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여선 사람들이 당황했다.양혜진은 바로 병실에서 뛰어나갔다.한편, 서준영은 병원 로비의 휴게실에서 조용히 무언가 기다리고 있었다.이때 양혜전이 몇몇 보디가드를 데리고 조급한 표정으로 그쪽으로 달려갔다.“서준영, 빨리 우리 설아 좀 봐줘. 또 쓰러졌어. 오래 못 버틸 것 같아.”양혜진은 그제야 눈앞의 젊은 남자가 진짜 능력 있는 사람이라는 걸 믿었다.하지만 지금 부탁하는 사람의 태도라기엔 너무 도도하고 말투도 차가웠다.마치 서준영이 한설아의 병을 봐주는 게 당연한 일처럼 말이다.서준영이 고개를 들더니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담담하게 말했다.“죄송해요. 지금 시간이 안 나서요.”양혜진은 순간 표정이 변하더니 소리쳤다.“이 새끼가 지금 뭐라는 거야? 너 지금 시간 있잖아. 지금 설아 위급 상황이라고! 빨리 올라가서 구해! 설아는 인기가 하늘을 찌르는 톱스타야. 무슨 일 생기면 책임질 수 있어?”양혜진이 불만과 분노에 찬 표정으로 협박했다.서준영의 표정이 더 어두워졌다. 양혜진은 아직도 태도가 너무 삐딱했다.그는 싸늘한 말투로 말했다.“한설아 씨 상황은 봐줄 수 없어요. 다른 사람으로 알아봐요. 마의 손이라는 분 한 번도 실수한 적 없다면서요.”“건방진 새끼, 너 지금 무슨 뜻이야?”양혜진이 불같이 화를 내며 말했다.국내 톱급 연예인 매니저로서 양혜진에게 아부하는 높은 사람도 적잖이 있었다.그녀가 장악한 연예계 자원과 힘은 상상할 수 없는 정도다.하지만 눈앞의 이 젊은 남자가 감히 그런 양혜진을 거절한 것이다.양혜진은 얼굴을 굳히더니 성질을 냈다.“야, 마지막 기회야. 기회 줄 때 잡아.”“아, 그거구나. 돈이 필요한 거지? 진작 말하지. 20억?”양혜진이 차갑게 웃으며 백지수표를 꺼내 쓱쓱 20억을 적어 서준영에게 던져주었다.행동과 말투는 하나같이 모욕적이었다.서준영 같은 사람을 양혜진은 수도 없이 만나봤다. 결국은 돈이 문제였다. 돈만 주면 조상님도 욕보일 사람이라고 생각했다.서준영은 눈빛이 매서워지더니 전혀 거리낄
“너, 너 지금 뭐라 그랬어? 나더러 사과하라고?”양혜진이 큰 모욕이라도 당한 듯 짜증을 내며 말했다.서준영이 앞으로 팔짱을 낀 채 태연한 모습이었다.“기회를 줘도 모르네. 이 사람 묶어서라도 데려가.”양혜진이 화를 내며 명령했다.순간 보디가드 한 명이 서준영의 멱살을 잡으려 했다.“펑!”결과는 보디가드의 손이 서준영에게 닿기도 전에 서준영이 그를 멀찌감치 차버렸다.“쿵”하는 소리와 함께 보디가드가 바닥에 쓰러지며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피를 토했다.바닥의 타일 몇 조각이 순간 거미줄처럼 산산조각 났다.휴게실이 쥐 죽은 듯 고요했다.남은 3명의 보디가드는 눈이 휘둥그레서 이를 지켜봤다.양혜진도 깜짝 놀라 자리에 굳은 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이 남자 진짜 너무 강했다.하지만 이내 양혜진은 정신을 차리고 약이 잔뜩 올라 소리쳤다.“건방진 새끼, 실력은 그래도 좀 있네. 기회를 줬는데 차버린 건 너야.”“뭐해, 묶어서라도 가.”양혜진은 자기가 건방진 새끼 한 명을 상대하지 못한다는 걸 믿지 않았다.남은 몇몇 보디가드가 한꺼번에 서준영을 향해 달려갔다.하지만 결과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보디가드는 서준영의 옷깃도 스치지 못한 채 괴력에 의해 전부 튀어 나가 바닥에 쓰러졌다. 그러더니 배를 움켜쥐고 어제 먹은 음식을 토해내기 시작했다.“습!”너무 무서운 실력이다.양혜진은 진짜 겁을 먹은 듯 미간을 찌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를 향해 다가오는 서준영을 보며 큰 소리로 말했다.“야 이 새끼야, 내가 경고하는데...”“찰싹!”서준영이 손을 들어 양혜진의 뺨을 후려치고는 말했다.“손대지 말라고? 미안한데, 이미 손을 댔네?”“아아아! 이 미친 새끼, 네가 감히 나를 때려? 나 양혜진이야, 국내 탑 매니저라고!”양혜진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말했다.“그럼 뭐 어때? 내 눈엔 그냥 시비 안 가리고 날뛰는 정신 나간 여자로 보이는데.”서준영은 전혀 두려운 기색이 없이 차갑게 말했다.“기억해. 이 세상에 돈 주고 살 수
양혜진이 듣더니 벼락이라도 맞은 것처럼 순간 모든 걸 알아챘다. 그러더니 바로 90도로 인사하며 사과했다.“서 선생님, 전에는 제가 급해서 잠깐 미쳤었나 봅니다. 할 말 못 할 말 안 가렸네요. 용서해 주세요. 설아만 구할 수 있다면 기사를 내서라도 사과드리겠습니다.”양혜진은 진심으로 사과하며 바닥에 털썩 무릎을 꿇었고 울기 시작했다.“서 선생님, 설아 제 친동생과도 다름없는 애예요. 제발 좀 살려주세요.”양혜진의 진심 어린 사과에 서준영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진심으로 회개하는 모습을 봐서 도와드리죠.”“서 선생님, 감사합니다.”양혜진은 바닥에 머리를 조아렸다. 그러고는 다 같이 전속력으로 한설아의 병실로 향했다.지금 한설아의 머리맡에 놓인 설비에서는 귀청이 째질 듯한 경보음이 울리고 있었다.혈압도 바닥, 심박수도 바닥이었다.한설아는 지금 죽음의 문턱에 서 있었다.정 원장을 포함한 의료 관계자들이 침대를 둘러싸고 속수무책으로 서 있었다.서준영이 다급하게 앞으로 다가가 손을 들어 3개의 은침을 한설아 머리에 있는 3개의 큰 혈 자리에 놓았다.“삼침정혼!”옆에서 지켜보던 우홍빈이 흥분하며 소리를 질렀다.어제 한설아를 구한 건 역시 서준영이었다.마의 손 구일수도 경악을 금치 못하더니 이내 스스로를 비웃으며 말했다.“젊은이가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온 은침술을 알고 있다니, 전에는 정말 이 늙은이가 몰라봤네. 송구스럽구먼.”말이 끝나기 바쁘게 거의 죽어가던 한설아가 갑자기 기적처럼 상태가 좋아졌다.머리맡에 놓인 기기들도 차차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와, 대박. 한방에 한설아 상황을 안정시키다니, 이게 바로 신의 아니겠어?”“진짜 미쳤다. 서준영 도대체 어떤 사람이지?”“전에 찌질이라고 하지 않았나? 근데 이런 의술이 있다니, 참 모를 일이네.”옆에 선 의료 관계자들이 감탄했다.모든 사람이 감탄하고 있는 중에도 서준영은 계속 한설아에게 침을 놓고 있었다. 그러면서 몸 안의 영력을 움직여 한설아의 체내에 넣어주었다.
서준영은 병원에서 나와 바로 한약 거리로 향했다. 문 앞에 도착하자마자 대여섯 명 되는 사람이 서준영을 둘러쌌다.“서준영, 내가 너 여기로 올 줄 알았어. 드디어 왔네.”양수빈이 얍삽하게 웃으며 그 사람들 뒤에서 걸어 나왔다.그 뒤로 대여섯 명쯤 되는 양아치들이 쇠 파이프를 들고 하나같이 험악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서준영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차갑게 물었다.“나는 뭐 하러 기다려? 너 대신에 한설아를 구해주고, 감방 갈 거 면하게 해줘서? 그 감사를 전할 거면 그냥 넣어둬.”“이미 무릎 꿇고 할아버지라고 불렀는데 내가 손주를 나 몰라라 할 수는 없잖아?”“서준영, 너무 나대지 마. 전에 받은 모욕 이따 내가 열 배로 받아낼 테니까!”서준영이 비꼬자 양수빈은 잔뜩 약이 올랐다. 서준영을 손가락질하며 차갑게 웃었다.“지금 기회 줄게. 무릎 꿇고 잘못했다고 사과해. 그럼 봐줄 수도 있어. 안 그러면 오늘 아무리 애타게 애원해도 아무 소용이 없을 거야.”양수빈은 지금 자신감으로 넘쳐 있었다. 데려온 사람이 다 주먹 좀 쓰고 무술 좀 한다 하는 사람이었다.서준영 같은 찌질이를 대처하기엔 넉넉하다고 생각했다.서준영은 어이가 없어서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며 웃었다.“내가 너무 마음이 약했네. 너 같은 사람은 진작에 죽였어야 했는데.”“하하하, 그걸 지금 알았으니, 늦었어.”양수빈이 얍삽하게 웃으며 말했다.“서준영, 오늘 네가 무릎 꿇고 빌게 하지 못한다면 내가 성을 바꾼다.”“근데 네가 내 다리 사이로 기어나간다면 그냥 봐줄 수도 있어.”양수빈은 다리를 쩍 벌리며 바짓가랑이 쪽을 가리키며 우쭐댔다.서준영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이 말 나도 똑같이 돌려줄게. 오늘 내가 너 양수빈을 통곡하며 빌 때까지 때리지 않으면 멈추지 않을 거야.”이 말을 들은 양수빈의 얼굴이 어두워지더니 분노했다. 이내 뒤에 서 있는 몇몇 양아치에게 명령을 내렸다.“너희도 들었지. 너무 나대지 않아? 저 새끼 잘 조져서 내 앞에서 무릎 꿇고 빌게 만들면 내가 2
양수빈은 고통스럽게 비명을 지르더니 얼른 부러진 팔을 붙잡고 무릎을 꿇고는 쉴 새 없이 서준영을 향해 머리를 조아렸다.“내가 잘못했어요. 서준영 할아버지, 제발 용서해 주세요. 다시는 안 그럴게요...”서준영이 일말의 존엄도 남지 않은 양수빈을 보며 차갑게 말했다.“앞으로 알아서 잘해.”이 말을 뒤로 서준영은 자리를 떴다. 양수빈은 그 자리에 쓰러진 채 계속 끙끙댔다.이때 한 무리의 남녀가 이쪽으로 뛰어왔다.누군가 크게 소리쳤다.“저 사람이 양수빈이야! 저 사람이 우리 설아 죽일 뻔했어. 얼른 족치자.”순간 성난 팬들이 기세등등해서 달려오더니 양수빈을 에워싸고 또다시 매질을 해댔다.양수빈의 처절한 비명은 끊기지를 않았다.반 시간 정도 매질하고 나서야 분노한 팬들은 그곳을 떠났다. 그 자리엔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된 양수빈만 쓰러져 있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구급차와 경찰이 도착했다.두 명의 경찰은 바로 양수빈에게 수갑을 채우며 차갑게 말했다.“양수빈 씨, 당신을 사기 및 고의 상해죄로 체포합니다.”그러더니 후회로 가득 차 있는 양수빈을 경찰차로 연행했다.이 모습을 서준영은 보지 못했다. 그는 이미 한약 거리에 도착했다.이는 강운시에서 제일 큰 한약 거리다. 약재를 좋아하거나 저렴하게 득템하고 싶은 사람은 다 이곳으로 와서 운 좋게 맞닥뜨리길 바랐다.거리 양측에는 여러 작은 노점상들이 자리 잡고 아직 흙이 묻어있는 약재들을 가득 펴놓았다.여기에는 있을 만한 약재는 다 있다. 천년 산삼이라고 해도 구할 수 있는 곳이었다. 하지만 진짜인지 가짜인지는 모른다. 열에 아홉은 운이 잘 따라야 했다.약재 전문가도 여기 오면 본전도 못 찾는 경우가 있었다. 이곳은 가품을 만드는 능력이 거의 신급이었고 저마다 자기만의 재간이 있었다.서준영도 이곳에는 처음 와본지라 호기심 가득 찬 눈으로 이리저리 살폈다.이런 서툰 모습을 본 노점상들은 마음속에 웃음꽃이 피었다.노점상들이 제일 좋아하는 사람이 바로 서준영처럼 이곳에 처음 온 새내기였다. 돈은
서 씨 할배는 이렇게 통쾌한 모지리는 본 적이 없어 마음속으로 웃음꽃이 피었다.그저 산에서 캔 무일 뿐인데 이 모지리가 인삼으로 생각하고 있었다.서 씨 할배는 만족스럽게 활짝 웃으며 말했다.“젊은이, 진짜 좋은 놈을 잘 알아보는구먼. 내가 파는 물건들은 다 좋은 것들이네. 종래로 사기를 친 적이 없어. 다음에도 약재를 사고 싶으면 나 서 씨 할배를 찾아오게나. 품질은 보장해 주겠네.”이렇게 말하며 재빨리 리더기를 내밀었다.“여기 가까이 대게나.”서준영도 군말 없이 핸드폰을 꺼내 리더기에 댔다.“400만 원 입금되었습니다.”알람이 울리자 서 씨 할배는 더 신나 보였다.서준영도 매우 만족스러운 얼굴로 가려는데 옆에 있던 노점상들이 비웃었다.“젊은이, 자네 당했네. 지금 손에 든 거 그냥 무야.”“아이고, 진짜 모지리가 따로 없네. 400만 원을 주고 고작 무를 사다니. 하하하...”“서씨 할배가 자주 쓰는 방법이야. 젊은이 같은 아마추어를 몇이나 속였는지 몰라.”서준영은 미간을 찌푸리고 손에 든 백 년 동자삼을 힐끔 쳐다보며 웃었다.“여러분 말씀은, 이게 무라고요?”“아니면 뭔가? 진짜 산삼이라도 되는 줄 아는 건가? 산삼이라고 해도 400만 원은 너무 비싸지.”노점상들이 계속 웃으며 말했다.서준영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이 노점상들은 진짜를 알아보는 눈이 없었다.서 씨 할배가 황급히 달려 나오더니 그 몇몇 노점상에게 호통쳤다.“아니, 다들 헛소리하긴. 무는 무슨, 그거 인삼일세.”이렇게 말하며 서 씨 할배는 누런 이를 훤히 드러냈다. 그러더니 얍삽한 표정으로 서준영을 바라보며 말했다.“젊은이, 이미 샀으니까 무든 산삼이든 무르는 건 없다네. 돈을 냈으니까 가짜여도 이 늙은이를 탓해서는 안 돼.”서준영이 웃으며 말했다.“아니에요. 오히려 이런 백 년 동자삼을 준 사장님께 감사해야죠. 적어도 4억은 벌었는데...”이 말을 들은 주변 노점상들이 하나같이 배를 끌어안고 웃기 시작했다.“하하하, 이 젊은이가 지금 뭐라고 한
습!진짜 그 동자삼이라니, 순간 사람들이 웅성댔다.“잉? 저 사람 자림당 전 사장님 아니야?”“와, 대박. 진짜 전 사장님이네. 강운시 몇 안 되는 약재 거물들 빼면, 전 사장님도 일이 위를 다투는 사람이잖아.”피둥피둥한 중년 남자의 신분을 알아챈 노점상과 고객들도 매우 흥분했다.모지리처럼 보이는 젊은이가 진짜 보물을 찾은 셈이었다.아까까지 서준영을 비웃던 몇몇 노점상과 서 씨 할배는 멍해서 경악을 금치 못했다.전석민까지 사겠다고 나섰다.환경이 사람을 바꾼다는 말이 맞았다.서 씨 할배는 순간 담배에 흥미를 잃었다. 마음이 복잡했다. 뱀과도 같은 눈으로 서준영의 손에 든 동자삼을 뚫어져라 쳐다봤다.서준영은 고개를 저으며 전석민을 향해 웃었다.“2,000만 원이면 이만큼밖에 못 드려요.”이렇게 말하며 서준영은 미삼을 뜯어내 중년 남자에게 건넸다.전석민이 멈칫하더니 미삼을 받아서 자세히 살펴보고 맡아보고는 순간 흥분하며 소리를 질렀다.“이 동자삼, 적어도 100년 된 삼이에요. 젊은이, 내게 팔게. 통으로 2억에 사겠네.”현장이 다시 웅성거렸다.한약 거리에 있는 사람들이 놀라서 감탄했다.하나에 2억인 산삼이라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다.서준영은 계속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죄송합니다. 미삼밖에 못 드립니다. 나머지는 제가 써야 해서요.”전석민이 이를 듣더니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하지만 백 년 동자삼의 미삼이라도 살 수 있다면 그래도 번 거나 다름없었다.그는 바로 명함을 꺼내 서준영에게 건넸다.“젊은이, 앞으로 뭐 필요한 거 있으면 우리 매장으로 좀 오게나. 좋은 약재가 여기보다 많고 진품도 더 많다네.”서준영은 웃으며 명함을 받더니 말했다.“감사합니다. 전 사장님.”이 말을 뒤로 서준영은 그곳을 떠나려고 했다.그때 서 씨 할배가 갑자기 튀어나오더니 서준영의 옷을 잡고 말했다“젊은이, 왜 내 백 년 동자삼을 가져가려 하는 건가? 돌려주게.”서준영이 미간을 찌푸리더니 고개를 돌려 그를 쳐다보며 물었다.“할배, 이건
서준영이 차갑게 콧방귀를 끼더니 앞으로 다가갔고 손을 들어 서 씨 할배의 뺨을 내리쳤다. 그 바람에 서 씨 할배의 누런 이가 전부 튕겨 나갔다.서 씨 할배는 그 자리에서 열몇 바퀴 빙글빙글 돌다가 비틀거리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눈은 흐리멍덩해졌고 입은 피로 가득한 채 서준영을 쳐다봤다.“빌어먹을 놈이 감히 손을 대? 다 같이 덤벼! 무조건 죽여야 해.”서 씨 할배가 소리를 지르며 바닥에서 일어나려 했지만 매번 머리가 무거워 다시 바닥에 주저앉았다.연장을 든 노점상들이 괴성을 질러대며 다 같이 서준영을 향해 달려들었다.결과는 안 봐도 뻔했다.서준영은 손을 들어 찰싹하는 소리와 함께 그들의 얼굴을 내리쳤고 이내 다 튕겨 나갔다. 얼굴은 마치 돼지머리처럼 부어올랐다.구경하던 사람들은 이 장면을 보고 숨을 몇 번 크게 들이쉬었다.그중 불의의 습격을 하려던 사람도 솜털이 쭈뼛 서는 것 같은 공포를 느끼고는 들었던 연장을 내려놓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옆에 가만히 서 있었다.그들은 오늘 잘못 걸렸다는 걸 이미 알아챘다. 더 싸우는 건 의미가 없었다.사람들 틈에 껴있던 전석민도 흐뭇한 표정으로 서준영을 쳐다보며 생각했다.‘이 젊은이 대단하네. 약재를 알아보는 눈도 뛰어나고 주먹도 꽤 쓰고. 친해질 필요가 있겠어.’이때 바닥에 쓰러졌다가 겨우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킨 서 씨 할배는 잔뜩 약이 오른 표정으로 서준영을 보며 욕설을 퍼부었다.“빌어먹을 새끼. 알려줄게. 넌 오늘 죽은 목숨이야. 여기 누가 관리하는지 알아? 봉문의 작은 대부 도민준, 민준 형님 관할이야.”서 씨 할배는 봉문 작은 대부를 카드로 꺼냈다.그는 이 별명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다. 아무리 나대던 사람이라도 이 이름만 들으면 깨갱거렸다.전에 한약 거리에서 시비를 튼 사람이 적지는 않았다. 재벌 2세도 있었고 공직자도 있었지만 결국 이 이름을 듣고 고분고분 사과하며 끝냈다.“봉문 작은 대부?”서준영은 담담하게 웃었다. 주란화 부하인 그 도민준이 한약 거리를 관리하고 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