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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87화

반 평생을 살아오면서 그녀는 항상 자신이 가치가 없다고만 생각했었다.

동희남이란 남자를 알기 전까지는.

서진희가 달콤한 말을 싫어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극히 적었다. 그녀의 마음 깊은 곳에서는 사실 남자가 주동적으로 다가오는 것을 거부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녀는 어릴 때부터 아버지, 오빠 심지어 첫 결혼 상대인 임지강에게 받은 상처가 너무나도 많았기 때문이다.

그녀의 재혼 상대를 만나기 전까지. 그를 만나고 나서 서진희는 그야말로 안정감을 찾았다.

남편이 세상을 뜨기 전까지,

그녀의 마음속엔 항상 그 재혼 상대가 자리하고 있었다.

성실하고 무뚝뚝하고 말수가 적은 그 남자.

남편이 죽고 나서 그녀는 겉모습만 화려하고 권력이 있고 달콤한 말만 하는 그런 남자는 단 한 번도 마음 여겨 본 적이 없었다,

그녀는 그런 남자를 마음속으로부터 역겨워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여 서진희가 동희남을 처음 보았을 때, 그 남자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그녀를 미스서 라고 호칭했을 때, 그리고 그녀에 대하여 칭찬을 아끼지 않았을 때, 꽃보다 더 아름다워요, 너무 우아하시네요, 역시 고귀한 가문의 아씨 이십니다 등등 얘기를 건넸을 때 그녀는 온 몸이 닭살이 돋았고, 그녀는 그에게 싸대기를 날려 ”꺼져!” 라고 얘기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젠 오십이 넘었다.

그녀는 워낙 침착한 사람인지라, 자신에게 작업 걸어오는 남자에게 얼굴색 하나 변함없이 예의 있게 말을 건넸다. ”누구이신지?”

“저는 여사님 팬 입니다.” 그 남자는 온 얼굴에 가식적인 미소를 띄었다.

“팬?” 서진희는 되어 물었다.

“네!” 그 남자는 당차게 대답했다. ”사실 저는 여사님을 오래 전부터 좋아하였습니다. 여사님 18세일 때 처음 보았는데 그때 첫눈에 반했습니다. 그때 전 겨우 10살짜리 작은 남자아이였고요, 그때 여사님 드레스를 입고 피아노를 치는 모습을 보았는데, 저 빨리 성인이 되고 싶었어요, 성인이 되어 여사님을 보호해 드리고 싶었어요.”

18세?

드레스를 입고 피아노를 치고 있었다고?

서진희는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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