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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9화

전태윤은 조 비서가 건넨 쇼핑백을 받았다. 안에 빨간 반지 케이스가 두 개 있었는데 전태윤은 그중 하나를 꺼냈다.

눈치 빠른 소정남은 어르신이 간직했던 좋은 물건이라는 걸 단번에 알아챘다. 전태윤이 하예정에게 잘 보이게 하려고 아주 물심양면으로 돕고 있었다.

소정남은 이토록 혼사를 걱정해주는 할머니가 있는 전태윤이 부러웠다. 게다가 할머니는 전씨 가문의 가장 높은 어른이라 다들 할머니를 공경했다. 할머니가 전태윤과 하예정의 초고속 결혼을 진행한 걸 막는 자가 아무도 없었다.

소정남도 이런 할머니가 있길 바랐지만 아쉽게도 그의 할머니는 이미 돌아가셨다.

“나도 그만 가서 일 볼게.”

이 자리에 계속 있었다간 샘만 더 날 것 같았다. 어떤 건 부럽다고 다 가질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소정남은 자리에서 일어나 조 비서와 함께 대표 사무실을 나섰다.

전태윤은 할머니가 보낸 다이아몬드 반지 두 개를 보며 휴대 전화를 꺼내 할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할머니, 이 다이아몬드 반지는 제가 돈으로 살게요. 우리 결혼반지인데 할머니한테서 공짜로 가질 순 없어요.”

그러자 할머니가 웃으며 말했다.

“그래 그럼, 마음대로 해. 내 손주니까 싸게 줄게. 반지 하나당 200원씩, 총 400원 주면 돼.”

“할머니!”

전태윤은 어찌할 방법이 없다는 듯이 말했다.

“예정이가 가격을 알았으면 길거리에서 대충 산 줄로 알겠어요.”

할머니의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알았어. 그럼 네가 알아서 줘. 네가 주는 대로 받을게.”

손자가 주는 돈을 나중에 증조할머니가 된 후에 상을 주는 형식으로 하예정에게 다시 주면 된다. 돈은 여전히 그들 부부의 것이나 다름없었다.

“고마워요, 할머니.”

“이건 또 무슨 뜻일까?”

“무슨 뜻이라니요? 그냥 고맙다고요.”

할머니는 만족스러운 듯 흐뭇하게 전화를 끊었다. 기분이 좋을 땐 뭘 하든 화이팅이 넘쳤고 시간도 특히 더 빨리 지나갔다. 방금 점심을 먹은 것 같은데 눈 깜짝할 사이에 저녁 시간이 되었다.

주형인은 저녁 약속까지 미루고 홀로 운전하여 본가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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