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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0화

민정아는 두 눈이 퉁퉁 부어서 말했다.

“세희 씨, 가족한테 버림받고 배신당하는 기분을 알아?”

민정아는 머리를 저으며 계속 말했다.

“세희 씨는 모를 거야. 세희 씨 아빠는 비록 돌아가셨지만 살아계실 때 세희 씨를 사랑했잖아. 엄마도 비록 행방불명이지만 세희 씨를 사랑했어. 세희 씨는 부모한테 뒤통수 맞는 기분을 몰라. 세희 씨, 나 살아갈 용기가 없어.”

신세희는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정아 씨, 정아 씨는 정아 씨야. 마음 단단히 먹어야 해. 정아 씨가 하는 말... 나도 느껴봐서 알아.”

“세희 씨가?”

“그래. 아빠한테 버림당하고 모욕당하고 뒤통수 맞고. 이런 느낌 나도 알아.”

신세희가 쓸쓸하게 말했다.

말을 끝낸 신세희는 다시 민정아를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나한테 얘기해. 정아 씨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민정아는 친부모가 자기한테 한 짓을 생각하니 소름이 끼쳤다.

“나한테...”

민정아는 눈물이 앞을 가려 더 서럽게 울먹였다.

“나... 세희 씨 알아? 세희 씨가 준 휴대폰 나 그냥 쓰고 있었지만 나한테 비상 전화기가 있었어. 작고 오래된 휴대폰이야. 중고 가게에서 사 왔어. 거기에 내가 자주 쓰는 번호를 꽂아뒀어. 항상 무음 모드라 다들 몰랐어. 아님 나 오늘 정말 죽었을지도 몰라. 세희 씨, 우리 엄마 아빠... 왜 나한테 이러는 거야?”

민정아는 신세희를 바라보며 아이처럼 울었다.

입을 뻥긋거리며 우는 그녀의 모습에서 며칠간의 고통이 고스란히 보였다.

지난주 월요일, 신세희가 회사 동료들에게 초콜릿을 사주었던 그날, 민정아는 하마터면 민정연에게 황산 테러를 당할 뻔했는데 다행히 구서준이 팔로 막아주었다.

하지만 구서준은 팔을 다쳐 당장에 병원으로 실려 갔으며 민정아는 구서준에게 미안하기도 고맙기도 했다.

민정아는 워낙에 구서준에게 호감이 있었지만 두 사람의 신분이 서로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했다. 민정아는 신세희가 부씨 저택에서 공격당하는 것을 보고 아무런 뒷심도 없는 사람이 재벌 집에 시집가면 고달픈 삶을 살겠다 싶었다.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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