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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6화

부소경은 그제야 신세희 손에 어린아이의 누르스름한 똥이 묻었다는 걸 보았다.

그 뒤에 있던 신유리가 웃으며 말했다.

“아이고, 엄마, 엄마 손 봐 봐.”

신세희는 딸을 보며 퉁명스럽게 말했다.

“웃기는! 너도 어릴 때 얘랑 똑같았어. 많이 먹고, 많이 싸고. 하루에도 똥을 몇 번이나 싸던지. 이 똥이랑 똑같이 누릇누릇했지.”

신유리는 웃음을 참으며 물었다.

“엄마, 동생이 싼 똥, 냄새 지독하지?”

“아니, 맡아봐, 시큼해. 아기는 아직 젖을 먹어서 냄새가 나지는 않아.”

신세희는 그렇게 말하며 손을 코에 대고 냄새를 맡았다.

특히 부소경은 코를 막고 이마를 찌푸리면서 신세희에게 말했다.

“네 모습이 그게 뭐니. 큰 도시에서 일하는 커리어 우먼, 그것도 고급 건축가가 손에 아이 똥이나 묻히고, 게다가 냄새까지 맡아.”

신세희가 부소경을 흘겨보며 말했다.

“쳇, 당신이 어떻게 싫은 소리를 해요. 한가롭게 아이 똥 한 번도 받아보지도 못했으니 모르는 거죠. 유리 낳았을 때는 냄새도 맡고 똥 색깔도 살펴봤거든요. 소화 못한 알맹이 같은 게 있는지도 찾아보고 그랬어요, 당신이 뭘 알아요? 태어난 지 3일 되는 갓난애한테서 똥 냄새가 난다면 그건 소화가 안 되거나 너무 많이 먹였다는 거예요. 그럼 더 조심해야 하거든요. 냄새가 안 나고 시큼하면 별 이상 없다는 뜻이고요! 아빠라는 사람이 이래서야 되겠어요! 완전 불합격이네요!”

신세희의 말을 듣자 부소경은 미안해졌다.

첫아이를 낳을 때 부소경은 신세희 곁에 없었다. 혼자서 얼마나 고생했는지 상상하지도 못한다.

다행하게도 지금 이 아이를 낳을 때는 같이 있어 줬다. 그런데 지금 손에 똥이 묻었다고 싫어하다니!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인가!

부소경은 바로 화장실로 들어가 따뜻한 물을 받아왔다. 그는 소독한 타월을 들고 신세희 앞으로 다가가 다짜고짜 손을 닦아주었다.

손을 깨끗이 닦아준 후에야 부소경은 웃음을 짓고 있는 신세희를 보게 되었다.

“당신... 왜 웃어?”

부소경이 어리둥절해서 물었다.

신유리도 웃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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