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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8화

“...”

문 여는 소리가 들리자, 서현주가 돌아온 것을 눈치챈 주형인이 바로 입을 다물었다

아니나 다를까, 문이 열리더니 서현주가 도시락 두 개를 포장해 왔다.

“여보, 마침 잘 오셨어요, 내가 도시락 두 개 사 왔어요.”

서현주는 도시락을 들고 다가와 주형인 옆에 앉더니 그중 하나를 꺼내 주형인에게 건넨 뒤 자신의 몫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도시락 뚜껑을 열고 먹기 시작했다.

주형인이 엄마와 서현주를 번갈아 바라보며 물었다.

“왜 두 개만 사 왔어? 엄마 아빠 도시락은?”

서현주가 음식을 먹으며 말했다.

“아버님, 어머님 도시락은 사지 않았어요. 드시고 싶으면 직접 해 드시라고. 집에 라면 두 개가 있으니 두 분이 한 개씩 드시면 돼요. 그리고 계란도 세 알 있으니, 당신들 세분이 한 개씩 넣어서 드시면 돼요.”

시부모는 언제나 쌀을 적게 넣어서 밥을 짓는다. 시어머니는 시아버지와 주형인, 그리고 자기 밥만 뜨고 절대 서현주에게 밥을 떠주지 않는다. 서현주가 밥을 뜨려고 하면 밥솥에는 밥이 한 숟가락밖에 남아있지 않다.

시어머니는 일부러 그런 것이다. 매번 집에서 밥을 먹을 때마다 시어머니는 일부러 장을 보지 않고, 장을 보더라도 서현주가 좋아하지 않는 음식만 골라 샀다.

야채 한 접시와 삶은 계란 세 알, 며느리 몫은 없다.

주형인이 매번 자기의 그릇에 담긴 밥을 절반씩 나눠주고, 삶은 달걀을 그녀에게 주지 않았다면 서현주는 이 집에서 더 이상 버텨낼 수 없었을 것이다.

오랜 시간을 함께할수록 서현주는 하예진이 왜서 이혼 후 자기에게 감사하다고 했는지 이해가 갔다.

그들이 이렇게 나오면 그녀도 곱게 대하지 않을 것이다.

도시락은 주형인 것만 사 오고, 시부모님 몫은 당연히 없다.

화가 나서 가슴이 막힌 김은희가 맛있게 먹고 있는 서현주를 가리키며 욕설을 퍼부었다.

“엄마, 이걸 자셔, 난 라면 먹을게, 오랜만에 라면을 먹고 싶네.”

주형인은 고부간에 또 다른 충돌이 일어날까 봐 서둘러 엄마 손에 자신의 도시락을 쥐여주었다.

김은희는 벌떡 일어나서 도시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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