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희는 울면서 부소경을 바라보며 말했다."소경씨, 가성섬에 가면 사실 위험한 거 아니에요? 지금 벌써 저와 유리의 후사를 걱정하고 있잖아요, 전 소경씨가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제가 소경씨가 가성섬에 못 가게 막을 권리는 없다는 거 알아요. 거기에는 우리 엄마의 모든 추억이 있기 때문에, 전 소경씨가 복수하러 가는 것을 막지 않을 거예요.하지만 소경씨, 저랑 유리도 같이 갈 순 있잖아요.죽든 살든 같이 해요.죽어도 저희 셋이 같이 죽으면 안 돼요?저는 지금까지 호화롭게 살아 본 적이 없어요, 그런 부와 권세는 다 필요 없어요. 그런 것들이 없어도 잘 살 수 있어요. 지난 6년 동안 저는 망명 생활을 하면서 그토록 고달프게 살았어요. 유리랑 우리 오빠를 데리고 구걸하다시피 살았지만, 그래도 살아 남았어요.저는 생존력이 강한 사람이에요. 그런 부와 권세는 원하지 않아요.만약 저와 유리의 인생에 소경씨가 없어진다면, 그런 권세는 우리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어요.소경씨!"신세희가 간청하는 표정으로 부소경을 바라보았고, 옆에 있던 부하들은 잇달아 목이 메었다.F그룹의 주요 임원들이 대표님의 부인을 단체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예전에는 그저 루머가 돌 뿐이었다.부 대표님이 이 여시 같은 여자를 위해 자신의 수많은 원칙을 스스로 어겼다는 루머.남성의 모든 상류층 남자가 모두 그 여자 주변을 맴돈다는 루머. 심지어 그 부 대표님도 예외는 아니라는 루머.그런 여우 들은 천생 날 때부터 남자를 잘 꼬신다는 루머.이런 루머 들을, 이 임원들은 사적으로 정말 많이 들었다.하지만 아무도 부 대표님 앞에서 사모님의 사생활에 대해 찍 소리도 할 수 없었다.이 임원들은 부 대표님이 30년을 살면서 매우 금욕적이고, 스스로 매우 신중하여, 여자를 건드리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아무리 섹시하게 생긴 여자라도 이 부대표는 그저 돌멩이로 여겼다.하지만 유일하게 부인을 만날 때 부 대표님은 정상으로 돌아가 남자가 줘야 하는 따듯함과 총애를 모두 부인에게
나… 나는 평소에는 절대 울지 않아, 알겠어?나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살면서 한번도 이렇게 울어본 적이 없어, 알겠냐고!미워!속으로 이렇게 생각했지만, 신세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입술을 오므리고 아직 눈물이 글썽이는 눈을 들고 모두를 바라보았다. "죄송해요, 흉한 모습을 보였네요."그러고는 그녀는 임원들을 향해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그녀는 신분에 어울리지 않게 비록 울고 있으면서도 침착함을 유지했다.이런 행동에 임원들은 신세희에 대한 호감이 한층 더 높아졌다.그들은 하나 둘 진심을 담아 미소를 지었다. 이 미소는 신세희의 마음을 한결 가볍게 해주었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부소경을 바라보았다."소경씨, 솔직하게 말해주세요… 정말 이번에 가성섬에서 위험할 일 없는 거죠?부소경은 냉소하며 대답했다."자꾸 무슨 걱정을 하는 거야. 지금 남편을 저주하는 거야? 그 고작 가성섬이 뭐라고, 나는 태어나서 단 한 번 죽음을 감수한 적이 있어. 하지만 이미 15년이 흘렀고, 그 때는 이제 막 20살이 됐을 때였어. 지금은 내 아이가 생겼고, 아내도 있는데, 그런 위험한 일에는 절대 손도 안 대지. 내가 오늘 여기서 이렇게 사람들을 소개시켜주는 이유는 그냥 네가 너무 긴장할까 봐 그런 거야. 처음부터 그냥 회사로 데리고 가서 이들을 만나게 하면 놀라서 내 품에 안기려고 할 거 아니야?"이 말을 들은 신세희는 갑자기 얼굴이 붉어졌다.그녀는 멋쩍은 듯 코를 문지르며 말했다. "왜 굳이 이 사람들을 만나야 되는데요?""도망치고 싶어?" 부소경이 물었다."뭐라고요?""너는 F그룹의 대표의 부인이야. 나중에 그룹의 큰 활동이나 명절맞이 대행사에는 대표의 부인도 참석해야 할 거야. 그리고 회사가 큰 다국적 기업과 장기간 협력할 때도 이렇게 부부가 같이 만나야 신뢰도가 더 높아지지 않겠어? 너는 대표의 부인이 그냥 쇼핑하고, 손톱 관리하고, 그렇게 간단한줄 안거야?""아… 그건 그렇네요, 그 부분은 제가 반드시 책임을 질게요." 신세희는 마침
"헤이!" 신세희는 계속해서 큰 소리로 엄선우를 불렀다.신세희는 엄선우와 많이 봐서 둘은 그렇게 어색하지는 않다. "엄 비서님, 말 좀 해봐요, 설마 부 대표님 옆에서 전문적으로 경호하는 사격 일류인 비서님이 저보다 잘 못 쏘시는 건 아니죠? 제가 설마 다 9점 10점을 쐈나요?""…" 엄선우는 말이 없었다."엄 비서님, 부끄러워하지 마세요, 제가 너무 잘한것 뿐이에요. 저는 이 스포츠 종목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걸요, 부끄러워할 필요 없어요…""…" 엄선우는 여전히 말이 없었다.그는 이 부인을 안 지 꽤 오래됐다.6년!6년 전, 엄선우는 부인에 대한 인상이 참 좋았다. 그는 줄곧 부인이 침착하고 매우 실질적이라고 생각했다. "부인..." 엄선우가 외쳤다. "혹시 빗나간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 아시나요?""푸핫…" 멀리, 저쪽 과녁에서 구경민이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옆에 있던 고윤희는 즉시 구경민을 가볍게 쳤다. "경민아, 세희씨는 겨우 스무 살 남짓 된 아직 어린 소녀야 그렇게 비웃지 마. 쑥스러워할 거야." 구경민은 손을 들어 고윤희의 가는 허리를 껴안았다. "왜, 세희씨가 좋아?"고윤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 봤을 때부터 맘에 들었어. 내가 가족이 없어서 그런지, 계속 가족처럼 느껴지더라고, 경민이, 설마 질투하는 거야?"고윤희는 허리를 감싸안은 남자의 손이 더 꽉 조여오는 것을 느꼈다.다른 외부인이 보는 구경민의 이미지는 항상 온화하고 따뜻하다.하지만 5~6년 동안 구경민과 함께한 고윤희는 구경민이 얼마나 난폭한지 알고 있다.어쩔 땐 부소경과 구경민이 왜 그렇게 굳건하고 좋은 형제인지 그녀 혼자만이 이해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바로 두 사람의 성격이 매우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 둘 다 공통적으로 야성, 악랄함, 냉담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다만 부소경은 겉으로 차분해 보이는 것이고 구경민은 온화해 보이는 것뿐이다.구경민은 싸늘한 눈빛으로 고윤희를 바라보며 말했다. "당연히 질투하지! 꼬맹아, 넌 내 거야!"고윤희
구경민은 이렇게 여자가 애써 참는 모습을 즐긴다.그는 그녀의 뒤에서 정말 음흉하게 웃었다.다행히도 고윤희는 굉장히 완곡하고 지적인 여자여서 그녀는 계속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신세희를 바라보았다.저 끝에서 신세희는 큰 소리로 웃으면서 부소경의 품에 숨어서 발을 동동 구르며 칭얼거렸다.“어떻게 이럴 수가,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요. 나 정말 창피해서 죽고 싶어요. 내... 내가 한 발도 못 맞추다니…”지금까지 정말 누구 앞에서도 이렇게 큰 소리친 적이 없었다.신세희는 원래 침착하고 신중한 성격이라 자신에 관해서 많이 얘기한 적이 없다.그녀는 오늘 사실 정말 기뻤다.부소경이 그녀를 정말 아꼈기 때문에, 이렇게 그녀와 유리의 훗날을 위해 회사의 모든 고위층을 여기로 데려와 그녀를 소개한 것이었다.비록 부소경이 걱정되어 울었지만, 사실 기쁨의 눈물이기도 했다.그녀는 너무 기분이 좋아져서 곧 득의양양해졌다.이렇게 큰 소리 치자 마자 바로 대망신을 당할 줄은 몰랐다.정말 창피해 죽을 지경이다.그냥 이렇게 그의 품에 숨어서 평생 임원들을 마주치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그녀의 이렇게 큰소리로 자랑하더니 하나도 맞추지 못한 모습에 그곳에 있던 모든 임원들이 다 즐거워했다. 정말 마음속에서 우러나온 즐거움이었다.회장님이 도대체 왜 지난 반년 동안 이렇게 미소를 머금고, 평온해 보였는지, 그 살기 마저도 점점 사라졌는지 이제야 알게 되었다. 집에 이렇게 귀엽고 한 송이 불꽃 같은 아내가 있었기 때문이었다.임원들은 어느새 서서히 물러갔다.엄선우마저 물러났다.무려 1만 평이나 되는 커다란 사격장에는 양쪽에 남녀 한 쌍만 남아 있었다.“자, 사람들은 모두 떠났어.” 부소경은 낮은 목소리로 아내에게 말했다.“정말이에요?” 신세희는 부소경의 품에서 서서히 고개를 내밀어 보았는데, 정말 사격장에는 네 명밖에 남아있지 않았다.그리고 그 두 사람은 서쪽 끝에 있어 이들로 부터 무려 100여 미터 정도는 떨어져 있었다.“이제는, 배울 마음이 생겼어?” 남자
구경민은 침울한 표정으로 말했다.“아직 네 몸이 회복되지도 않았는데, 내가 너에게 이런 몹쓸 생각을 하다니! 죽어도 마땅해!”고윤희는 갑자기 웃음을 터트렸다.“괜찮아, 경민이야, 벌써 20일은 지났는 걸, 그렇게 심각한 일 아니야. 게다가 요즘 계속 산삼, 녹용주스, 꽃 차에만 매달렸잖아. 내 몸은 진작 많이 좋아졌어.”구경민은 눈을 반만 가늘게 뜨고는 이 여자를 바라보았다. “그런데도 아까 나한테 딱 붙는 운동복 입으면 불편하다고 한 거야?”딱 붙는 운동복 얘기가 나오자 고윤희는 참지 못하고 신세희와 부소경 쪽으로 눈길이 돌아갔다.신세희가 입고 있는 헐렁한 운동복은 정말 예뻐 보인다.아무런 장식도 없지만 신세희가 자연스럽고 투명한 멋을 내게 했다.고윤희는 입술을 오므리고는 말했다. “경민아, 나는… 나는 단지 세희씨의 모습이 부러울 뿐이었어, 사실 세희씨는 내면이 매우 단단한 여자야, 예전에 부소경과 관계가 좋지 않았을 때, 겉보기에는 부소경한테 굴복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생사를 오가고 있었지, 그녀는 단지 말로 뱉지 않았을 뿐이야.그녀의 영혼은 그 어떤 것보다도 대단해.그녀야말로 차분해야 할 때는 차분하게, 소탈해야 할 때는 시원시원할 수 있는 성격을 가졌어그녀가 입고 있는 헐렁한 운동복은 그녀가 있고 있어서 아름다운 거지, 사실 옷 자체가 아름다운 건 아니야.신세희 자신으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아름다움이지.하지만 난 신세희랑 달라.”여기까지 말하고 고윤희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는데, 웃음 속에는 깊은 부러움이 담겨 있었다.그녀는 계속해서 부드럽고 완곡하게 말을 이었다. “나는 신세희보다 나이도 많고 모든 면에서 신세희보다 성숙 하잖아. 내가 그런 헐렁한 옷을 입으면 오히려 억지스럽고 느끼해 보일 수 있어. 난 차라리 이렇게 좀 더 섹시한 옷을 입는 게 잘 어울리지. 30대 여자는 딱 섹시할 나이인데 그렇게 청순하게 스타일링 하면 얼마나 안 어울리겠어, 맞지, 자기야?”그녀가 그렇게 당당히 자신이 잘 빠진 여
차를 멈추고 운전사는 문을 열고는 조용히 떠났다. 이렇게 큰 별장 안에는 사람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구경민은 먼저 차에서 내려서 트렌치코트를 활짝 열어젖힌 다음, 허리를 굽혀 벌거벗은 채 웅크린 여인을 품에 안았다.그리고 코트를 덮고는 바로 실내로 성큼성큼 걸어갔다.품에 안긴 여인은 숨도 제대로 크게 못 쉬었다.그녀는 타조처럼 남자의 양복 속에 머리를 깊이 파묻고는 이렇게 하면 다른 사람에게 보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사실 별장에는 정말 아무도 없다.그들이 별장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두 명의 하녀는 멀리 몸을 피했다.남자는 다시 그녀를 안고 위층으로 올라가면서 낮은 목소리로 그녀를 나무랐다."너 이것 좀 봐! 이렇게 놀랄 거면서, 이렇게 무서워하면서 차 안에선 왜 그렇게 대담한 거야?"여자는 대답도 하지 않고, 심지어 고개도 들지 않고는 작은 주먹만 들어 그의 가슴을 마구 두들겨 댔다. "흥! 미워!"그녀의 투정이 끝나기가 무섭게 남자는 그녀를 커다란 침대로 내동댕이쳤다.실내에 도착하자 더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실내가 후끈후끈 달아올랐다.실외는 더할 나위 없이 고요했다.두 시간 남짓 후 남자는 침대에 반쯤 누워 시가를 피웠고, 여자는 먼저 자신을 깨끗이 하고는, 다시 물대야와 데운 수건을 들고는 침대 옆에 반쯤 무릎을 꿇고 구경민을 깨끗이 닦아줬다."자기야, 내 다리를 배면 좀 편할 거야."구경민은 눈썹을 고르며 말했다. "응, 고마워." 고윤희는 다시 구경민 맞은편에 무릎을 꿇고 앉아 그의 다리를 들고는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게 마사지를 했다. 그녀의 기술은 매우 뛰어나서 하루 동안 쌓인 피로가 싹 풀렸다.구경민은 자신도 모르게 눈을 감았다."경민아?" 고윤희가 구경민을 불렀다."응?" 남자가 느긋하게 대답했다."좀 편해졌어?"그녀가 조용히 물었다.남자는 갑자기 눈을 떴다. 그의 눈빛은 더할 나위 없이 그윽했다."왜 그래, 경민아?" 그가 말을 하지 않자 그녀는 사랑 어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사랑한단 말 듣고
"네가 자초한 일이야!" 남자는 냉소하며 그녀의 입술을 막았다.그날 밤, 고윤희는 허리가 뻐근하고 다리가 휘청거렸다.한밤중이 되자 그녀는 일어나 세면대로 갔고, 남자도 일어나 그녀의 뒤로 와서 그녀를 덥석 껴안고,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착하지, 어떻게 깨끗이 처리할지 생각해 봐, 나는 네가 병원에 가는 것을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아, 그건 네 몸에 좋지 않아."고윤희는 그의 가슴에 기대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알겠어."그런 다음 그녀는 돌아서서 그의 얼굴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경민아, 걱정 마, 난 말 잘 들을 거야."그녀는 두 팔로 그의 목덜미를 잡고는 좁은 세면실에서 폴짝폴짝 뛰었다. 백 여번은 뛴 듯했다.얼마나 뛰었는지 그녀의 온몸이 땀투성이가 되었다.남자는 만족한 듯 여자의 엉덩이를 토닥거렸다. "잘했어, 이제 그만 뛰어도 돼.""응." 여자는 남자를 부드럽게 바라보았다. "경민아, 먼저 자, 나는 씻고 내 방에서 잘게.""그래."고윤희가 씻고 나왔을 때 남자는 이미 잠들어 있었다.연거푸 서너 번을 달려들었더니 그도 확실히 피곤했다.남자가 잠자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칼과 도끼로 깎은 듯한 또렷한 이목구비, 그 몇 세대에게 물려받은 고귀하고 사치스러운 기운, 그리고 수많은 군마를 통솔하는 패기의 기운이 남자의 얼굴에 고스란히 드러난다.고윤희는 보면 볼수록 아름답다고 생각했다.그녀는 그의 목덜미에 입을 맞추었다.그제야 조용히 그의 방문을 닫고 객실로 돌아갔다.구경민과 만나는 5, 6년 동안 그와 함께 한 침대에서 잔 적이 없었다.구경민은 굉장히 깔끔 떠는 성격이다. 결벽증이 있을 정도로 심각하다.그녀가 이 남자와 처음 만났을 때, 이 남자는 절대 자신의 셔츠를 입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지만, 5, 6년이 지난 지금 그가 그의 셔츠를 입게 내버려 두어서, 고윤희는 이미 너무 행복했다.그녀의 구경민.그녀의 사랑하는 사람.그녀는 자신의 목숨을 걸고 그를 평생 사랑할 것이다.자신의 침대에 누운 고윤희는 누렇게 바랜
어찌 되었든 먹는 것과 입는 것이 부족하지는 않았다. 부모님은 매번 네 쌍의 쌍둥이를 우리 보배라고 부르며 애지중지했다.하지만 고윤희는 남 대하듯이 대하면서 칭찬이란 건 해준 적이 없었다.고윤희는 가끔 아빠가 자기를 따뜻하게 안아주며 볼에 뽀뽀도 해주었으면 싶어 아빠의 다리를 안고 기대에 찬 눈빛을 보내기도 했다.하지만 매번 고윤희의 아버지는 짜증을 내며 말했다.“저쪽 가서 놀아!”고윤희는 구석에 혼자 쪼그리고 앉아 형제들을 바라보았다. 다들 짝꿍이 있고 다들 똑같은 옷을 예쁘게 입고서 즐겁게 놀이도 하고 부모님에게 마음껏 애교도 부렸다. 고윤희는 그저 부러웠다.매일 밤, 그녀는 이불속에서 혼자 눈물을 흘렸다.부모님의 사랑을 받기 위해 고윤희는 집에서나 학교에서나 늘 노력했다.학교에서는 모범생이었고 집에서는 부모님을 도와 집안일도 도맡아 했다. 그녀는 어린 나이에도 혼자 사과 한 박스를 나를 수 있었다.부모님이 힘들 때면 걸상을 놓고 쪼그리고 앉아 두 사람에게 마사지도 해주었다.그녀는 단지 사랑을 받고 싶었다.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부모님의 안중에 그녀는 없었다. 늘 그랬듯이 그녀에게 관심을 주지 않았다.매번 고씨 집안에 결혼식과 같은 경사가 있으면 고윤희 부모님은 네 쌍의 쌍둥이만 예쁘게 단장시켜 데리고 갔다.고윤희는 늘 혼자 집에 남겨졌다.그러다 보니 부모님뿐만 아니라 네 쌍의 쌍둥이들까지 고윤희를 괴롭히기 시작했다.고씨 집안은 비록 중산층에 속하지만, 아홉 아이를 키우는 건 실로 막대한 지출이었다. 게다가 잘 되고 있던 과일 장사도 인터넷 구매나 체인점 등에 대체 되다 보니 장사도 되지 않았다.오히려 연속 몇 년 동안 적자였다.집 두 채와 예금 14억 정도가 있다 하지만 아홉 아이를 키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그래서 맏이는 16살이고 막내는 8살이지만 과일과 간식을 살 때도 사람 수에 따라서 샀다.하지만 매번 고윤희의 몫은 언니 오빠들에게 빼앗기거나 동생들에게 나누어주었다.그러다 보니 다섯째인 고윤희의 키와 몸무게는 막
눈 깜빡할 사이에 신유리는 어느덧 18살이 되었다.벌써 대학교에 다닐 나이었다.그녀의 남편 부소경은 곧 쉰 살을 앞둔 사람이라 구레나룻이 하얗게 변해버렸다.그녀와 부소경 두 사람이 함께 파란만장을 겪은 시간도 어느덧 20년이 다 되어갔다.너무 빨랐다."영감."신세희가 그를 불렀다.부소경은 고개를 돌려 신세희를 바라보며 물었다."방금 날 뭐라고 불렀어?"신세희는 웃으며 대답했다."이제 영감 아니에요? 당신은 곧 50대이고 나는 이제 겨우 40대인데, 난 할멈이 아니지만 당신은 그냥 토종 영감이잖아요! 봐봐요, 당신 지금 구레나룻도 하얗게 변해버렸잖아요. 결혼식 날에 염색 좀 하는 게 어떨까 싶어요!""싫어! 난 남들이 나를 와이프밖에 모르는 남자라고 얘기하길 바란단 말이야! 그러니까 앞으로 나를 가꿔줄 생각은 절대 하지 마!"부소경은 자신보다 10살은 어려 보이는 와이프에게 말했다.하늘도 무심하지!신세희는 젊어서부터 지금까지 조금도 늙지 않았다!40대에 들어선 사람이 어찌 늙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하지만 부소경은 자신의 젊은 와이프를 보며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그는 와이프와 결혼식을 올릴 날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그리고 마침내 그날은 경치가 예쁘고 날씨가 맑게 갰으며 딱 좋은 기온에 바람도 없었다.그날 두 신인은 남성 최고급 호텔에서 더블 결혼식을 올렸다.결혼식에 참석한 사람은 모두 남성 및 글로벌 인사들이었다.신세희와 부소경, 엄선희와 서준명은 모두 친척이 적었지만 네 명의 친척 친구들을 모두 불러 모은 덕이 남성 호텔 마당은 사람으로 가득 찼다.두 신인 커플이 사람들의 시야에 나타났다. 비록 젊은이는 아니었지만 새로웠다.엄선희의 부모는 기쁜 마음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들의 엄선희가 또다시 돌아왔다.2년 동안 여러 번 수정을 마친 덕에 엄선희는 원래 모습과 거의 비슷할 정도로 돌아왔다.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이것으로도 충분히 만족했다.이번 결혼식의 모든 주최와 비용은 신세희와 부소경이 부담했다.엄
엄선희는 자신의 아이를 껴안은 채 고개를 들어 친 엄마를 바라보았다.그 순간 마음이 벅차올랐다.감격과 억울함 때문에 그녀는 소리 없이 눈물만 흘렸다.그녀는 엄마에게 달려가 품에 안겼다. 이윽고 엄씨 어르신도 두 모녀를 꼭 끌어안았다. 한 가족이 성공적으로 상봉했다.아니, 이제는 다섯 명이고, 서준명까지 더하면 총 여섯 명이었다.여섯 가족은 함께 부둥켜안고 있었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이들은 참지 못하고 그만 눈물을 마구 흘렸다.간호사도 눈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한참 지나서야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엄선희를 놓아주었다."됐어, 얘야, 이제 집으로 들어가자. 우리 집으로!"나금희는 고개를 들어 엄선희를 바라보았다. 비록 원래 얼굴은 아니었지만 확실히 그녀의 아이가 맞았다. 사오 년 전에 실종됐던 아이를 드디어 다시 만나게 되었다..그동안 엄선희는 희귀병을 앓게 되었지만 우연히 받은 치료 때문에 성공적으로 완치되었고 이로 인해 피와 혈액형이 바뀌게 되었다.엄선희는 죽을 운명이었지만 가짜 엄선희 덕분에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아무튼 그녀의 딸 엄선희는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행운아였다.4,5년 동안 겪은 고난, 그게 무슨 대수겠는가?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중에 파란만장을 겪어본 적 없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그 고난이 아이의 재산으로 될 이고 앞으로 아이는 이를 소중히 여길 줄 알고 아낄 줄 알며 모든 걸 알게 될 것이다.아주 좋았다.엄선희의 복귀에 엄씨 가문은 성대한 파티를 열었다.온 남성 사람들이 서준명의 아내가 돌아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이윽고 전해진 소식은 바로 얼마 지나지 않아 서준명과 엄선희가 성대한 결혼식을 올린다는 것이었다."이 일은 이미 남성 전체에 퍼졌어요. 결혼식은 대체 언제 할 것 같아요?"여유시간에 신세희가 장난식으로 엄선희에게 물었다.엄선희는 옆에 앉아있는 반명선을 보며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명선 씨가 내 얼굴을 다시 원상 복구시켜 주겠대요. 하지만 천천히 되돌리려면 2년은 걸린대요. 난
모든 일을 마치고 난 뒤 서준명은 갑자기 대성통곡하기 시작했다."왜 그래, 아들?"서씨 부인은 이미 세 아들을 잃었고 남은 아들이라곤 서준명 한 명밖에 없었다. 그녀는 아들이 서럽게 우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어머니, 그냥 운명이 장난치는 것 같아서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군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어요!"서준명은 눈물을 줄줄 흘리며 말했다.서씨 부인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왜 그러니, 얘야?"서준명은 울다가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어머니, 이제야 알겠어요. 하늘이 왜 엄선희 씨한테 사오 년 동안 이런 수고를 겪게 만들었는지 알 것 같아요. 하늘은 비록 그녀에게 잔인한 고문을 내렸지만 마지막엔 결국 해피엔딩을 선물했잖아요. 그러지 않았다면 진짜 죽은 사람은 우리 엄선희 씨 아니겠어요? 나의 엄선희를 살렸잖아요."아들의 말에 서씨 부인은 감격 어린 말투로 말했다."그래, 결국 마지막에 행운을 맞이한 사람은 바로 우리 엄선희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하느님도 아껴주시는 엄선희. 준명아, 빨리 선희를 데려와, 그동안 그 애가 얼마나 수고가 많았겠니."서준명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몸을 돌리자마자 그는 두 아이를 발견했다."아빠, 우리 엄마를 데려오려는 거예요?"단이가 서준명에게 물었다.서준명이 고개를 끄덕이기도 전에 미미가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엄마 안 데려오면 내가... 진짜 아빠 때릴 거예요!"미미는 점점 박력 넘치는 모습으로 컸다.게다가 오빠도 그녀의 편을 들어줬기 때문에 서씨 가문 마당에서 고양이랑 다투든 강아지랑 다투든 그녀는 줄곧 이기는 쪽이었기 때문에 미미는 자신이 천하무적이라고 생각했다.서준명은 웃으며 미미를 품에 껴안았다."아빠는 맞는 거 무서워해. 그러니까 미미가 아빠 때리면 아빠는 아파서 울 거야. 그래서 아빠가 미미 말에 따를거야. 오늘 당장 엄마 데려올게, 어때?"두 아이는 엄마를 데려온다는 말에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엄마를 데려오기 전에 먼저 할머니와 할아버
죽기 직전까지도 가짜 엄선희는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그녀는 두 눈을 똑똑히 뜬 상태로 자신이 바닥에 쓰러지는 것을 지켜보았다.그녀는 자신의 계획이 이대로 틀어질 줄 미처 몰랐다. 결혼식만 마치면 진짜 엄선희를 대신해 남성에서 상류사회를 누리는 서씨 가문 사모님으로 될 수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총살당하고 말았다.과연 누구일까?그녀는 이유를 알기도 전에, 울 틈도 없이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그녀의 아쉬움은 결국 그녀의 몸에 영원히 파묻히고 말았다.얼마나 억울했으면 심장이 멈췄음에도 불구하고 두 눈을 감지 못한 걸까?서준명도 깜짝 놀랐다.그는 원래 미란다 무리를 한꺼번에 쓸어버릴 계획이었기에 오늘 경찰들도 이들을 죄다 잡아갈 생각으로 온 것이었다. 하지만 서준명은 이 타이밍에 미란다가 암살당할 줄은 미처 생각지도 못했다.범인은 대체 누구일까?서준명은 당황한 표정으로 창밖을 내다보았다. 경찰들은 오늘 이곳에서 범인들을 완벽히 체포하려던 계획이었기에 츄리닝으로 무장한 경찰도 있었고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든 경찰도 많았다. 모두 미란다를 잡기 위해 출동한 경찰들이었다. 하지만 미란다 대신 미란다에게 총을 쏜 범인을 잡을 줄은 아무도 몰랐다.차 안에 있던 구릿빛 피부 뚱보는 엄선희를 사살하려던 자신의 치밀했던 계획을 뚫고 이토록 많은 경찰들이 나타날 줄은 미처 몰랐다.그는 작전도구를 숨기기도 전에 경찰에게 그만 체포당하고 말았다.정말 말 그대로 난장판이었다.미란다가 엄선희 얼굴로 성형하여 그녀의 신분을 도용한 사건은 우연히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인해 초라하게 마무리되었다.경찰은 구릿빛 피부 뚱보를 잡고 취조하고 나서야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는 해외에 있는 서준명의 세 형님이 엄선희를 죽이라고 보낸 사격수였다.이 남자는 남성에서 오랜 시간 동안 서씨 가문을 노리고 있었다.하지만 내내 엄선희를 발견하지 못했다.그러다가 어렵게 엄선희가 나타나 기회를 잡고 죽이게 되었으나 손쉽게 경찰에게 체포당하고 말았다.이게 대체 무슨 경우란 말인가!서준
두 여직원은 봉쇄형 유리차를 끌고 나왔다. 유리차 안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들어있었다. 다이아몬드는 유리를 뚫고 오색찬란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가짜 엄선희는 홀린 듯이 반지를 바라보았다.주얼리샵 맞은편에 주차하여 망원경으로 지켜보던 구릿빛 피부 뚱보도 덩달아 홀린 듯이 바라보았다.구릿빛 피부 뚱보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세상에! 저 여자를 얼마나 사랑하길래 저토록 비싼 반지를 선물하는 거야! 저 여자는 죽어 마땅해! 죽어 마땅하다고!"한편 주얼리 샵안, 서준명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바라보았다."내가 선물한 반지는 어때, 마음에 들어?"가짜 엄선희는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좋아, 여보 너무 좋아! 너무 마음에 들어!""이 반지는 원래 4년 전에 선물하려던 건데, 아쉽게 됐네, 그때는...""괜찮아, 여보. 지금도 마찬가지잖아? 비록 4년정도 늦게 선물 받았지만 결국 내 손에 끼워줬잖아. 이게 정말 최고 아니겠어?"가짜 엄선희는 기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말했다."빨리 껴봐, 보여줘!"서준명이 제촉하며 말했다."하하. 알겠어!"말을 마친 서준명은 반지를 꺼내 정중하게 가짜 엄선희의 손가락에 끼워주었다.그순간 가짜 엄선희의 마음은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두근거렸다.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나른한 기분이었다.서준명!남성 두 번째 재벌이자 남성 귀공자인 서준명이 드디어 그녀에게 값비싼 반지를 선물한다고?와! 그녀는 너무 행복했다!…그 순간 가짜 엄선희는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그녀는 행복에 젖어 서준명이 그녀를 부르는 소리도 듣지 못했다.듣지 못한 게 아니었다.그녀 자신을 엄선희라 생각하고 다닌 탓에 서준명이 그녀의 본명을 외칠 때에도 눈치채지 못했다.서준명이 또다시 물었다."미란다 씨, 행복해?""응? 당신..은..?"가짜 엄선희는 그제서야 서준명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자 순간 그녀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녀는 겁에 질린 나머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홀 안 세 테이블에 빽빽이 앉아있던 사람들은 이 상황을 보고 깜짝 놀랐다.그들은 아직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모르는 눈치였다.왜 엄선희가 가자마자 경찰들이 몰려든 걸까?사람을 체포하러 온 게 아닐까?"아니에요, 형사님, 저희는... 남성 서씨 가문 도련님 서준명 씨의 친구들입니다. 서준명 씨 아내를 구해준 보답으로 집 두 채를 선물한다고 했는데, 혹시 잘못 찾아오신 건 아닌가요?"바로 그때 진미리가 용감하게 나서서 경찰들에게 물었다.아무도 진미리의 질문에 대답해 주지 않았다.몇몇 경찰들이 나서서 그들의 휴대폰을 몽땅 수거했다.한 명도 빠짐없이.진미리는 참지 못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저희는 서준명 씨의 친구예요.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잖아요.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서준명 씨가 알면..."한 경찰이 차갑게 피식 웃으며 말했다."저희가 잡으러 온 것은 바로 서준명 씨 친구들인 당신들입니다!""네? 왜요?"진미리는 의아했다.사실 그녀는 법을 잘 알지 못했기에 자신의 여동생을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밖에는 없었다!자신의 동생은 서준명의 아내와 똑같은 얼굴로 성형했고 서준명도 동생을 아내로 받아들였는데 이를 사기라 할 수는 없지 않은가?돈도 한 푼 뺏지 않았는데?게다가 살인 방화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신분만 도용했을 뿐인데, 아니, 서준명이 가짜 엄선희를 아내로 인정했으니 신분 도용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신분 도용도 아니었다.때문에 지금 진미리와 그녀의 공범들은 자신이 죄를 지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했다.경찰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진미리를 바라보았다."자신이 무슨 죄를 저질렀는지 어찌 당신도 모르나요?"진미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우리는 서준명 씨의 친구들이에요. 게다가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고요. 서준명 씨도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아나요?""알죠, 서준명 씨가 신고했으니까!"진미리와 그녀의 동료들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그들은 하나같이 동상처럼 굳
"2천억이라니! 서씨 가문 형제들과 완전히 등 돌리려는 셈 아닌가! 서준명이 엄선희를 저토록 사랑하다니! 저 여자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당장이라도 죽여버리고 싶어! 반드시 죽일 거란 말이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공손한 태도로 서준명의 큰형에게 물었다."사장님, 명령만 내리세요! 저 여자를 어떻게 죽일까요! 지금 당장 없애버릴까요!""안돼!"서준명의 큰형이 다급히 말렸다."지금은 죽일 타이밍이 아니야. 보는 눈이 많아서 자리를 피하기 어려울 거야. 나한테 충성하는 사람은 너밖에 없는데 너까지 잃을 수는 없어. 밖에서 처리하고 발 빼기 쉬운 곳으로 골라. 지금은 아니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곧바로 말했다."알겠습니다, 사장님. 사장님 말씀에 따를게요. 그럼 시끌벅적한 장소를 골라 저 여자를 죽여버릴게요! 그럼 이만 끊겠습니다!"통화를 마친 뒤 구릿빛 피부 뚱보는 은밀히 홀 안의 상황을 관찰했다.한편 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함께 사람들에게 술을 권하고 있었다.한 명 한 명 빠뜨리지 않고 모두에게 물었다.모두 전에 가짜 엄선희에게 도움을 줬던 사람들이었다.서준명은 전에 이 사람들에 대해 전부 조사를 마쳤었다. 사기조작단과 마찬가지였다!총 서른 명 정도였는데, 그중 절반이 넘는 사람들은 가짜 엄선희의 가족들이었다.오빠와 언니, 형수와 형부, 그리고 고모 일곱 명과 이모 여덟 명.남은 건 그녀와 오랫동안 함께 근무해 온 부하들이었다.서준명은 마음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정말 비겁하기도 하지!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자신의 모든 가족들과 친구들까지 동원하다니. 하지만 그들이 억울한 게 뭐가 있을까? 그들은 모두 가짜 엄선희가 계획한 사기단에 가담한 공범들이다.그들이 엄선희에게 입힌 피해는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었다.그들은 그의 두 아이까지 해치려고 했다!서준명이 어찌 그들을 또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술을 한 바퀴 권하자마자 서준명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그는 곧바로 휴대폰을 떠내 연락을 받았다."여보세요, 누구시죠
서준명의 말에 진미리는 쑥스러운 말투로 말했다."휴, 어떻게 매번마다 서준명 씨한테 신세를 지겠어요, 아무... 아무것도 아니에요.""어머, 언니, 어려운 일 생기면 언제든지 얘기 하세요. 제 남편은 남성에서 두 번째로 능력 있는 남편이에요. 못 하는 게 없다니까요."가짜 엄선희는 고개를 들어 애교 섞인 말투로 서준명에게 말했다."내 말이 맞지, 여보?"서준명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보며 말했다."자기 생각은 어때? 당신이 선택한 남편인데 틀릴 리가 있을까?""당연히 없지!"가짜 엄선희는 행복한 표정으로 서준명의 어깨에 고개를 기댔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를 품에 안자 순간 역겨운 기분이 들었다.이 가짜 엄선희는 확실히 진짜 엄선희와 아주 닮았다. 만약 이 엄선희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한 상태로 있었다면 서준명은 당연히 그녀를 그가 오매불망 기다리던 진짜 엄선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하지만 진짜 엄선희라면 그에게 이런 요구를 건네진 않았을 것이다.엄선희는 태어날 때부터 공주님처럼 자라 고생한 적이 없지만 탐욕스러운 사람은 아니었다.엄선희는 돈에 아무런 개념도 없는 여자였다.게다가 사치품도 사지 않는 사람이었다.심지어 그녀는 아주 훌륭한 가정교육을 받고 자랐기에 단 한 번도 자신의 능력범위를 벗어나는 가격의 사치품에 손대지 않았다.서씨 가문에 시집와서도 그에게 이것저것 요구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자신의 남편을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하는 짓도 절대 하지 않았다. 남편의 자금을 외부에 흘러 나가게 하는 것도 모자라 난감한 일까지 시키다니!엄선희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하지만 이 가짜 엄선희는 탐욕스럽기 그지 없었다!그럴수록 너무 괘씸했다!하지만 이럴수록 서준명은 더더욱 표정을 가다듬고 가짜 엄선희를 보듬어 주었다."여보, 이 사람들을 사심 없이 도와주는 걸로 봐서 전에 당신한테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이 맞지? 그럼 나도 고마움을 전해야지. 이분들이 없었다면 평생 내 아내를 보지 못하고 살 뻔했으니까
가짜 엄선희는 자연스럽게 동의했다.3일 후, 그들은 남성에서 가장 크고 호화로운 호텔에서 엄선희의 은인들을 초대해 연회를 베풀었다. 그들 중 일부는 외지에서 온 사람도 있었고, 남성 현지인도 있었다. 서준명이 사람들을 대충 살펴보자, 익숙한 중년 여성이 있음을 발견했다.그 중년 여성은 미루나와 같은 집에 살며 미루니에게 DNA 검사를 제안한 여자였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손을 잡고 그 중년 여성에게 다가갔다. "저를 아직 기억하십니까?”가짜 엄선희는 즉시 그 중년 여성을 소개했다."여보, 여긴 나한테 많은 도움을 준 언니 중 한 명이야. 이름은 진미리. 이 언니는 내가 유산했을 때를 포함해 항상 날 보살펴 줬어. 내 생각에는 이 언니에게 집 두 채는 드려야 할 것 같아!” 그러자 진미리라는 중년 여성이 즉시 손을 흔들었다. "아니요, 정말 괜찮습니다. 선희 씨를 돌봐주었던 것도 제 공덕의 하나라고 할 수 있죠. 절대 돈을 바라고 한 일이 아니에요.” 진미리는 말을 하며 서준명을 바라보았다. “서준명 씨, 사실 저는 오랫동안 미루나에게 관심을 가졌어요. 나는 그 여자가 가짜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때 엄선희 씨는 일이 있어 남성에 오지 않았기에 준명 씨와 미루나가 마주치는 걸 정말 걱정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DNA 검사를 하라고 권한 거고요. 요즘은 DNA가 가장 정확하잖아요? 그러니 DNA 검사를 하고 나니 미루나가 가짜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잖습니까. 요즘에도 이런 사람이 있다니, 겉모습도 전혀 다르고, 닮은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는데 억지로 남의 아내인 척하는 건 무슨 심보란 말입니까? 정말 말이 안 됩니다, 준명 씨와 선희 씨의 부모님 모두 현명하셔서 다행이지요. 그렇지 않았다면 그 미루나에게 정말로 당할 뻔했습니다. 그럼 선희 씨도 힘들어서 울다 지쳐 쓰려졌겠지요…” 진미리의 말을 들은 서준명은 침착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게 말입니다. 그럼 집을 두 채 드리면 될까요?” 서준명은 이미 사람을 보내 확인을 마친 상태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