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 계속 그렇게 허세나 부려. 이제 내공 소성인데 며칠 만에 내공 대성을 돌파하겠다는 거야?”안윤아가 앞으로 팔짱을 끼고는 눈썹을 치켜세웠다.안중헌도 미간을 찌푸리고는 서준영의 말을 잘 믿지 못하는 눈치였다.아니, 아예 믿지 않는다고 해도 된다.안중헌도 내공 소성에서 내공 대성까지 꼬박 1년이 걸렸다.서준영은 내공 소성을 이룩한 지 며칠밖에 되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대성을 돌파하겠다니 아라비안나이트와도 같은 소리였다.서준영이 웃으며 말씨름하지 않았다.“도련님, 그럼 전 먼저 들어가서 상처를 치료해 보겠습니다.”“서 신의님, 들어가세요.”안중헌이 손을 모아 인사했다.서준영은 가슴을 움켜쥐고 영석을 잘 챙겨 신속하게 그곳을 벗어나 별장으로 돌아왔다.오늘 밤, 서준영은 밤새 상처를 치유했다.외눈 할배는 그에게 입힌 상해는 꽤 심각했다.다행히 《구천현술》에 여러 가지 특이한 치유 방법이 적혀 있어 서준영은 하룻밤 사이에 상처를 전부 치료했다.영석은 아직 흡수할 시간이 없었다....하지만 그날 밤, 조혁이 강운시의 한 개인 별장으로 돌아왔고 서재에서 할아버지를 만났다.조진웅은 붓글씨를 연습하고 있었고 써 내려간 글자는 호기로웠다.“할아버지.”조혁이 난감한 기색으로 방안에 서 있었다.백발이 성성한 조진웅은 머리도 들지 않고 한 손으로 글을 쓰며 한 손은 뒷짐을 지고 있었다. 조진웅은 담담한 목소리로 물었다.“영석은 가져왔니?”조혁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무릎을 꿇으며 말했다.“할아버지, 못난 손주를 용서해 주세요. 영석... 가져오지 못했습니다.”조진웅의 붓이 살짝 멈췄다가 다시 글을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어떻게 된 거야?”조혁이 밤에 있었던 일을 쭉 설명했다.조진웅이 붓을 내리더니 옆에 선 도우미에게서 젖은 수건을 건네받아 손을 닦았다.“일어나. 네 말은 영석을 누군가 가로챘다고? 상대는 안 씨 집안 안윤아가 뒤를 봐주고 있고. 외눈 할배도 안중헌에게 죽임을 당했다?”조혁이 몸을 일으키며 조진웅을 향해 머리를 숙였
한편 서준영은 하룻밤 동안 상처를 치유하고 눈을 뜨자마자 탁한 기운을 뱉어냈다.“꼬르륵”배가 고팠다.서준영은 침대에서 일어나 직접 계란후라이를 했다. 이때 핸드폰이 울렸다. 하연우였다.“준영아, 오늘 시간 돼? 나와 같이 쇼핑하자. 전에 약속한 거 기억하지?”하연우가 즐거운 목소리로 말했다.“그래.”서준영이 웃었다.하연우의 요구라면 서준영은 다 만족시켜 줄 것이다.얼마 지나지 않아 하연우는 눈에 잘 띄지 않는 까만 벤틀리 켄티넨털을 몰고 문 앞에 나타났다.서준영이 난감한 듯 고개를 저었다. 역시 재벌 집 아가씨라 돈이 많았다.“준영아, 타.”하연우가 흥분하며 말했다.오늘 하연우는 연한 노란색 꽃무늬 드레스를 입었고 머리는 뒤에 얹었다. 거기에 옅게 화장한 그녀의 모습은 무척 정교했고 예뻤다. 마치 티브이에서 나오는 연예인처럼 분위기 있었다.서준영은 차에 타자마자 은은한 향기를 맡을 수 있었다.“우리 어디 가?”하연우가 장난스러운 눈빛으로 서준영을 보며 말했다.“비밀.”그러고는 차에 시동을 걸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은 강운시의 제일 큰 쇼핑몰에 도착했다.이곳은 강운시에서도 제일 번화가에 자리 잡고 있었다. 높은 빌딩이 즐비했고 차가 끊기지 않았다.길 저편에서 고급 승용차가 줄줄이 나타났고 여기저기 미녀들이 많았고 다들 예쁘게 단장하고 나왔다.서준영은 차에서 내려 하연우와 쇼핑하기 시작했다.명품 샵에서 길거리 작은 점포까지 하연우는 하나도 빼놓지 않았다.오래 쇼핑하지 않아 흥분한 것처럼 보였다.“준영아, 이거 어때?”하연우가 하얀 여우 가면을 얼굴에 갖다 대고는 장난꾸러기 열일곱 열여덟 소녀처럼 물었다.서준영은 크고 작은 쇼핑백을 들고 웃으며 말했다.“예뻐.”하연우가 가면을 내려놓더니 다른 쪽으로 걸어가 작은 장신구들을 둘러보았다.서준영은 그런 그녀를 홀린 듯 보다가 핸드폰을 꺼내 하연우의 옆모습을 몰래 찍었다.그림에서 나온 선녀처럼 너무 예뻤다.“뭐 봐?”갑자기 하연우가 서준영 옆으로 걸어와 뒷짐
‘같이 호텔에서 자자고?’서준영은 몸이 순간 굳어졌고 얼굴도 빨개졌다.‘이렇게 빨리?’서준영은 많이 긴장되었지만 기대도 되었다. 그래서 흥분을 억누르며 말했다.“그래...”하연우가 웃더니 그를 끌고 밖으로 나가며 말했다.“가자. 맛있는 거 먹으러.”둘은 꽤 핫한 레스토랑으로 향했고 2층 창가에 자리를 잡았다. 레스토랑은 조용한 편이었고 환경도 좋았다.앉은 지 얼마 되지 않아 계단에서 재벌 집 자제로 보이는 네다섯 명의 남녀가 웃고 떠들며 올라왔다.앞장선 남자는 구석에 앉은 서준영을 보더니 표정이 어두워졌고 이내 차갑게 웃었다.“서준영? 여기서 너를 마주칠 줄은 몰랐다.”이렇게 말하며 남자는 일행과 같이 이쪽으로 걸어왔다.서준영의 눈썹이 올라갔다. 말은 건 사람이 누군지 보고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주천호 도련님, 어제 덜 맞았나 보죠?”주천호가 바로 화를 내며 언성을 높였다.“서준영! 잘난 척 좀 그만해. 안윤아만 아니었으면 넌 진작에 죽었어.”“그게 오늘이고.”주천호가 험악하게 말했다. 그 뒤로 따라온 몇몇 친구도 차갑게 웃으며 맞장구를 쳤다.“도련님, 이 사람이 전에 말했던 그 기둥서방 서준영인가요?”“허허, 지금 보니 보잘것없네요.”“야, 네가 어제 우리 도련님 때렸냐? 기회 줄 테니까 무릎 꿇고 용서를 빌어. 안 그럼 우리 도련님 화나면 넌 오늘 죽었어.”이 사람들의 조롱과 협박에도 서준영은 차분하게 말했다.“10초 줄게. 당장 내 앞에서 꺼져. 안 그러면 후과는 너희들이 알아서 책임져.”서준영은 방해받고 싶지 않았다.이번은 하연우와의 첫 번째 데이트였다. 아름다운 기분을 망가트리기 싫었다.주천호와 그 일행은 이렇게 나대는 말을 듣더니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되레 웃었다.“뭐라고? 우리더러 꺼지라고? 너 이 새끼 미쳤구나.”“하하하! 진짜 이렇게 주제도 모르고 날뛰는 놈은 처음 보네. 죽고 싶어 환장했나.”“아, 데이트 하나 보네. 보자. 와, 여자 되게 예쁘고 잘 빠졌는데. 예쁜아, 우리랑 한잔할래?
주천호의 말에 구경을 하던 레스토랑 사람들은 모두 숨을 참았다.“대박, 저 사람 삼촌이 주병곤이라니...”“젠장, 저 사람이 강운시 블랙 장미 주란화의 아들이구나. 주란화도 대단한 여자잖아. 여자 두목. 근데 요즘 많이 잠잠하던데.”“저 사람 큰일 났네. 이제 끝장이야. 내일까지 살 수 있을까?”용산 그룹은 강운시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큰 기업이었다.특히 강운시에서 주병곤의 지위는 결코 얕잡아 볼 수 없었다.정당한 거래, 어두운 거래 가리지 않고 다 하는 사람이었다.주란화는 10년 전 강운시 조폭계에서 종횡무진하는 여자 두목이었다.수단이 매서웠고 주씨 집안의 관계를 이용해 강운시 조폭계를 평정했고 여자 두목의 지위를 견고하게 다졌다.최근 몇 년간 위에서 엄하게 관리하니 주란화도 얼굴을 잘 드러내지 않고 자선 사업으로 전향했다.하지만 강운시는 여전히 그녀를 전설처럼 생각하며 무서워했다. 왜냐하면 그녀를 욕보인 사람은 다 끝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서준영은 이 말을 듣더니 미간을 찌푸리고 물었다.“삼촌이 주병곤이라고?”안윤아는 이를 서준영에게 알리지 않았다.“맞아. 왜? 이제야 좀 무섭니? 젠장! 오늘 무릎 꿇고 10번 세게 절하지 않으면 오늘 삼촌이 너 가만두지 않을 거야.”주천호가 기세등등해서 소리를 질렀다.하지만 서준영은 계단에 선 채 차갑게 웃을 뿐이었다.“삼촌이 온다 해도 난 네 삼촌이 보는 앞에서 너를 때릴 수 있어. 한번 믿어볼래?”서준영의 말에 전체 1층이 술렁였다.미쳤다, 단단히 미친 게 틀림없었다.“이 사람 누구지? 왜 이렇게 나대?”“주병곤의 앞에서 주병곤 조카를 때린다고?”“주씨 집안이 자기 사람 끔찍이 아끼는 거 내가 알거든. 이 청년이 너무 경솔했네. 아마 여자 친구 앞에서 체면 차리려고 그랬나 본 데 조금 있다 호되게 당할 게 뻔해.”사람들의 의논을 들은 주천호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서준영, 네가 미쳐 날뛰는 거 인정해. 근데 아무리 안 씨 집안이 뒤를 봐준다고 강운시에서 막 나갈 수
분노에 찬 주병곤이 서준영을 보자마자 멈칫했고 얼른 앞으로 다가가 공손하게 말했다.“서 선생님, 여긴 어쩐 일로.”이 장면을 보고 있는 구경꾼들이 숨을 참았다.무슨 상황인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조금 전까지 기세등등하던 주병곤이 왜 갑자기 서준영에게 존경을 표하는지 몰랐다.주천호도 멍해서 주병곤을 불렀다.“삼촌, 뭐 하는 거예요?”서준영이 담담하게 주병곤을 보더니 물었다.“내가 네 조카 좀 손 봐줬는데 괜찮지?”주병곤이 미간을 찌푸리고 뭐라고 말하려는데 곁눈질로 2층 창가에 앉은 뒷모습을 발견했다.‘하연우 아가씨? 아가씨도 오늘 여기 있네?’주병곤은 뭐라도 생각난 듯 웃으며 말했다.“괜찮습니다.”주병곤은 상황 판단이 빨랐다. 첫째, 서준영은 뛰어난 의술로 어르신의 목숨을 구했다. 둘째, 원기단이 있다.하연우가 옆에 없다 해도 주병곤은 서준영을 예의 바르게 대해야 했다.게다가 지금 하연우도 여기 있다.이 말을 들은 주천호가 완전히 넋이 나간 채로 눈을 휘둥그레 뜬 채 눈앞의 광경을 믿지 못하는 표정이었다.서준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더니 주천호 앞으로 다가가 손을 들고는 ‘찰싹!’하고 뺨을 갈겼고 주천호는 그대로 다시 바닥에 나동그라졌다. 서준영이 차갑게 말했다.“내가 말했지. 삼촌이 와도 내가 너 때릴 수 있다고.”주천호가 아우성을 치며 비명을 질렀다. 얼굴을 움켜쥐고는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서준영을 쳐다보며 말했다.“네가 감히 나를 때려? 삼촌, 뭐 하고 있어요!”주병곤이 걸어오더니 주천호를 째려보며 언성을 높였다.“닥쳐! 감히 서 선생님을 건드리다니, 빨리 사과해. 안 그러면 나도 너를 구할 수 없어!”이 말에 주천호는 많이 놀랐다. 그제야 주천호는 서준영이 그렇게 단순한 사람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한참을 버벅거리더니 주천호가 중얼거렸다.“서 선생님, 죄송해요. 제가 잘못했어요.”이 광경에 많은 사람들이 놀랐다.주천호가 진짜 사과를 하다니, 신기한 일이었다.이 서준영이라는 청년도 대단했다.주병곤
서준영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당신들은 또 뭐 하러 왔어?”오민경은 코웃음을 치더니 불만스럽게 말했다.“내가 오고 싶어 왔겠어?”서준영은 이런 여자는 꼴도 보기 싫다는 듯 홱 돌아서 가려고 했다.조유찬이 급히 쫓아와 웃으며 말했다.“준영아, 화내지 마. 오늘 여기 온 목적은 딱 한 가지야.”“말해.”서준영은 쌀쌀맞게 말했다.조유찬은 눈을 찡긋하더니 치밀어 오르는 화를 가라앉히고 억지로 웃었다.“다름이 아니라 오늘 밤 용진 진씨 가문의 진강오가 사적인 파티를 준비했는데 특별히 너를 초대했어.”“진강오? 친하지도 않은데 그럴 필요 없어.”서준영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진강오는 서준영을 여러 번 공격한 것은 물론 기석주를 시켜 하연우네 공장을 부순 장본인이다.이런 플레이보이를 뼛속까지 싫어하는 서준영은 진씨 가문을 망하게 하겠다고 맹세까지 했었다.원기단이 그의 첫 번째 계획이다.조유찬이 웃으며 말했다.“준영아, 너하고 강오 도련님 사이에 오해가 좀 있는 것 같은데 오늘 저녁이 오해를 풀 좋은 기회야. 그리고 너 강오 도련님이 왜 파티를 여는지 알고 싶지 않아?”“목적이 뭔데?”서준영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조유찬은 주변을 살피더니 일부러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내가 알기로는 강오 도련님도 강운시에 투자하려고 하는데 이번 파티를 통해 물꼬를 트려는 거야. 게다가 연우 씨 회사를 타깃으로 정한 것 같은데 너 알아보고 싶지 않아?”이 말을 들은 서준영은 순식간에 안색이 변했다.진강오가 하연우와 경쟁상대가 된다는 말인가?“알았어! 갈게!”서준영은 짧게 대답한 후 별장에 들어가 버렸다.서준영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조유찬의 얼굴에서 순식간에 웃음이 사라지고 음흉한 표정으로 바뀌었다.그는 양복의 옷깃을 여미며 경멸한 찬 목소리로 말했다.“잘난 척은! 오늘 밤 네가 눈도 감지 못하고 죽게 할 거야!”“자기야, 강오 도련님이 오늘 밤 서준영 저 자식을 처리하는 게 확실해?”오민경이 미심쩍어하며 물었다.“그럼! 오늘 밤이
서준영은 파티 장소에 와서야 진강오가 얼마나 통이 큰지 알게 됐다.강운시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성용 리조트를 통째로 빌려 사적인 파티를 연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탄탄한 재력을 가졌는지 짐작할 수 있다.아름다운 경치를 품은 리조트 앞에는 제법 많은 고급 차가 세워져 있었다.포르쉐, 마이바흐, 페라리, 애스턴 마틴은 물론 롤스로이스도 몇 대 보였다.또 차량번호가 66666, 88888, 99999인 고급 차도 눈에 띄어 딱 봐도 굉장한 모임이다.‘오늘 저녁 진강오가 꽤 많은 재력가를 초대했나 보네.’서준영은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며 이름을 밝힌 후 자연스럽게 입구를 통과해 파티 홀에 들어섰다.독창적인 구조에 럭셔리함의 극치라 할 수 있는 성용 리조트의 파티 홀은 곳곳에서 고급스러움과 품격이 느껴졌다.불이 환하게 켜진 으리으리한 파티 홀은 사람들로 북적거렸고 이들은 귓속말을 하거나 술을 권커니 잣거니 하며 파티를 즐기고 있었다.옷, 시계, 가방 등 명품으로 잔뜩 꾸미고 어른들을 따라 세상 구경을 나온 젊은 남녀들도 끼리끼리 모여 웃음꽃을 피우고 있었다.캐주얼 상의와 청바지를 맞춰 입은 서준영이 유독 이곳에 어울리지 않았다.아직 파티 시작 전이라 저녁 식사를 하지 않은 서준영은 한쪽에 있는 뷔페 코너에 가서 디저트와 과일을 먹기 시작했다.“서준영, 의외다. 정말 왔네?”갑자기 조롱 섞인 싸늘한 목소리가 멀지 않은 곳에서 들려왔다.고개를 돌려보니 양복을 근사하게 차려입은 조유찬이 등과 가슴이 패인 검정 이브닝드레스를 입은 오민경과 팔짱을 끼고 냉소를 지으며 걸어오고 있었다.오민경의 드레스는 눈에 확 띄었고 현장에 있는 뭇 여인들보다 아름답고 섹시했다.특히 새하얀 젖가슴은 터질 듯 탱탱했다.그러나 얼굴은 독살스러운 미소로 일그러져 있었고 눈빛에서도 잔혹함이 느껴졌다.서준영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강오 도련님이 날 초대했다고 말하지 않았어?”조유찬은 피식 웃더니 말했다.“그래 맞아. 천천히 먹어. 어찌 됐든 이게 너의 마지막 만
조혁은 말없이 웃으며 술을 한 모금 마셨다.하긴 정민이 대신 나서주면 많은 수고를 덜 수 있을 것이다.서준영 그 자식이 설마 현가 64대 문파의 하나인 청양파의 소문주 정민에게 손을 대겠는가?설령 손을 댄다 해도 서준영은 정민의 상대가 되지 않을 것이다.어쨌든 정민은 내공 대성의 문턱까지 갔으니 겨우 내공 소성을 이룬 서준영을 상대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그가 생각에 잠겨 있는 동안 정민은 한 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은 채 한 손으로 비수를 돌리며 과일을 먹고 있는 서준영의 곁에 건들건들 다가갔다.그는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당신이 서준영인가요?”서준영은 얼굴은 잘생겼지만, 악의가 느껴지는 눈앞의 남자를 힐끗 쳐다보고는 물었다.“무슨 일이죠?”저쪽에서 강운시의 부잣집 자제와 지방 자산가들이 고개를 돌려 이쪽을 바라보며 웅성웅성 떠들었다.“저 사람은 청양파 소문주 정민이 아닌가? 여기 오다니 뜻밖이네!”“저 사람이 정민이야? 얼마 전 4대 도시 현가 자제 무도회에서 금상을 탔다고 들었는데.”“청양파는 현가 중에서도 정통 무도 문파이고 은둔 고수로 알려진 청양파 문주는 무도 대가라 불린다지!”“두 사람 사이에 무슨 안 좋은 일이라도 있었대?”사람들 속에 조유찬과 오민경도 섬뜩한 미소를 짓고 서 있었다.“자기야, 청양파가 뭐야? 그리고 정민은 또 누구고? 그렇게 대단해?”오민경은 뭐가 뭔지 모르겠다는 듯 질문을 던졌다.조유찬은 싸늘하게 웃더니 말했다.“민경아, 넌 모르겠지만 이 세상에는 고수들이 있어. 청양파는 무도 문파인데 대단한 영향력을 갖고 있지. 특히 청양파 문주 정청운은 한 시대를 주름잡던 무도 대가로, 이전에 검 대신 손가락으로 천근 바위를 쪼갰다는 전설이 있어. 강운시 주변 4개 도시의 지방 자산가들에게 귀빈 대접을 받지!”“한중시에서는 한 입으로 두말하지 않는 큰 인물이야! 한중의 합법 조직과 불법 조직 모두가 그분의 명령에 따라 움직인대!”“청양파의 소문주인 정민은 무도계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