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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1화

“그건 애들끼리 싸우다가 일어난 예상치 못한 사고야. 우빈이 우리한테 맡기면 정말로 잘 챙길게. 다시는 괴롭힘 당하지 않게 할게.”

김은희는 마음이 아렸다.

“형인아, 이혼하지 마. 엄마 감당 못 하겠어.”

아이들의 싸움이 손자의 양육권 문제까지 영향을 미칠 줄은 생각지 못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이혼 소송을 벌이는 집안을 본 적이 없었다. 지인 중에 이혼한 사람이 있긴 했지만 모두 여자가 짐을 챙기고 나갔고 집과 차, 그리고 아이까지 전부 남자가 차지했다.

“애들끼리 싸운 건 맞지만 우빈이가 우리랑 함께 있으면 우빈이 성장에 불리하다는 것도 보여줬잖아.”

주형인은 인내심 있게 부모님을 설득했다.

“엄마, 나 이젠 예진이를 사랑하지 않아. 예진이도 나한테 완전히 마음이 떠났고. 억지로 붙잡고 있어봤자 서로에게 고통만 줄뿐이야. 게다가 예진이도 이대로 대충 사는 거 바라지 않아. 아무튼 무슨 일이 있어도 이혼은 피하지 못해. 나도 이미 마음을 정했고 엄마 아빠한테 알려주려 온 거야.”

서현주의 말대로 이건 그와 하예진의 일이기에 당사자들이 결정하고 부모에게는 통보만 하면 되었다.

김은희는 당장이라도 눈물을 쏟을 기세로 남편을 툭툭 쳤다.

“여보, 당신이 뭐라고 말 좀 해봐요. 안 되겠어요, 서인이한테 전화해서 형인이 설득 좀 하라고 해야겠어요.”

그녀가 딸에게 전화하려던 그때 남편이 말렸다.

“서인이한테 얘기해봤자 일만 더 복잡해져.”

주경진이 언짢은 기색으로 아들에게 물었다.

“이혼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어? 저 사진들이 그렇게나 너한테 불리해?”

그는 누구보다 자기 아들을 잘 알고 있었다. 협박을 받은 게 아니라면 아들은 절대 하예진의 말대로 움직이지 않았을 것이다.

“아빠, 예진이가 이 증거들을 우리 대표님한테 주기라도 하면 난 끝장이야. 결혼 생활을 끝내고 내 앞날을 지키는 게 더 낫지 않겠어?”

입을 꾹 다문 주경진과 달리 김은희는 옆에서 욕설을 퍼부었다.

“예진이 너무 한 거 아니야? 네 앞날을 망쳐서 걔한테 뭐가 좋을 게 있다고. 우리한테 당한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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