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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8화

신세희는 고개를 숙여 한숨을 한번 쉬고 다시 부소경을 쳐다봤다.

“미안해요, 조의찬씨가 그렇게 진지할 줄 몰랐어요. 정말 가성섬에 갈 줄이야...”

말을 마치고 그녀는 입술을 깨물더니 더 이상 부소경을 쳐다보지 못했다. 사실 부소경도 예상하지 못했다. 고모와 고모부가 회사에 찾으러 왔을 때도 무척 놀랐다. 조의찬의 담대함에 놀란 게 아니라 조의찬이 신세희에 대한 사랑에 놀랐다. 6년이나 지났으나 조의찬은 변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사랑은 더 이상 점유를 위한 것이 아니었다. 그냥 신세희를 위한 온전한 희생이었다. 아무런 대가도 요구하지 않는 희생. 그 순간, 부소경은 일종의 위기감을 느꼈다. 그는 재산을 다 잃어도 되고 부 씨 가족 전체를 잃어도 아깝지 않았지만 신세희가 없으면 안 됐다. 신세희가 자책하는 모습을 부소경은 아무 표정 없이 바라보고만 있었다. 신세희는 고개를 들어 난감해하며 말했다.

“제가 어떻게 고모님이랑 고모부님께 얘기해야 할까요? 당연히 제가 저분들 아들을 꼬신 거라고 생각하실 거예요. 제가 조의찬씨를 이용했다고요. 하지만 전... 전 조의찬씨와 얘기도 많이 안 했어요. 또 가지 말라고도 얘기했었는데 결국 간 거예요. 저 의찬 씨 부모님을 어떻게 봬야 하죠.”

아내의 이 말을 듣자 부소경은 마음이 좀 풀린 기분이다. 그리고 그는 갑자기 자신이 신세희에게 완전히 휘둘리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한마디에 화가 났다가 또 그녀의 한마디에 눈 녹듯 화가 사라졌다. 그녀를 한 번이라도 더 보고싶었다.

“소경 씨.”

신세희가 눈썹을 찌푸렸다.

“당신이랑 얘기하잖아요.”

부소경의 목소리는 매우 평온했다.

“우리 고모와 고모부는 내가 잘 타이르면 돼.”

“절 찾아오진 않겠죠?”

“그게 걱정돼?”

부소경이 물었다.

“아니면 뭘 걱정하겠어요. C 그룹은 아무리 몰락해도 남성에서는 여전히 신분이 높은걸요. 당신 고모님은 부 씨 집안 아가씨인걸요. 저는 남성 상류층의 공격을 버틸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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