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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9화

다음날, 날이 밝자 노동명은 얼른 일어나 옷을 갈아입고 아침도 먹지 않고 집을 나섰다.

엄마가 일어나면 손은경을 데리고 다니라고 할까 봐 걱정 돼서이다.

보기만 하면 항상 결혼을 재촉하는 엄마에게는 삼십육계 줄행랑이 상책이다.

노동명은 사실 엄마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었다. 어쨌거나 그는 스물여섯 살이 아닌 서른여섯이나 먹은 노총각이니까. 노동명의 큰 조카가 곧 아내를 맞는데 작은삼촌인 그가 아직 여자 친구 하나 없으니, 왜 조급해하지 않을까.

그는 이른 아침 발렌시아 아파트로 달려가 동네 입구에서 전태윤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예정을 끌어안고 침대에 누워있던 전태윤은 친구의 전화를 받자, 얼굴이 푸르뎅뎅해서 소리쳤다.

“이른 아침부터 왜 전화질이야? 꺼져!”

“...왜 화를 이렇게 내는 거야? 우리의 오랜 친분으로 너희 집에 가서 아침을 좀 얻어먹으면 안 돼?”

“지금이 몇 신데, 아침부터 전화질이야? 왜, 집에 호랑이라도 와서 너를 잡아먹으려고 하냐? 아침도 안 먹고 이렇게 뛰어와?”

전태윤이 화가 나서 노동명에게 소리 질렀다.

그는 오늘 요리를 하지 않으려고 특별히 전호영에게 호텔에서 아침을 포장하여 서원 리조트로 가는 길에 그걸 자기 집으로 가져다 달라고 부탁했다.

‘전호영:한 길이 아닌데요... 하지만 형의 분부이니, 가는 길에 들르는 수밖에요.’

노동명이 시계를 들여다보았다.

“7시가 다 되어가네. 난 어떻게든 너희 집에서 아침을 먹을 거니 그렇게 알아둬. 그리고 태윤아, 너 참 귀신처럼 잘 알아맞혔어, 우리 집에 정말 호랑이가 왔어. 암호랑이에게 물리면 뼈도 남기지 못하고 죽을 것 같아서 너의 집에 피난을 온 거야, 넌 나의 든든한 방패잖아.”

노동명의 말에 전태윤은 말문이 막혀버렸다.

하예정이 눈을 뜨니 전태윤이 억이 막힌 표정을 짓고 있었다.

“누구 전화예요?”

전태윤이 노동명과의 통화를 끊으며 대답했다.

“피난민.”

피난민?

어리둥절해난 하예정이 궁금해서 물었다.

“누가 피난을 와요?”

“노동명 말고 누가 있겠어. 소정남은 인제 심효진이 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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