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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19화

지난 2년 동안 신세희는 가끔 임지강을 보러 갔다. 하지만 임지강은 신세희를 사랑한다는 마음보다는 잘 보이려는 마음이 더 컸다.

그래서 신세희는 임지강에 아무 감정이 없었다.

그와 반대로 부성웅은 무척 진지했다.

“아버님...”

신세희는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랐다.

부성웅은 웃으며 말했다.

“세희야, 아버지... 아버지가 다 잘못했어. 아버지... 다른 거 더 원하지도 않아. 오늘처럼 다들 편안하고, 너희들 할머니 지키면서 살 수 있는 것도 충분히 축복받은 일이라고 생각해. 나도 많은 걸 깨달았어. 나랑 너희 할머니, 이젠 다 늙은이야. 우리는 먹는 게 좋든 나쁘든 상관없어. 집에 도와주는 사람도 충분하고. 그러니까 우리 걱정하지 말고 아이들 잘 키워. 만약...”

부성웅은 잠깐 멈칫하다 유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만약 유리가 날 보는 게 싫으면, 안 데려와도 된다. 내가... 아이한테 큰 상처를 주는 일을 했지. 난 이미 자네 할아버지, 증조할아버지 만날 면목도 없다. 유리가 나 때문에 성격에 무슨 문제라고 생기면 나중에 정말 집안 어르신들 어떻게 보냐...”

부성웅은 다시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아버님...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이렇게 우리가 왔잖아요.”

할아버지랑 말을 하기 싫었던 신유리가 퉁명스럽게 부성웅을 흘겨보며 말했다.

“영감! 나이가 얼만데 울고 그래요. 강해져요!”

한참이 지나 부성웅이 말했다.

“어?”

어리둥절한 표정은 꽤 귀여웠다.

갑자기 찾아온 기쁨을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아까 신유리가 말한 건가?

신유리는 기분이 좋지 않은 듯 부성웅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렇게 불쌍하니까 괴롭힐 마음도 없어지잖아요. 내 성적 자랑 좀 해보려고 했는데, 에잇, 됐다. 괜히 타격 주지 말자.”

신유리는 할아버지가 자기를 예뻐해 주지 않으니 시험에서 1등 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화가 날 거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렇게 약해진 부성웅을 보니 차마 괴롭힐 수가 없었다.

약자를 괴롭히기는 싫었다.

하지만 그 말을 듣더니 부성웅이 더 흥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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