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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0화

작가: 고능비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3-12-08 19:00:00
하예진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국수를 성소현의 앞에 놓으며 왜 이 거리에 순찰하는 경비원이 있는지 설명했다.

노동명의 가게를 임대한 하예진은 경비원들이 거리의 절반에서만 순찰하고 나미지 절반에는 발을 들여놓지 않는다는 것을 진작 눈치챘다. 하지만 경비원 몇 명이 여기저기 순찰하며 돌아다니니 온 거리의 안전 레벨이 한 단계 높아졌다.

하예정은 눈을 깜빡이며 이게 모두 노동명이 언니를 위해 안배한 것으로 추측했다. 하지만 전혀 눈치채지 못한 언니의 모습을 보며 하예정도 뭐라 할 수 없었다. 노동명이 언니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정말로 모든 세입자의 안전을 위한 것인지 누가 알랴?

언니가 노동명의 가게를 임대하였으니, 매일 출퇴근할 때마다 이곳을 지나가는 노동명이 전태윤을 봐서라도 언니를 돌봐줄 것이다.

노동명이 먼저 언니에 대한 감정을 고백하기 전에는 하예정도 가만히 지켜보기만 할 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성소현은 먼저 국수를 한입 맛보았는데 맛이 괜찮았다. 그녀는 국물이 잘 끓여졌다고 생각하여 한 그릇 모두 뚝딱했다.

새 가게의 오프닝 첫날, 아침 장사를 마친 하예진은 문을 닫을 준비를 했다. 그녀는 전씨 할머니의 강력한 요구하에 친척과 친구들을 관성 호텔에 초대하기로 했다. 주형인에게서 많은 돈을 나눠 가져 손이 넉넉했던 하예진은 충분히 밥값을 치를 수 있었다.

결혼 후 친구를 사귈 기회가 별로 없었던 하예진이 초대할 사람이라곤 성씨네 친척들, 심씨네와 전씨네 가족, 그리고 소정남과 노동명뿐이다. 성씨네 가족은 모두 왔고, 심씨네는 심효진 남매가 왔다. 심효진 남매의 부모님은 일이 있어 직접 오지 못하고 심효진에게 부탁하여 하예진에게 돈 봉투를 보내왔다.

전씨네의 도련님들은 평소 주로 자기 집 호텔에서 식사했기 때문에 아직 학교에 다니는 아홉째를 제외하고는 다 참석했다. 그리고 할머니와 전현림 부부도 찾아왔다.

전씨네의 다른 가족들은 일이 있어 직접 오지는 못하지만, 모두 장소민에게 부탁하여 축하 선물을 보내와 하예진의 체면을 세워주었다.

하예정은 감동에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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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잠깐의 고달픔으로 여생의 안녕을 바꾸는 것도 가치가 있다.“당신, 정말 수고가 많아.”전태윤이 하예정의 이마에 키스하였다. 그녀가 그를 위해 그렇게 많은 일을 한 것이 매우 마음이 아팠다.“나 자신에게도 평생 도움이 되는 거예요.”하예정이 다시 하품했다.아침에 너무 일찍 일어났더니 지금 너무 졸렸다.“당신도 오후에는 회사로 돌아가야죠, 태윤 씨 시간은 우리보다 훨씬 소중해요.”언니 일로 반나절이나 희생했으니, 남편의 손실이 더 큰 거다.그가 그녀를 깊이 사랑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이런 희생을 할 수 있을까?하예정은 그윽한 눈길로 전태윤을 올려다보며 손을 뻗어 그의 잘생긴 얼굴을 어루만졌다. “여보, 내가 무슨 복으로 당신의 와이프로 된 걸 가요? 걱정하지 마세요, 당신이 나에게 평생을 맡겼으니, 나도 절대 당신을 저버리지 않고 평생 당신에게 잘해 줄 거예요. 언니는 항상 당신에게 잘해주라고 잔소리하면서 내가 태윤 씨를 학대할까 봐 걱정하고 있어요. 언니가 친동생인 나보다 태윤 씨를 더 챙겨주는 것 같아서 질투 나기도 해요.”전태윤이 얼굴을 만지작거리는 하예정의 손을 잡고 진지하게 말했다.“내 차의 블랙박스에 당신이 방금 한 말이 다 녹음되었어. 앞으로 만약 당신이 나를 저버린다면, 나는 녹음한 걸 가지고 처형한테 가서 당신을 고자질할 거야, 당신이 말한 것을 지키지 않는다고.”전태윤이 언니한테 일러바치면 언니가 자기를 혼낸다는 걸 머리를 거치지 않아도 알 수 있다.하예정이 다짐했다.“나는 절대 태윤 씨를 저버리지 않을 거예요. 설마, 당신 고자질을 좋아하는 건 아니겠죠?”“난 고자질하는 걸 좋아하지 않지만, 당신이 나를 억울하게 한다면 나의 억울함을 풀어줄 사람을 찾아야지. 난 처형이 공정하게 처신할 수 있다고 생각해.”전태윤은 원래 이런 사람이었구나!하예정은 만약 자신이 전태윤과 약간의 갈등이 생기면 전태윤이 곧바로 친정으로 달려가 언니에게 하소연하는 장면을 상상할 수가 있었다.“여보, 나를 억울하게 할 거야?”“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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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후 2시 30분이 되자 전태윤은 하예정을 직접 가게까지 배웅했다.“나 저녁에 미팅 있어.”하예정이 차에서 내리기 전에 전태윤이 온화하게 말했다.하예정은 고개를 돌려 전태윤을 바라보았다.“오후 몇 시에 회사를 떠나는데요? 술을 적게 마시고 빈속에 절대 술을 마시면 안 돼요. 금방 취하고 몸에도 해로워요.”“약을 사흘 먹었더니 이젠 위도 아프지 않아.”“위는 아프지 않아도 조심해야 해요. 내가 당신이 퇴근하기 전에 음식을 보내드릴 테니 좀 요기하시고 가요. 하지만 술을 너무 많이 마시면 안 돼요. 마시지 않는 게 제일 좋고요.”“알았어, 당신 말 잘 들을게, 그럼 내가 퇴근하기 전에 밥 갖다줘, 기다릴게.”전태윤이 불타는 듯한 눈빛으로 하예정을 바라보았다.전태윤의 뜻을 알아차린 하예정이 몸을 돌려 그의 얼굴에 키스한 후 다시 장난스럽게 그의 얼굴을 꼬집고는 그가 손 내밀어 자신을 잡기 전에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갔다.전태윤이 하예정에게 뭐라고 말했지만, 그녀는 듣지 못했다.하지만 듣지 못해도 상관없다. 어쨌든, 하예정이 이미 이틀 후에 전태윤이 원하는 대로 다 들어주겠다고 약속했으니.하예정이 웃으며 서점으로 들어갔다.가게에서 소설을 보고 있던 심효진과, 하예정이 절반 짜다 만 공예품을 만지작거리고 있던 성소현은 하예정이 웃으며 들어오는 것을 보고 동시에 그녀를 바라보았다.성소현이 먼저 말했다.“효진아, 예정이가 점점 예뻐지는 것 같지 않니? 점점 달콤해지는 웃음이며, 햇살처럼 환하게 빛나는 얼굴 좀 봐.”“사랑으로 촉촉이 적셔주는데 당연히 이뻐지겠죠.”심효진이 읽던 소설을 덮으며 맞장구쳤다.성소현과 하예정은 심효진이 왜 소설을 그렇게 즐겨 읽는지 이해가 안 갔다.하예정이 웃으며 친구에게 반박했다.“넌 마치도 사랑을 하지 않는 것처럼 말하는구나.”하예정과 전태윤처럼 우여곡절을 겪거나 갈등을 겪지 않고 자연스럽게 연인이 된 소정남과 심효진 커플은 편안하고 달콤한 사랑을 하고 있다.성격이 매우 좋은 소정남과 허영심과 가식이 없는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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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분에 하예정의 온라인 스토어 장사는 점점 더 좋아졌다.“계획서 다 작성했어. 아까 효진이와 상의했는데 좀 봐봐.”성소현이 가방에서 그녀가 하룻밤을 들여서 완성한 계획서를 꺼내 하예정에게 보여주었다.“나도 초보야. 하지만 구두장이 셋이 모이면 제갈량보다 낫다고, 우리 셋이 같이 노력하면 꼭 돈을 벌 수 있을 거야. 예정아, 너 먼저 손을 멈추고 계획서를 봐, 또 손 다치면 어쩌려고.”지난번에 하예정이 손을 다쳤을 때, 성소현이 하예정을 병원에 데려갔었는데, 세상에 무서운 것 하나 없는 성씨 가문의 공주님이 피를 보더니 그만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서 다리를 후들후들 떨었었다.“지난번은 의외의 사고였어요.”하예정은 자신이 전태윤 때문에 상했다는 것을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공예품을 짜던 손을 바로 멈추고 성소현이 작성한 계획서를 꼼꼼히 훑어보며 때때로 성소현과 심효진과 이야기를 나누었다.“우리 스스로 경험해 봐야지, 매사를 남에게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직 큰 오빠한테 계획서를 보여주지 않았어.”“내가 보기엔 계획서가 아주 훌륭한 것 같아요.”심효진이 칭찬하듯 말했다.이어서 하예정도 말을 이었다.“누구의 경험이나 모두 조금씩 쌓인 거예요. 태윤 씨와 얘기했더니, 나더러 대담하게 밀고 나가라고 했어요, 전적으로 밀어주겠다고요. 하지만, 나는 태윤 씨에게 모든 걸 기대고 싶지 않아요. 내가 잘할 수 있다는 걸 그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요.”성소현이 웃었다.“난 너희 둘만 믿으면 되겠어, 든든한 뒷배가 있으니.”하예정과 심효진이 동시에 성소현을 반박하자 세 사람은 서로 마주 보며 웃음을 터뜨렸다.심효진이 관성중학교를 가리키며 야심 차게 말했다.“관성의 많은 초등학교, 고등학교에는 교직원 식당과 학생 식당이 있어요. 이건 매우 좋은 비즈니스 기회예요. 다만 우리가 이 비곗덩이를 삼킬 능력이 있는지 없는지가 관건이에요.”처음에 심효진과 하예정이 이곳에 책 가게를 개점할 때도 피타는 노력을 들여 곤경을뚫고 나왔었다.하예정이 들뜬 기분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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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빈이가 툭하면 어린이집에 안 가는 데 익숙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사전에 명확하게 일러둬야 한다고 하예정은 생각했다. 이번에는 용정이 모처럼 놀러 왔고 또 용정이 관성에서 친구란 우빈이밖에 없으니, 이번만은 응낙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우빈이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면서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을 약속했다.용정도 따라서 말했다.“아주머니, 다음번에는 제가 여름방학 혹은 겨울방학을 하는 틈을 타서 올 게요. 그러면 누구도 휴가를 내지 않아도 되잖아요.”“이모, 지금 당장 엄마한테 전화해서 얘기하면 안 돼요?”우빈이한테는 지금 휴가를 내는 일이 급선무였다.그래야 시름 놓고 놀 수 있을 것 같았다.하예정은 고개를 돌려 전태윤을 째려보았다. 전태윤은 일부러 하예정의 시선을 피하여 고개를 돌려 딴 곳을 쳐다보는 척했다. 하혜정은 속으로 남편이 우빈이의 일을 자신한테 떠밀었다고 투덜댔다.“알았어.”하예정은 마지못해 하예진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예진이 전화를 받자 하예정이 말했다.“언니, 우빈이가 할 얘기 있대.”그러고 나서 휴대폰을 우빈이에게 넘겨주면서 말했다.“우빈아, 네가 직접 엄마하고 얘기해.”우빈이는 전화를 받아쥐고 하예진에게 휴가를 내려는 사유를 자초지종 말했다.하예진도 하예정과 똑같은 말을 하고 나서 우빈이가 하루 휴가를 내서 모처럼 찾아온 친구랑 노는 것에 응낙했다.그러자 우빈이는 휴대폰을 하예정에게 돌려준 후 용정의 손을 잡고 깡충깡충 뛰면서 기뻐했다. 그러고는 대결하는 자세를 취하면서 용정에게 말했다.“용정아, 나 요즘 아주 열심히 무술을 연마했어. 우리 한 번 대결해.”용정이 자신만만해서 말했다.“넌 나한테 질 거야. 나한테 져서 화내면 안 돼. 알았지?”지난 여름방학 때 두 사람이 함께 놀 때 우빈이가 항상 져서 기분이 언짢아했었다.용정은 그 일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했다.모연정이 용정이보고 우빈이는 손님인데 왜 양보하지 않았냐고 핀잔했다.하지만 용정은 어떻게 양보해야 할지 몰랐다. 아직 자연스럽게 져주는 법을 모르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684화

    전태윤이 말하면서 천천히 달리기 시작했다.예준성도 뒤를 따라 천천히 달렸다.“다행히 평소에 우리 두 집이 서로 가깝게 지냈고 또 앞으로 친척이 될 사이니 말이죠. 그렇지 않고야 제가 미안해서 어찌 이렇게 이른 아침에 찾아와서 폐를 끼치겠어요.”별장 구역은 아주 조용했다. 가끔 조깅하는 사람들이 한두 명씩 보였다.“용정이 모처럼 왔는데 한시 급히 친구와 놀려고 하는 마음을 이해할 수 있어요.”“용정의 무술 실력이 아주 많이 는 거 같아요. 아까 차에서 뛰어 내리는 동작과 달리는 속도를 보면 알 수 있어요. 우리 우빈이는 아무리 용을 써도 용정을 못 따라잡아요.”“사람마다 다 장점과 약점이 있어요. 용정의 약점은 식탐이 많아요. 매번 집에만 돌아오면 준영이를 얼려서 먹고 싶은 음식을 다 해달라 해요. 번마다 배를 두드리면서 먹어요.”“연정 씨는 애가 하도 많이 먹길래 배에 탈이라도 날까 봐 얼마나 걱정했는데요. 다행히도 매일 무술을 연습하느라 많은 열량을 뺐지요. 그렇지 않으면 진작 뚱보가 되었을 겁니다.”“애들은 다 그래요. 크면 저절로 다 낫는 법입니다. 우리 할머니가 그러시는데 저도 어린 시절에 먹길 엄청나게 좋아했대요. 하지만 커서 난 식탐 많은 사람으로 취급받은 적 없어요.”커서는 혼자 통제할 수 있으니 제멋대로 먹지 않았을 뿐이었다.예준성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제발 그럴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식탐 때문에 손해 볼 수도 있어요.”두 어른과 두 어린이는 반 시간 남짓이 달린 후 방향을 바꿔서 집으로 달렸다.그들이 별장에 도착할 무렵에 하예정은 이미 일어나 마당에서 산책하고 있었다. 그녀는 우빈이의 웃음소리를 듣고 대문 입구로 마중 나갔다.“이모!”두 꼬맹이가 먼저 대문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 하예정을 본 우빈이는 깡충거리면서 뛰어갔다.용정도 우빈이 뒤를 따라 뛰어갔다.“아주머니.”“용정아, 네가 어떻게 왔니?”하예정은 용정을 보고 반색하며 맞았다.비록 마당에 세워진 예준하의 차를 보긴 했지만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683화

    전태윤이 껄껄 웃으면서 말했다.“이러니 두 사람이 친구로 될 수 있는 거네요. 두 사람이 같은 부류의 사람이니 말이죠. 저도 꼭두새벽에 우빈이의 문 두드리는 소리에 깨어나 함께 조깅하러 나가는 중입니다.”“같이 나가는 건 어때요? 같이 산책해요.”전태윤이 예준성 부자한테 함께 산책하러 가자고 제안했다.예준성이 웃으면서 대답했다.“그럽시다. 어차피 저도 이제 더 잘 수도 없는데요.” 예준성은 용정을 보면서 말했다.“우빈이 데리고 앞에서 놀아야 해. 너무 멀리 가면 안 돼. 알았지?”“우빈이더러 용정을 잘 데리고 놀라고 해야죠. 당신들은 멀리서 온 손님이니 응당히 우리가 주인답게 잘 대접해 드려야죠.”두 아이는 진작 손잡고 앞으로 뛰어 가버렸다.예준성은 두 아이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말했다.“용정은 낯 갈이도 잘 안 하고 처음 만난 사람과도 금방 친숙해져요. 기억력도 참 좋아요. 한 번 다녀갔던 길은 절대 안 잊어요. 길옆에 있는 화초까지 똑똑히 기억할 수 있어요. 걔는 식물 종류도 저보다 더 많이 알고 있어요.”“용정의 스승이 누군지 몰라서 그래요? 의술이 최고인 정 선생님이잖아요.”정겨울은 바빠서 직접 용정을 가르치는 시간이 많지 않지만, 용정이 신의와 함께 지내면서 많은 약재의 이름을 기억했다.용정의 기억력이 비상하다는 것은 모두가 다 알고 있는 일이었다.“용정은 성격이 참 좋아요.”“그건 모르고 하는 얘깁니다. 성격이 좋을 땐 좋아도 녀석이 횡포한 면도 있어요. 금방 집에 데리고 왔을 때는 먹고 자고, 자고 먹고 말도 잘 안 하기에 똑똑하지 못한 먹보인가 했어요.”“정말 잘못 봤어요.”예준성이 겉으로는 양아들의 단점을 말하는 것 같지만 두 눈은 애틋한 눈빛으로 가득 찼다. 용정은 예준성을 약간 어려워하기에 여태 감히 아빠라고 부르지 못하고 아저씨라고만 불렀고 모연정을 엄마라고 불렀다. 하지만 자신이 모연정의 친아들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부터는 모연정을 모 엄마라고 불렀다.전태윤이 웃으면서 말했다.“운이 좋은 줄 아세요.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682화

    “알았어요. 제가 지금 태윤 씨 집 앞에 있어요. 집사가 문 열려고 나오네요. 그러면 만나서 얘기해요.”말을 마친 예준성은 전화를 끊었다.전태윤은 멍하니 서 있었다.전태윤이 어리둥절하여 머리를 숙여 우빈이를 쳐다보니 마침 우빈이도 머리를 들고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이모부, 왜 그래요? 무슨 일 생겼나요?”전태윤은 꼬맹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서 말했다.“누군가 우빈이처럼 아침 일찍 일어나서 또 아침 일찍 찾아왔단다.”무슨 급한 일이라도 생긴 건 아닌지 알 수가 없었다.혹시 예준하와 성소현의 혼사에 문제가 생겨 예준성이 자신더러 로비스트 되어 달라고 부탁하러 온 건 아닐지 생각했다. 하예정은 그럴 재주가 있지만, 자신은 로비스트로 될 재주가 없다고 생각했다.이윽고 예준성이 동생이 평소에 타고 다니던 차를 운전해서 대문을 지나 마당에 세웠다.예준성이 차에서 내리기도 전에 뒷좌석의 차 문이 열리면서 작고 탄탄한 몸매를 가진 어린애가 차에서 날렵하게 뛰어내리더니 전태윤이 서 있는 곳으로 쏜살같이 뛰어왔다.“우빈아, 우빈아, 내가 왔어!”전태윤이 눈여겨보니 용정이었다.“용정!”용정을 알아본 우빈이는 잡고 있던 전태윤의 손을 뿌리치고 용정이 뛰어오는 방향을 향해 깡충깡충 뛰어갔다.두 꼬맹이는 만나자마자 반갑다는 듯 어른들처럼 상대방한테 커다란 포옹을 해주었다.여름방학 때 작별한 후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두 아이의 키는 눈에 띄게 컸다.용정은 매일 많은 시간을 들여서 무술을 연마했기에 키가 우빈이보다 훨씬 더 컸으며 신체도 우빈이보다 퍽 탄탄해 보였다.방금 용정이가 차에서 뛰어 내리는 동작을 통하여 전태윤은 용정의 무술 실력이 또 늘었다는 것을 알았다. 현재 용정의 무술 솜씨는 우빈이 셋을 합쳐도 못 당할 것이었다. 이 아이는 무술 배우는 방면에서 남다른 재주가 있었다.“용정아, 네가 어떻게 왔어?”친구를 만난 우빈이는 기뻐하면서 물었다.“나는 할아버지 따라서 모 엄마와 아저씨 보러 왔어. 사공이 유치원에 일주일 동안 휴가를 신청해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681화

    이날 저녁은 별일 없이 지나갔다.돌아오는 날은 일요일이었다.휴식날인데 우빈이는 아침 일찍 잠에서 깨어났다.우빈이는 일어난 후 곧장 하예정이 자는 방으로 달려가서 문을 두드렸다. 전태윤이 안에서 방문을 열어주었다.“이모부, 이모 일어났어요? 들어가서 이모랑 같이 놀래요.”전태윤은 숨을 깊게 들이쉰 후 꼬맹이와 화내지 말자고 스스로 가슴을 달래면서 부드럽게 말했다.“우빈아,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났어? 좀 더 자지? 평소에 어린이집 가야 하는 날은 해가 중천에 뜰 때까지 자더니 쉬는 날만 되면 아주 일찍 일어나더라.”우빈이가 입을 뾰족이 내밀면서 말했다.“이모부, 나는 한 번 깨어나면 더는 못 자요. 나랑 놀아 주는 사람이 없어 너무 심심해요. 이모 찾아와서 노는 수밖에 없어요.”현재 우빈이는 시 중심에 자리 잡은 전태윤의 개인 별장에서 지내고 있다. 서원 리조트에 있을 때는 그나마 함께 놀아 주는 어린이들이 있었기에 이모를 귀찮게 굴지 않았다.전태윤은 하는 수 없이 두 팔로 우빈이를 부쩍 들어 품에 안으면서 말했다.“이모는 아직도 자고 있어. 이모부가 우빈이랑 같이 놀아 줄게. 뭐 놀까?”“밖에 나가서 놀고 싶어요.”“집에서 장난감 가지고 놀면 좋지 않을까?”우빈이는 고개를 가로저으면서 말했다.“싫어요. 혼자 놀면 재미가 없어요. 이모부는 장난감도 안 놀 거잖아요.”전태윤은 웃으면서 말했다.“그래, 알았어. 이모부랑 같이 아침 조깅하러 나갈까? 이모부가 가서 운동복을 갈아입고 나올 테니 얌전하게 기다려야 해?”그는 우빈이를 안고 방으로 들어가서 내려놓으면서 목소리를 낮추어 신신당부했다.“침실에 들어가서 이모를 깨우면 안 돼. 알았지? 이모부가 얼른 옷 갈아입고 나올 테니.”우빈이는 고개를 끄덕이었다.전태윤은 드레스 룸으로 들어가서 먼저 운동복 바지부터 바꿔 입고 우빈이가 그사이에 침실에 들어가서 하예정을 깨울까 봐 걱정되어 웃옷을 입으면서 밖으로 나왔다.우빈이가 조용하게 제 자리에 서서 기다리는 것을 보고야 전태윤은 안도의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680화

    윤미라는 아들 노동명이 무서웠다.“알았어. 꾸준히 재활 치료할 거야. 네가 돌아올 때면 내가 2~3m나 걸을 수 있을지도 몰라. 참, 언제 돌아올 거야?”하예진은 잠시 말을 잇지 못하다가 대답했다.“설까지 있을 계획에요. 설날이 되면 제가 돌아갈게요.”“그렇게 오래 있겠다고? 우빈이는 어쩌려고?”“예정이가 돌봐주기 때문에 괜찮아요. 제가 보고 싶을 때마다 주말에 시간을 내서 우빈이 보러 가주세요. 시간이 없으면 제부한테 부탁해서 우빈이를 저한테 데려오라고 하는 수밖에 없고요.”하예진은 점점 더 바빠질 것이다.당분간 아들 우빈과 함께할 시간이 적을 것이다.“우빈이가 태어날 때부터 예정이가 곁에서 보살펴서 적응할 수 있을 거예요. 설도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시간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갈요.”“사실 네가 너무 보고 싶어 그래!”노동명이 한 마디 내뱉었다.우빈이는 핑계일 뿐, 사실 노동명이 그녀가 그리웠다.시간이 그토록 오래 걸리면 노동명은 자신이 하예진이 무척 보고싶을 것으로 예상했다.전화도 하고 영상통화도 할 수 있지만 그리움의 고통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우빈은 어려서부터 녀석을 키워준 하예정이 있어서 하예진이 곁에 없다고 해도 바로 적응할 수 있지만 노동명은 적응하지 못할 것이다.요즘 그는 매일 하예진을 보는 것에 익숙했다.“예진아, 네가 보고 싶을 때마다 내가 혼자 널 보러 가도 돼? 걱정하지 마. 우리 집에 개인 비행기가 있어서 내가 그 비행기를 타고 경호원들과 함께 가면 돼. 경호원들이 날 돌봐줄 거야. 네가 일하는 것을 방해하지 않을 거고. 널 보러 갈 뿐이야. 너랑 밥 먹고 얘기도 하면서 말이야. 내가 주말마다 널 보러 갔다가 월요일에 돌아올게. 나도 출근해야 하니까.”하예진은 마음이 따듯해졌다.“그럼 주말에 우빈이도 데리고 오세요.”“난 너와 단둘이 주말을 보내고 싶은데 우빈이 녀석도 데리고 가야 해?”하예진은 얼굴이 빨개졌고 이내 웃으면서 대답했다.“동명 씨가 혼자 온 걸 알게 되면 우빈이가 삐질걸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679화

    “앞으로 더는 허튼 생각 하지 말아요. 저는 단 한 번도 동명 씨를 싫어한 적이 없어요. 제가 돼지처럼 뚱뚱하고 못생겼을 때도 동명 씨는 저를 싫어하지 않았던 것처럼요.”노동명은 급히 끼어들었다.“넌 못생기지 않았어. 전혀! 예전에 통통할 때도 못생긴 편은 아니었거든. 복스러워 보였어.”“못생긴 거 맞아요. 저는 거울만 봐도 뚱뚱한 제가 너무 싫었어요.”바보 같은 짓은 한 번만 하면 충분했다. 하예진은 다시는 예전처럼 폭식하지 않고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려고 노력했다.살을 빼기 전에 하예진은 살이 너무 많이 쪄서 지방간뿐만 아니라 요산 수치도 높았다.체중 감량 후 요산뿐만 아니라 지방간 수치도 모두 많이 좋아졌다.“하예진아, 우빈한테 장난감도 사주고 옷도 사줬는데 나한테는 뭐 사준 거 없어?”노동명이 화제를 바꾸어 질투하기 시작했다.“동명 씨는 부족한 게 없잖아요. 우빈이는 아이라서 너무 빨리 커요. 해마다 새 옷을 사줘야 하지만 동명 씨는 이젠 다 큰 성인이라 작년의 옷을 올해에도 입을 수 있잖아요. 돌아가게 되면 강성의 특산 제품을 가져다드릴게요.”노동명은 서러운 표정으로 대답했다.“우빈이는 크면 남의 집 남편으로 되어 우빈의 아내가 그를 걱정하고 보살피게 될걸. 결국, 내가 영원히 네 곁에 있을 텐데 나를 더 관심해 주어야 하는 거 아니야? 나도 새 옷 사줘. 네가 사준 옷이면 난 다 좋아.”하예진은 하예정에게 거의 선물을 주지 않았다.지난번 하예진은 재혼하고 싶지 않다며 노동명의 감정을 거절했다.그러나 지금, 하예진이 시집가겠다는 말은 하지 않았지만 두 사람은 연인이나 다름없다. 모두의 눈에는 두 사람이 연인으로 보였다.노동명도 자연스레 하예진의 남편 역할을 하고 있었다.노동명은 하예진의 여생을 함께하려고 한다.하예정이 끝까지 노동명에게 시집가지 않더라도, 그가 여전히 그녀의 곁을 지키면서 지금처럼 좋은 친구 관계를 유지했을 것이고 남은 인생을 그녀와 함께할 것이다.노동명은 하예진에게 선물을 너무 받고 싶었다. 가격을 따지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678화

    이윤미가 말을 꺼냈다.“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쓰고 헤어스타일을 바꿨을 뿐이에요. 사람들을 몰래 예진 씨를 따르라고 한 것은 감시를 위해서가 아니라 그녀의 뒤를 따라가서 예진 씨의 몸매를 익히게 하려고 그런 거예요. 앞으로 예진 씨가 변장하더라도 그녀의 몸매에 대한 인상으로 분장한 예진 씨를 발견할 수 있어야 해요. 제가 예진 씨와 만날 때마다 예진 씨의 안전을 반드시 책임져야 하니까요.”“만약 그녀가 저를 만나러 오는 도중에 사고가 나면 하예정 일행은 아마 저를 갈기갈기 찢어버릴지도 몰라요. 그리고 예진 씨가 강성에서 도움이 필요할 때마다 몰래 그녀를 도와주세요. 그저 우리 엄마와 그 늙은 남자에게 들키지 않도록 몰래 도와주면 돼요.”이윤미가 말하는 늙은 남자는 정군호가 아닌 이은화의 특별 비서였다.방윤림은 예의 갖추며 대답했다.“알겠습니다. 아가씨, 밤이 점점 깊어지는데 얼른 돌아가세요.”이윤미는 한숨을 쉬었다.“정말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그 집에는 따뜻함이 없어요. 서로 다투고 경쟁하고 눈치 보면서... 좋은 사람이 한 명도 없어요.”방윤림은 말을 어떻게 이어야 할지 몰랐다.주인의 집안이 어떤 상황인지 일개 비서가 관여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돌아가고 싶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돌아가야 했다.이윤미는 곧 방윤림과 함께 떠났다.한 시간 후.하루 호텔로 돌아온 하예진은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다시 착용한 뒤 가발을 쓰고 지하 주차장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이윤미가 선물한 인간 얼굴 가죽을 쓰기 아까웠다.그렇게 전업적인 도구는 가장 필요한 곳에 써야 낭비하지 않는다.하루 호텔은 전호영이 강성에서 소유하고 있는 호텔 본점이다. 하예진이 분장한 이유는 전호영에게 폐를 끼치게 하고 싶지 않을 뿐, 그를 경계하려는 목적이 아니었기에 그 가죽을 쓸 필요 없었다.하예정은 그녀가 묵고 있던 룸으로 돌아와 방문을 잠근 뒤에야 휴대전화를 꺼내 노동명에게 전화를 걸었다.곧 노동명이 전화를 받았다.“동명 씨, 이렇게 늦었는데 아직도 주무세요?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677화

    하예진은 잠시 말을 잇지 못하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부부 사이에 한쪽이 바람을 피우면 금방 금이 생기게 되는 법이죠. 이혼을 안 했어도 서로 고된 삶을 살 테니, 차라리 이혼하는 게 나아요. 저의 전남편도 바람을 피우고 저를 폭행하여 이혼했잖아요. 한번이 있으면 두 번, 세 번이 있을 수 있으니 그들이 고치기를 기대하지 마세요. 차라리 이혼하는 게 나아요. 이혼하면 죽는 것도 아닌데.”이윤미가 말을 이었다.“우리 아버지는 절대 떠나지 않을 거예요. 절대로. 아버지는 자신이 이혼하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는 점을 잘 아시거든요. 정씨 집안의 친척들도 우리 가문에서 아무런 이익도 보지 못할걸요. 어쩌면 전에 받은 혜택들도 전부 토해내야 할지도 몰라요. 어쨌든 요즘 우리 가문은 편안할 날이 없어요. 저는 왠지 큰 문제가 생길 것 같아요.”이은화의 모진 마음으로는 정말 해낼 수 있을 것이다.하예진은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이경혜가 하예진을 강성으로 빨리 오게 한 것은 아마도 이씨 가문이 요즘 혼란스러워 이은화가 하예진을 신경 쓸 겨를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야 하예진이 그 틈을 타 사업을 일으킬 수 있고 옛날 사고에 관해 더 많이 알게 될 수 있었다.이 기회를 잡아 이씨 가문의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도 있다.민심을 얻는 자는 천하를 얻는 것과 다름없다.하예진은 비록 이씨 가문에서 자라지 않았고 강성에서도 사업이 없지만, 그녀의 뒤에는 든든한 후원자들이 서 있다. 그리고 하예진의 외할머니는 이씨 가문의 전임 가주였다. 이씨 가문의 친척들을 끌어들여 그들의 지지를 얻을 수만 있다면 일이 쉽게 풀릴 것이다.“예진 씨, 비행기를 몇 시간 타고 방금 도착하셔서 힘드실 텐데 얼른 가서 쉬세요. 일이 있으면 그 번호로 저에게 연락해 주세요.”하예진이 관심하며 물었다.“저랑 같이 안 갈실래요?”이윤미는 입을 오므리다가 대답했다.“여기 좀 더 있고 싶어요. 마음도 추스를 겸 조용히 있고 싶거든요. 집으로 돌아가도 엉망진창이에요.”“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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