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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1화

“나중에 보다 못한 신선 어르신이 속세에 내려와 제자의 뒷수습을 도왔어요. 원래 부부의 인연이 있던 남녀에게 다시 빨간 실을 묶어주었죠. 그땐 왜 그렇게 신기하던지. 나이가 어려서 사랑을 모르지만 빨간 실로 딴사람 발목을 묶는 게 너무 재미있어 보였어요.”

전태윤이 물었다.

“그런 드라마도 있었어? 난 전혀 기억 안 나는데. 드라마를 볼 시간이 거의 없거든.”

그는 상속자라 어릴 때부터 동년배들보다 더 다양한 지식을 배우고 각종 프로그램과 훈련을 받아야 했기에 드라마를 볼 시간이 없었다.

“부모님이 살아계실 때 드라마를 자주 봤어요. 엄마, 아빠랑 함께 봤거든요. 예전에는 다 흑백 텔레비전이었어요. 가장 재미있게 본 건 ‘피구왕 통키’였어요.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나서 언니랑 단둘이 생계를 유지해야 하고 공부도 해야 해서 몇 년간은 드라마를 볼 시간이 없었어요. 사회에 발을 들인 후에야 종종 봐왔어요.”

전태윤은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나중에 보고 싶은 드라마 생기면 나랑 같이 봐.”

하예정은 그의 어깨에 머리를 살짝 기대더니 금세 반듯한 자세로 돌아왔다. 사람이 많으니 알콩달콩하기엔 부적절해 보였으니까.

다들 얘기를 나누며 걸어가다 보니 리조트의 바비큐장에 금방 도착했다.

양 집사가 미리 준비를 마쳐서 다들 바비큐장에 도착했을 때 더 차릴 것도 없었다.

남자들은 서로 잘 보이려고 오븐 앞에 섰고 여자들은 먹기만 하면 됐다.

전씨 일가의 다른 도련님들은 큰 형네 테이블 사람들이 모두 짝을 이룬 걸 보더니 묵묵히 오븐을 바꿔서 거리를 벌렸다. 너무 가까이 있으면 쉽게 타격받을뿐더러 내심 부러우니까.

전호영은 다 구운 양꼬치 한 접시를 테이블에 올려놓고 전이진에게 물었다.

“형, 안 부러워?”

“날 엮을 생각 하지도 마. 부러우면 할머니 지시를 따르던가. 우리 집 강성 쪽에도 호텔이 있잖아. 너 출장 가서 미래의 예비 신부나 보고 와.”

전호영은 전이진의 손에 쥔 닭 날개를 덥석 뺏으며 말했다.

“먹고 싶으면 혼자 구워 먹어.”

그는 고현이 싫다.

보이쉬한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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