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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6화

전태윤이 점점 야위어 가고 위가 나빠져서 식사도 제대로 못 하자 마음이 아파 난 하예정은 그제야 그가 신분을 감추고 그녀를 속인 일을 용서해 주었다.

이미 코트를 입은 하예정이 전태윤의 코트를 가지고 방에서 나왔다.

“오늘 밤은 바람이 세요. 꽃샘추위가 여전하니 코트를 입어요.”

하예정이 다가와 전태윤에게 자상하게 코트를 걸쳐주자, 그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났다.

전씨 할머니는 흐뭇한 미소를 띠며 다정하게 손을 잡고 바람을 쐬러 나가는 젊은 부부를 바라보았다.

...

주씨 집 셋방.

문을 여는 소리를 듣고 마중 나온 김은희가 아들을 보고 관심 조로 물었다.

“어떻게 됐어? 문 열었어? 예진이가 우빈이를 데리고 어디 간 거야? 우리가 시끄럽게 굴어서 예진이가 우빈이를 데리고 숨은 건 아니지?”

그녀는 아들이 서현주와 헤어지고 다시 하예진과 재혼하기를 바라고 있지만, 마음속으로는 희망이 크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여 이젠 손자마저 잃을까 봐 두려웠다.

만약 하예진이 주우빈을 데리고 숨어버리면, 그들은 어떻게 찾아야 할지?

주형인이 나지막한 소리로 물었다.

“엄마, 현주는?”

“반찬 사러 나갔다. 밥을 하랬더니 냉장고에 음식 재료가 너무 적다고 하면서 반찬 몇 가지를 사 오겠다고 하더라. 정말 살림할 줄 하나도 몰라. 너희 부부는 지금 직장이 없어서 수입도 없는데, 여전히 절약하는 법을 모르니.”

김은희는 새 며느리의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안도의 숨을 내쉬며 집으로 들어간 주형인이 주방에 가서 냉장고를 열어보니 냉장고에는 야채와 계란 세 알뿐이었다. 재료가 너무 적긴 했다.

“엄마 아빤 집에서 그렇게 한가하신데 장도 좀 보고 그러실 거지. 매일 야채와 계란만 먹으니 나도 견디기 어려운데, 현주는 더 말할 것도 없잖아.”

부모가 요리하는 한, 끼니마다 야채 한 그릇과 삶은 계란 세 알뿐이다.

삶은 계란 3알마저도 아빠, 엄마와 주형인이 1알씩이고, 서현주 몫은 없다.

한두 번은 참을 수 있었지만, 횟수가 많아지니 서현주는 더는 참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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