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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7화

이경혜는 서로 편히 대화하려고 집안에 들어간 후 하예진 옆에 나란히 앉았다.

그녀는 어르신의 손에서 종잇장을 건네받고 하예진과 함께 쭉 훑어보더니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날짜로 골랐다.

“사돈 어르신, 이날로 하시죠.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으니 우리 모두 준비를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경혜는 하예진과 함께 고른 날짜를 가리키며 어르신께 말했다.

동생이 없으니 이경혜가 가장 역할을 담당해 조카의 결혼식을 책임졌다.

아무도 하예정을 얕잡아보지 않게, 무조건 으리으리하게 시집보내야 한다.

어르신과 장소민 일행은 이경혜가 선택한 날짜에 아무 의견이 없었다. 사돈이 어느 날을 선택하든 전부 할머니가 고심 끝에 고르신 좋은 날들이니까.

마침내 전태윤과 하예정의 의견도 물었다.

하예정은 아무 의견이 없었고 전태윤은 양가 어르신이 선택한 날짜를 보더니 속으로 묵묵히 계산해 보았는데 결혼식 당일은 하예정의 마법의 날이라 첫날밤을 보낼 수 없어 그에게 불리했다.

그는 불쑥 반대표를 내던졌다.

“이날은 안 돼요. 다른 날로 바꿔요.”

어르신이 의아한 듯 물었다.

“왜 안 돼? 가장 가까운 날은 고작 열흘 뒤라 시간이 빠듯할 거야. 이날이 딱 좋아. 우리 양쪽 모두 충분히 준비할 수 있다고. 이날 뒤에 날짜는 또 너무 멀어서 가을이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해. 네가 그렇게 오래 기다릴 수 있다면 우리도 아무 의견 없어.”

전태윤은 가을까지 기다리고 싶지 않았다. 이제 막 설이 지났는데 가을이 되려면 한참 멀었다.

“그럼 첫 번째 날로 해요. 열흘 뒤에 3월 중순이라 너무 춥지도 덥지도 않아서 결혼하기 딱 좋아요.”

할머니는 열흘 사이에 성대한 결혼식을 올리는 건 실로 조급한 일이라고 생각되어 그다지 변경하고 싶지 않았다.

“태윤아, 너희 처형이랑 이모님이 골라주신 날짜가 왜 안되는지 한번 말해봐 봐! 이 날짜들은 할미가 작년에 스님을 모시고 정성껏 고른 좋은 날들이야.”

스님은 당연히 전태윤과 하예정이 부부의 인연이 있다고 할머니께 자주 말씀드렸던 그분일 것이다.

할머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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