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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5화

“예정아.”

하예정이 그에게 반지를 끼워줄 때 전태윤이 매력적인 중저음으로 말했다.

“앞으로 무슨 일이 있든 절대 헤어지지 말고 이혼 얘기 꺼내지도 말자, 응?”

하예정은 두 반지가 그들에게 참 어울린다고 생각하여 그가 보는 눈이 있다고 속으로 칭찬하고 있었다. 그녀와 함께 고르지 않아도 그녀에게 어울리는 걸 골랐으니 말이다. 그러다가 그의 말을 듣고는 고개를 들고 말했다.

“이건 약속할 수 없어요. 만약 태윤 씨가 주형인처럼 인간쓰레기만도 못한 짓을 저질러도 이혼 얘기 못 꺼내요? 바람피운 남자는 한시라도 빨리 차버리는 게 나아요. 남겨둬봤자 역겹기만 하니까.”

전태윤은 나중에 자신의 정체를 밝혔을 때 하예정이 떠나지 않게 하려고 그녀의 약속을 받아내려 했던 것이었다. 그런데 이 방법이 그녀에게 전혀 먹히지 않았다. 이렇게나 감동적인 상황에서도 그녀는 냉철한 판단을 했다. 역시 전태윤이 사랑한 여자는 달랐다.

“그럼 내가 바람피우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무슨 일이 있든 절대 이혼 얘기 꺼내면 안 돼. 우리 평생 부부로 함께 지내자.”

전태윤은 절대 바람을 피울 남자가 아니다. 그의 성격에 한 여자를 사랑하게 되면 평생 그 여자만을 사랑할 것이다.

바로 이것 때문에 그는 더욱 두려웠다. 나중에 그녀가 그의 정체를 알게 된 후 가차 없이 차버릴까 봐.

“나한테 무슨 미안한 짓을 했어요?”

하예정이 되물었다.

“오늘 참 이상해요. 아침부터 꽃을 선물하지 않나, 결혼반지도 주지 않나... 비록 내가 다이아몬드를 감별할 줄은 몰라도 이 반지가 엄청 비싸다는 건 알아요. 평소랑 너무 다르니까 의심하게 되잖아요. 나한테 무슨 미안한 짓을 했죠? 그래서 지금 이런 이벤트로 날 감동하게 해서 대충 넘어갈 심산인 거죠?”

전태윤은 입을 꾹 다문 채 그녀를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그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아무렇지 않은 척했다.

“참 상상력도 풍부하단 말이야. 큰마음 먹고 낭만적인 분위기를 만들었더니 음모론이나 제기하고.”

“내 예측이 틀렸어요?”

그의 표정이 전혀 흔들림이 없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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