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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16화

부태성이 세상을 떠난 지 반년 만에, 그러니까 민희가 금방 반 살이 될 때 부소경이 신세희, 그리고 유리, 민희 오누이를 데리고 부 씨 본가로 돌아갔다.

그동안 부소경은 자주 본가에 들렸다.

다만 신세희와 아이들은 이번이 처음이다.

휘황찬란하고 내내 떠들썩했는데 커다란 부 씨 본가가 이제는 많이 적막해졌다.

집에는 두 사람밖에 없었다.

노부인과 부성웅 두 모자만 본가에 남아있고 집에는 스무 명도 넘는 가정부가 있었다.

노부인은 거의 집을 나서지 않고 대부분 방에서 경을 읽었다. 부성웅도 식사 시간 때마다 노부인께 밥을 가져다주는 외에는 내내 혼자 있었다.

부성웅은 기사를 시켜 몰래 유치원으로 신유리를 보러 가기도 했다.

하지만 멀리서, 아주 멀리 떨어져서 잠깐 지켜보는 게 다였다.

게다가 매번 신유리를 볼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신유리가 매일 마당에 나와서 노는 것도 아니었다.

그래도 운 좋게 유리를 볼 때가 있는데 웃고, 뛰고 떠드는 경쾌하고 건강한 신유리를 보고 있으면 눈물을 흘리곤 했다.

부성웅은 계속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유리야, 할아버지 집 마당이 네 유치원보다 훨씬 큰데. 할아버지 집에 오면 할아버지가 놀아줄 텐데. 유리야...”

부성웅은 낮은 소리로 말했다. 눈물을 흘리며 말하는 소리는 그의 뒤에서 지켜보는 기사만이 들을 수 있었다.

기사는 마음이 좋지 않아 가볍게 말했다.

“어르신, 우리... 이제 돌아가죠?”

부성웅은 고개를 돌려 눈물을 머금은 채 기사를 바라봤다.

“채 기사, 나중에 너는 여자 갖고 놀지 말거라, 절대 그러지 마! 특히, 결혼할 거 아니면 절대 여자 속이지 마. 그러니까, 세상에는 인과응보가 있거든. 잘못한 게 있으면 언제든 죗값을 치르게 되는 거란다.”

부성웅은 여전히 울면서 혼잣말을 했다.

“봤니? 내 손녀딸, 얼마나 귀엽고 예쁘고 건강하니. 누구 닮은 거 같아?”

부성웅을 위로하기 위해 기사가 말했다.

“어르신, 저희 다 알아봤어요. 어르신 손녀, 어르신을 제일 많이 닮았어요.”

“무슨 헛소리냐! 무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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