않았다. 그리고 노인을 괴롭히는 것은 보기에도 좋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다.반면에 진강오는 용춘화가 패배를 인정하는 것을 보고 어안이 벙벙했다.‘뭐지? 왜 저러는 거지?’진강오가 즉시 소리쳤다.“용 어르신,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 저 자식을 죽이려고 제가 어르신을 모신 건데 지금 저 자식에게 패배를 인정하면 어떡해요? 빨리 저 자식을 죽이세요. 이건 명령이에요.”그의 말에 용춘화는 눈을 내리깔고 진강오를 노려보았다. 그 눈빛에 진강오는 겁에 질려 떨었다.“진강오 씨, 당신은 용진 진씨 가문의 도련님일 뿐이에요. 당신 부친이라면 모를까 당신은 나에게 명령할 자격이 없어요.”용춘화가 분노했다. 천도시 무도계를 섭렵하고 대가로서 당연히 자기만의 자부심이 있었다. 특히 현문의 사람으로서 속세의 가문에 원래 불만이 많아 그들의 지시를 잘 따르려고 하지 않는다.오늘도 불영꽃이 아니었다면 용춘화는 절대 아무 데도 쓸모없는 부잣집 도련님을 보호하려고 강운시 이 먼 곳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다.말을 마치고 용춘화는 돌아서서 곧바로 자리를 떠났다.진강오는 어안이 벙벙해하며 외쳤다.“악! 젠장! 전창파 용춘화, 당신을 딱 기억했어. 내가 용진에 돌아가면 아버지에게 전창파를 부숴버리라고 할 거야.”진강오의 포효를 듣고 서준영이 담담하게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진강오 씨, 이제 우리 사이의 계약을 이행해야지?”
서준영의 오만한 말을 듣고 있던 용춘화는 화를 내며 소리쳤다.“천박한 놈, 감히 나를 무시하는 거야? 내가 현문에서 날아다닐 때 너는 태어나지도 않았어! 나의 전창파는 현문 중에서도 2위야! 너 같은 놈은 한 손으로도 끝낼 수 있어. 너 오늘 제대로 쓴맛 한번 봐야겠구나. 어떤 사람은 네가 건드리면 안 된다는 걸 제대로 보여줄게.”말을 마친 용춘화는 앞으로 쏜살같이 달려가더니 대가 최고 강자의 기운을 폭발하며 화가 난 주먹으로 태연하게 앉아 있는 서준영을 공격했다.용춘화의 속도는 빠르지 않았지만, 그의 움직임은 용과 호랑이의 기세가 있었고 강력한 기운으로 주먹을 휘두르는 순간 독특하다는 느낌을 주었다.용춘화가 서준영을 향해 공격하는 것을 본 진강오는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말했다.“하하하! 서준영, 넌 이제 죽었어. 무슨 생각으로 용 어르신의 심기를 건드린 거야?”서준영은 여전히 태연하고 침착한 표정으로 용춘화의 주먹을 관찰했는데 주먹의 중심에 하얀빛이 보이자, 역시 대가 최고 강자답게 탱크 몇 대를 파괴할 만한 힘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용춘화는 자기 주먹에 자신만만했다. 보통 사람이라면 그의 주먹을 견디기 힘들 것이다.하지만 그와 진강오를 놀라게 한 것은 서준영이 여전히 그 자리에 앉아서 천천히 손을 들어서 주먹으로 상대하고 있다는 것이다.‘주먹으로 주먹을?’“오만한 놈! 주제도 모르고 덤벼? 네놈이 아무리 대가의 실력이라고 해도 나는 이길 수 없어.”용춘화가 화를 내며 소리쳤다.쿵 하는 소리와 함께 두 사람의 주먹이 부딪히며 찬란한 하얀 빛이 터져 나왔다.충격 후, 서준영은 여전히 태연하게 소파에 앉아 있었지만, 용춘화는 일고여덟 걸음 휘청거리다가 겨우 중심을 잡았다.현장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용춘화는 중심을 잡은 다음 다시 공격하지 않고 흐릿한 두 눈으로 소파에 앉아 꼼짝하지 않고 있는 서준영을 바라보았는데 공포와 두려움으로 가득 찼다.서준영이 자기의 주먹을 손쉽게 막았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기 때문이다.용춘화가 누구였던가? 나
서준영의 말을 듣고 진강오가 눈을 내리깔며 비웃었다.“서준영, 너 정말 겁대가리 없구나. 설마 천진난만하게 내가 우리 진씨 가문의 5분의 1 약초 시장을 너에게 준다고 우리 진씨 가문에서 너를 가만히 두고 보기만 할 것 같아?”서준영은 여전히 태연하게 진강오 앞에 앉아 웃으며 말했다.“그건 당신이 걱정할 필요 없어. 내가 오늘 온 것은 빚을 받기 위해서고 여기 계약서에 있는 대로 당신은 집행하기만 하면 돼. 그리고 담당자들끼리 인수인계를 진행하게 하면 아무 일도 없을 거야.”진강오는 서준영의 말을 듣고 안색이 끔찍하게 어두워지더니 다짜고짜 테이블에 있던 컵을 바닥에 부수고는 서준영을 가리키며 소리쳤다.“서준영! 너 죽고 싶구나! 내가 가만히 있으니 정말로 네 맘대로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거야? 용어르신, 저놈 죽여요!”그의 말이 떨어지자, 백발이고 체구가 작으며 허리가 구부정한 노인이 옆 방에서 나왔다.서준영은 눈을 찌푸리고 걸어 나오는 노인을 주시해 봤다.진강오는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서준영, 내가 이런 준비를 할 거라고 생각 못 했지? 내가 밖에 있는 쓰레기들 말고 정말로 아무 준비도 안 했을 것 같아? 오늘 계약서 원본을 두고 여기에서 살아서 나갈지 아니면 맞아서 폐인이 되어 나갈지는 네가 결정해. 다만 너도 무술 유단자이니 무릎을 꿇고 빌어서 나의 기분을 좋게 만들면 멀쩡하게 놔두는 건 물론이고 내 밑에서 일하게 해줄 수도 있어.”진강오는 말하면서 더욱더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었다.“서준영, 잘 생각해 봐. 나는 용진 진씨 가문의 도련님이야. 내 밑에서 나를 위해서 일하면 너도 언젠가는 크게 될 수 있어. 그러니 여기 작은 강운시에서 놀지 말고 나를 따라 용진으로 가면 더 좋은 환경에서 더 큰 일을 할 수 있을 거야.”진강오는 자기의 설득이 먹힐 거라고 생각하며 전투에서 완승을 거둔 듯한 표정으로 소파에 앉았다.그 뒤에 있던 노인은 손을 뒤로한 채 칼을 품은 듯한 미소를 지으며 서준영을 보고 있었는데 흐릿한 노인의 눈동
진강오의 부하는 겁에 질려 서준영이 몇 걸음 앞으로 나가면 몇 걸음 뒤로 후퇴하면서 거실까지 다시 들어갔다.“도... 도련님... 서... 서준영이에요.”부하가 충격에 외쳤다.소파에 앉아서 거울로 멋진 얼굴이 엉망이 된 것을 한탄하던 진강오가 짜증을 내며 외쳤다.“왜 또 그래? 서준영이 죽었어? 죽지 않았으면 귀찮게 하지 말고 나가!”그때 서준영은 소파에 앉아 있는 진강오를 보며 웃었다.“진강오 씨, 당신 덕분에 아직 죽지 않고 오늘 빚 받으러 왔어. 그런데 오늘 환영식은 너무 프로답지 않았어.”진강오는 그 목소리를 듣더니 쥐가 고양이를 만난 것처럼 겁에 질려 온몸을 떨며 고개를 들어 거실에 나타난 서준영을 보며 외쳤다.“너, 너 어떻게 들어왔어? 밖에 십여 명의 경호원들이 있지 않았어?”그는 서준영이 찾아오는 걸 막으려고 특별히 십여 명의 솜씨가 좋은 경호원을 고용했었다.서준영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십여 명의 쓰레기들일 뿐이야. 진강오 씨, 이제 보내 당신 아이큐가 얼마야? 너무 낮은 것 같아. 내가 진작에 예전의 그 서준영이 아니라고 말했잖아. 까먹었으면 다시 상기시켜 줄게. 나는 현재 준성 그룹의 실소유주이고 강운시의 서 대가이며 실력은 대가 경지야. 그런 나를 저기 쓰레기들이 막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그의 말을 듣고 있던 진강오가 두 눈을 크게 뜨고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그래, 서준영이 달라졌다! 그런데 2달도 안 되는 사이에 어떻게 지금의 대가가 된 거지? 이제 스물세 넷밖에 안 되는데? 지금 이 정도면 용진에서도 유명해질 수 있을 거야.’이렇게 생각하고 있던 진강오는 용진 진씨 가문의 도련님 신분을 생각하더니 다시 정신을 차리고 차가운 표정으로 물었다.“그래서 원하는 게 뭐야?”“빚을 받으려고.”서준영은 담담하게 말하며 눈앞에 있는 부하를 걷어차 버리고 아예 진강오 앞에 앉아서 말했다.“어젯밤에 한 계약 이제 지켜야지. 강운시의 약초 시장을 전부 내놔. 그리고 용진 진씨 가문이 용진에서의 약초 시장 5분의
서준영이 운전해서 성용 리조트에 도착했다.진강오가 서준영이 찾아올 것은 짐작했는지 리조트 앞에는 경호원들이 더 많아졌고 또 총기까지 휴대하고 있었다.서준영은 차에서 내리자, 경호원이 물었다“누구예요? 뭐 하러 왔어요?”물어볼 때 경호원의 손은 줄곧 총기를 잡고 있었고 그 외의 몇 명은 서준영이 타고 온 차도 검사했다.서준영은 두 손으로 가슴을 감싸며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서준영이라고 하는데 진강오에게서 받을 빚이 있어서 왔어요.”“받을 빚이요?”몇 명의 경호원들은 이해가 안 된 듯 미간을 찌푸렸다.“돌아가요. 여기가 어디인지 알고 빚 받으러 왔다는 거예요?”한 명의 경호원은 서준영이 농담하는 줄 알고 곧바로 밀어냈다.하지만 그가 아무리 밀어도 서준영은 그 자리에서 꿈쩍도 하지 않았다.그러자 경호원이 화를 냈다.“이봐요. 좋은 말로 할 때 빨리 떠나요. 여기는 성용 리조트이고 안에는 용진 진씨 가문의 도련님이 계셔요. 그러니 불편한 일을 겪고 싶지 않으면 빨리 가요.”그 경호원은 냉정하게 호통치며 또다시 서준영을 밀었지만, 이번에도 똑같이 서준영을 어떻게 할 수 없었다.쿵 하는 소리와 함께 경호원은 오히려 서준영 몸의 힘에 튕겨 나가서 바닥에 쓰러졌는데 오른쪽 손이 아예 부서졌다.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다른 몇 명의 경호원들은 모두 허리에서 총기를 꺼내 들고 전투 자세를 취하며 서준영을 향해 외쳤다.“이봐, 당장 두 손을 머리 위에 얹고 엎드려! 안 그러면 쏠 거야!”서준영은 어깨를 으쓱하더니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저 사람은 저절로 넘어진 거야.”“웃기지 마. 우리가 눈이 먼 줄 알아! 방금 분명…”경호원 중 한 명이 큰 목소리로 말하다가 갑자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멈췄는데 확실히 서준영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방금 경호원이 서준영을 밀다가 스스로 튕겨 나간 것이다.“왜? 할 말이 없어? 그럼 비켜. 진강오를 찾아야 하니까.”서준영이 냉정하게 말하며 앞으로 나아갔다.그러자 몇
서준영은 안윤아의 손을 밀쳐내며 어이가 없다는 듯 힐끗 보았다.안윤아는 그 순간 깜짝 놀라며 순식간에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가리고 소리 지르며 도망쳤다.“나쁜 놈! 준영 씨는 변태야!”‘내가 변태라고?’서준영은 너무 황당했다. 하지 말아야 할 짓을 한 사람은 분명 안윤아인데 왜 자기한테 뭐라고 하는지 어이가 없었다.여자들이 막무가내로 우기는 기술은 정말로 대단한 것 같았다.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나서진도 얼굴이 붉어지며 난감한 표정으로 엄지손가락으로 치켜세우고 말했다.“서 신의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대낮에 그런 행운이 있으시다니.”서준영은 나서진을 힐끔 보고 말했다.“빨리 가요.”“알았어요.”나서진은 즉시 고개를 돌려 도망치다시피 나가더니 갑자기 뭔가 생각난 듯 다시 돌아와서 말했다.“서 신의님, 묘강에는 언제 가실 거예요?”서준영이 미간을 찌푸리고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조금 있다고 처리해야 하는 일을 처리하고 오후에 출발할 거예요. 일을 모두 처리해야 안심하고 묘강에 갈 수 있어요.”“네, 알겠어요.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씀하세요.”나서진이 웃으며 말하고 떠났다.서준영은 나서진을 배웅하고 묘강으로 출발하기 전에 해야 할 일들을 생각했다.첫 번째, 제일 중요한 건데 진강오를 찾아서 계약서를 이행하게 하는 것이다.두 번째, 준성 그룹에 가서 회사 일에 대하여 지시하고 이소원이 오늘 회사에 나오는 날이니 만나보고 싶었다.세 번째, 도지혁의 일은 묘강에 다녀와서 처리해도 될 것 같았다.최수영의 말대로면 도지혁은 3일 후에 도착할 건데 그때 서준영은 묘강에 있을 것이다. 때문에 돌아와서 도지혁을 제대로 만나볼 예정이었다.지금은 우선 안씨 가문과 최수영, 그리고 장이준과 나서진에게 도지혁이 무슨 짓을 하는지 감시하게 할 생각이었다.네 번째, 어젯밤에 장이준에게 약속했던 대로 부적을 만들어서 드래곤 팀에 전달해서 귀혈옥 제련과 관련되는 사람들을 잡을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 이거야말로 제일 다급한 일일 것이
순간 서준영은 마음속으로 용진에 한번 가보고 싶다는 욕망이 솟구쳤다.오너 이하로 무적이 된 그는 용진에 오너가 많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연우 씨, 조금만 기다려! 내가 묘강에 가서 황금누에독충을 해결하면 바로 용진으로 갈게.’지금의 서준영은 자신감이 폭발했다.그는 강운시 약초 시장을 통합했고 준성 그룹의 상업적 가치도 수조에 달하기 때문에 충분히 용진에 입성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게다가 지금 자신의 오너 이하로 상대가 없는 실력이라면 용진에서 무시를 할 수 없을 거라고 자신했다.서준영은 심호흡하여 흥분을 가라앉히고 침실로 돌아갔는데 이번에 소울랜드의 지도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했다.그는 아마도 9단계를 돌파하면 나타날 거라고 생각하며 심호흡하고는 침대에서 곧바로 깊은 잠에 빠졌다.며칠 내내 너무 바빠서 제대로 잠을 잘 기회도 없었다.결국 정오까지 자면서 깰 기미가 없던 서준영을 안윤아가 뛰어와서 깨웠다.“준영 씨, 해가 중천에 떴는데 왜 아직도 자고 있어. 빨리 일어나.”안윤아는 새하얀 만화 문의가 있는 티셔츠를 입었는데 가슴이 불룩했고 핫팬츠를 입어서 순백의 두 다리를 드러내고 새하얀 운동화를 신고 있었는데 정교한 메이크업에 포니테일로 머리를 묶은 채 방으로 뛰어 들어가며 외쳤다.그녀는 지금 엄청 귀엽고 활동적이고 순수하며 해맑았다.서준영이 계속 자는 모습을 보고 안윤아는 곧바로 침대에 뛰어올라 가슴으로 서준영의 몸을 세게 누르고 청색 옥반지로 서준영의 콧등을 만지며 외쳤다.“준영 씨, 일어나.”안윤아로 인해 서준영은 피를 토할 뻔했다.“무슨 일로 왔어?”잠에서 깬 서준영은 안윤아가 자기 위에 있는 것을 보고 서둘러 그녀를 밀어내면서 안윤아가 정말 대담하고 개방적이라고 생각했다.남자가 있는 방에 개의치 않고 뛰어 들어온 것도 모자라 올라타고 내리눌렀으니 말이다.다행히 서준영이 새벽에 너무 힘들어서 옷을 입고 잠이 들었으니 망정이지 아니면 알몸으로 자다가 봉변을 당할 뻔했다.“일어나. 여자애가 이게 무슨 짓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