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짧게 한 글자로 대답한 뒤 더 말을 이어가지 않았고, 표정은 여전히 평온했다. 이 순간, 비록 따라 들어오진 않았지만, 파티장 문 앞에 모여 있는 기자들은 긴 카메라를 들고 이 장면을 포착하고 있었다. 그들은 현장 포착을 하면서 입으로 중얼거렸다. “와, 이 여자 진짜 역대급이다. 자기가 역대급이라고 자기 입으로 그랬잖아. 이미 한물간 그 프랑스 성인 배우 마타도 찍소리 못 하겠는데.” “난 왜 이 여자가 수를 써서 꼭 어떤 쪽으로든 발전해 나가려는 거 같지? 만약 진짜 그런 거라면 나중에 이 여자 진짜 돈 잘 벌 거 같은데.” “야야야, 헛소리 그만해. 이 여자가 여기서 어떻게 이 많은 본처들을 처리하는지가 사람들의 관심거리야.” “아니! 저기 자세히 봐봐, 저 여자 지난번에 막 은퇴한 신인 영화배우 에일리 아니야? 에일리가 은퇴할 때 강제로 그렇게 됐다고 하던데, 설마 이 여자랑 연관된 거 아니야?” “세상에, 이 여자 진짜 안되겠네!” “멀쩡히 연기만 하던 배우가 자기한테 잘못할 게 뭐가 있다고 그래?” “쉿, 조용히 해......” 파티장 밖은 기자들로 둘러 쌓였다. 구자현이 그들을 들어오지 못 하게 해서, 그들은 파티장 안으로 들어올 수 없었지만, 그들이 후속적 보도를 하는데 지장을 주진 않았다. 이 순간, 그들은 숨을 참고 신세희와 에일리의 상황을 보고 있었다. 신세희는 끝까지 표정에 변화가 없었다. 기자들은 신세희의 표정을 보고 그녀가 어떠한 비판을 받아도 겁을 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녀를 존경스럽게 여기는 사람이 한 마디 했다. “난 이제 궁금해. 그리고 보고싶어. 대체 누가 이 된장녀 앞에 있어야, 된장녀에게 겁을 줄 수 있을까? 난 이 세상에 된장녀를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봐.” “있긴 있어, 이 된장녀가 두려워할 사람.” “누군데? 말해봐!” “남성제왕, 부소경! 만약 부소경이 오면 이 여자가 겁을 먹지 않을까? 분명 너무 무서워서 바지에 지릴 거
네가 이렇게 많은 기자들을 불러왔다고 해서, 기자들이 널 도와줄 거 같아?” 민정연의 말을 듣자 에일리는 더 기세가 등등해졌다. 에일리는 서서히 웃으며 말했다. “신세희씨, 본인이 대단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저도 한 성깔 하는 사람이에요. 저번에 제가 강제로 90잔을 마셨으니 신세희씨는 180잔을 드셔야겠네요. 그리고 무조건 고량주로요! 오늘 무조건 다 마셔야 하고, 못 마셔도 다 마셔야 해요!” 신세희는 평온하게 물었다. “제가 술만 다 마시면 되는 건가요?” “당연하죠!” 에일리는 눈을 굴리며 차갑게 웃었다. 180잔의 고량주. 마시면 안 죽는 게 이상했다. “좋아요!” 신세희는 또 간략하게 대답했다. “마실게요.” 180잔의 술을 마셔서 이 파티가 끝날 수 있다면, 그녀들이 신세희를 용서할 수 있다면, 신세희는 그 정도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녀도 180잔을 마시면 아마 죽을 수도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만일 죽지 않는다면? 장기가 다 꼬이고, 위를 도려내더라도, 그녀가 살아 있을 수만 있다면, 자신의 딸이 성장하는 걸 볼 수 있다면, 신세희는 마실 수 있었다. 신세희가 흔쾌히 대답하자, 옆에서 모든 걸 조종하던 구자현은 기쁜 표정을 숨길 수 없었다. 하! 너무 재밌고만! 신세희가 술을 마셔서 죽더라도 이건 에일리가 신세희를 그렇게 만든 거였다. 흥흥! “술 가져와!” 구자현은 손을 들어 직원에게 알렸다. 직원이 나가려던 찰나에 문 앞에 갑자기 사람 두 명이 더 들어왔다. “잠깐만요!” 직원은 굳었다. 파티장 안에 있던 사람들도 굳었다. 그들은 모두 입구를 향해 바라왔다. 문 앞에 벌떼처럼 모여 있던 기자들은 길을 만들었고, 그들도 누가 왔는지 궁금해하며 또 어떤 재밌는 일이 일어날지 보려고 했다. 그들은 무척 기대했다. 들어온 사람은 세라였고, 세라 뒤에는 키 크고 잘 생긴 외국 남자가 있었다. 외국 남자는 웃는 얼굴이었고, 세라는 외국 남자의
다니엘을 봤을 때, 신세희도 의외라고 생각했다. 그녀가 다니엘을 알게 된 건 3년 전 일이었다. 그때 신세희는 곡현에 있던 공사판에서 엔지니어로 있었고, 어느 날 그녀가 현장에서 지휘를 하고 있을 때, 카메라를 손에 들고 있던 젊은 남자가 사진을 찍으며 외치고 있었다. “very good!very good!” 신세희가 다가가서 보니 그는 외국 사람이었다. 다니엘은 뒤쪽으로 물러나며 건축 배경을 촬영하느라 포크레인이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걸 주의하지 못 했고, 포크레인 운전석이 높이 있어서 기사님은 가까운 거리에 사람이 있는 줄 몰랐다. 하마터면 다니엘이 포크레인에 깔릴 뻔할 때 신세희가 재빨리 다니엘을 밀어냈다. 두 사람은 안은 채 굴러 떨어졌다. 그때, 신세희의 팔에 살점이 크게 떨어졌고, 몇 개월이 지난 뒤 괜찮아 졌다. 그래서 다니엘은 신세희를 자신의 은인으로 여겼다. 나중에, 두 사람은 서서히 친해졌고, 다니엘은 신세희가 건축 디자이너라는 걸 발견했다. 게다가 신세희의 디자인 철학이 그와 매우 비슷해서, 당시에 다니엘은 신세희에게 물었다. “세희씨는 유럽에 있는 건축학원에서 공부했어요?” 신세희는 묵묵히 웃었다. “아니요, 저 대학도 안 나왔어요.” 다니엘은 더 놀랐다. “근데 디자인 수준이…” 자신의 디자인 수준을 언급하자 신세희는 하숙민 아줌마가 떠올라 마음이 안 좋아져서 말투가 슬프고 처량했다. “제 사부님은 이미 세상을 떠나셨어요. 그 분이 그때 해외에서 20년을 가까이 일하셔서 아마 해외에서 대학을 다니셨던 거 같아요. 근데 저는 정말 대학을 안 나왔어요. 제 능력은 다 사부님한테 배운 거예요.” 신세희의 얘기를 듣자 다니엘은 오히려 그녀를 더 존경했다. “세희씨, 이렇게 솔직한 줄은 몰랐네요. 대학 안 나와도 상관없죠. 그런데 세희씨의 아시아와 유럽풍이 섞인 건축 스타일과, 장점으로 단점을 보충할 수 있는 디자인 철학이 정말 절 매료시켰어요. 많은 곳들을 처리해본 경험이 있다는 게 너무 존경스러운
방금 그의 팔을 잡고 있던 세라:“......” 몇 초 후, 세라는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다니엘, 나를 도와서 이 사기꾼, 이 공갈범을 패주겠다고 했잖아요? 지금 뭐하는 거예요? 설마 이 된장녀한테 유혹당한 거예요?” 다니엘은 고개 돌려 세라를 보며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세라씨, 그쪽이 말하는 사기꾼이 제 친한 친구이자, 제 생명의 은인이자, 제 은사님인 신세희씨라면, 지금 당장 제가 패 죽일 사람은 세라씨네요!” 말을 한 후, 다니엘은 주먹을 들어 이를 꽉 깨물고 세라를 노려봤다. 세라는 놀라서 뒤로 몇 발 짝 물러났고, 말을 더듬으며 다니엘을 보았다. “다니엘씨, 무슨 말이에요? 지금 무슨 얘기를 하는 거예요? 누가 친구고, 생명의 은인이고, 은사님이라는 거예요? 지금 이 범죄자, 공갈범, 사기꾼인 이 여자 말하는 거예요?” “세희씨 모욕하지 마세요!” 다니엘은 무섭게 말했다. 세라:“......”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놀랐다. 구자현과 구선예 자매는 서로를 보았다. 옆에 있던 민정연도 멍해졌다. 무슨 상황이지? 막 들어온 이 외국인 훈남이, 신세희를 친구, 생명의 은인, 심지어 은사님으로 생각한다고? 이때, 세라는 정신을 차리고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다니엘, 당신은 국제적으로 유명한 건축 디자이너 잖아요. 그런데… 신세희씨가 당신의 은사님이라는 게 말이 돼요? 그런 얘기하는 거 한번도 못 들어봤는데요.” 다니엘은 한 팔로 신세희를 감싸고 차갑게 세라를 향해 웃었다. “저희가 건축 설계 관련해서 얘기한 적은 있었지만, 제가 세라씨를 알게 된 몇 년 동안 세라씨 디자인엔 발전이 없었어요. 반대로 요 며칠동안, 세라씨가 개인 소설미디어에 올린 디자인은 엄청 참신했죠. 게다가 디자인 그림체가 제 은사님거랑 비슷했고요. 이게 제가 회사에 세라씨를 찾으러 온 이유이기도 해요. 그런데, 당신이 말하는 사기꾼이 저의 은사님일 줄은 몰랐네요! 세라씨! 저희는 안 친하니까 제가 당연히
세라:“......” 그녀는 그야말로 믿을 수가 없었다. 그녀는 오는 길에 다니엘에게 신세희의 욕을 잔뜩 했고, 다니엘에게 신세희 얘기를 했을 때, 신세희의 이름을 꺼내지 않았으며, 계속 ‘된장녀’,’사기꾼’,’범죄자’ 등의 호칭으로 대체 했었어서, 그녀는 지금 지금 매우 후회했다. 게다가 다니엘이 신세희의 친구일 줄은 정말 몰랐다. 그리고 다니엘은 신세희를 감싸줬다. 이건 완전 세라의 뒷통수를 치는 일이었다. 세라와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미처 예상하지 못 했다. 그러나 신세희의 표정은 여전히 담담했다. 신세희는 자신을 도와줄 사람이 왔다고 해서 바로 기뻐하며 상대를 공격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러지 않았다. 그녀는 단지 자신이 이미 함정에 빠졌는데, 다른 사람까지 연루시키고 싶지 않았을 뿐이다. 게다가 그는 외국 사람이고, 건축 디자이너라서 본인의 밝은 미래가 있으니, 여기서 망하기엔 너무 아까웠다. 신세희는 다시 한번 평온한 말투로 다니엘에게 말했다. “다니엘, 돌아가세요. 여긴 그쪽이랑 상관없어요.” 다니엘은 속상해서 다시 한번 한 팔로 신세희를 꽉 끌어당겼다. “세희씨, 무슨 일인지 말해줘요. 지금 이렇게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공격 받고, 세라씨가 오는 길 내내 당신을 원망했어요. 지금 상황이 위험해 보이는데, 내가 어떻게 가만히 있어요? 말해줘요,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신세희는 고개를 저으며 어떠한 설명도 하지 않았다. “저 사람들이 당신이 사기꾼이라던데요? 감옥에 있었다던데요? 학력을 위조하고 가짜 이력서를 만들었다던데요? 세라씨가 당신이 2000만원을 공갈해 가고, 하마터면 당신 때문에 일자리까지 뺏길 뻔했다 던데, 이게 다 사실이에요?” 다니엘은 어눌한 한국어로 신세희에게 물었다. 신세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why?”다니엘은 이해가 안 가서 물었다. “누구한테 협박받은 거예요?” “말 못 할 비밀이 있는 거예요?” “세희씨, 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 사실대로 말해주면
사람들은 부소경이 자리에 도착하기만을 기다렸다. 그들은 부소경이 여우 같은 저 여자한테 본때를 보여주길 기다리고 있었다!사람들은 각종 난잡한 말들로 신세희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좋은 구경이 생기기만을 기다렸다.현장에 있는 기자들과, 현장 너머로 이 상황을 지켜보던 네티즌들도 흥분한 마음으로 부소경을 기다렸다.하지만 그 가운데 이상함을 눈치챈 사람도 있었다.한 무리의 기자들 가운데, 단 두 사람만이 이 일을 그만두려고 하고 있었다.“에이씨! 나 안 해! 지금 당장 사표 쓸 거야!”“갑자기 왜 그래?”“사람들이 무리 지어서 고작 여자 하나 괴롭히는 거, 이게 무슨 짓이야. 여자가 너무 평온하다느니, 낯짝 뻔뻔하다느니 뭐라고 욕하기까지 하고. 그럼 가만히 있지 뭐 하겠어? 저 사람들이랑 싸우기라도 하라는 거야, 뭐야? 그 여자가 진짜 그런 짓을 하면 오히려 그게 더 문제 아니야?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이야? 저 세라라는 여자는 또 뭐고?”“저 사람, 세라가 신세희 손 봐주려고 일부러 데리고 온 사람이야. 근데 저 외국인, 신세희가 바로 예전에 자길 도와줬던 사람이라는 걸 단번에 알아봤잖아. 그러니까 신세희는 좋은 사람이라는 거지! 오히려 저 세라라는 사람이 쪽팔리게 된 거라고! 내 직업이 기자이긴 해. 근데 난 신세희가 부른 기자는 아니야! 신세희는 애초에 날 부른 적도 없어! 만약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게 아니라면…”“여기 이렇게 많은 기자 중에 신세희가 부른 기자는 단 한 명도 없지? 너네, 이렇게 대중의 힘으로 연약한 여자를 공격하는 게, 연약한 여자를 궁지로 내모는 게 너무 비겁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난 이 짓 그만둘 거야!”말을 끝낸 후, 기자는 물건을 챙겨 자리를 떠났다.얼마 뒤, 다른 기자 한 명이 그런 그를 따라 자라를 떠났다.그들은 적어도 양심이라는 게 있는 기자들이었다.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그들을 비웃고 있었다. “그게 무슨 상관이라고! 자기 직업이 뭔지 잊고 있는 거 아니야?”“우리는 기자야. 우린 두 눈으
”…”지금 이 순간, 신세희는 무척이나 멍해 있었다.그녀는 심지어 다른 사람이 또 이곳으로 들어와 자기에게 이런 말을 하지는 않을지 걱정하고 있었다.부소경이 올까?마치 6년 전 부태성이 자신을 부씨 저택으로 불러 공개적으로 처형했던 그날과도 같았다.그때는 연장자들이 신세희를 몰아세웠다면, 이번에는 젊은 사람들이었다.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 모두 그녀를 몰아붙였고, 그녀의 뼈를 때렸다.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조의찬은 그녀를 살려주러 왔다.신세희가 아무 말이 없자, 조의찬은 다시 한번 신세희에게 자신의 의견을 표현했다. “세희씨, 그때 형이 세희씨한테 해줬던 거 나도 해줄 수 있어요. 그뿐만이 아니에요. 난 세희씨를 위해 내 목숨도 걸 수 있어요. 당신 내 말 안 믿는 거 알아요. 그래서 직접 보여주려고요. 지금 당장 나가요. 유치원에서 당신 딸 데리고 내일 아침 비행기로 여기 떠나요. 어딜 가든 상관없어요. 해외든 어디든 다 상관없어요.”“…”“조의찬!” 등 뒤에서 돼지 멱 따는듯한 비명이 울려 퍼졌다. 천장에 달려있는 샹들리에가 깨질 것만 같은 소리였다.그 소리가 기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같은 시각, 민정연이 눈물범벅인 얼굴로 이를 악물며 조의찬과 신세희를 쳐다보고 있었다. 민정연의 얼굴은 무척이나 살벌했다.“조의찬! 이 나쁜 놈아! 내가 너 저주할 거야! 나쁜 놈! 너 내 약혼자야! 내 약혼자라고! 자그마치 6년이야! 나 몰래 뒤에서 신세희랑 만나고 다닌 건 내가 말도 안 해!”“나 오늘, 딱 여기 서 있을 거야! 조의찬! 넌 대체 날 뭐로 보는 거야!”조의찬에게 욕설을 퍼붓던 민정연은 계속해서 신세희에게 뭐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너! 창년! 넌 진짜 죽어도 싼 년이야! 다른 사람들은 네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겠지! 하지만 난 다 알아! 6년 전에 네가 했던 더러운 짓들, 내가 다 까발려 버릴 거야! 너, 우리 사촌 오빠 만나자마자 돈 달라 그랬지? 호텔 웨이터 복 입고 부씨 가문의 대어를 낚으려고도 했잖아! 네가 싸구려 드레스
하지만 조의찬은 6년이란 시간 동안 단 한 번도 민정연에게 따뜻한 온기를 나누어준 적이 없었다!조의찬은 여자들에게 둘러싸여 살던 바람둥이였다. 하지만 그는 민정연 털끝 하나 건드린 적이 없었다. 민정연은 조의찬이 그동안 예쁜 여자를 너무 많이 만나서, 그동안 너무 많은 일들을 겪어서 자기에게 관심이 없는 줄 알았다.그래도 상관이 없었다. 자기에게 관심이 없다는 건, 다른 여자들에게도 관심이 없다는 뜻이었으니까.하지만 오늘 조의찬이 신세희에게 애정을 쏟는 모습을 보자, 민정연은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그녀는 단번에 신세희의 눈앞에 다가가더니 날카로운 손톱으로 신세희의 얼굴을 할퀴려고 했다. “신세희! 이 못된 된장녀! 내가 오늘 너 나락으로 보내버릴 거야! 못하면 내가 민정연이 아니다! 감히 내 약혼자를 꼬셔? 네가! 내가 오늘 네가 어떤 년인지 다 까발려버릴 거야!”민정연은 자신의 숙녀스러운 이미지를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그녀의 날카로운 손톱이 신세희의 얼굴을 할퀴어 버릴 것만 같았다.그 순간, 조의찬이 더 빠른 속도로 발을 들어 매정하고 살벌하게 민정연을 걷어차 버렸다.“아…” 하지만 민정연은 짧은 비명과 함께 바닥으로 내팽개쳐졌다.조의찬은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바닥에 있는 민정연의 모습을 쳐다보았다. 그는 차갑게 말했다. “나쁜 년! 세상에 너 같은 변태는 찾기도 힘들 거야! 네가 무슨 자격으로 세희씨랑 대화를 해? 민정연! 당신이 먼저 시작했으니까 나도 더 이상 당신 체면 살려줄 필요 없는 거 맞지?”“모두 제대로 들으세요. 나랑 민정연이랑 약혼한 거, 그거 다 가짜예요. 우리 집안이 옛날처럼 잘나가지 못하는 건 맞아요. 하지만 민정연이랑 결혼하겠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어요! 민정연이 무릎까지 꿇으면서 나한테 빌었어요. 명분 하나만 주면 된다고, 세상 사람들이 자기가 조의찬 아내라는 사실만 알면 된다고. 우린 혼인신고 안 해요. 그것도 영원히. 우린 그냥 서로 필요해서 만나는 것뿐이에요!”“분명 서로 그렇게 약속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