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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11화

부소경은 속마음을 감추고 말했다.

“어, 말씀하세요. 계속하세요.”

“대표님, 무슨 생각 하셨어요? 무슨 결단이라도 내리시려는 겁니까?”

지역 대표 한 분이 말했다.

부소경은 머뭇거리다 말했다.

“그게, 할아버지 일로 하루 이틀은 더 바빠야 할 것 같아요. 회사일은 잘 부탁드릴게요.”

그는 더 이상 설명하지 않고 몸을 돌려 회의실을 떠났다.

사무실로 들어간 부소경은 사인할 서류들을 처리하고 시간이 거의 10시 반이 되자 가방을 들고 회사를 나섰다.

F 그룹 빌딩 아래 차가 한 대 서있었다.

부소경을 보자 조의찬과 반명선이 연이어 차에서 나왔다.

“형.”

조의찬이 부소경을 불렀다.

“명선이가 자기 삼촌 한번 보고 싶대.”

부소경은 눈이 퉁퉁 부은 반명선을 봤다. 반명선이 공경하게 부소경을 바라보며 말했다.

“대표님, 제 삼촌한테 데려가 주실 수 있어요?”

“가자.”

부소경이 말했다.

한 시간 반이 지난 후 그들은 하숙민과 반호영의 묘지에 도착했다.

뒤에 서 있던 두 남자도 반명선이 가엽게 느껴졌다.

특히 조의찬은 반명선이 너무 가여웠다.

어린애가 이토록 정이 깊은지 몰랐다.

1년이 넘도록 반명선은 조의찬과 같이 있었다. 둘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조의찬이 생활비를 주고 집을 찾아줬다. 조의찬이 따로 돈을 주려 해도 반명선은 받지 않았다.

반명선에게는 반호영이 남겨준 돈이 2억 있었다.

반명선은 돈을 아껴 썼다. 절대 좋은 것도 먹지 않고 한 푼도 허투루 쓰지 않았다.

반명선은 예쁘지는 않지만 조의찬 눈에는 보면 볼수록 예쁜 여자였다.

비굴하지도 거만하지도 않고, 노력하고 배우기를 즐기는 아름다움이 있었다.

특히 지금, 반명선은 반호영 앞에 무릎 꿇고 앉아 울부짖고 있었다.

“삼촌, 왜 이렇게 어리석은 짓을 했어요? 삼촌, 왜 말을 안 들어요? 왜 이렇게 비관적이에요? 다들 삼촌을 버린다고 해도 제가 있잖아요. 10년만 기다려주면, 10년이면 대학 졸업해서 제가 일도 하고 삼촌 먹여 살릴 건데요. 삼촌 더 이상 외롭지 않게 내가 지켜줄 건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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