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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74화

서 씨 집안 어르신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엄선희를 바라보았다.

“얘야, 드디어 생각이 바뀐 거냐? 이젠... 내가 무섭지 않은 거냐? 아니... 이젠 내가 싫지 않은 거냐?”

엄선희는 머쓱했다.

“할아버지, 알고 계셨어요?”

서 씨 집안 어르신이 말했다.

“이젠 아흔이 넘어 곧 산송장과 다름없는데 내가 모르는 일이 있겠느냐? 나도 많이 생각해 봤어, 네가 만약 할아버지를 싫다고 하면 너와 준명이가 결혼하고 나서 할아버지는 양로원에 가려고...”

“아니에요...”

엄선희는 그렇게 마음 독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녀는 미안해하며 말했다.

“할아버지 죄송해요, 저와 신세희 씨는 가까운 사이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세희 씨를 괴롭히고 모욕하는 걸 봐왔어요. 할아버지의 가짜 손녀가 매번 신세희 씨를 모함할 때마다 제가 할아버지를 얼마나 미워했는데요. 세희 씨가 진희 이모와 함께 어떤 생활을 해왔는지 아마 상상도 못 하실 거예요, 너무 불쌍해요. 그래서 오랜 시간 동안 저는 할아버지도...”

엄선희는 이따금 머뭇거리며 말을 이어갔다.

“앞으로는 할아버지에 대한 생각을 바꿀게요. 한 사람이 자기 잘못을 알았다면 언제 잘못을 뉘우치든지 다 늦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게다가 저와 준명 씨는 자유연애를 하고 있고 저는 준명 씨를 사랑해요. 제가 만약 할아버지 때문에 준명 씨와 결혼을 하지 않는다면 너무 안타까운 일이지요. 이 집은 온전히 할아버지 집이에요, 그러니 오랫동안 여기 계셔야 해요. 할아버지만 괜찮으시다면 저와 준명 씨는 할아버지의 옛 저택에 살아도 되고요. 만약 할아버지와 아버님, 어머님이 불편해하시면 저희가 대출로 집을 구하겠어요.”

엄선희는 순수하고 착해서 결코 과욕스럽지 않았다.

그녀는 물질적인 것을 따지지 않았다.

그녀는 여전히 부모님으로부터 받았던 어릴 적 교육방식을 고수하고 있었다. 스스로 돈을 벌고 안정적인 생활을 하며 결혼을 하고 함께 집을 마련하여 함께 생활하는 나날들이 가장 편안하다고 생각했다.

엄선희의 말에 서 씨 집안 어르신은 더더욱 몸 둘 바를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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