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안 먹은 음식만 동명 삼촌한테 드렸어요.”어린 녀석이 한마디 더 보탰다.뭇사람들도 문제 될 게 없다고 생각했다.“휴식도 할 겸 자유 활동 어때?”그는 사랑하는 아내와 단둘이 리조트를 둘러보고 싶었다.다들 이해한다는 듯이 웃었다.잠시 휴식한 후 전태윤은 하예정을 데리고 바비큐장을 떠났다.“나랑 함께 화원으로 꽃구경하러 가. 지금 한창 꽃필 때야.”하예정은 거절하지 않았다. 그녀는 이곳이 낯설다 보니 어디가 경치 좋은지 몰라 전태윤만 따라다녔다.싱그러운 봄바람이 불어오자 그녀는 두 눈을 스르륵 감고 봄 내음을 만끽했다.“도시보다 공기가 더 좋아요.”전태윤이 가볍게 웃었다.“당연하지. 여긴 아주 한적해. 내일 처형 가게만 오픈하지 않았어도 우리 여기서 며칠 더 지낼 수 있을 텐데. 너도 이젠 제집 환경에 익숙해져야지.”“평생 지낼 내 집이니까 익숙해질 시간은 얼마든지 있어요. 조급할 필요 없으니 우선 언니 가게부터 안정을 잡을 수 있도록 도와줘요 우리.”전태윤은 그녀의 말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여긴 그녀의 집이고 둘만의 집이라 앞으로 평생 지낼 곳이다.“그런데 리조트가 너무 커서 태윤 씨 없이 홀로 둘러보라고 하면 나 진짜 길 잃을 것 같아요.”“환경이 익숙지 않으면 길 잃어버리기에 십상이야. 리조트를 명인의 구상대로 배치해서 살짝 미로 같긴 해. 처음 온 사람은 아무도 데리고 다니지 않으면 이 안에서 사흘 동안이나 헤맬 수 있어.”하예정은 입이 쩍 벌어졌다.“대단하네요. 다행히 난 태윤 씨가 있어서 사흘 동안 헤맬 필요는 없겠네요. 진짜 벗어나지 못하면 얼마나 창피하겠어요.”전태윤이 웃으며 말했다.“어떻게 너 혼자 내버려 두겠어. 내가 무조건 함께 다니면서 환경을 익숙하게 해줘야지. 여자 데리고 우리 집 리조트를 돌아다니는 건 나도 이번이 처음이야.”“영광이네요.”“이런 기회를 줘서 내가 더 영광이야.”부부는 서로 마주 보며 활짝 웃었다.전태윤은 참지 못하고 걸음을 멈추더니 사랑하는 아내를 끌어안고 목소리를 내리깔
“왜 그래?”그녀가 몇몇 화분을 뚫어지라 쳐다보자 전태윤이 자상하게 물었다.“마음에 들면 몇 개 집에 가져가서 베란다에 키우자.”“태윤 씨.”하예정은 고개를 갸웃거리고 그에게 물었다.“내가 애초에 꽃가게 가서 꽃 사 오라고 했을 때 진짜 꽃가게에 갔어요 아니면 이분들한테 보내오라고 시켰어요?”이젠 더는 숨길 이유가 없어 전태윤도 솔직하게 대답했다.“양씨 아저씨한테 전화해서 아저씨가 사람을 시켜서 이 화분들을 가져왔어. 네가 꽃잎이 크게 활짝 피고 또 무성한 잎사귀를 좋아하다 보니 내가 일부러 그런 꽃들로 보내오라고 했어.”“어쩐지 그 뒤로 태윤 씨가 사 온 꽃이 내가 산 꽃들보다 더 예쁘다 했어요. 태윤 씨네 리조트 장인이 정성껏 키운 품종이었군요.”꽃가게에서 산 것보다 퀄리티가 훨씬 더 좋았다.“여보, 화내는 거 아니지?”“뭐 이런 거로 화내겠어요. 제일 화났던 순간은 이미 다 지나갔어요.”전태윤은 꽃을 다루는 장인들이 보는 앞에서 그녀 어깨에 손을 올리고 부드럽게 감싸 안은 채 화방에서 나왔다. 그는 장인들이 들을까 봐 목소리를 한껏 내리깔았다.“그땐 널 잃을까 봐 엄청 두려웠어.”하예정은 그의 볼을 살짝 꼬집고는 바로 놓아줬다.“애초에 가전제품 사 오라고 할 때도 양씨 아저씨한테 시킨 거겠죠?”“가전제품은 박씨 아저씨가 보내왔어. 들킬까 봐 일부러 너 없을 때 보내온 거야.”하예정은 실소를 터트렸다.“나 속이느라 고생 많았네요.”“앞으론 두 번 다시 널 속이지 않아. 거짓말하는 거 진짜 너무 힘들어. 거짓말로 또 다른 거짓말을 덮어야 하잖아. 그렇게 굴리다 보면 마치 눈 덩어리처럼 점점 더 커져.”“난 태윤 씨가 제법 능청스럽게 거짓말하는 줄 알았어요.”전태윤은 머리 숙이고 가볍게 웃었다. 나중에 그는 정말 능청스럽게 거짓말을 둘러댔으니까.서원 리조트가 너무 크다 보니 시간상의 관계로 전씨 일가 큰 사모님 하예정은 처음 리조트에 돌아왔지만 전부 둘러보지 못했다.하예진은 토스트 가게가 내일 오픈이라 사돈의 만류에도
그가 집에 머물면서 손은경과 친해질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은 것이다.노동명은 손은경에 대한 인상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그녀에게 호감을 느낄 정도는 아니었다.“뭐가 불편할 게 있어? 어차피 운전해서 출근할 텐데, 그리고 네가 조금 늦게 도착한다고 해서 누가 뭐라 하겠어? 지급 집에 손님도 있고 그런데, 너 요 며칠은 꼭 집에 와 있어!”“엄마, 나 지금 조금 지쳤어요. 그리고 지금 운전해서 더 이상 얘기하기 어려우니 이만 끊을게요.”그는 어머니의 요청을 바로 거절하지 않고 핑계를 대고 전화를 끊었다.전화기 너머에 있던 노씨 사모님은 아들이 전화를 끊자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남편에게 말했다.“당신의 작은 아들은 아마도 평생을 독신으로 살 것 같아요. 은경이처럼 좋은 여자애를 보고도 말 한마디를 아까워하니 말이에요. 은경이는 동명이의 얼굴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우리 동명이는 한곳에 있을 생각도 없는 거예요.”이에 남편은 담담하게 말했다.“당신이 너무 조급해했어, 목적도 너무 뻔하고 말이야. 동명이는 이미 당신이 주선한 소개팅을 여러 번 갔어. 차수가 많아지니 싫증 나기도 하겠지, 우리에게 조종당하고 싶지 않은 거야. 그냥 이대로 놔둬. 만약 평생 독신일 운명이라면, 당신이 하루에 소개팀을 800번 시켜도 소용없어. 만약 누구와 인연이 있다면, 당신이 이렇게 계획하지 않아도 서로 자연스럽게 알게 될 거야. 인연이 있든 없든 다 하늘에 맡기는 거야.”노씨 사모님은 화가 나서 남편의 팔을 세게 꼬집었다.“당신 같은 아버지가 있으니 당신 아들이 36살이 다 되어도 노총각인 거예요!”남편은 욕을 먹어도 화를 내지 않았다.“다 제 갈 길이 있는데 내가 왜 이 나이에도 애들을 걱정해야 하겠어? 그러니 아무 생각 말고, 각자의 운명에 따르도록 놔두는 거야.”말을 마친 그는 이불을 당겨 머리까지 덮었다. 아내가 또 자신을 꼬집을까 걱정된 것이다.하룻밤이 조용히 지나갔다.다음날은 토스트 가게가 오프닝 하는 날이다.하예정과 숙희 아주머니는
“노 대표님은 우리 가게의 첫 손님인데, 무료로 해드릴게요. 무얼 드시겠어요?”“그럴 필요 없어. 첫날에는 돈이 들어오는 걸 봐야지, 누가 오든 당신은 돈을 제대로 계산해.”전태윤도 한마디 덧붙였다.“처형, 동명이는 아침 식사 계산할 돈이 충분히 있으니, 할인도 하지 말고 그냥 가격표에 적힌 대로 돈을 받아요.”“그럼 나도 노 대표님과 사양하지 않을게요.”전태윤은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사양하고 말고 할 게 뭐 있어요? 어쩌면 앞으로 계속 동명이에게 밑지며 살지도 모르는데.’노동명이 온 후, 곧 손님들이 아침을 먹으러 가게에 들어왔고, 덕분에 하예진도 바빠지기 시작했다.새 가게는 사람을 끌어들이기 가장 쉽다.하예진의 이 가게는 한동안 인테리어를 했고, 근처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매일 지나가며 이 가게를 유의한 지 오라다.그들은 가게의 심플하고도 온화한 인테리어가 마음에 들었다.오늘 드디어 오프닝 하는 것을 보고 모두 새 가게 주인의 솜씨를 맛보러 찾아왔다.하예진은 열다섯 살 때부터 홀로 동생을 데리고 살았는데, 그녀의 요리 솜씨는 이때부터 갈고닦아졌다.음식을 맛본 사람들은 한결같이 맛이 좋다고 칭찬했다.한동안 바삐 돌아치고 나서야 하예진은 비로소 숨을 돌릴 시간이 생겼다.그녀는 힘들었지만 뿌듯했다.물론 전 시어머니와 전남편이 가게에 발을 들여놓지 않았다면 그녀의 미소는 저녁까지 이어졌을 것이다.주형인은 꽃바구니를 안고 들어왔는데, 가게에 전태윤 부부와 숙희 아주머니 말고는 아무도 없는 걸 보고 눈살을 찌푸리며 듣기 싫은 말을 했다.“왜 손님이 한 명도 없어?”김은희는 문 앞에 세워져 있는 꽃바구니들을 관찰했다. 전태윤 부부와 심효진, 그리고 성소현이 보낸 것이었다.그중에는 노동명이 보낸 꽃바구니도 여러 개 있었는데, 김은희는 그걸 보고 표정이 좋지 않았다.자기 아들은 꽃바구니를 겨우 하나 샀는데, 노동명은 여러 개나 산 걸 보고 둘이 비교된다고 느껴졌다.그녀는 아들이 가게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 얼른 따라 들어갔다.마
“꽃바구니가 왜 그렇게 많아? 누가 보낸 건데?”주형인은 질투가 좀 났다.자신이 버린 여자가, 자신이 준 돈으로 작은 아침 식사 가게를 열었을 뿐인데, 오프닝 할 때 문 앞에 꽃바구니가 줄을 지어 세워져 있는 것을 보고 마음이 불편했다.“뭐, 놓을 곳이 없으면 이건 가서 반품...”주형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김은희는 아들의 말을 끊고 그의 손에서 꽃바구니를 받아 들더니 매섭게 노려보았다. 김은희는 다시 미소를 띠며 하예진에게 말했다.“빼곡히 놓으면 놓을 수 있을 거야.”그녀는 꽃바구니를 들고 문 쪽으로 다가가 노동명이 보낸 꽃바구니를 뒤로 밀어넣고 자기 것을 세워놓았다. 만약 상대하기 어려운 전태윤 부부가 가게에 없었더라면, 김은희는 노동명이 보낸 꽃바구니를 부수고 쓰레기통에 버렸을지도 모른다.하예진은 오프닝 첫날에 전남편과 전 시어머니와 갈등을 빚고 싶지 않아 이 모자가 하는 행동을 되도록 눈감아줬다.“예진 언니, 나 왔어.”성소현은 항상 사람이 도착하기 전에 말소리부터 먼저 도착한다.아침 일찍 일어난 적이 거의 없는 그녀에게 지금은 매우 이른 시각이다.“이 두 인간 왜 여기 있어?”가게에 들어서자마자 주형인 모자를 발견한 성소현은 눈살을 찌푸리며 바로 주씨네 모자에게 경고했다.“둘이 뭐 하러 왔어? 여기는 당신들을 환영하지 않으니 당장 나가. 아님 내가 사람을 불러 밖으로 내보내 줄까?”“성... 소현씨, 우리도 예진이를 응원하러 온 거지, 다른 일을 하러 온 게 아니에요. 정말이에요, 우리가 어떻게 감히 다른 일을 할 수 있겠어요?”성소현의 성격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 주형인은 그녀가 무서웠다.“다른 짓을 하러 온 게 아니라고? 그럼, 밥 먹으러 온 거겠네? 그런 거면 어서 돈 내고 나가!”성소현은 좀 제멋대로이긴 하지만, 하예진이 오프닝 하는 첫날에는 사람들과 싸우면 좋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지금 성격을 애써 누르는 중이다.“네네, 이미 다 먹었어요. 지금 바로 계산하고 떠나려던 참이었어요.”주형인은 어
주씨네 가족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는 하예정은 언니의 새 가게 오프닝 날에 그들이 와서 행패를 부릴까 봐 걱정되었다. 그리고 고향의 쓰레기 친척들도 찾아올까 봐 걱정되었다. 누가 가게를 열던, 오프닝 첫날에 누군가가 찾아와서 소란을 피우는 것을 보고 싶지 않을 것이다.걱정이 되었던 하예정은 남편에게 도움을 청하였다. 사람을 시켜 부근에서 지켜봐 달라고 부탁했고, 만약 누군가가 가게에 들어와 소란을 피우면, 언니를 도와서 처리해 달라고 했다.독립적인 성격에 남편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을 꺼리는 하예정이 어쩌다가 전태윤에게 먼저 도움을 청하니, 그는 마음이 들떴고, 마누라가 드디어 자신을 가족으로 생각한다고 느꼈다.전태윤은 두말없이 응했다.사실 그녀가 먼저 부탁하지 않았더라도 꼼꼼한 전태윤은 주씨네와 와이프의 고향 친척들을 대비하여 사람들을 배치해 놓을 생각이었다.서현주는 전 씨의 경호원들과 노동명이 부른 경비원들이 따라 들어오는 것을 보고 정신을 차렸다. 가게를 둘러보니 하예정 부부와 성소현도 있었다.처음 만나 인사했을 때 오만한 태도로 자신을 완전히 무시하던 성소현의 모습을 서현주는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그녀의 마음속엔 성소현에 대한 두려움이 남아있다.“형... 형인 오빠 여기 없어?”서현주는 말을 더듬으며 하예진에게 물었다.“눈이 먼 것도 아니고, 있는지 없는지 안 보여?”사촌 여동생이 주문한 국수를 끓이고 있던 하예진은 서현주를 한 번 쳐다보더니 계속하여 요리하는 데 집중했다.서현주는 감히 뭐라 하지 못하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오늘 나에게 새 가게 오프닝을 축하하러 간다고 말하면서 집을 나섰는데, 여기 없으면 어디로 간 거야?”하예진은 담담하게 말했다.“너도 모르는 제 남편의 행방을 나야 더더욱 모르지.”서현주는 그만 말문이 막혔다.그녀는 전씨의 경호원들과 노동명이 부른 경비원들을 보며 멋쩍게 웃었다.“저는 단지 사람을 찾으러 온 거지, 소란을 피우러 온 게 아니요. 제 남편이 여기 없는 것 같으니 그럼 이만 가볼게
하예진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국수를 성소현의 앞에 놓으며 왜 이 거리에 순찰하는 경비원이 있는지 설명했다.노동명의 가게를 임대한 하예진은 경비원들이 거리의 절반에서만 순찰하고 나미지 절반에는 발을 들여놓지 않는다는 것을 진작 눈치챘다. 하지만 경비원 몇 명이 여기저기 순찰하며 돌아다니니 온 거리의 안전 레벨이 한 단계 높아졌다.하예정은 눈을 깜빡이며 이게 모두 노동명이 언니를 위해 안배한 것으로 추측했다. 하지만 전혀 눈치채지 못한 언니의 모습을 보며 하예정도 뭐라 할 수 없었다. 노동명이 언니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정말로 모든 세입자의 안전을 위한 것인지 누가 알랴?언니가 노동명의 가게를 임대하였으니, 매일 출퇴근할 때마다 이곳을 지나가는 노동명이 전태윤을 봐서라도 언니를 돌봐줄 것이다.노동명이 먼저 언니에 대한 감정을 고백하기 전에는 하예정도 가만히 지켜보기만 할 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성소현은 먼저 국수를 한입 맛보았는데 맛이 괜찮았다. 그녀는 국물이 잘 끓여졌다고 생각하여 한 그릇 모두 뚝딱했다.새 가게의 오프닝 첫날, 아침 장사를 마친 하예진은 문을 닫을 준비를 했다. 그녀는 전씨 할머니의 강력한 요구하에 친척과 친구들을 관성 호텔에 초대하기로 했다. 주형인에게서 많은 돈을 나눠 가져 손이 넉넉했던 하예진은 충분히 밥값을 치를 수 있었다.결혼 후 친구를 사귈 기회가 별로 없었던 하예진이 초대할 사람이라곤 성씨네 친척들, 심씨네와 전씨네 가족, 그리고 소정남과 노동명뿐이다. 성씨네 가족은 모두 왔고, 심씨네는 심효진 남매가 왔다. 심효진 남매의 부모님은 일이 있어 직접 오지 못하고 심효진에게 부탁하여 하예진에게 돈 봉투를 보내왔다.전씨네의 도련님들은 평소 주로 자기 집 호텔에서 식사했기 때문에 아직 학교에 다니는 아홉째를 제외하고는 다 참석했다. 그리고 할머니와 전현림 부부도 찾아왔다.전씨네의 다른 가족들은 일이 있어 직접 오지는 못하지만, 모두 장소민에게 부탁하여 축하 선물을 보내와 하예진의 체면을 세워주었다.하예정은 감동에 마
“우리 집 아가씨는 하씨네 자매가 잘사는 꼴을 보고 싶어 하지 않으십니다.”‘하예정 자매가 미움을 산 사람인가? 그런데 왜 날 찾는 거지?’서현주는 눈을 깜빡이며 생각에 잠겼다.그녀는 현재 하예정 자매에게 복수할 능력이 없다.“서현주양이 우리와 함께 가면 모든 걸 알게 될 겁니다.”“난 당신들이 누군지도 모르는데, 같이 갔다가 나한테 무슨 짓을 할지 누가 알겠어요? 마스크도 쓰고 있고, 얼굴도 하나도 안 보이는데... 마스크 벗고 사진이라도 찍어 남편에게 보내줄 수 있게 해줘요. 나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당신들도 도망갈 생각 하지 말아요.”“죄송하지만 저희는 마스크를 벗을 수 없습니다. 만약 서현주양이 지금 저희와 함께 가지 않고, 저희 아가씨가 직접 찾아오시면, 결과가 매우 심각할 겁니다. 저희 아가씨는 성격이 좋은 분이 아니거든요.”“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그냥 기절시켜 데려갑시다.”한 남자가 짜증스럽게 말했다.그 말을 들은 서현주는 바로 몸을 돌려 도망가려 했다. 하지만 겨우 두 걸음 뛰었을까, 목덜미가 아파 나더니 살려달라고 소리칠 기회조차 없이 의식을 잃고 말았다.서현주를 기절시킨 남자는 그녀를 검은색 승용차에 태우고 동료와 함께 차에 올라타고 훌쩍 떠났다.그들의 차는 번호판도 달지 않았다.차는 한참 달리다 길옆에서 멈춰서더니 번호판을 다시 달고는 계속하여 달려갔다.의식을 잃은 서현주는 곧 깨어났다.그녀는 깨어나자마자 차 문을 두드리며 차에서 내리겠다고 소리쳤다.그러자 조수석에 앉은 남자가 고개를 돌려 경고했다.“서현주양, 얌전히 있는 게 좋을 겁니다. 우리를 화나게 하면, 아주 비참하게 죽을지도 모릅니다.”“당신들, 도대체 뭘 하려는 거예요?”서현주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그녀는 손을 떨며 자신의 호주머니를 만져보았는데 다행히 휴대폰은 아직 몸에 있었다.“경찰에 신고하거나 누구에게 도움을 청할 생각은 하지 마십시오. 우리는 언제든지 서현주양의 목숨을 끊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미 모두 알려줬습니다. 우리 아가씨
게다가 그의 아버지는 또 법을 어기는 일까지 했다.비록 모든 불법적인 장사는 이미 압류당했고 관련된 금액도 그다지 큰 편은 아니었지만, 이로 인해 여씨 그룹의 이미지가 크게 훼손되어 주가가 폭락하고 매출액이 바닥을 쳤으며 여씨 그룹의 재산도 많이 수축했다.큰누나가 여씨 그룹을 이어받은 후, 한동호 형님과 힘을 합쳐 천신만고 끝에 여씨 그룹을 이끌고 이 힘든 고비를 넘긴 셈이었다.이런 얘기를 큰누나는 그한테 한 적 없었지만, 그는 한동호 형님과 매형을 통해서 알게되었다.비로소 그는 큰누나의 홀가분해 보이는 말투 속에 얼마나 많은 쓰라림이 숨겨져 있는가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비록 큰누나가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를 감방으로 보내긴 했지만, 그것은 그의 부모님이 죄를 지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비록 큰누나의 대의멸친을 받아들이긴 힘들었지만, 이해만은 할 수 있었다.현재 여씨 그룹은 큰누나가 통제하고 있지만, 큰누나가 그에게 한 말이 있었다. 자기가 가져야 할 재산은 한 푼도 양보하지 않지만, 자기가 가지지 말아야 할 재산은 한 푼도 탐하지 않는다고. 그가 물려받아야 할 재산은 언젠가는 돌려줄 것이었다.설사 둘째 누나가 소송을 일으킨다 해도 그와 둘째 누나 단둘의 소송일 것이었다.큰누나는 단지 여천우 부모님에게 속하는 재산만 그에게 돌려줄 것이었다. 그의 부모님에게 자식이라곤 그와 둘째 누나밖에 없으니 설사 둘째 누나가 소송을 일으킨다 해도 상대는 그일 수밖에 없었다.“누나, 나 먼저 수업 들으러 들게. 수업이 끝나는 대로 휴가 내서 돌아갈 테니 그때 천천히 얘기해.”“알았어, 얼른 가서 수업 봐.”동생과의 통화를 마친 여운초는 동생의 말대로 그의 부모님의 물건들을 그의 방으로 옮겨 놓았다.여운별 방의 물건은 여운초가 기분을 봐서 언제든 연락하여 가져가라고 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다.앞으로 그와 여운별은 남남일 것이었다.“아가씨, 진씨 가문의 둘째 도련님이 오셨습니다.”여운초는 알았다고 하면서 핸드폰을 손에
“어쨌든 우리 여씨 가문의 재산은 운별 누나가 망치게 해서는 안 돼요. 그리고 우리 두 큰고모도 틀림없이 운별 누나를 달래서 모든 재산을 빼앗으려 할거에요. 운별 누나는 사람 말을 너무 잘 믿어서 조금만 달래면 뭐든지 나누어 줄 거에요.”여천우가 이렇게 한 이유는 단지 여씨 가문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일 뿐이다.추미자 부부가 그들의 명의로 된 재산을 여천우에게 물려주게 하고 또 여천우는 그 재산들을 모두 여운초에 돌려줄 셈이다. 여천우는 여운초의 사람 됨됨이를 믿었다.여천우는 여운초가 그녀의 재산이 아니면 탐내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지금의 여운초도 그의 재산을 탐낼 필요가 없었다. 약혼자 전이진의 집에 재산이 엄청 많아서 전씨 가문의 둘째 사모님인 여운초는 여천우의 그깟 재산을 손에 넣지 않을 것이다.“누나, 우리 부모님 명의로 된 합법적 재산이 얼마나 남았어?”여천우는 부모님이 이전에 하신 부분적인 사업들이 법에 어긋난 사업들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 불법적인 사업들은 이미 차압되었고 따라서 그 수입도 이미 몰수되었다. 그가 물려받을 수 있는 것은 단지 부모님의 합법적인 소득뿐이었다.여운초가 대답했다.“불법적인 사업과 모든 수익은 차압되거나 몰수됐어. 여씨 가문 기업은 법에 어긋난 사업을 하지 않았어. 다행히 네 아버지께서 여씨 그룹을 불법적인 사업에 손을 대지 않게 했지. 지금 여씨 그룹이 하는 사업은 모두 합법적인 사업이야.”“여씨 그룹의 주식은 우리 아버지가 대부분을 차지하셨어. 할아버지와 할머니께서 우리 아버지께 대부분 주식을 나눠주셨지. 게다가 아버지 본인도 주식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아버지는 주식의 절반을 차지하고 계셨거든. 그리고 나머지는 너의 아버지와 다른 소액주주들의 것으로 되었지. 현재 여씨 가문 주식 가격에 네 부모님 명의로 된 부동산 몇 채를 합치면 마침 200억 원 조금 넘을 거야.”여천우 친아버지 여태웅은 20여 년 전 추미자와 함께 친동생을 살해했을 뿐만 아니라 경제 범죄 때문에 중형
틀림없이 누군가가 여운초를 건드려 자극했을 것이다.여운초는 오랜 한을 억누르고 있었는데 누군가에 의해 폭발한 게 틀림없었다. 하여 추미자 부부의 방 안에 있는 물건들을 비우려고 했을 것이다.또 하나, 여운초는 추미자 부부방의 비밀번호를 몰랐다. 심지어 여천우조차도 몰랐다.추미자는 여천우가 여운초의 편을 든다고 많은 일을 여천우에게 알려주지 않았다.여운초도 사실대로 여운별이 일찍 감옥에서 나와 오늘 아침에 여씨 가문의 별장에 쳐들어온 사실을 여천우에게 알려주었다.여천우가 그 사실을 듣더니 한숨을 쉬었다. 알고 보니 사고뭉치였던 여운별이 나와서 사고를 친 것이다.여씨 가문은 또 시끄러워질 것이 뻔했다.여천우는 여운초에 말했다.“우리 부모님 방에 있던 물건들을 전부 내 방에 가져다줘. 그리고 운별 누나 물건은 운별 누나가 가져가게 해. 그리고 운별 누나 방도 깨끗이 치워.”여천우는 그 별장이 여운초의 별장이었기에 여운초가 여운별이 그 별장에서 살기를 원하지 않으면 여운초를 존중해 주고 싶었다.여천우는 여운별이 예전에 어떻게 여운초를 괴롭혔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여운별을 도와 여운초에게 사정하지 못했다.여운별이 감옥 안에서 일찍 나온 것도 아마 감옥에서 잘 보이기 위해 자신의 실제 성격을 잘 감추고 있었을 것이다.“그리고 누나, 운별 누나가 소송을 걸어 재산을 나누려고 하면 나에게 알려줘. 재산을 너무 많이 주면 다 써버릴 거야. 아무리 많은 재산일지라도 운별 누나는 분명 다 탕진 할걸. 아무것도 모르면서 성질만 부리면서 돈만 쓰잖아.”여천우는 여씨 그룹을 여운초에게 맡기면 마음 편히 공부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정말이지 밤새 뛰어와서 여운별을 막고 싶었다.여천우는 두 누나의 인성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여운별은 어려서부터 부모님이 응석받이로 키웠기에 패가망신할 사람이었다.“절대로 운별 누나에게 재산을 나누어 주면 안 돼. 내가 지금 휴가를 내고 돌아갈게. 감옥으로 가서 우리 부모님을 만나 그들의 명의 아래에 있는 재산을
여미란은 추미자가 살아서 나올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여미란은 마음속 깊이 추미자를 좋아하지 않았다. 여씨 가문의 사모님 추미자는 먼저 여미란의 남동생에게 시집간 뒤로 그 남동생을 죽이고 또 여미란의 오빠에게 시집갔지만 지금 그 오빠마저도 감옥으로 들어갔다.여미란의 동생이 죽었다고 해도 그녀의 오빠와 관계가 없을 수 없었다. 물론 그 화근은 역시 추미자였다.여미란의 오빠가 추미자와 정정당당하게 함께 있기 위해 동생을 죽인 것이다.여운초에게 복수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여운초는 지금 전씨 가문의 둘째 사모님이었고 전씨 가문이 그녀의 배후에 서 있었기에 여미란 일행은 감히 여운초를 찾아 복수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여미란은 마음속으로 여운초를 수천 번, 수만 번 욕하면서 자신을 달래곤 했다.여운초는 여운별이 여씨 가문을 떠나 어디로 갈지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지만, 그녀는 개의치 않았다.최씨 집안과 김씨 집안이 여운별의 피를 빨아들이도록 내버려 두기로 했다.예전에 여미란 자매의 집에 재산이 많았지만 늘 친정집에서 이득을 보려고 애썼다.이제 최씨와 김씨 집안은 부귀한 생활에 익숙해져 꿈에서라도 부자들의 세계로 돌아가고 싶어 하던 찰나에 여운별이 스스로 찾아와 도움을 청하게 되었기에 그녀의 피를 빨아먹을 수 있는 희망이 생겼다.그때가 되면 여운별은 그녀의 손에 쥐어진 적디적은 재산을 가지고 두 집안에 의해 피를 빨리게 될 것이 뻔했기에 여운초는 곁에서 재미있는 광경을 지켜만 보면 되었다.여운초가 여천우와 말했듯이 여운초는 자신의 재산을 일전 한 푼도 그들에게 주지 않을 것이지만 자신의 재산이 아닌 것은 전부 그들에게 돌려줄 것이다.추미자는 예전에 화려하고 웅장하게 꾸며진 큰 방에서 살았지만 정작 별장 주인인 자신이 가정부와 함께 방을 쓰게 된 기억을 떠올린 여운초는 집사에게 지시했다.“이 방을 깨끗이 청소하세요. 이 방을 다시 새로 꾸밀 거예요.”이 큰 방이 바로 주인의 방이다.여운초는 먼저 금고를 그녀가 지금 사는 방으로 옮기라
정현숙의 전화가 연결되지 않자 여운별은 자신의 큰고모 여미란에게 전화를 걸었다.여미란이 전화를 받지 여운별이 입을 열었다.“큰고모, 제 물건을 돌려받았어요. 제가 지금 돈이 있으니 고모께서 저에게 아파트 한 채를 찾아 세 들어주시면 좋겠어요. 제가 그곳에 잠시 머물다가 운초에게 소송을 걸어 재산을 많이 분배받으면 그때 큰 별장을 구매할 거예요.”여운별이 그녀의 물건을 가져갔다는 말에 여미란은 바로 물었다.“들어갔어? 들어갔으면 왜 그 집에서 살지 않고. 별장에 살면 얼마나 좋아. 세 들어 살면 돈도 따로 나가야 하는데.”여운별은 한참을 말이 없다가 그제야 말을 이었다.“우리 일단 만나요. 생각처럼 쉽지 않더군요. 제가 지금 차에 기름 넣으러 가야 해요. 그리고 고모 찾으러 갈게요. 둘째 고모와 사촌 오빠들에게 점심에 제가 밥을 사드린다고 전해주세요. 요 이틀 동안 사촌 오빠들 덕분에 잘 지낼 수 있었어요. 제가 성격이 나쁘고 제멋대로지만 배은망덕한 사람은 아니에요. 저는 저에게 잘해주신 사람들을 모두 마음에 담아두거든요.”“지금 제가 좀 초라하긴 하지만 제가 우리 재산을 되찾으면 절대로 고모들께 푸대접하지 않을 거예요. 제가 반드시 고모들을 도와 지난날처럼 부자 생활을 할 수 있게끔 도울 거에요.”그림의 떡은 누구나 다 그릴 수 있었다.여운별도 그림의 떡으로 두 고모를 달래려고 했다.그리고 그녀가 정말 소송에서 이겨 자신의 재산을 가질 수만 있다면 적어도 수백억의 재산을 가질 수 있다고 믿었기에 두 고모의 집안에 돈을 조금 주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두 사촌 오빠들을 도와 일자리를 하나 더 마련해주겠다고 생각했다.여운별은 회사에 관한 일을 잘 몰랐기 때문에 여씨 그룹으로 돌아가면 지인에게 회사 일을 도와달라고 해야 했다.두 고모 댁의 사촌 남매는 항상 그녀에게 잘 대해주었다. 심지어 사촌 남매들이 그녀에게 비위를 맞춰주기 위해 그녀에게 잘해줄지라도 여씨 그룹을 그들에게 맡기고 싶었다. 누가 뭐라 해도 사촌 형제들은 여씨 그룹에서
여운별은 필사적으로 그 현금을 보호하려고 했지만 혼자서 두 명의 하인의 힘을 당해낼 수 없었다.여운초가 어디서 고용한 하인들인지 힘이 엄청나게 컸다.수 억 원의 현금들은 그렇게 모두 빼앗겨 버렸다.“여긴 내 집이야. 우리 집에 있는 물건들 전부 내 재산이라고. 운별아, 방문을 열어줘서 고마워. 네 그 가방은 내가 안 뺏을게. 너에게 주는 보수로 생각해. 방문을 열어준 대가로 말이야.”여운별은 화가 나서 여운초를 목 졸라 죽이고 싶었다.분명히 여운별이 돈을 주고 사 온 가방인데 여운초가 뻔뻔하게도 여운별에게 보수로 주는 선물이라고 말했다.“자꾸 노려보면 가방까지 빼앗을 거야. 자, 이제 너 스스로 나갈래? 아니면 내가 사람 시켜 내쫓을까?”여운초는 가벼운 미소를 지었지만, 그녀의 말은 여운별의 귀가에 얼음처럼 차갑게 들렸고 여운별의 마음을 상하게 했다.두 고모는 모두 여운초가 정말 지독하다고 말했다.여운별은 이제야 깨달았다. 과연 가장 지독한 사람은 여운초였다. 자매의 정을 조금도 생각하지 않았다!“내쫓을 필요 없어. 나 혼자 갈 거야. 여씨 가문의 모든 것은 너 혼자만의 것이 아니야. 기다려. 내가 반드시 나와 내 부모님의 재산을 되찾을 테니.”여운별은 자신의 가방을 꼭 껴안고 씩씩거리며 밖으로 나갔다.그녀는 재산을 나누어 가지기 위해 소송을 하려고 계획했다.여운초는 피식 웃었다. 그녀는 여운별이 소송을 걸고 재산을 나누어 가지는 것이 전혀 두렵지 않았다.여씨 가문의 모든 것은 이미 여운초가 단단히 장악하고 있었다.여운별이 소송을 걸어 그녀 부모님의 재산을 가져간다고 해도 여운초는 그 불법 회사만이 여운별 부모님의 재산이라고 알려주려고 했다.그리고 그 불법 회사들은 이미 차압당했고 나머지 차압 당하지 않은 회사의 주식은 대부분 여운초의 것이다.여운별은 부분적인 재산을 여천우에게 주려고 했다. 정말 여운별에게 재산이 차려지게 된다 해도 여운별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적을 것이다.여운초는 그 사실을 여운별에게 서프라이즈 선물로 남겨
여운별은 갑자기 멍해졌다.그 별장은 정말 여운초 것이었다!여운별의 가족이 확실히 여운초의 별장을 차지하고 있었다.여운별은 여씨 가문에도 다른 집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지만 평방수가 이 별장만큼 크지 않았다. 한 가족이 그 별장에 사는 것이 익숙하기도 했고 게다가 여운초가 집에서 존재감이 낮았기에 하인조차도 그녀를 괴롭혔다. 누가 이 별장이 여운초의 소유라는 것을 누가 상관했겠는가!여운초는 손을 뻗어 여운별의 손에서 부동산 증명서를 가져갔다.그리고 집사에게 전화해서 지시했다.“사람을 데리고 올라와서 여운별을 치워주세요.”“여운초, 너... 누가 이 별장이 너의 명의라고 알려줬어? 부동산 소유증에 적힌 이름은 분명 우리 엄마야. 우리 엄마의 별장이라고. 다 내는 거야. 나가야 할 사람은 너야.”여운초는 웃을 듯 말 듯 하며 여운별을 바라보았다.“운별아, 난 정 선생님 덕으로 앞을 볼 수 있게 됐어. 내가 글씨를 모르는 줄 알고 있었어? 이 부동산 소유증에는 분명 내 이름이 적혀있잖아. 네 가족은 내 집에 살면서 집세를 한 푼도 주지 않았어. 네 방에 있는 물건들은 가져가지 마! 네가 20년 동안 여기에 산 집세로 삼을게.”여운별은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여운초, 앞이 보이는 거야?”여운초가 뜻밖에도 시력을 회복했다.그렇게 많은 의사가 그녀의 눈을 치료하지 못했는데 정 선생님이라는 사람이 여운초의 눈을 정말로 치료해 주었다는 말인가!그럼 여운초가 보이지 않는 척 한 거였다.“여운초, 거짓말쟁이!”아무리 어리석어도 이 정도 되면 깨달았을 것이다.여운초는 여운별에게 시력을 회복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고 여운별이 아직도 여운초가 앞이 보이지 않는 줄로 착각하게 했다. 그리고 여운별이 부모님 방의 문을 열고 금고의 문을 열게 하여 그 비밀번호들을 알아내려고 계획했다.여운별이 무방비 상태로 비밀번호를 입력할 때 여운초가 옆에서 지켜볼 수 있게끔 내버려 두었으니 아마 여운초도 그 비밀번호를 기억했을 것이다.여운초의 기억력은 훌륭했다.앞이 보
여운초는 몸을 돌려 차를 더듬으면서 다시 차에 올라 운전 기사에게 말했다.“집 앞까지 데려다주세요. 운별이가 나를 따라오게 하세요.”여운별은 여운초가 차로 돌아갈 때 차를 더듬는 모습을 보더니 그제야 조금 전의 의심을 떨쳐버렸고 여운초가 아직도 앞이 보이지 않는다고 믿었다.걱정하지 않아도 되었다.여운별은 별장으로 들어가서 일단 자신의 휴대전화와 은행 카드를 가지려고 계획했다.몇 분 후.여운초 자매는 앞뒤로 위층으로 올라갔다.여운별이 앞에 서서 걸어갔다. 그녀는 여운초가 갑자기 마을 고쳐먹고 사람을 시켜서 자신을 쫓아낼까 봐 걱정했다.여운초눈 지금 여씨 가문 별장의 사람들은 모두 그녀의 사람으로 바꾸었다. 이 사람들은 절대로 여운별의 말을 듣지 않을 것이다.여운별은 서둘러 자신의 물건을 가졌다.여운초는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걸었다.길을 가던 중간에 전이진의 전화도 받았고 계단에서 멈추어 전이진과 전화 통화도 하고 있었다.한참 동안 전화를 하고 통화를 끊은 뒤에야 여운초는 위층으로 올라갔다.여운초가 2층으로 올라가자 여운별이 방에서 나오는 것을 보았다. 여운별은 그녀가 감옥으로 들어가기 전에 산 새로운 에르메스 가방을 팔에 끼고 있었다. 묻지 않아도 여운별은 방에 들어가서 그녀의 물건을 가져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요 며칠 동안 핸드폰과 돈이 없어서 꽤 고생했을 것이다. 여운초는 반짝이는 눈으로 여운별이 그 물건들을 가지는 것을 지켜만 보았다. 그 카드는 이미 여운초에 의해 정지되었기 때문에 여운별이 밖에 나가서 돈을 쓰려 해도 쓰지 못할 것이다.여운별은 아직 젊고 직업도 없었기에 수입도 없었다. 그녀의 부모는 카드를 회사 이름으로 걸어놓고는 매달 그 카드에 용돈을 넣어주어 여운별이 쓰도록 했다.여운초는 여씨 가문을 이어받자마자 여운별의 은행 카드를 정지시켰다.여운별은 의기양양하여 여운초를 보면서 큰 소리로 말했다.“장님, 좀 있다가 알게 될 거야. 누가 이 집에서 나가야 할지.”여운초는 담담하게 대답했다.“부동산 소유증을 가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유언장을 작성하셨어. 결혼 전 개인 재산은 모두 나에게 남겨주신다고. 그런데 네 어머니가 내가 어리다고 괴롭히면서 내 재산을 차지하셨지. 그리고 네 어머니와 우리 아버지의 공동재산의 절반은 네 어머니가 이미 가져가신 지 오래야.”여운초의 친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여운초는 겨우 두 살이었지만 그녀의 친아버지가 유언장을 작성할 때 많은 사람이 현장에 있었다.많은 사람은 여운초의 친아버지가 젊은 나이에 유언장을 작성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여준희는 여운초의 친아버지가 여운초를 너무 예뻐해서 어린 나이에 미리 유언장을 작성했다고 말했다.여운초의 아버지는 결혼 전 개인 재산과 결혼 후 부부 공동재산의 절반을 전부 여운초에 물려주었다.이 별장은 여운초의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여운초 아버지의 신혼 별장으로 사주신 것이기에 당연히 여운초의 아버지 혼전 재산으로 그녀에게 남겨지는 것은 당연했다.그리고 여씨 그룹의 주식은 모두 아버지의 혼전 개인 재산이었기에 여운초에 물려주는 것도 마땅했다.과거의 여씨 가문은 지금처럼 재산이 많지 않았지만 가난하지도 않았다.여운초의 아버지의 개인 재산 가치가 지금까지 몇 배나 올랐는지 모른다.여운별은 여운초의 반박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그들이 줄곧 살던 집은 여운초의 집이었다는 사실을 여운별은 전혀 몰랐다.여운초의 부모님도 이런 사실을 여운별에게 알려준 적 없었다.이렇게 큰 별장이 뜻밖에도 여운초 개인 소유였다!한참 만에 이성을 되찾은 여운별은 그제야 의아해하면서 말했다.“그럴 리가! 내가 여기서 태어나고 자랐어. 여기가 내 집인데 언제 네 집으로 변했어? 거짓말하지 마. 우리 별장을 차지하기 위해 거짓말을 지어내지 말란 말이야!”“네 부모님 방문의 비밀번호는 알고 있지? 단언컨대 부동산 소유증이 네 부모님의 금고에 놓여 있을 거야. 금고를 열고 꺼내 보면 알 수 있을 거야.”여운초는 친아버지가 유언장을 작성했다는 것을 알았지만 여씨 가문의 별장의 부동산 소유증이 그녀의 손에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