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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6화

“그건 아직 모르겠어. 일만 처리하면 바로 올 거야.”

“그럼 출장 가는 날에 나한테 얘기해요. 내가 짐도 챙겨주고 공항까지 바래다줄게요.”

그의 방에 그녀의 옷이 없어 하예정은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 씻고 옷을 갈아입으려 했다. 그녀가 방을 나서려 하자 전태윤은 손을 내밀어 잡더니 그윽한 눈빛으로 그녀의 아리따운 얼굴을 바라보았다.

“고작 그뿐이야?”

그의 뜻을 이해하지 못한 하예정은 눈만 깜빡였다.

‘그러면 뭘 더 바라는데요? 출장 가는 도시까지 바래다줄 수는 없잖아요.’

“가족이 함께 따라가도 돼요?”

전태윤의 입꼬리가 파르르 떨렸다.

“공항까지 바래다주면 안 돼요?”

전태윤은 그녀를 잡고 있던 손을 놓았다. 하예정은 그의 손을 내려다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요즘 말 좀 잘하나 싶더니 또다시 원래대로 돌아온 거예요? 자꾸 나한테 맞춰보라고 하지 말아요. 나 머리가 나빠서 모른단 말이에요. 방에 가서 옷 갈아입고 나올게요. 아침은 이따가 나가서 먹을래요, 아니면 직접 해 먹을래요?”

하예정이 밖으로 나가며 물었다.

“네가 알아서 해.”

삐진 듯한 그의 말투에 하예정은 방문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그의 눈치를 살핀 후에야 방문을 열고 나갔다.

전씨 할머니와 마주친 하예정은 아무 일도 없었던 척 인사했다.

“할머니, 굿모닝이에요.”

“그래, 굿모닝.”

할머니는 손자의 방에서 나오는 하예정을 흐뭇하게 쳐다보았다. 두 사람 사이에 아무 일이 없었다고 해도 한 침대에서 자는 것만으로도 아주 큰 발전이었다.

그들은 집에서 아침을 먹기로 했다. 하예정은 할머니와 전태윤에게 간단하게 국수를 만들어주었다.

“따르릉.”

하예정의 휴대 전화가 울렸다. 언니의 전화인 줄 알고 휴대 전화를 꺼내 보았는데 낯선 번호였다. 그녀의 낯빛이 순식간이 어두워졌다. 요즘 걸려오는 낯선 전화는 대부분 그녀 본가의 친척들이었다.

지난번에 성소현이 나서서 한마디 한 후에 한동안은 잠잠했다. 그런데 오늘은 또 무슨 일로 전화한 것일까?

전화를 받고 싶지 않았던 하예정이 전화를 끊어버리자 곧바로 또 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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