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희는 고개를 숙여 한숨을 한번 쉬고 다시 부소경을 쳐다봤다. “미안해요, 조의찬씨가 그렇게 진지할 줄 몰랐어요. 정말 가성섬에 갈 줄이야...” 말을 마치고 그녀는 입술을 깨물더니 더 이상 부소경을 쳐다보지 못했다. 사실 부소경도 예상하지 못했다. 고모와 고모부가 회사에 찾으러 왔을 때도 무척 놀랐다. 조의찬의 담대함에 놀란 게 아니라 조의찬이 신세희에 대한 사랑에 놀랐다. 6년이나 지났으나 조의찬은 변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사랑은 더 이상 점유를 위한 것이 아니었다. 그냥 신세희를 위한 온전한 희생이었다. 아무런 대가도 요구하지 않는 희생. 그 순간, 부소경은 일종의 위기감을 느꼈다. 그는 재산을 다 잃어도 되고 부 씨 가족 전체를 잃어도 아깝지 않았지만 신세희가 없으면 안 됐다. 신세희가 자책하는 모습을 부소경은 아무 표정 없이 바라보고만 있었다. 신세희는 고개를 들어 난감해하며 말했다. “제가 어떻게 고모님이랑 고모부님께 얘기해야 할까요? 당연히 제가 저분들 아들을 꼬신 거라고 생각하실 거예요. 제가 조의찬씨를 이용했다고요. 하지만 전... 전 조의찬씨와 얘기도 많이 안 했어요. 또 가지 말라고도 얘기했었는데 결국 간 거예요. 저 의찬 씨 부모님을 어떻게 봬야 하죠.” 아내의 이 말을 듣자 부소경은 마음이 좀 풀린 기분이다. 그리고 그는 갑자기 자신이 신세희에게 완전히 휘둘리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한마디에 화가 났다가 또 그녀의 한마디에 눈 녹듯 화가 사라졌다. 그녀를 한 번이라도 더 보고싶었다. “소경 씨.” 신세희가 눈썹을 찌푸렸다. “당신이랑 얘기하잖아요.” 부소경의 목소리는 매우 평온했다. “우리 고모와 고모부는 내가 잘 타이르면 돼.” “절 찾아오진 않겠죠?” “그게 걱정돼?” 부소경이 물었다. “아니면 뭘 걱정하겠어요. C 그룹은 아무리 몰락해도 남성에서는 여전히 신분이 높은걸요. 당신 고모님은 부 씨 집안 아가씨인걸요. 저는 남성 상류층의 공격을 버틸 수 없어요.” 그
그는 웃음을 터뜨렸다. “살인을 하라는 건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 신세희는 화를 내며 그를 살짝 때렸다. “놀랐잖아요. 근데 왜 절 그런 곳에 데려가는 거예요?” “자신을 지키는 법을 알려주려고.” “알려줘도 쓸 일이 없어요.” “만약 나랑 함께 가성섬에 가게 된다면 어때? 무섭지?” “당연히 안 무섭죠!” 신세희는 고개를 들어 굳건한 눈빛으로 부소경을 바라봤다. “아무리 힘들고 위험한 곳이라도 당신과 함께할 거예요. 당신과 우리 아이랑 생사를 함께 할 거고 어떤 힘든 일도 같이 이겨낼 거예요. 셋이 함께라면 전 두려운 게 없어요. 어쩌면 제가 당신을 구해줄지도 몰라요. 전 용감하니까요. 위험을 만나면 전 절대 당신 뒤에 숨어서 눈물이나 흘리는 사람이 되지 않을 거예요.” 그녀의 굳건한 눈빛을 보자 부소경은 당시 그녀가 아무 곳도 갈 데가 없을 때 조의찬이 그녀의 유일한 빛이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빛이 바로 그녀가 조의찬 대신 칼을 두 방이나 맞아준 원인일 것이다. 그리고 그로 인해 조의찬도 완전히 바뀌었다. 그래서 부소경은 조의찬이 왜 자신의 목숨도 아끼지 않은 채 가성섬에 가서 대신 원수를 갚아주려 하는지 이해가 됐다. 부소경은 또 신세희가 한 말이 빈말이 아니라는 것도 확신할 수 있었다. 그녀는 확실히 두려워하지 않는, 연약하지 않은 여인이었다. 오히려 위험에 맞서 싸우는 사람이었다. 그의 여인은 늘 외유내강인 사람이었다. “사격하는 법 알려줄게.” 그는 드디어 오늘 일찍 집에 돌아온 목적을 말했다. 원래는 신세희와 유리랑 함께 가성섬에 갈 생각이 없었다. 비록 가성섬을 손에 넣을 수 있다는 확신은 있었지만 그게 위험이 없다는 뜻은 아니었다. 그는 자신의 아내와 딸이 위험에 처하는 걸 원치 않았다. 하지만 오늘 고모가 찾아온 후에야 그는 조의찬이 신세희를 위해 가성섬에 갔다는 것을 알았다. 이건 조의찬의 생사가 달린 문제였다. 부소경은 고모의 말투에서 그녀가 신세희를 원망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그곳은 비록 깊은 산속이었으나 환경이 너무 아름다웠다. 신세희는 부소경과 결혼한 지 반년이나 지났지만 부소경한테서 이런 곳이 있다는 건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다. 그뿐만이 아니라 여긴 매우 시끌벅적한 곳이었다. 그녀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깔끔한 운동복 차림을 한 구경민과 그의 친구 고윤희를 봤다. “사모님, 또 보네요.” 고윤희가 먼저 신세희쪽으로 다가와 인사를 건넸다. 신세희는 고윤희에 대한 인상이 매우 좋았다. 둘 다 매우 차분한 여인이었다. 하지만 또 다른 점도 있었다. 신세희는 대부분의 시간 모두 차분했으나 마음속에는 어린 소녀도 살고 있었다. 그녀가 이렇게 침착하고 차가운 것은 어릴 때부터 조성된 환경 때문이었다. 만약 그녀에게도 편안하고 안전한 환경이 주어졌었다면 그녀도 장난꾸러기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고윤희는 달랐다. 그녀는 신세희보다 성숙해 보였다. 본래 가지고 태어난 분위기인 듯 보였다. 그리고 고윤희는 출근도 잘 하지 않았다. 그녀의 주요 신분은 구경민의 여자친구였다. 구경민은 남에게 소개할 때는 고윤희를 소꿉친구라고 소개했다. 고윤희도 굉장히 남을 잘 이해하는 사람이었다. 구경민을 따라다닐 때 대부분은 웃기만 하고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때가 드물었다. 그리고 그녀는 행동도 매우 정중했다. 그래서 신세희는 그녀를 볼 때마다 인상이 매우 좋았었다. “윤희 씨, 사모님이라고 부르지 마세요. 그냥 편하게 세희 씨 라고 불러주세요.” 신세희는 미소를 지었다. 고윤희도 따라서 웃었다. “오늘 입은 옷이 세희 씨한테 매우 어울리네요.” 신세희도 고윤희를 슬쩍 훑어보았다. “고마워요, 그래도 윤희 씨 운동복이 훨씬 예쁘네요. 전 운동복을 잘 입지 않아서 운동복도 이렇게 몸에 딱 맞는 디자인이 있는 줄 몰랐어요.” 신세희는 정말로 운동복도 이렇게 몸에 딱 맞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몰랐다. 고윤희가 입은 운동복은 정말 예뻤다. 허리를 더욱 얇아 보이게 만들었는데 손이 큰 남자라면 한 손으로도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엉덩이도
서준명의 어머니도 마찬가지로 집에만 있고 좀처럼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그래서 신세희는 밖에 잘나가지 않는 고윤희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녀는 평소에 딱히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없어 신세희와 친해지자 말이 많아진 것이다."저를 친구로 생각해 줘서 고마워요, 사실 저도 친구가 많지 않아요. 어릴 때부터 쭉 너무 외로웠어요. 나중에 일을 시작하고 나서야 선희 씨랑 정아 씨랑 친해진 거예요. 사실 정아씨는 윤희 씨랑도 인연이 있어요." 신세희가 웃으며 말했다."그래요?" 고윤희의 눈이 빛났다. 그녀는 신세희의 손을 잡고 말했다. "세희 씨와 친구분이라면 당연히 좋은 사람이겠지요. 저와 인연이 있다니, 무슨 인연인가요? 제가 아는 분인가요? 그게 누구죠?""윤희씨 남자친구인 구경민씨의 조카이자 구서준씨의 여자친구인 민정아씨예요. 나중에 서울에서 구씨 네가 모인다면 거기서 만날 수도 있겠네요. 정아씨는 성격이 좀 급하지만 성실한 사람이에요."신세희는 고윤희의 질문에 대답했다."정말 잘됐네요. 나중에 서울에서 정아씨랑 쇼핑도 하고 미용도 하고 그래야겠어요. 어머, 미용 얘기하니까 생각났는데, 아까 말을 하다 말았네요."고윤희가 말했다."계속 얘기하세요." 신세희는 고개를 끄덕였다."이어서 말하자면..." 고윤희는 아까보다 확실히 더 다정하고 여유로워졌다. "우리 집에 그 사람 있잖아요, 완전 늑대예요. 서른 네댓 살이나 먹은 사람이 왜 그렇게 고집 불통인지, 그 사람은 제가 좋아하는 옷도 맘대로 못 입게 해요. 제가 하이힐을 신고 치마를 입고 엉덩이를 씰룩 거리는 모습을 좋아하죠. 지금 사격장에 온 것만 봐도 산에 오는데 치마를 입게 할 순 없으니, 이렇게 딱 붙는 운동복을 입히더라고요."들어보니 겉으로는 고윤희가 구경민을 욕하는 것 같았지만 신세희는 이 말속에서 고윤희의 구경민에 대한 사랑을 알아챘다."윤희 언니, 구경민씨를 많이 사랑하시나 봐요?" 신세희가 물었다.고윤희는 부드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 사람이 제 운명이에요." 이에 신세희
고윤희는 즉시 고개를 돌려 신세희를 바라보며 대답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괜찮아요."신세희의 눈에 비친 그녀의 웃음은 마치 맑은 샘물 같기도 하고, 깊은 연못 같기도 해서 고윤희가 마치 온화한 언니 같이 느껴졌다.신세희는 참지 못하고 다가가 무슨 일인지 보려고 했다.하지만 고윤희가 입술을 오므리고 웃자 신세희 역시 더 이상 물어볼 수 없었다.자기 남자도 옆에 있는데, 그도 뭐라 말을 안 하니, 신세희는 더욱 뭐라고 말하기가 그랬다.다행히 구경민도 잠깐 얼굴이 어두워졌다가 곧 다시 누그러졌다. 구경민은 팔을 들어 고윤희를 품에 끌어안으며 물었다. "어디 불편해?"고윤희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야, 경민아. 그냥 세희 씨가 편한 스타일을 입은 것을 보고 갑자기 입고 싶어졌을 뿐이었어. 그런데 나와 세희 씨는 성격도 다르고 스타일도 다르잖아. 세희 씨는 편한 스타일을 입으면 잘 어울리지만, 나는 아닐 수도 있는 거고. 그리고 나는 항상 너의 안목을 믿어, 네가 골라준 옷은 나한테 제일 잘 어울려, 난 마음에 들어."구경민의 말투는 한층 더 따뜻해졌다. "그래, 맘에 들면 됐어, 착하네."이에 고윤희는 얼굴을 붉히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착하게 굴게."두 사람은 이렇게 소곤거리다가 옆에 있던 신세희와 부소경과 떨어졌다.이때 사격장 근처에서 차가 몇 대 멈췄고, 이를 본 구경민은 그제야 고윤희를 놔주고 부소경과 눈을 마주쳤다."잠시 의논할 게 있어서, 잠깐 이따가 다시 알려 줄게." 부소경이 신세희에게 말했다.신세희는 고윤희가 안 보는 틈을 타 부소경을 째려보았다. 도대체 사격을 가르치기 위해 온 건지 아니면 기밀 얘기를 하러 온 건지 모르겠다.하지만 지금 다른 사람들이랑 같이 있고, 신세희는 눈치도 있고 상황 파악도 빠르다.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고개만 끄덕였다.그렇게 두 남자가 떠나고, 사격장 안에는 다시 두 여자만 남았다신세희는 고윤희에게 다가와 물었다. "윤희 언니, 어디 몸이 안 좋으세요? 설마… 생리…?"고
고윤희가 언니처럼 신세희를 위로해주자 신세희의 마음이 따뜻해졌다.그녀도 입을 열어 가볍게 말했다. "윤희 언니, 언니도 아직 어려요." "저는, 늙었어요." 고윤희는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저를 너무 어리게 보는거 아니에요?"신세희가 대답했다. "저는 올해 스물일곱인데 저보다 한 살? 많이 쳐도 두 살 정도? 많아 보여요. 사실 저보다 어린것 같은데, 그냥 언니라고 부르는 거예요.""세희 씨 정말 귀여워요. 세희 씨 처음 본 날부터 너무 귀엽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성격도 강직하고, 불요불굴 하니 더 좋아요. 부럽기도 하고 존경스럽기도 하네요. 저는… 세희 씨 보다 일곱 살 많네요. 저는 올해 서른네 살이에요, 경민이보다 반년 빠르죠.""…"그녀는 다시 한번 확인하려 물었다. "윤희 언니, 뭐… 뭐라고요?""저는 경민이랑 벌써 5년을 함께 보냈어요. 스물아홉 살 때부터 만났죠." 고윤희가 웃으며 말했다."…"왠지 모르게 갑자기 분위기가 슬퍼졌다.그녀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이렇게 온화하고 지적이고 상냥한 여자랑 5년을 함께 했는데, 남자가 아이를 못 갖게 했다고?고윤희는 신세희가 안타까워하는 것을 눈치 챈 듯 말했다."괜찮아요 세희 씨, 저희는 애도 아니고 어른인걸요. 저는 경민이을 사랑하고 경민이도 저를 사랑해요. 저희는 이렇게 하는 것이 잘 맞아요. 세희 씨는 정말 좋은 남자를 만났어요. 부소경은 겉으로는 차갑고 냉정하고, 살벌하고 단호하게 행동하지만, 그는 세희 씨에게 모든 사랑을 주었고, 세희 씨가 그를 위해 아이를 낳아 주기를 원하잖아요. 그런 행복한 삶을 소중히 여기세요."신세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고마워요, 언니."잠시 말을 잇지 못하더니 잠시 후 신세희는 고윤희를 불렀다. "윤희 언니…."고윤희는 미소를 머금고 대답했다. "네?""언니 앞으로 무슨 일이 있거나 제가 도울 일이 있으면 뭐든지 편하게 알려주세요. 저는…"신세희는 입술을 깨물더니 진지하게 말을 이었다."저는 사실 이 세상의 어떤 고통도 이겨낼
신세희는 울면서 부소경을 바라보며 말했다."소경씨, 가성섬에 가면 사실 위험한 거 아니에요? 지금 벌써 저와 유리의 후사를 걱정하고 있잖아요, 전 소경씨가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제가 소경씨가 가성섬에 못 가게 막을 권리는 없다는 거 알아요. 거기에는 우리 엄마의 모든 추억이 있기 때문에, 전 소경씨가 복수하러 가는 것을 막지 않을 거예요.하지만 소경씨, 저랑 유리도 같이 갈 순 있잖아요.죽든 살든 같이 해요.죽어도 저희 셋이 같이 죽으면 안 돼요?저는 지금까지 호화롭게 살아 본 적이 없어요, 그런 부와 권세는 다 필요 없어요. 그런 것들이 없어도 잘 살 수 있어요. 지난 6년 동안 저는 망명 생활을 하면서 그토록 고달프게 살았어요. 유리랑 우리 오빠를 데리고 구걸하다시피 살았지만, 그래도 살아 남았어요.저는 생존력이 강한 사람이에요. 그런 부와 권세는 원하지 않아요.만약 저와 유리의 인생에 소경씨가 없어진다면, 그런 권세는 우리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어요.소경씨!"신세희가 간청하는 표정으로 부소경을 바라보았고, 옆에 있던 부하들은 잇달아 목이 메었다.F그룹의 주요 임원들이 대표님의 부인을 단체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예전에는 그저 루머가 돌 뿐이었다.부 대표님이 이 여시 같은 여자를 위해 자신의 수많은 원칙을 스스로 어겼다는 루머.남성의 모든 상류층 남자가 모두 그 여자 주변을 맴돈다는 루머. 심지어 그 부 대표님도 예외는 아니라는 루머.그런 여우 들은 천생 날 때부터 남자를 잘 꼬신다는 루머.이런 루머 들을, 이 임원들은 사적으로 정말 많이 들었다.하지만 아무도 부 대표님 앞에서 사모님의 사생활에 대해 찍 소리도 할 수 없었다.이 임원들은 부 대표님이 30년을 살면서 매우 금욕적이고, 스스로 매우 신중하여, 여자를 건드리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아무리 섹시하게 생긴 여자라도 이 부대표는 그저 돌멩이로 여겼다.하지만 유일하게 부인을 만날 때 부 대표님은 정상으로 돌아가 남자가 줘야 하는 따듯함과 총애를 모두 부인에게
나… 나는 평소에는 절대 울지 않아, 알겠어?나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살면서 한번도 이렇게 울어본 적이 없어, 알겠냐고!미워!속으로 이렇게 생각했지만, 신세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입술을 오므리고 아직 눈물이 글썽이는 눈을 들고 모두를 바라보았다. "죄송해요, 흉한 모습을 보였네요."그러고는 그녀는 임원들을 향해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그녀는 신분에 어울리지 않게 비록 울고 있으면서도 침착함을 유지했다.이런 행동에 임원들은 신세희에 대한 호감이 한층 더 높아졌다.그들은 하나 둘 진심을 담아 미소를 지었다. 이 미소는 신세희의 마음을 한결 가볍게 해주었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부소경을 바라보았다."소경씨, 솔직하게 말해주세요… 정말 이번에 가성섬에서 위험할 일 없는 거죠?부소경은 냉소하며 대답했다."자꾸 무슨 걱정을 하는 거야. 지금 남편을 저주하는 거야? 그 고작 가성섬이 뭐라고, 나는 태어나서 단 한 번 죽음을 감수한 적이 있어. 하지만 이미 15년이 흘렀고, 그 때는 이제 막 20살이 됐을 때였어. 지금은 내 아이가 생겼고, 아내도 있는데, 그런 위험한 일에는 절대 손도 안 대지. 내가 오늘 여기서 이렇게 사람들을 소개시켜주는 이유는 그냥 네가 너무 긴장할까 봐 그런 거야. 처음부터 그냥 회사로 데리고 가서 이들을 만나게 하면 놀라서 내 품에 안기려고 할 거 아니야?"이 말을 들은 신세희는 갑자기 얼굴이 붉어졌다.그녀는 멋쩍은 듯 코를 문지르며 말했다. "왜 굳이 이 사람들을 만나야 되는데요?""도망치고 싶어?" 부소경이 물었다."뭐라고요?""너는 F그룹의 대표의 부인이야. 나중에 그룹의 큰 활동이나 명절맞이 대행사에는 대표의 부인도 참석해야 할 거야. 그리고 회사가 큰 다국적 기업과 장기간 협력할 때도 이렇게 부부가 같이 만나야 신뢰도가 더 높아지지 않겠어? 너는 대표의 부인이 그냥 쇼핑하고, 손톱 관리하고, 그렇게 간단한줄 안거야?""아… 그건 그렇네요, 그 부분은 제가 반드시 책임을 질게요." 신세희는 마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