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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1화

전태윤이 담담하게 말했다.

“할머니는 내 요리 솜씨가 별로라면서요?”

“별로지. 그래도 난 네 할미잖니. 아무리 맛없게 해도 우리 손주 자신감 불어넣어 줘야지 않겠어?”

“...”

“띠리링...”

이때 전태윤의 휴대폰이 울렸다. 그는 전화 받는 핑계로 더는 할머니와 옥신각신하지 않았다. 어차피 할머니를 이기지도 못하니까.

“형, 나 아파트 입구야. 형이 출입문 카드를 안 줘서 못 들어가고 있어. 동명 형도 여기 있어. 무려 30분이나 기다렸다는데.”

전호영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다.

할머니는 어젯밤 가족 단톡방에서 무릇 관성에 있는 사람들은 오늘 전부 리조트에 돌아가라고 통보를 내렸다.

큰형수님 친정 식구들이 처음 방문하시니 무조건 집에 돌아가 잘 접대하라고 하셨다. 이는 큰형수님에 대한 존중과 중시라고 했다.

어쨌거나 큰형수님은 장차 전씨 가문의 안방마님으로 거듭날 분이니 차츰차츰 위엄을 쌓아가야 한다.

“너 참 빨리도 왔네.”

전태윤이 담담하게 말했다.

“일구한테 너희 마중 가라고 할게.”

너무 이른 시간이라 강일구와 숙희 아주머니도 아직 하루 토스트에 나가지 않았다.

“알았어.”

빨리 왔다는 형의 말에 전호영은 센스 있게 바로 전화를 끊고는 도어에 손을 올리고 맞은편 차에 있는 노동명에게 말했다.

“형, 나는 아침밥 챙겨오느라고 빨리 왔다고는 하지만 형은 왜 이렇게 빨리 왔어요? 나보다 더 빠르잖아요. 우리 형이 아까 내가 참 빨리도 왔다면서 칭찬하던데 아무래도 8시 이후에 오길 바랐나 봐요. 그럼 동명 형이 더 오래 기다릴 거잖아요. 말해봐요, 우리 형 또 어떻게 건드렸는지?”

노동명이 마른기침을 하더니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엄마가 친구 집 딸을 우리 집에 데려와서 나랑 엮으려고 하셔. 실은 오늘 손은경 씨랑 종일 함께 보내라는 걸 내가 싫어서 너희 형이랑 바비큐 파티한다고 대충 둘러댔거든. 엄마는 그래도 한사코 손은경 씨를 데리고 가라고 하시는 거야. 그래서 내가 그만 너희 형이 가족 이외의 젊은 여자를 곁에 두는 걸 싫어한다고 방패막이로 삼아서 겨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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