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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0화

주경진은 그가 무슨 얘기를 할지 대충 눈치챘다. 딱 봐도 하예진과의 이혼 얘기를 하려는 듯싶었다.

김은희는 수저를 가져온 후 밥그릇에 밥도 떠주었다.

“미리 얘기하지 않아서 네 밥 안 했어. 한 그릇 남은 걸 원래는 개한테 주려고 했는데. 이거 먹고 배 안 부르면 국수도 한 그릇 만들어줄게.”

“한 그릇이면 돼.”

집안에 들어와서부터 김은희는 주형인에게 수저도 가져다주고 밥도 떠주었다. 주형인은 어머니의 이런 보살핌을 당연하게 여겼다.

저녁을 배불리 먹은 후 주형인은 노란 서류 봉투를 아버지에게 건넸다.

“이게 뭐야?”

주경진은 의아한 얼굴로 서류 봉투를 받고는 안에서 서류와 사진을 꺼냈다. 김은희도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바짝 다가왔다. 내용을 훑어보던 부부의 얼굴이 점점 일그러졌다.

“형인아, 너 뒷돈을 이렇게나 많이 챙겼어?”

김은희는 아들에게 이렇게나 많은 돈이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주경진은 눈살을 찌푸리며 아들에게 물었다.

“예진이가 준 거야?”

주형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걔는 어떡할 거래?”

“내 재산이 얼마나 되는지 예진이는 정확히 알고 있어. 이 증거로 이혼 소송을 제기하면 나중에 재산 분할할 때 절반 나눠줘야 해.”

주경진의 낯빛이 말이 아니게 어두웠다. 아들에게 정확히 얼마 있는지는 잘 알지 못했지만 진작부터 하예진 몰래 돈을 모으고 있었다는 건 알고 있었다.

“절반이나 줘야 한다고?”

김은희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거의 2억 가까이 되잖아?”

“아마 2억이 넘을 거야.”

재산을 나눠줄 생각에 김은희는 마음이 쓰라렸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때 4천만 준다고 할걸.”

그러고는 아들의 등짝을 탁 쳤다.

“이런 엄청난 일을 왜 우리한테 얘기 안 했어? 너한테 그 많은 돈이 있었다는 걸 알았더라면 예진이한테 4천만 원을 주겠다고 했을 텐데. 그러면 손해도 적잖아.”

“엄마, 소용없어. 예진이 절대 손해 볼 사람이 아니야. 걔가 예전에 무슨 일 했었는지 잊었어? 마음만 먹으면 누구보다도 더 독한 여자야.”

부모님이 그 증거들을 다 확인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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